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은 빛에 의한 대상의 시율적 색채를
김주경은 빛에 의한 대상의 시율적侍律的 색채를 통해 형形과 색色의 시율적 해조諧調와 이들의 유기적 결합을 추구했다.
그는 진정한 자연상自然相은 현실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고 창작세계에서만 있을 수 있는 성질의 것으로 인식함으로써 자연에 대한 해석의 폭을 넓혔다.
그는 이런 자신의 생각을 이상주의적 자연주의라고 했다.
인상주의자들이 대상을 과학적으로 관망하고 분석한 것과는 달리 그는 대상 자체의 본질을 동양 미술에서 특성으로 강조한 것이 특기할 만하다.
고유섭(1904~44)도 이런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조선인으로 처음 1925~29년 경성제국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하면서 1930~33년 대학 조수시기에 스승 우에노 나호데上野直昭의 영향으로 독일 미학과 미술사에 경도되었다.
그래서 그의 글을 보면 많은 부분에서 외래적인 영향이 판단의 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경성제국대학은 당시 경성의 유일한 대학으로 조선 거주 일본인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설립되었고 조선인 학생의 수는 적었다.
고유섭은 1936년 『사해공론四海公論』에서 ‘동양화와 서양화’란 제목의 글에서 적었다.
“서양화는 대상을 존재태로 보는 까닭에 나의 눈의 초점이 한 점에 일치되어 소위 투시법이 나왔고, 반면에 동양화는 대상을 운동태로 보아 대상을 이동시키든지 보는 나의 위치를 이동시키게 되며, 따라서 근대 서양미술 중 입체파, 미래파와 같은 다시점多視點은 동양정신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미래주의자들이 운동을 나타내기 위해 플래시를 여러 번 터뜨려 찍은 사진처럼 순간순간의 동작이 겹쳐서 나타나도록 그린 것을 동양정신에서 받은 영향이라고 한 것은 근거가 없는 주장이지만, 동양화와 서양화를 관찰자와 대상의 관계에서 본질적으로 다르게 구별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시점視點을 문제로 삼아 적었다.
“대상을 ‘보고 있는’ 서양화는 나와 대상과의 대립을 근본으로 하는 까닭에 작품과 예술가는 독립되어 있다.
그러나 대상을 ‘보아가는’ 동양화는 내가 화면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나의 몸이 들어갈 뿐 아니라 나의 마음도 들어간다.
나의 존재가 들어갈 뿐 아니라 나의 행동까지 들어간다.”
김주경과 고유섭의 견해는 서양화에 대한 동양화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 관련하여 주목되는 인물이 심영섭이다.
심영섭은 1929년 8월 21일~9월 7일 『동아일보』에 연재한 ‘아시아주의 미술론’에서 동·서양 문화의 근본적인 차이를 자연에 대한 태도로 보고 문명인의 생활에서 벗어난 순수한 인간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농향農鄕을 동양적인 것으로 본 후 이런 표현에 근접한 프랑스 화가들로 폴 고갱, 앙리 루소, 앙리 마티스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