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록과 친구들>(미술문화) 중에서

폴록이 술에 취했을 때 발견한 방법

폴록은 이제 물감을 사용하는 데 능숙해져서 우연을 조장할 수 있게 되었으며, 막대기보다는 붓이 물감을 좀더 많이 머금었다가 동그라미들을 두 개 또는 세 개로 만든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는 선의 홍수가 범람케 했는데 그것은 고의적인 구성이었다.
그가 신명이 나도록 붓을 흔들어대면 강줄기는 비로 변했다.
그는 비를 소나기와 가랑비로 구별할 줄도 알았다.
막대기는 아라베스크 선을 만들 때, 묽은 물감은 이슬을 만들 때 적당했다.
이렇게 해서 생긴 선들은 거미집처럼 얽히고 설켜 장관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림에서 담뱃재와 죽은 벌이 발견된 것은 작품에 대한 신선한 느낌을 감소시켰다. 어째서 그런 것들이 그림에 남았느냐고 인터뷰에서 지적하자 폴록은 화를 냈다.

이런 방법으로 그린 그림들이 파슨즈 화랑에서 사람들에게 소개되자 동료 화가들과 평론가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평론가들은 무엇이 그리고 왜 그가 이러한 그림들을 그리게 했느냐고 묻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추측들은 서로 상이했다.
어떤 사람은 펜에 묻은 잉크가 종이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그러한 그림을 그리게 되었으리라고 짐작했고 더러는 달리 짐작했지만, 거의 그가 우연히 그러한 방법을 발견했을 거라고들 했다.
그가 술에 취했을 때 발견한 방법이라는 설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 같았다.

화가들은 초현실주의 작가들이 이미 그들의 어깨 너머로부터 물감을 뿌린 적이 있었다고 말했으며, 에른스트는 물동이로 물감을 뿌렸다고 말했고, 마송은 물감에 풀을 섞어 그림을 그린 적이 있었다고 했다.
어떤 미술사학자는 폴록보다 먼저 물감을 흘려서 사용했던 예술가들로 바지오츠, 드 쿠닝, 밀턴 레스닉, 캄로우스키, 그리고 고키를 들었다.
“모든 예술가들의 물감흘리기 기교는 고키로부터 비롯되었다”라고 필립 페이비어는 주장했다.
조각가 데이비드 스미스는 폴록의 전람회를 관람한 후 “나도 그와 같은 방법으로 그림을 그린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호프만은 20년대에 자신도 뮌헨에서 그러한 방법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소문에는 폴록이 호프만의 기교를 40년대 초에 훔친 것이라고들 했다.

이처럼 많은 평론가들과 미술사학자들이 글을 통해 폴록의 기교에 관해 설명하려고 했다.
그러나 폴록에게 직접적으로 그러한 기교를 보여주었던 사람은 멕시코인 시쿠에이로스였다.
1936년 폴록이 자청하여 뉴욕에서 작업하던 그를 도우면서 시쿠에이로스가 물감을 흘려서 사용하는 것을 보고 그러한 기교를 실험했던 일을 여러분은 기억할 것이다.
많은 평론가들이 열거한대로 위의 작가들이 모두 같은 기교를 사용했더라도 그들은 부분적으로 사용했지만 폴록은 캔버스 전체를 그러한 방법으로 뒤덮었으므로 사람들의 놀라움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그린버그는 “잭슨이 1946~50년에 사용한 물감 흘리기 기법은 피카소와 브라크가 남긴 분석입체주의 그림들로부터 구한 것”이라고 기술했다.
그의 기교에 관한 설이 구구할수록 그의 명성은 높아만 갔다.

1949년에 있었던 인터뷰에서 폴록은 “난 회화기법에 관해서 어떠한 이론도 가지고 있지 않다.
기법은 어떤 것을 말하려고 할 때 절로 생기지만 기법이 무엇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회화는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다. 모든 훌륭한 예술가들은 그들 자신을 그림으로 나타낸다”고도 말했는데 자신의 그림에 관해서는 결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의 말은 조르주 브라크의 말을 상기하게 했다.
브라크는 “사람들이 늘 모자를 손에 들고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모자걸이가 발명된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못에 건다”고 말한 적이 있다.

폴록이 물감을 흘려서 그린 초기 그림 중 한 점인 <은하 Galaxy>에는 그가 물감을 부은 그 아래에 이미지를 유추할 수 있는 형태가 나타나 있었다.
그러나 그후에 그린 <물길들 Watery Paths>과 <마술적 환등기 Magic Lantern>에서는 그림이 복잡해지고 밀도가 조밀해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미지들은 그때부터 사라졌으며 그의 기교는 이미지를 감추기 위해 사용되지 않았고 기교 자체가 이미지가 되었다.

그는 윌콕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었다.
“눈을 크게 뜨면 갑자기 소용돌이치는 얽힘들이 내 눈앞에 전개되었다.”
그린버그가 전한 폴록의 말은 다음과 같았다.
“나는 나의 그림들이 어디에서부터 오는지 알 수가 없다. 그것들은 그저 그려질 뿐이다.”

그의 회화방법에 호기심이 있는 한 여인이 “당신은 언제 당신의 그림이 완성되는지 알 수 있나요?”하고 묻자 폴록은 “당신은 언제 당신의 섹스가 완성되는지 알 수 있소?”라고 여인에게 반문했다.
당시 “너는 언제 너의 그림이 완성되는지를 알 수 있느냐?”는 추상화가들에게 자주 던져진 질문이었다.
마더웰이 드 쿠닝에게 그렇게 물었을 때 그는 자신은 그러한 질문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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