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인은 신 아그니Agni를 섬겼다
아리아인은 신 아그니Agni를 섬겼는데 불의 신이다.
아그니는 화염을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신을 만날 수 있는 신앙을 심어주었다.
현재에도 힌두교 신자들의 결혼식에는 불을 피우고 불 주위를 맴도는 의식이 거행되고 있는데 아그니를 섬기던 관습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 전으로 기억된다.
베트남전이 아직 한창일 때였다.
주간지 뉴욕타임즈에는 베트남 수도승 하나가 앉은 채 자신의 몸에 기름을 붓고 스스로를 불에 태웠다.
미국의 월남전 참여에 대한 반발을 그런 식으로 시위를 한 것이었다.
인도에서 수도승이 스스로의 몸을 태웠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적은 있었지만 잡지에 사진과 함께 보기는 처음이었다.
베트남의 늙은 수도승은 아그니의 도움으로 화염에 싸여 신을 만났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홀로 불길에 싸여 춥고 쓸쓸하기 짝이 없는 우주 밖으로 달아났을 것이다.
온몸이 불길에 싸인 모습은 매우 경악스러웠다.
더욱 놀라웠던 사실은 온몸이 불에 타는 데도 꿈쩍 않고 길바닥에 앉아 있었고 제자 승들을 멀찌감치 원을 그리며 스승의 이승 하직을 불길 속에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이지 온몸이 줄길에 싸였는 데도 목석처럼 앉아 있었는데 그야말로 목석같은 스님이었다.
그때 느낀 점은 종교란 그 신앙이 어디서 비롯되었든 간에 믿음은 파스칼이 말한 "생각하는 갈대"가 아니라 생각하는 목석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knowing에서 knowledge가 된다.
Faith는 opinion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Opinion이 knowing보다 근거가 약해보일 것 같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지식보다 더한 믿음이 된다.
다시 말하면 믿음은 지식보다 더욱 확고한 것이 된다.
지식에는 목숨을 걸지 못하더라도 믿음에는 목숨을 건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인생의 궁극적인 힘이 되어주는 것은 지식보다는 믿음이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했는데 그날 나는 "믿는 것이 아는 것보다 더 큰 힘"이란 사실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