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샹과 친구들>(미술문화) 중에서
브랑쿠시의 <공주X>, <공간의 새>, <아담과 이브>
브랑쿠시는 로댕의 영향을 받아 1906년에 대리석을 부드럽게 다듬어 사람 머리모양으로 제작하여 <잠>이란 제목을 붙였다.
다듬은 부분과 그냥 남겨둔 거친 대리석 사이에 극한 대조를 이룬 표현주의 조각이었다.
그는 나중에 같은 주제를 청동으로 제작했는데 그것이 <잠자는 뮤즈>이다.
그는 재료와의 싸움에서 승리했으며, 순화된 얼굴과 특징없는 머리의 모습을 나타냈고, 원래 비어 있는 물질의 성격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줄 알았다.
그는 “실제란 겉으로 나타나는 형태가 아니라 사물의 근원이다.
이 같은 진실에서 보면 사물의 겉모양을 모방하여 근원적인 실제를 표현한다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1920년에 <공주X>를 앙데팡당전에 출품했는데 남자의 성기 같은 형태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탄원서를 제출하여 경찰이 그 조각을 전시회장에서 치울 것을 명령했다.
시인 센드라와 레제가 나중에 그것을 도로 전시장에 가져다놓았지만 추잡한 예술가로 소문이 나서 그는 더 이상 파리에서 전시회를 열 수 없게 되었다.
그는 돌과 쇠를 사용하여 시각적 느낌을 완전하게 묘사했는데 <공간의 새>와 <아담과 이브>에서 완벽주의가 나타났다.
<공간의 새>는 그가 1925년에 청동으로 제작한 것으로 새가 높이 나는 느낌을 상징적으로 추상화한 것이었고, <아담과 이브>는 1916년과 1921년 사이에 제작한 것으로 남자와 여자의 상징적인 모습을 토템 형태로 나무를 깎아 신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는 <아담과 이브>를 밤나무와 참나무 그리고 석회석을 혼용하여 제작했는데 재료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갖고 독특한 감각을 지니고 있는 재료들을 적절하게 조화시켰다.
그의 조각들은 현대적 감각이 농후하면서도 고대 그리스시대 조각처럼 보였으며, 회화에서 세잔이 성취하고자 한 꽉 찬 그림에 비길 만했다.
형태를 단순하게 하고, 한 가지 유형으로 조각의 표면을 고르게 해서 형태를 순수하게 한 브랑쿠시는 나무를 깎거나 대리석과 그 밖의 돌들 그리고 청동을 유리알처럼 매끈하게 닦는 등 재료의 천연적인 특성을 현대조각에 소개했다.
그의 일대기를 쓴 아이오넬 지아누는 “브랑쿠시의 재료에 대한 선택은 조각의 내용에 따라 결정되었다.
대리석은 인생의 고유함을 숙고하게 하고, 나무는 인생의 모순되는 떠들썩한 혼란을 표현하기에 적당하다.
재료들의 조직과 특성들에 관한 그의 세밀한 지식이 그로 하여금 형태와 내용들 사이에 완전한 조화를 이룩하게 한다”고 적었다.
완벽주의자로 알려진 그를 차세대 조각가들이 존경하기 시작했다.
이사무 노구치는 그의 작업실에서 반 년 동안 수학한 후 제2의 완벽주의자가 되었고, 제3세대 조각가 리처드 세라는 그의 영향으로 제3의 완벽주의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