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샹과 친구들>(미술문화) 중에서
뒤샹이 ‘1916년 부활절’이라고 적은
눈삽을 구입한 지 일주일 후 뒤샹은 페인트를 칠하지 않은 가는 굴뚝바람개비를 구입했다.
그는 그것에 <핀 네 개로 잡아당긴 것>이란 영어제목을 붙였는데 프랑스어로 tire a quatre epingles이었다.
프랑스어의 경우 뉘앙스는 ‘완전한 옷차림dressed to the nines’으로 그는 이런 뉘앙스를 좋아했다.
그는 제목이 비논리적인 동시에 시각적 이미지와 무관하고, 사람의 마음을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을 즐겼다.
뒤샹은 1916년 봄 레디 메이드를 세 개 더 선정했는데 그것들 중 <빗>은 쇠로 만들어진 것으로 개를 훈련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었다.
뒤샹이 ‘1916년 부활절’이라고 적은 레디 메이드 작품은 아렌스버그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것인데 제목은 <숨은 소리와 함께>였다.
그는 아렌스버그와 함께 집에서 사용하는 노끈뭉치를 청동으로 만들어진 정사각판 사이에 삽입한 후 기다란 나사로 네 가장자리를 단단히 죄었다.
뒤샹이 시키는 대로 아렌스버그는 나사를 푼 후 뒤샹 모르게 볼을 노끈뭉치 중앙 빈 공간에 넣고 다시 나사를 조였으므로 그것을 들고 흔들게 되면 소리가 났다.
그래서 <숨은 소리와 함께>란 제목이 되었다.
청동판 위와 아래에 뒤샹은 영어와 프랑스어를 병행하여 적었는데 더러 글자를 빠뜨리고 기술했다.
위판에는 P.G. ECIDES DEBARRASSE. LE D.SERT. F.URNIS.ENT AS HOW.V.R COR.ESPONDS라고 적었고, 아래판에는 .IR CAR.E LONGSEA F.NE, HEA., O.SQUE TE.U S.ARP BAR AIN이라고 적었다.
제목은 그가 즐기는 단어놀이였으며, 궤변을 서술할 수 없는 것을 변죽을 울리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했다.
뒤샹은 1917년 옷걸이를 <덫>이란 제목으로, 그리고 모자걸이를 <모자걸이>란 제목으로 작품들로 선정했다.
이 레디 메이드 작품 두 점이 그해 4월 부르주아 화랑에서 열린 그룹전을 통해 소개되었는데 스테파느 부르주아는 현대미술품을 소개하는 화랑을 막 개업하고 그룹전을 개최했다.
카탈로그에서 뒤샹의 레디 메이드는 조각으로 분류되었다.
부르주아의 말로는 뒤샹의 작품들을 화랑 입구에 놓았는데, 사람들이 그 위에 모자를 걸면서 작품인 줄 알지 못하더라고 했다.
뒤샹이 원하던 대로 사람들은 그것들에서 미학적 감성을 전혀 일으키지 않았다.
뒤샹은 유화 <빠른 누드들에 에워싸인 왕과 왕후>, 두 점의 <초콜릿 분쇄기>와 <독신자 기계> 그리고 <푸른 상자>와 관련있는 드로잉들을 출품했다.
뒤샹은 같은 달 몬트로스 화랑에서 열린 그룹전에 그림 세 점을 출품했다.
그 전시회는 “사총사”로 불리었는데 나머지 삼총사는 알베르 글레이즈, 장 메쳉제, 그리고 장 크로티였다.
뒤샹의 작품은 팔리지 않았다.
아렌스버그만 탐욕스러울 정도로 그의 작품을 구입했는데 그는 <빠른 누드들에 에워싸인 왕과 왕후>, <초상 둘시네아>, <찢겨 해체된 이본느와 막들렌느>, <소나타>, 두 점의 <초콜릿 분쇄기>, 연필로 습작한 <체스두는 사람들>, 그리고 그의 청탁으로 1916년에 세 번째로 그린 <계단을 내려가는 누드>를 구입했다.
그는 커다란 유화를 500달러 미만에 구입했다.
뒤샹은 싼 값에 그림을 팔면서 레디 메이드 작품은 아예 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는 <핀 네 개로 잡아당긴 것>을 루이스 노턴에게 주었고, <숨은 소리와 함께>는 아렌스버그에게 주었으며, <약국>은 만 레이에게 주었다.
뒤샹이 뉴욕으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만나 친구가 된 만 레이는 뒤샹을 만난 후 미학적으로 격변을 겪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