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과연 누구일까?

이 물음에 대한 간략한 답을 언급하려고 한다.
예수는 산타클로스처럼 가공의 인물도 아니고 상징주의자들의 인격화된 신화적인 인물도 아니다.
이 물음에 대한 가장 적절한 답을 사도 바울에게서 들을 수 있다.
바울은 예수를 가리켜서 여인에게서 나고 율법 아래 놓였던 사람이라고 했다.
간명한 답이지만 가장 정확한 답이다.
예수는 모든 유대인들의 자식과 마찬가지로 태어난 지 여드레 후에 할례(포경수술)를 받았으며 아주 흔한 이름인 여호수아로 불리웠다.

예수의 청소년기는 베일에 싸여 있다. 그래서 유언비어 같은 가설들이 전해졌다.
그가 장사꾼들을 따라 영국에까지 갔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인도로 가서 불교 교리와 요가를 몸소 익혔다는 주장도 있다.
그가 십자가에서 사망한 것이 아니라 요가법으로 살아남아 인도로 가서 여생을 보냈다는 주장도 있다.

예수는 누구일까?
복음서의 저자들은 한결같이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주장한다.
자연히 우리는 무엇이 그를 하나님의 아들로 불리도록 했는가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누가복음서에 유일하게 어린시절의 기록이 있는데 예수가 열두 살 때의 에피소드이다.

예수의 부모는 해마다 유월절에는 예루살렘에 갔다.
예수가 열도 살 되는 해에도 그들은 절기관습을 따라 유월절을 지키러 올라갔다.
(관례에 따르면 열두 살의 어린이는 율법과 예배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런데 그들이 절기를 마치고 돌아올 때에 소년 예수는 예루살렘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는데
그의 부모는 이것을 모르고 일행 가운데 있으려나 생각하고 하룻길을 간 다음에 비로소 그들의 친척들과 친지들 가운데서 찾다가 찾지 못했으므로 그들은 그를 찾으려고 예루살렘으로 되돌아갔다.
사흘 뒤에야 그들은 성전에서 예수를 찾았는데
그는 선생들 가운데 앉아서 그들의 말을 듣기도 하고 그들에게 묻기도 하고 있었다.
그의 말을 듣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의 슬기와 대답에 경탄했다.
그의 부모는 예수를 보고 놀랐다. 어머니가 예수에게
"얘야, 이게 무슨 일이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찾느라고 얼마나 애를 태웠는지 모른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가 부모에게 말하기를
"어찌하여 나를 찾으셨습니까? 내가 내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할 줄을 알지 못하셨습니까?" 하였다.
그러나 부모는 예수가 자기들에게 한 그 말이 무슨 뜻인지를 깨닫지 못하였다.
(누가복음서 2:41-50)

유월절이 되면 면적이 약 30만 평 되는 예루살렘 성내 전체가 북새통을 이룬다.
유대의 각 지역뿐 아니라 국외에 거주하는 유대인들도 유월절에는 순례자의 모습으로 예루살렘을 방문하여 망국의 한을 푼다.
유월절에 예루살렘의 모든 거리는 순례자들의 행렬로 파도를 이루며, 그들 틈에서 유대교로 개종한 외국인들을 발견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예루살렘의 거리들은 아주 비좁아서 흔히 미아들이 속출했다.
요셉과 마리아는 예수를 잃어버린 줄 알고 몹시 낙담했다가 사흘 후 성전에서 아들을 발견하자 매우 기뻤다.
그러나 열두 살 난 아들의 말은 아주 뜻밖이었다.
"내가 내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할 줄을 알지 못하셨습니까?"

누가는 예수를 감히 예루살렘 성전을 아버지의 집이라고 말하는 조숙한 소년으로 묘사하여 경건함과 지혜가 이미 어린 소년에게 깃들어 있었으며, 그가 운명적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정해져 있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열두 살 때의 에피소드를 끝으로 이후 약 20년에 걸친 예수의 행적은 알려진 바가 전혀 없다.
가장 아름다운 문장으로 글을 쓴 누가마저도 이 시기에 대해서는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았다.
우리가 아는 건 다만 그 무렵 유대에 정치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헤롯대왕이 기원전 4년에 사망한 후 그의 유언에 따라 세 아들이 유대를 분활하여 다스렸다.
아켈라오는 예루살렘에 터전을 마련하고 유대, 이두메아, 사마리아를 다스렸으며, 안디바는 갈릴리와 요르단 동편 베레아를, 빌립은 다마스커스와 레바논에 접경을 둔 게네사렛 호수(갈릴리 호수) 북부와 북동부를 다스렸다.
마태복음서에 나오는 베들레헴 주변의 사내아이를 죽인 헤롯은 기원전 4년에 사망한 헤롯대왕을 가리키며 그 이후에 나오는 헤롯은 아들 안디바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 글은 나의 저서 <예수 이야기>에서 발취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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