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과 친구들>(미술문화) 중에서
워홀의 키네틱 아트
한 달 동안 돔에서 노래와 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에도 워홀은 카스텔리 화랑에서 열릴 전람회(1966. 4. 2~4. 27)를 준비해야 했다.
이 전시에서는 핑크색 황소 머리가 그려진 벽지와 〈은빛 구름〉(그림 142, 143)을 소개했다.
가로세로 121×91cm 크기의 은빛 비닐 풍선에 수소를 채워 화랑 안에 띄웠는데 수십 개의 풍선들은 반짝이며 거울처럼 주위의 것들을 반사시켰다.
허공에 뜬 풍선들은 마치 움직이는 미니멀 조각처럼 보였다.
워홀의 풍선제작을 도운 빌리 클루버는 38세의 스위스 태생 전기 엔지니어로 1960년대에 ‘예술가의 과학자’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라우센버그와 존스를 도운 적도 있으며 같은 나라사람 장 팅글리를 돕기도 했다.
워홀은 키네틱 아트(Kinetic Art)를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사실 키네틱 아트는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1920년 러시아의 나움 가보가 시도했던 적이 있으며 뒤샹의 자전거 바퀴와 알렉산더 캘더의 움직이는 조각은 유명하다.
이러한 키네틱 아트가 1960년대에 중반에 부활한 것이다.
워홀은 카스텔리 화랑 안에 베개 모양의 은빛 구름을 띄웠다.
풍선이 적당한 높이로 뜨도록 수소의 양을 조절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소를 가득 채우면 풍선이 천정에 닿았고 너무 적게 넣으면 바닥에 가라앉았다.
구름은 한 점에 50달러에 팔았다.
클루버는 구름을 산 사람에게 향후 10년 동안 A/S를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런 방법이 사람들에게 먹혀들 것 같지 않아 카스텔리는 조그만 수소통을 끼워 50달러에 팔았다.
이 전람회는 뒤샹의 설치작업을 상기시켰다.
뒤샹은 1938년 1월 파리에서 열린 국제 초현실주의전에서 1,200개의 석탄 푸대를 전시장에 매달았다.
사실 푸대는 비어 있었지만 뒤샹은 마치 석탄이 담겨 있는 것처럼 다른 물질을 넣어 무겁게 보이도록 위장했다.
워홀이 뒤샹으로부터 아이디어를 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풍선에 수소를 채워 공중에 띄운 것은 아주 신선한 방법이었다.
〈은빛 구름〉과 함께 소개된 핑크색 황소 머리는 벽지로 붙였다.
워홀은 실제 황소의 머리보다 크게 확대한 황소 머리 그림들(그림 144)을 연속적으로 화랑
벽에 발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