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과 친구들>(미술문화) 중에서

워홀은 마지막 영화 〈나쁜〉을 제작했다


1970년 1월 모리세이가 〈쓰레기〉라는 제목으로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는데 내용이 그야말로 쓰레기나 다름없었다.
이 무렵부터 워홀의 영화는 대부분 모리세이가 감독을 맡았고 워홀은 다시 그림에 전념했다.
10월 〈쓰레기〉가 맨해튼 이스트사이드에 있는 극장에서 개봉되었다.
〈쓰레기〉에서 연인 역을 맡은 홀리 우들론은 사고를 쳐서 개봉축하 파티에 참석하지 못했다.
사기와 가짜신분증을 소지한 죄목으로 유치장에 갇힌 것이다.
우들론은 UN 대사의 부인으로 분장한 후 가짜수표를 제시하고 은행에서 6~7천 달러를 인출한 것이 발각나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는 여자교도소로 끌려갔다.
우들론은 “커다란 몸집의 여자간수가 내게로 와서는 ‘자, 드레스를 걷어올리고 팬티를 내려!’라고 말하길래 ‘마약을 소지했을까 봐 그러는 거에요?’라고 물으면서 우물쭈물하니 ‘입 닥치지 못해? 팬티를 내려!’라고 고함을 쳤다”고 전했다.
우들론이 할 수 없이 팬티를 내리자 여간수는 우들론의 자지를 보고 대경실색하면서 “저 놈을 당장 여기서 끌어내!”라고 소리쳤다.
우들론은 커다란 차에 실려서 다른 곳으로 보내져 30일 동안 구류되었다.
〈쓰레기〉에서 나온 이익은 우들론의 보석금으로 사용되어 모리세이와 워홀은 돈을 만져보지도 못했다.

1975년 1월 뮤지컬 영화 〈달에 있는 남자〉가 맨해튼 웨스트 44번가에 있는 ‘작은 극장(Little Theater)’에서 소개됨으로써 브로드웨이에 진출하고 싶어 했던 워홀의 소망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존 필립스가 음악을 작곡하고 각본도 썼으며 모리세이가 감독을 맡았다.
작은 극장에서 그 영화가 상영된 후 평론가들은 역시 웃기는 뮤지컬이라고 혹평했다.
영화에 대한 워홀의 열정은 대단해서 얼마 전에는 입체영화까지 제작했지만 평론가들로부터 호평 받는 영화를 제작하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1976년 여름 워홀은 마지막 영화 〈나쁜〉을 제작했다.
시나리오는 공장에 늘 오던 팻 해케트와 조지 아바그날로가 썼으며, 감독은 제드 존슨이 맡았는데 존슨은 〈외로운 카우보이들〉을 비롯해 그 후 제작된 영화의 편집 일을 했던 사람이다.
〈나쁜〉을 제작하는 데 100만 달러가 들었는데 돈을 투자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주로 워홀과 프레드 휴즈가 담보물를 잡히고 은행으로부터 돈을 꾸어 충당했다.
주연은 익히 알려진 캐롤 베이커가 맡았다.
유럽에서 많은 영화에 출연했고 이탈리아에서는 성의 우상처럼 인기가 있던 그녀는 워홀의 영화 〈매춘부〉를 보고 감명 받았는데 미국영화에 출연하기는 이번이 10년 만이었다.
마흔여섯 살이지만 금발머리의 캐롤은 여전히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나쁜〉은 X등급으로 분류되었다.
아이가 울자 젊은 엄마가 인형을 창밖으로 집어던지면서 “계속 울면 너도 이렇게 될 줄 알아!”라고 말하는 등 과격한 장면이 있기 때문이다.
평론가 존 시몬은 “영화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모두 냉혈동물들로 살인자들이고 정신병자들이다”라고 적었다.
뉴욕과 캘리포니아에서 영화가 상영되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워홀은 어디를 가나 〈나쁜〉은 아주 성공적인 영화라고 선전하면서 잭슨 폴록에 관한 영화를 제작하려고 필요한 자료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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