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샹과 친구들>(미술문화) 중에서
 

아렌스버그는 뒤샹을 통해 35점을 구입했는데


뒤샹은 1930년대에 에펠탑 근처에 있는 작은 집으로 이사한 메리 레이놀즈와 밀월관계를 유지했다.
조용한 주거지역에 자리한 그녀의 집에는 아름다운 정원에 커다란 나무가 한 그루 있었으며, 방들은 보헤미안 양식으로 꾸며져 있었다.
카펫 없이 돌로 된 바닥에 놓여 있는 낡은 소파는 더욱 정취 있어 보였다.
메리의 요리솜씨는 훌륭해서 누구든지 그녀가 마련한 음식을 먹게 되면 그 맛을 오랫동안 잊지 못했다.
로세의 말로는 뒤샹이 매일 메리의 집으로 향했다고 한다.
메리의 조카딸은 “메리와 마르셀의 관계는 매우 좋아보였고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마르셀은 늘 그곳에 계셨는데 전 그분이 주무시고 가셨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었어요”라고 했다.
뒤샹의 말로는 대부분의 경우 라 레이가에 있는 자신의 숙소로 돌아왔다고 했다.
뒤샹이 지방으로 체스를 두러 가게 되면 메리는 그가 있는 곳으로 가서 시합이 끝난 뒤 함께 여행을 떠났다.
두 사람은 결혼을 안 했을 뿐이지 남 보기에는 부부나 다름이 없었다.
두 사람은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했다.
8월이 되면 메리는 비에프랑세 수 메르의 언덕에 있는 지중해가 바라보이는 별장을 빌려 뒤샹과 함께 지냈으며, 1931년에는 브랑쿠시를 그곳으로 초대했다.

1933년 두 사람은 바르셀로나 북쪽 스페인 국경에 있는 카다쿠에즈를 발견하고 그곳에 있는 별장이 프랑스의 별장보다 값이 싸다는 것을 알았다.
두 사람은 그곳에서 만 레이에게 편지를 보내오라고 초대했다.
그곳은 달리와 갈라가 거주하는 곳이라 그들 부부와도 자주 만났다.
달리는 뒤샹을 존경했으므로 그에게만은 아주 정중하게 대했으며 뒤샹도 그와 어울리는 것을 즐겨했다.
뒤샹은 미술을 버리고 체스를 택했지만 체스 두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예술가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만 레이를 매일 만나다시피 했고, 브랑쿠시와는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두 번 만났다.
이 시기에 그는 여전히 미술품을 매매했으며, 주로 단골들을 상대로 돈을 벌었고, 아렌스버그가 그를 통해 많은 양을 구입했다.

뒤샹은 아렌스버그를 만나지 않은 지 수년이 되었다.
아렌스버그는 그에게 편지를 보내 우정에 변함이 없음을 다짐하면서 근래에 그의 <체스두는 사람들>을 아서 제롬 에디의 미망인으로부터 구입했음을 알렸다.
그것은 그녀의 남편이 아모리 쇼에서 구입한 것이었다.
아렌스버그는 그가 한때 소장했다가 판 브랑쿠시의 <신생아>를 다시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아렌스버그는 재정적으로 어려울 때 소장작품들 가운데 두 점을 팔았는데 하나가 <신생아>였고, 다른 하나는 캐서린에게 양도한 <큰 유리>였다.
<신생아>는 퀸이 소장했는데 이제 뒤샹과 로세가 소장하고 있으므로 뒤샹은 아렌스버그에게 값으로 천 달러를 요구했다.
아렌스버그의 아내는 우드에게 뒤샹과 로세가 <신생아>의 값으로 천 달러나 요구한다면서 그가 자신들 부부를 멍청이 취급한다고 투덜거렸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사들였으며, 그 후 뒤샹은 아렌스버그의 대리인으로 유럽 예술가들의 작품을 구입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고 그것들을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그의 집으로 발송했다.
아렌스버그는 뒤샹을 통해 35점을 구입했는데 그는 뒤샹의 작품 36점을 이미 소장하고 있었다.

뒤샹은 자기 작품을 소장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전시회에 빌려주지 말도록 요청하는데 아렌스버그에게만은 허락했다.
뒤샹의 <계단을 내려가는 누드 No.2>가 1930년 뉴욕의 화랑에서 소개되었고, 그 후 10년 동안 그의 작품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그룹전을 통해 소개되었다.
브랑쿠시를 위한 전시회가 대규모로 브루머 화랑에서 있을 예정이어서 뒤샹은 1933년 가을 7년만에 뉴욕으로 왔다.
브랑쿠시는 오지 않았고, 그는 뒤샹으로 하여금 자기의 조각 58점을 관리할 것을 위임했다.
평론가들이 브랑쿠시를 호평했지만 공황이 시작된 지 3년째 접어든 때라서 다섯 점밖에 팔리지 않았다.

뒤샹은 캐서린의 집으로 가서 부서진 <큰 유리>를 보았다.
그는 그것을 보수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보수하는 데 한 달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한 후 한 달 뒤에 다시 오겠다고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