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록과 친구들>(미술문화) 중에서

폴록, 리와의 불화

8월 말 리는 차를 몰고 와인스콧에 있는 존 마콴드의 집에 가서는 폴록이 술에 취했을 때 그에게 주었던 드로잉 한 점에 대한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난 멀리 감자밭에서부터 먼지를 날리면서 차가 오는 것을 보았다.
차에서 리 크래스너가 내렸는데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그녀는 나를 보자 ‘자, 당신은 우리가 무엇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죠? 우리도 돈이 있어야 장을 볼 수 있다는 걸 알지 않나요?’라고 하길래 난 ‘리, 당신 말이 맞아요’하고는 수표를 써서 그녀에게 주었다”고 마콴드가 술회했다.

폴록은 무료할 때 드 쿠닝과 클라인을 방문하려 했지만 리가 막았다.
어느 날 작은 화랑을 가지고 있는 마사 잭슨(Martha Jackson)이 스프링스로 폴록을 찾아왔다.
마사는 새로운 그림들을 구입하려고 계획하던 차에 폴록의 그림들을 사려고 온 것이었다.
그녀는 폴록과 그림값을 흥정하다가 자신이 타고온 차를 가리키며 “이 그림들을 저 차와 바꾸자”고 제안했다.
폴록은 얼른 ‘예스’라고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도 폴록은 기아를 수동식으로 변속해야 하는 포드에 싫증이 나 있었고, 캐딜락은 차사고로 폐차된 지 오래여서 다시 자동으로 기아가 변속되는 차를 갖고 싶었던 터였다.
마사가 타고온 차는 진한 푸른색의 1950년 올드스 모빌 컨버터블이었는데 그의 그림 두 점과 교환되었다.

11월 말에 폴록의 어머니 스텔라는 심장마비를 세 번이나 일으켰다.
1954년 추수감사절 오후에 피터 스콧의 집에서 저녁식사 파티가 있었으므로 그곳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폴록도 그곳에서 그 소식을 들었다.
폴록은 소식을 듣고 화를 내며 밖으로 나갔다.
리는 스콧에게 폴록이 목이 마르다고 하면 우유를 주라고 말했다.
몇 분 후 밖에서 무엇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나서 모두 밖으로 나가보니 폴록이 차로 스콧의 담장을 들이받고 있었다.
그는 담장을 받았다가는 다시 차를 뒤로 물려 또 담장을 받았다.
사람들은 그저 놀라워하며 입을 크게 벌리고 있었는데 폴록은 그들을 향해 “시팔놈들!”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모두 집안으로 들어가자 리는 “난 단지 그에게 우유를 주라고만 말했을 뿐인데 …”라며 쑥스러워했다.
스콧이 폴록에게 우유 대신 술을 권했더라면 멀쩡한 담장이 무너질 까닭이 없었다.

어느 날 콜렉터 벤 헬러가 폴록의 화실을 방문했다.
그는 의류 제조업에 종사하면서 자신의 취향대로 미술작품들을 수집하던 사람이었다.
그는 선뜻 폴록의 그림 한 점을 8,000달러에 구입했다.
그것은 여태까지 폴록이 팔았던 그림들 가운데 가장 고액이었다.
그 후 헬러는 아내와 함께 폴록을 자주 방문하여 폴록과 함께 음악을 듣거나 바닷가로 갔다.
이 시기에 폴록은 어머니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형이 “어머니가 이제 여든 살인데 건강도 좋지 않은 분이 변덕스러운 너를 보살피느라고 시달릴 이유가 없다”며 스프링스로 가는 것을 막았다.
폴록은 친구들이 만나기를 꺼려하여 이집 저집 기웃거리는 ‘버림받은 아이’처럼 이웃을 순찰하면서 방문할 사람을 찾고 있었다.
리는 이웃들에게 폴록이 술을 마시게 해서는 안 된다고 단단히 당부해두었다.

폴록과 리는 여전히 대적하는, 지칠 줄 모르는 두 마리의 사자 같은 관계였다.
리가 폴록에게 무엇을 명령하던지 폴록은 반대로 행동했다.
명령에 불복종하는 것이 그의 목적이기 때문이었다.
여름에 폴록과 리가 뉴욕에 갔을 때에도 모마 앞 주차장에서 폴록은 누구를 만나야 한다고 하면서 어디론가 가버렸다.
리는 결국 폴록을 뉴욕에 남겨두고 돌아와야 했다.
리가 프린스턴 대학 교수인 미술사학자 샘 헌터 부부에게 저녁식사 초대를 받고 폴록에게 시간을 맞추어오라고 단단히 당부했을 때에도 그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잭슨은 그저 리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고 했다”고 헌터의 아내가 말했다.
다음날 폴록은 리와 동행하지 않고 혼자 난초를 들고 가서 헌터 부부에게 정중히 어제의 일을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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