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샹과 친구들>(미술문화) 중에서

평론가 피에르 카반느가 뒤샹에게 물었다


<커피 분쇄기>는 훗날 제작하게 될 <큰 유리>의 자료가 되었다.

카반느가 뒤샹에게 물었다.

카반느: <계단을 내려가는 누드>를 그린 뒤 곧 기계적인 드로잉을 예고하는 <커피 분쇄기>를 그린 것이지요?

뒤샹: 내게는 <커피 분쇄기>가 더 중요했지.
동기는 아주 간단했네.

카반느: 특별히 상징적인 것은 없었다는 말씀입니까?

뒤샹: 전혀 없었네.
약간 새로운 방법을 소개한 것밖에는.
일종의 도망칠 구멍이었지.
자네도 알다시피 난 늘 나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했네.

카반느: 이런 실험에 관해 주변의 당신을 아는 예술가들은 어떻게 생각했습니까?

뒤샹: 별로 관심도 없었어.

카반느: 그들이 당신을 화가라고 생각했습니까?

뒤샹: 형들은 물론 그렇게 생각했지.
다른 예술가들은 그런 것에 관해 이야기조차 하지 않았어.
자네도 알지 않나.
<계단을 내려가는 누드>가 1913년 앙데팡당전에서 배척당한 것을.
글레이즈가 주동자였네.
전시회가 열리기 전에 그것이 스캔들을 야기하자 글레이즈가 형들더러 내게 말해서 치우게 했지.

카반느: 그런 것이 다른 이유와 더불어 당신으로 하여금 반미술적인 태도를 취하게 한 것입니까?

뒤샹: 그것이 나로 하여금 과거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게 만들었네.
난 그때 “좋아요. 그렇다면 그룹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지요. 누구도 상관치 않고 나 혼자 가겠어요”라고 했네.
얼마 후 누드 그림은 바르셀로나에 있는 달마우 화랑에서 소개되었지.
그곳에 가지는 않고 전시회에 관한 글만 읽었는데, 특별한 작품으로 소개는 되었지만 별로 물의를 일으키지는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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