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우의 <뒤샹과 친구들>(미술문화) 중에서

뒤샹의 <왜 재채기하지 않느냐?>

 

캐서린의 여동생 도로시 드라이어는 뒤샹의 작품을 갖고 싶어 했다.
뒤샹은 조그만 새장을 사서 흰색으로 칠한 후 대리석을 자르는 상점에 가서 152개의 하얀 입방체 대리석을 주문했다.
대리석의 크기는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각설탕만 했다.
뒤샹은 152개의 대리석을 새장에 넣고, 체온계와 오징어껍질도 함께 넣었다.
그리고 새장 아래 <왜 로즈 셀라비는 재채기하지 않느냐?>란 제목을 적었다.
도로시는 약속대로 뒤샹에게 300달러를 주고 그것을 받았지만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언니에게 팔았고, 캐서린도 마음에 들지 않아 아렌스버그에게 같은 금액으로 넘겼다.

뒤샹은 훗날 말했다.
<왜 재채기하지 않느냐?>는 캐서린의 여동생이 주문하여 제작한 것인데 그녀는 내 작품을 하나 갖고 싶어 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난 그림 그리기를 원치 않았으므로 그녀에게 “좋다. 하지만 내가 제작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고 했다.
난 각설탕모양으로 생긴 작은 대리석들, 체온계, 그리고 오징어껍질 전부를 흰색으로 칠한 작은 새장 안에 넣었다.
그것을 그녀에게 300달러에 팔았다.
난 돈을 좀 벌었지!
그런데 가련한 여인이 그것을 받고는 아주 화가 났다.
그녀는 언니 캐서린에게 그것을 팔았고, 캐서린도 그것이 못마땅해서 같은 값에 아렌스버그에게 팔았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점은 어느 누구도 그것에 만족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아주 기분 좋게 만든 것이었는데. 난 각설탕을 대리석으로 만들어야 했다.
새장을 빼고는 모든 것이 레디 메이드랄 수 없었다.
<발랄한 과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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