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과학과 미켈란젤로의 영혼>(미술문화) 중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동정녀와 아기 예수 그리고 성 앤>
이사벨라의 측근의 말로는 1501년 4월 레오나르도는 세르비테 가족이 주문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바사리의 기록에는 레오나르도가 <동정녀와 아기 예수 그리고 성 앤>을 그리고 있을 때 그것을 보러 온 모든 화가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바사리는 이 작품이 완성되었을 때 남자와 여자, 젊은이와 늙은이가 이틀 동안이나 몰려와서 마치 축제라도 열린 것처럼 보였다고 전한다.
바사리는 모든 사람이 ꡒ작품의 완전함에 망연해 했다ꡓ고 적었다.
이 작품을 위한 습작 드로잉을 보면 동정녀는 어머니 앤의 무릎 위에 앉아서 양에 올라타려고 하는 아기 예수를 오른팔로 안고 있고 앤은 딸의 팔을 잡으려고 몸을 동정녀에게 약간 기대고 있다.
양은 희생제물로서 그리스도의 고난과 희생을 상징한다.
세 사람은 산을 배경으로 매우 자연스럽게 일체를 이룬다.
프로이트는 레오나르도가 이 작품에서 모성애를 찬양하고 있다면서 동정녀와 앤이 비슷한 나이의 모습으로 일체가 되게 묘사했음을 지적했으며, ꡒ레오나르도가 아기 예수에게 어머니로서의 행복에 도취되어 축복의 미소를 짓는 우아한 두 어머니를 부여했다ꡓ고 적었다.
더러 학자들은 동정녀와 앤 그리고 아기 예수를 레오나르도와 그의 친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의 첫 번째 아내와 연관시켜 말하기도 한다.
레오나르도가 두 여인을 그림을 통해 한 데 어우러지게 했다는 해석이다.
동정녀와 앤 그리고 아기 예수를 그리는 것은 이탈리아 르네상스에서 있었던 일로 마사초와 베노초 고촐리Benozzo Gozzoli(Benozzo di Lese, 1421년경~97) 등 몇몇 화가들이 이런 주제로 그린 적이 있다.
외경에는 동정녀와 앤 그리고 그리스도를 삼위일체로 언급하고 있고 동정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제3의 인물로 동정녀의 어머니가 등장하게 되었다.
레오나르도는 세 사람을 피라미드와 같은 구성으로 화면 아래에 다리가 셋이 보이도록 했고 세 사람이 겹겹이 한 덩이가 되게 했다.
그는 신학적 사고도 고려하여 양을 통해서 아기 예수는 태어나기도 전부터 십자가에 처형되는 희생이 정해져 있음을 표현했다.
런던 국립화랑에 소장되어 있는 드로잉의 경우 레오나르도는 양 대신 아기 예수가 세례 요한과 놀고 있는 모습으로 내용을 달리 했다.
하지만 이는 원래 의도한 바가 아니라서 다시금 양으로 고쳐 그렸다.
동정녀는 우수에 젖은 얼굴로 상징적인 이 동물과 노는 아기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으려고 하고 앤은 이미 예정되어 있어 피할 수 없는 희생임을 알고 딸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다.
루브르에 소장되어 있는 이 작품에서 앤은 부동한 채 미소를 짓고 있다.
이 작품은 미완성이다.
그가 9년이나 걸려 그렸으면서도 배경의 풍경과 동정녀의 파란색 겉옷을 완성시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