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과 친구들> 중에서

존 케이지는 행위예술을 먼저 시작했으며


1952년에 발표한 〈4분 33초〉는 이제 전설적인 작품이 되었다.
케이지가 작품을 발표한다고 하자 사람들은 기대하면서 그의 연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무대에 오른 케이지는 피아노 앞에 앉아 이따금 시계를 들여다보다가 정확히 4분 33초가 경과하자 무대에서 퇴장했다.
4분 33초 동안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자신의 작품처럼 소개한 것이다.
이 작품은 라우센버그에게 충격을 주었다.

케이지는 행위예술을 먼저 시작했으며 그것은 곧 나타날 해프닝의 시작이기도 했다.
케이지는 사다리 위에 올라가서 35분 동안 강의하면서 자주 침묵하는 이벤트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가 강의하는 동안 찰스 올슨과 매리 리처즈가 다른 사다리 위에 올라가서 시를 낭독했으며 데이비드 튜더는 피아노를 연주했고 라우센버그는 춘화를 그렸으며 안무가 머스 커닝햄은 다른 댄서들과 함께 즉흥적으로 춤을 추었다.
이러한 이벤트는 해프닝과도 유사했는데 이벤트와 해프닝의 다른 점은 대충 다음과 같다.
이벤트는 사전에 계획한 대로 행위 하는 것을 말하고 해프닝은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행위 하면서 그 과정에서 또 다른 행위를 창작하기도 하는 것이다.
케이지의 이벤트에는 즉흥적인 요소가 많았으므로 그를 이벤트의 선구자면서 동시에 해프닝의 선구자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선불교에 매료되고부터 그에게 변화가 왔다.

“나는 소리를 조절하려는 욕망을 버렸으며 음악에 대한 분명한 사고가 생겼다.
이제 소리를 감상에 대한 표현이나 인위적인 이론을 나타내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지 않고 소리 자체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고는 무작위(無作爲)가 작위(作爲)라는 노자(老子)의 생각과도 일치하며 인위적인 요소들을 배제하여 구름 따라 강물 따라 자연의 이치대로 소리가 자연스럽게 구성되는 것을 작곡방법으로 선택하는 것을 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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