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는 예술을 예술가가 하늘로부터 받은 선물로 보았다
김광우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과학과 미켈란젤로의 영혼>(미술문화)에서
미켈란젤로는 예술의 종교적 기능에 대해 무엇보다도 명백히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종교적인 화가는 예술에 있어서도 능숙할 뿐더러 매우 경건한 인생을 살아감에 틀림없다고 생각하면서 그 종교적인 화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힌 바 있는데,
홀란다는 그가 말한 내용을 적었다.
하나님의 장엄한 모습을 어느 정도 묘사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화가인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위대하고 능숙한 거장이어야 한다.
생각컨대 그 사람의 인생은 더 나아가서 성령으로 그의 이해력이 높아질 수 있도록 성인까지는 되지 않더라도 흠이 없어야 한다.
왜냐하면 잘못 그려진 하나님의 모습은 신자의 마음을 분산시키며 가뜩이나 신앙심이 없는 사람들의 신앙심마저 잃게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하나님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그림들은 신앙심이 거의 없는 사람들조차 움직여 신앙심을 일게 하여 명상에 잠기게 하고 눈물을 흘리게 한다.
그 모습에서 나오는 참된 아름다움으로 인해 신에 대한 외경심과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게 되는 것이다.
콘디비에 의하면 미켈란젤로는 "대단한 상상력의 소유자였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마음 속에 품은 관념들을 손이 제대로 전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그가 제작해놓은 작품에 대해 늘 만족해 하지 않고 낮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미켈란젤로는 하나님을 모든 미의 근원으로 보았다.
그러나 하늘에 살고 있는 이 신적 존재는
다른 존재들을 아름답게 해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함으로써 그 자신이 더욱 더 아름다워진다.
미켈란젤로는 예술을 예술가가 하늘로부터 받은 선물로 보았다.
... 만약 예술을 하늘로부터 부여받을 수만 있다면
예술은 자연을 능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하나님의 선물을 통해 예술가는 조각상을 새기기 위한 돌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된다.
어떤 이가 얼굴과 행동거지에
예술가로서의 신적인 기운이 서려 있다면
비록 하찮고 보잘것 없는 모델을 놓고서라도
그는 정신과 손으로 돌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
그에게는 물질의 부분인 돌 자체는 상상력이 거기에 작용하지 않는 한 쓸모없는 죽은 상태이다.
펜과 잉크에서
숭고한 양식, 하찮은 양식, 평범한 양식이 나오듯
대리석에서도 조각가의 재능 여하에 따라
훌륭한 형태와 보잘것 없는 형태가 생겨난다.
이상과 같이 미켈란젤로의 예술론은 그의 시를 통해서 알 수 있다.
그의 조각이론은 다음의 시에 잘 나타나 있다.
아무리 위대한 예술가라 하더라도
대리석 덩어리 안에 어떤 관념이 잠재해 있어야
손의 힘으로 정신에 따라
그 관념을 돌로부터 끄집어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