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박카스 미학
1900년에 세상을 떠난 독일의 위대한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W. Nietzsche(1844-1900)는 광란의 박카스Bacchus 예술을 찬양하면서 태양의 신 아폴로Apollo로 상징되는 조화와 질서의 미룰 추구하는 그리스적 예술을 비난했다.
초인주의를 주창한 니체는 사람의 의지가 강렬하게 나타난 예술을 찬양하면서 친구 작곡가 리처드 바그너Richard Wagner의 음악을 남성답고 의지가 강렬하다고 좋아했다.
니체의 초인주의는 박카스와 관련이 있으며 윤리의 문제를 의지의 문제로 보는 등 그는 의지의 역할을 누누히 강조했다.
의지에 대한 그의 사상은 쇼펜하우어의 철학에서 받은 영향인데 쇼펜하우어는 힌두교 사상을 받아들여 처음으로 철학에 의지의 문제를 다룬 철학자이다.
니체는 바그너가 <파르시팔 Parsifal>을 작곡하자 그 곡이 지나치게 기독교적이며 포기와 단념으로 가득찼다고 바그너를 비난하면서 그래도 성이 차지 않았는지 그를 유대인이라며 인종적 차별까지 서슴치 않았다.
그만큼 니체는 의지가 강렬하게 나타나는 예술을 찬양했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니체는 유난히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많았는데 기독교가 인간 스스로 종이라는 노예 도덕성을 주입시키는 데 불만이 많았다.
그는 의지가 나약하지 짝이 없는 인간을 경멸하면서 신의 자리에 수퍼맨Superman을 대신 앉히고 우리들도 수퍼의지super will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가 말한 수퍼의지는 바카스 종교와 관련 있다.
니체는 인간은 역사의 장난감에 불과한 존재가 아니라 역사의 주인이라고 강조했다.
니체가 찬양한 박카스 미학이 두드러지게 시작적으로 나타난 것을 폴 세잔Paul Cezanne(1839-1906)의 그림 <박카날 Bacchanal, La Lutte d'amour>에서 발견할 수 있다.
<박카날>은 세잔이 1875-80년에 그린 것으로 그 자신의 내면세계에서 일어나는 환상적인 살인과 강간하는 장면을 캔버스에 재현한 것이다.
박카스를 예찬하는 장면들을 르네상스 예술가들은 사랑하는 행위,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흥겨운 모습으로 묘사하면서 쾌활하고 정겨운 장면으로 연출했지만 세잔의 박카스 예찬은 싸우고 강간하며 과격한 행위를 서슴치 않는 바로 니체가 말한 그런 박카스 미학이었다.
네 남자가 네 여자를 성적으로 공격하는 <박카날>은 호나상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그런 광란의 장면이다.
박카스 종교는 사람들에게 열광enthusiasm을 제공했는데 열광은 분별 혹은 이성을 말끔히 일소했으며 이런 열광은 인생에 닥치는 생명에 대한 위험과 무료하기 짝이 없는 요소들을 달랴주기에 충분했다.
니체는 이런 박카스 종교로부터 미학의 유용함을 끄집어내 예술가들에게 열광적 예술을 추구할 것을 종용했다.
그는 아폴로로 상징되는 그리스 전성기 페리클레스 시대의 기하적 예술, 짜임새있고 조화로운 예술, 이성적인 예술이 인생의 무료함을 나타낸다고 혐오하면서 열광적인 예술에서 상실한 인간 본연의 자유를 회복하기를 바랬다.
니체가 찬양한 박카스Bacchus를 디오니소스Dionysus라고도 한다.
포도주의 신 박카스는 니체가 말한 환희의 예술을 상징하는 신이며 박카스 종교는 아주 오래된 종교로 도태되지 않고 서양문명에 큰 영향을 주었다.
박카스는 트리키아Thracia(마케도니아 북동부) 사람들이 선겼던 신이다.
트리키아 사람들은 여느 농경사회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박카스 신이 마음만 먹으면 풍년과 흉년을 조장한다고 믿었으므로 배불리 잘먹고 잘살려면 박카스에게 아부해야 했다.
박카스의 원래 모습이 황소인지 사람인지는 알 수 없지만 트리키아 사람들은 맥주를 만든 후 맥주에서 생기는 취기가 신성을 지녔다고 믿었고 해서 박카스에게 취기에 대한 영광을 돌렸다.
박카스는 포도농사와 관련이 있는데 포도가 부패해 포도주가 되는 걸 그의 권능으로 알았다.
술은 우연히 발견되었을 거라는 것이 일반적 통념인데 트리키아 사람들은 술이 제공하는 정신적 취함을 알량하게도 박카스의 영광으로 돌렸다.
박카스를 섬기는 자들을 박키라고 불렀는데 박키들은 의식을 통해 밤새 과음했다.
요즘 2차 3차 가서 술에 취하는 자들은 어떤 의미에서 박키들이다.
술에 취하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평안과 휴식을 맛보았을 텐데 이는 인간이 가장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대마초를 태워야 예술을 행위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도 박키의 사촌쯤 되는 자들이다.
허기사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평안하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이는 신의 축복은 아니더라도 인간에게는 축복임에 틀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