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섭이 조선미의 특징으로 꼽은

김임수는 논문 <한국 미술과 미학적 문제영역 - 고유섭을 중심으로>에서 조선 미술의 미적 형식의 특질을 보는 고유섭의 시각은 서구 근대 미학적 시야에 근거했다면서 “‘비정제성’이나 ‘비균제성’이라고 하는 파형적破形的 특질들마저도 그것이 미적일 수 있는 가능성은 ‘상상력과 구성력의 조화’에 있어서 소재와 형식이 그렇게 결합됨으로써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 형성적形成的 진실과 현상적現象的 필연에 근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상력과 구성력의 조화가 미적 형식성립의 불가결의 두 조건이라는 교유섭의 미학적 시야의 근간을 김임수는 칸트I. Kant의 ‘구상력의 자유로운 유희 freies Spiel der Einbildungskraft’와 그 ‘유희’ 개념에 근거한 쉴러F. Schiller의 ‘유희충동 Spieltrieb’의 개념과 관련지었다.
대상이 현재 없더라도 그 대상을 직관 안에 표상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의 칸트가 말한 ‘구상력 Einbildungskraft’을 김임수는 고유섭 지적한 상상력과 동일한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고유섭이 말한 구성력을 쉴러의 ‘유희충동’, 즉 우리 속에 있는 필연적인 것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우리 밖에 있는 현실적인 것을 필연성의 법칙에 종속시킨다는 이중二重의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우리를 촉구하는 두 개의 대립된 힘과 동일한 것으로 보았다.

고유섭이 조선 미의 특징으로 꼽은 상상력·구성력을 윤희순은 “웅혼한 구상 아래 미를 포용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윤희순은 우리가 전승해야 할 대표적인 것들로 고구려 시대의 벽화, 신라 시대의 화강암 예술, 고려자기, 목기, 나전과 화각 장식, 자수, 초상화, 단원·현제·오원의 회화와 완당의 서를 꼽으면서 이런 것들에 나타난 한국미를 한국의 자연과 연관시켜 1946년에 출간한 『조선 미술사 연구』에 적었다.

“이와 같은 예술을 완성시킨 자연적인 환경으로서 맑은 하늘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반도의 공기는 건조하기 때문에 맑은 하늘일 때는 마음껏 맑고 한 점 구름 없는 가을 하늘은 청정무구함 그 자체이다.
그 하늘에서 받은 미감은 두 가지라 할 수 있는데, 그 하나는 청초함을 좋아하는 것이다.
이것은 의상과 실내에 가장 잘 나타나 있고 아취, 소박 등의 파생적인 미를 부여해준다.
그 두 번째는 극명한 양광 아래에서 얻은 구성적인 미감이다.
… 이상과 같은 반도의 미는 결코 색채 본위의 감각적인 미가 아니다.
또한 대량 본위의 의지적인 미가 아니라 본질적인 형태와 선으로 구성된 예지가 빛나는 미이며 감정이 세련된 미이다.
단순히 달콤한 것이 아니고 요설로 흐르지 않으며 끊임없이 변화와 오묘한 조화로써 웅혼한 구상 아래 미를 포용하는 미의 완성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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