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록과 친구들>(미술문화) 중에서
 

폴록, 제임스 브룩스와의 해후

스프링스로 이주한 지 7개월 만에 폴록과 리는 뉴욕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전에 그들이 살던 아파트에 머물렀는데 그 아파트에는 미식축구 선수였던 폴록의 큰형 제이(Jay)가 살고 있었다.
불과 7개월 만이지만 폴록은 그 사이 뉴욕이 조금은 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세계대전이 끝났으므로 유럽에서 왔던 예술가들이 돌아가고 없었기 때문이었다.
페기 또한 화랑을 폐쇄하고 그들을 따라서 유럽으로 갈 궁리를 하고 있었다.
세계대전으로 한때 마비되었던 파리는 그러나 여전히 현대미술의 분수령이었다.
“파리에서의 어떠한 경향도 다른 지역에서는 결정적으로 진보된 것으로 간주되었다”고 그린버그는 1946년에 기술하고 있다.
폴록은 파리로 유학가는 것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않았다.
“모두들 파리로 가거나 다녀왔다. 그들은 미국에서 그릴 수 없는 낡고 똥 같은 것들을 아이디어라고 가져올 것이다”라고 친구 루이스 번스(Louise Bunce)에게 보낸 편지에 적었다. 
 

폴록은 어느 날 아파트에서 30년대에 WPA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었던 친구 예술가 제임스 브룩스(James Brooks 1906~92)를 만났다.
그는 공교롭게도 형 제이의 아파트 건너편에 살고 있었다.
브룩스는 군대의 미술 관련 부서에서 3년간 근무하고 막 뉴욕으로 왔다고 했다.
두 사람은 매일 밤 술집에서 취하도록 마셨고, 처음에는 진지하게 토론하더니 나중에는 욕지거리를 하면서 다투기도 했다.
두 사람이 아파트에서도 계속 논쟁을 하면 제이는 자기는 시끄러운 것을 참을 수 없다면서 폴록을 진정시키곤 했다.

여러분은 브룩스가 누군지 알지 못할 것이다.
그는 1942년부터 45년까지 군대에 있었기 때문에 뉴욕의 예술가들과는 교류가 없었고, 그래서 그의 이름은 낯설다.
그러나 그도 추상표현주의 예술가들의 명단에 있으며, 이제서야 그들과 어울리면서 추상을 추구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의 전람회는 1950년에 가서야 가능했으므로 더러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빠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이름을 명단에 올리는 것은 필자의 소임이므로 그를 소개한다.

브룩스는 1945년 9월 뉴욕에 온 후 예술가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특히 브래들리 워커 탐린(Bradley Walker Tomlin)과 가까운 사이로서 두 사람은 1931년에 화실을 함께 사용하기도 했다.
탐린 또한 동성연애자였다.
그가 팝아트의 선구자들 가운데 하나인 로버트 라우셴버그와 염문이 있었으므로 라우셴버그의 아내는 이혼하고 그를 떠났다.
브룩스는 위에서 말한 대로 폴록을 우연히 다시 만났으며 필립 구스턴도 만났다.
변모한 뉴욕을 보고 그는 전에 그리던 사실주의 회화를 버렸으며 친구들의 영향을 받아 곧 그들과 유사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어울릴 때면 그는 교사처럼 말했는데 이는 그가 많은 미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항상 그들의 대변자였다.

1947년 브룩스는 폴록이 물감을 떨어뜨리거나 붓는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그러한 방법을 실험했지만 자신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콜라주나 다른 방법으로 고유한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했다.
1948년 그는 우연히 새로운 기교를 발견했는데 그것은 캔버스의 뒷부분에 풀을 발라서 얼룩이 생기게 하는 것이었다.
물감이 젖어들다가도 풀을 바른 곳에서는 더 이상 젖어들지 못하므로 가장자리에 선이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는 유령 같은 얼룩 형태들이 생기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 그러한 기교를 사변적으로 더 많이 사용하면서 더욱 즉흥적인 회화를 추구하는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는 종이에 그림을 그릴 때 오일과 과슈를 혼용하면 두 가지가 섞여 색다른 질을 남기며 붓자국이 종이에서 더욱 선명한 흔적을 남기는 것을 깨닫고 그러한 것들을 회화적 요소들로 사용했다.
그것은 동력주의의 효과로 나타났다.
그가 그림에 붙인 제목들과 그림의 형태들은 주제가 특별히 한정되어 있지 않았다.
그는 1985년부터는 더 이상 유화를 그리지 않았는데 이미 일흔아홉 살의 나이로 기력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타계하던 1992년 3월까지 그는 종이에 드로잉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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