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의 제자 김수철과 허련


김정희의 제자로 스승으로부터 비평을 받은 사람은 북산 김수철金秀哲이었다.
이름의 끝자를 철喆자로 쓰기도 했는데 생몰년대와 출신배경에 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전기가 쓴 『예림갑을록 藝林甲乙錄』에 의하면 김정희를 따르던 중인출신 화가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그의 화법을 김정희가 솔이지법率易之法으로 지칭했다.
김정희가 규정한 솔이지법이란 솔직하고 간략한 화법이란 뜻이다.
이는 전통에서 벗어나 공들이지 않고 쓱쓱 그린 듯한 운필을 말한다.
김수철은 필선, 채색 등을 서양화의 수채화를 방불케 하는 새로운 화법을 창안해냈는데 비록 스승의 비평은 받았더라도 전통과 새로운 기법을 성공적으로 조화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김정희가 제자들의 화법에 비평을 가한 사실에서 당시 전통 회화와 혁신 기법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김수철의 동생 김창수도 형과 같은 화풍의 그림을 그렸다.

김정희가 가장 아낀 화가는 허련(1809~92)이었다.
초명이 허유라고도 알려진 그는 진도 출신으로 초의선사草衣禪師의 소개를 받아 김정희의 제자가 되었으며 이것이 계기가 되어 김정희 주변의 권돈인, 신관호 등의 명사들은 물론 헌종에까지 알려져 어전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허련은 산수는 물론 그 밖에 송, 죽, 매, 난, 목단 등 다양한 주제를 그렸다.
산수화에서는 원말 4대가의 화풍, 석도의 화풍 등을 참고하기도 하고 스승인 김정희의 화법을 방하기도 하는 등 사의적 남종화의 세계를 묘파하는 데 전력하여 다소 거친 듯하면서 고유한 화풍을 형성했다.
허련은 중국 화파에 정통했는데 조희룡은 그가 자신의 집에 묵으며 “당, 송, 원, 명의 제가로부터 근래 사람에 이르기까지 상하 천 년 동안 글씨와 그림이 천 가지 만 가지로 변화해 온 현상”을 함께 논한 후 “십 년 동안 그림을 논해 오면서 오늘 밤같이 성대했던 적은 없었다”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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