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샹과 친구들>(미술문화) 중에서

뒤샹의 <그녀의 독신자들에 의해'조차' 벌거벗겨진 신부>


뒤샹은 <그녀의 독신자들에 의해조차 벌거벗겨진 신부>(줄여서 <큰 유리>라고 부른다)를 그렸는데 <커피 분쇄기>와 유사한 모양으로 나타났다.
기계 이미지는 문명예찬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으며, 뒤샹 외에도 레제, 피카비아, 레이몽, 그리고 몇몇 예술가가 기계의 이미지들을 탐험하고 있었다.
그들의 기계 이미지에 비해 뒤샹의 것은 덜 현대적으로, <커피 분쇄기>의 경우 손으로 갈아야 하는 구식 기계의 모습이다.
그는 <처녀Virgin>란 제목으로 기계의 몸체를 습작했으며, 젖가슴과 들어 올린 무릎으로 여성을 상징했다.

1912년 7월 말에 <처녀로부터 신부에 이르는 길>을 그렸는데 그가 그릴 <큰 유리>의 부분적인 실험이었다.
<처녀로부터 신부에 이르는 길>은 제목이 시사하는 대로 처녀에서 신부로 변화하는 마음과 육체의 운동이었다.
처녀로부터 신부로 변화하는 데 무슨 운동이 필요할까?
문화사학자 제롤드 사이겔은 “처녀성을 잃어버리는 것은 여인 또는 아내가 되는 것을 말한다. 신부가 되는 것은 처녀성을 잃어버리기 전의 준비상태이다”라고 설명했다.
신부가 되는 것은 불확실한 육체적 축복을 기대하는 환희의 짧은 기간에 도달하는 것이다.
뒤샹은 누드의 운동을 그리면서 입체주의 예술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땅의 색들인 브라운색, 황토색, 노란색, 그리고 검정색을 사용했다.
그의 그림에서 제목이 시사하는 신부의 미혼남자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가는 선과 아주 가는 기다란 직사각형들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처녀로부터 신부에 이르는 길>을 그린 후 8월에는 <신부>를 그렸다.
그는 어느 날 술집에서 취하도록 맥주를 마시고 방으로 돌아와 꿈을 꾸었는데 “꿈에 ‘신부’가 딱정벌레처럼 나타나 날개로 지독하게 나를 괴롭혔다”고 했다.
그의 꿈은 카프카의 『변신Transfiguration』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꿈을 꾼 후에 그린 <신부>는 그의 다른 그림들과 더불어 매우 신비스러운 그림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이 작품도 <처녀로부터 신부에 이르는 길>과 마찬가지로 입체주의 방법으로 운동을 묘사한 것이다.
그는 미술관에 가서 19세기 스위스인 아르놀트 뵈클린과 16세기 독일인 루카스 크라나흐의 누드 그림을 발견하고 대단히 감동을 받고 “난 크라나흐의 그림을 대단히 좋아한다. 키가 큰 누드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그는 장미색, 복숭아색, 그리고 푸른 빛나는 회색을 서로 어우러지게 사용하여 그의 말대로 보지가 자지를 움켜쥐듯 관람자가 그림을 보면서 마음으로 에로틱함을 움켜쥐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진지한 그림으로 여기지는 않았다.

그는 <신부>를 완성한 후 뮌헨을 떠나 비엔나, 프라하, 드레스덴, 베를린 등을 돌며 주요 미술관에 들러 대가들의 작품들을 관람했다.
베를린에서는 피카소를 위시한 프랑스 예술가들의 전시회를 보았는데, 뒤샹은 입체주의가 독일 예술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음을 알았다.
독일 예술가들은 인상주의에 반발하면서 자신들 나름대로 원초적인 감성의 표현을 힘 있게 나타내는 표현주의 회화에 전념하는 것을 보았다.
베를린에서 형들에게 보낸 편지에 그는 “입체주의 그림을 본 지 오래되었는데 다시 입체주의 그림을 보니 매우 유쾌하더군요”라고 적었고, 같은 편지에 <처녀 No.1>에 관해 언급하면서 파리로 보내 가을전을 통해 소개할 생각이라고 적었다.
그는 “친구가(막스 베르그만일 것이다) 다음 주 초에 내게로 와서 베를린의 밤의 인생을 보여줄 예정입니다”라는 말로 편지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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