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이 집행되던 날 소크라테스는 
 

사형이 집행되던 날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방문한 제자와 친구들에게 사랑에 관해 설교했는데 남녀 사이의 사랑이 아니라 지혜에 대한 사랑 즉 철학에 관해서였다.

철학Philosphy은 두 단어의 합성어로 사랑한다는 philo와 지혜라는 Sophy가 합쳐져서 지혜의 사랑이란 뜻이 되었다.
Philharmony는 그러니까 Harmony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여하튼 소크라테스는 최후의 날에 철학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악처로 소문난 아내 크산페오가 남편을 만나러 와 목을 놓고 통곡했다.
크산페오가 악처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남편이 돈도 안 받고 젊은이들을 장터에서 가르쳤고 때로는 집에까지 데려와 가르쳤기 때문이다.
하루는 소크라테스가 방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2층에서 쿵쿵 소리가 들렸다.
소크라테스는 제자들에게 비가 올 조짐이라고 했다.
쿵쿵 소리는 크산페오가 화가 나서 일부러 발을 구르며 낸 소리였다.
얼마 후 천장으로부터 물이 떨어졌다.
크산페오가 화가 나서 물을 쏟은 것이었다.

크산페오가 어찌나 섧게 우는지 소크라테스는 도저히 이야기를 지속할 수 없어 제자에게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라고 했다.
그리고는 조용한 가운데 이야기를 계속했다. 해는 서산에 기울고 있었다.

소크라테스는 해가 지기 전에 사약을 마셔야 했는데 그는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에 여념이 없었다.
간수는 사약을 마실 시각이라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겸연쩍어 하며 문가에서 기웃거렸다.
소크라테스는 그때서야 눈치를 채고 간수를 불러 사약을 마시는 요령에 관해 물었다.
간수가 친절하게 설명한 대로 그는 사약을 들이킨 후 약기운이 온몸에 제대로 퍼지게 하려고 왔다 갔다 하다가 다리가 무거워지는 걸 느끼고는 침대에 반듯이 누웠다.
그리고 이불을 얼굴 위로 덮었다.
그때서야 생각이 났는지 그는 이불을 조금 내리고서는 친구에게 부탁했다.
"크리토Crito, 아스클레피우스Asclepius에게 닭 한 마리 빚을 졌는데
자네가 대신 갚아주겠나?"

크리토가 그러마고 대답하자 그는 안심하고 저세상으로 떠났다.

소크라테스의 영혼은 육체의 무덤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며 플라톤은 저서 <패도>에 이와 같은 내용을 상세하게 기술한 후 결론으로 다음과 같이 적었다.
"그의 시대의 모든 사람들 중 가장 지혜로웠으며 의로웠고 훌륭했다."

약 2400년이 지난 후 철학자 럿셀은 <서양철학사>에 플라톤과는 상반된 견해를 피력했다.
"소크라테스는 정직하지 못했으며 사고가 복잡했고 개인적으로 지식을 위한 지식을 찾기보다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동의할 수 있는 지식만을 찾았다.
그는 이전의 현인들 일곱 명(그리스의 현인들)과는 달리 과학적인 사고가 불충분했지만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윤리를 스스로 증명해보였다.
이는 철학에서 볼 때 죄를 짓는 일이고 진리에 대해서는 불신행위에 해당한다.
그는 죽어서 이미 저승에 가 있는 성자들과 담소하는 재미를 가지려고 했는데 철학자라면 과학적 연옥(정죄하는)에서 오래 사는 것이 떳떳한 일일 것이다."

플라톤이 설립한 아카데미Academy는 서양사에 최초의 대학으로 구둣점을 찍었다.
소크라테스를 평생 존경해마지 않았던 플라톤은 348년이거나 이듬해 제자의 결혼식에 갔다가 피로연 도중 타계했다는 설이 있고 또 다른 설에 의하면 집필 도중 세상을 떠났다.
플라톤은 자신이 설립한 아카데미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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