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철학의 쟁점
아름다운 것이 예술이며 예술이 곧 아름다운 것이라는 생각이 오랫동안 존속되어 왔지만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은 매우 막연하다.
'아름다움'이 인간의 주관적 경험의 심리적 요인을 지칭하는 것인지 혹은 인간의 경험과는 별도로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지칭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움'은 예술작품을 정의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아름다운 것이 예술이라는 고정관념이 오랫동안 존속되어 왔으므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은 곧 예술작품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이 된다.
예술작품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이 제기된 것은 18세기에 들어와서 칸트가 지적 탐구의 영역을 진, 선, 미, 즉 과학적, 도덕적, 미학적 영역으로 세분하고서부터였다.
18세기에는 철학적 관심이 예술작품의 '유일성'을 밝히는 데 있었고, 19세기에는 예술작품을 통해 얻게 되는 '미적 경험'의 본질과 예술작품이 창작된 과정에 대한 철학적 담론이 생겼다.
그러나 20세기에 와서는 예술작품에 대한 유일성에 문제가 제기되었으며, 예술에 관한 이론들에 대한 탐색이 진행되었다.
예술철학은 예술에 관한 담론을 전제로 하며 예술작품에 대한 정의를 내포한다.
오늘날 예술작품에 대한 정의는 네 가지로 분류되는데, 객관적 존재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담고 있는 언어로서의 인지주의적cognitivist 관점,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매체로서의 표현주의적expressionist 관점, 감각적으로 아름다운 제품으로서의 형식주의적formalist 관점, 제도에 의해 감상의 대상으로 정해진 것으로서의 제도주의적institutionalist 관점이다.
그러나 이 네 가지 정의 모두 논리적으로 만족할 만하지 못하므로 철학적 문제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인지주의는 예술적 인지 언어와 과학적 인지 언어의 구별에 혼동스러워하며, 표현주의는 예술적 표현 매체와 비예술적 표현 매체를 구별해야 하는 문제를 낳고, 형식주의는 예술작품의 아름다움과 비예술적 사물이 지닌 아름다움의 구별과 더불어 아름답지 않은 예술작품이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설명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으며, 제도주의는 제도적으로 무엇이든 미적 감상 대상으로 정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도출하는 문제를 풀어야 하는 난점을 가지고 있다.
예술작품의 개념이 분명해지고 어떤 것을 예술작품으로 분류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가정할 경우, 즉 예술작품의 독자적 존재를 인정할 수 있을 때 그 예술작품은 필연적으로 감상의 대상으로 존재하게 되며, 감상의 대상이란 곧 가치평가의 대상임을 함의하며, 모든 평가는 반드시 평가 기준을 전제한다.
따라서 예술작품의 고유한 기능은 무엇이며, 한 작품이 지니고 있는 그런 기능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되고 있으며 어떻게 평가되어야 하는가의 철학적 문제가 제기된다.
이런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같은 종류의 예술작품들이 개인에 따라서, 문화와 시대에 따라서 다양하게 평가되거나 또는 흔히 상충되기 때문이다.
한 예술작품이 모든 사람에게 그리고 모든 시대에 있어서 보편적으로 높이 평가되는 경우라도 그런 평가의 이론적 근거는 논리적으로 투명하지 못하며 지적 설득력도 부족하다.
따라서 예술작품의 대한 가치 평가는 철학적 문제를 수반하게 된다.
예술철학은 예술작품의 개념, 예술작품의 해석, 예술작품의 가치 평가의 문제를 다루며, 그 밖에도 예술과 언어, 예술과 심리학, 예술과 사회학, 예술과 철학적 신념 등 많은 세분화된 문제들을 다룬다.
다름 학문과는 달리 예술철학은 사람과 사회 그리고 시대에 따라서 어떤 문제를 더 중요하게 다루게 되고 어떤 문제는 덜 중요하게 다루게 된다.
그 이유는 다른 지적 분야의 신념이나 이론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새로운 자연적 혹은 사회적 문제는 과거에는 주목되지 않았던 철학적 문제를 제기하고 새로운 철학적 사조는 비철학적 담론에 관한 새로운 철학적 문제를 제기한다.
예술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중요한 것은 예술철학의 문제는 예술을 둘러싼 신념, 이론, 활동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있을 뿐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