아주 많은 미술품이 있습니다.
매일매일 양산되는 미술품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것이 더 훌륭하다고 말할 것인가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선 미술품이냐 아니냐 혹은 미술품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화랑이나 전시회에 가면 도대체 작가가 무엇을 표현하려고 그렸는지 혹은 제작했는지 알 수 없는 미술품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이럴 때는 공연히 헛걸음한 것이 속상해지고 그 속상함은 작가에 대한 원망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말하는 사람이 분명히 자신이 전하려고 하는 바를 말하지 않고 술취한 사람처럼 대충대충 혹은 앞뒤가 맞지 않게 말을 한다면 누가 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겠습니까.
이와 같이 그림이나 조각도 작가가 무엇을 표현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게 제작되었다면 그걸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첫째로 중요한 것은 두 말할 나위없이 작가가 자신의 의도나 견해를 분명하게 또렷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물론 작가가 자신의 판단을 유보하고 판단을 관람자에게 돌리는 작품도 있습니다만 이럴 경우에도 관람자에게 판단을 돌리겠다는 작가의 의도는 필히 선명하게 나타나야 할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점은 최소한의 서술적 표현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말하는 사람이 한 말을 또 하고 또 한다면 듣는 사람이 얼마나 신경질이 나겠습니까.
너무 쉽게 설명한답시고 어린애 취급하듯 말을 한다면 무시당하는 것 같아서 말하는 사람에게 화를 내지 않겠습니까?
이와 같이 너무 서술적으로 표현하는 건 관람자를 무시하는 것이며 따라서 훌륭한 혹은 고상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기교의 문제입니다.
기교는 그 자체 관람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고 자신의 생각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므로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기교에 뛰어난 작가들에게서 작가의 의도나 견해는 잘 보이지 않고 기교만 뽐내는 경우를 보는데
오히려 기교가 작가에게 걸림돌이 되는 경우라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말하는 사람이 말은 뺀지르르하게 하는데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다면 그 사람을 나무래지 않겠습니까?
이와 같이 아예 말재주가 없어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보다는 말재주는 있는데 정확하게 의사를 소통하려는 내용이 없다면 그 사람은 한심한 사람이라는 욕을 먹게 될 것입니다.

기교가 없는 사람의 작품에는 순진함이 나타나기 보통인데
기교가 뛰어난 사람의 작품에서는 교묘함이 나타날 때가 있어 기교에 자신있는 작가들은 이 점을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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