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사는 미술 도구를 갖춰야 한다>

『아동 미술치료 Child Art Therapy』, 주디스 아론 루빈(2010, 출판사 知와 사랑) 중에서


미술치료사는 미술 도구를 갖춰야 한다.
미술 도구는 다양하다.
연필이나 색연필, 크레용, 파스텔, 마커, 초크, 목탄 같은 드로잉용 도구에서 손가락 그림용 물감, 다양한 크기의 붓, 템페라 물감, 수채화 물감, 아크릴 물감, 유화 물감, 같은 채색용 도구, 찰흙, 나무로 된 도예 용구, 점토 채색 용품, 다양한 콜라주 용품, 가위, 풀 등의 조소용 도구 등이 있다.

이 모든 도구를 갖춰야 할 뿐 아니라 마음껏 미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해야 한다.
함께 미술 활동을 하는 치료사가 애정 어리게 돌보아준다면 아이들은 이 도구들을 친구로 여기고 존중하게 될 것이다.
미술 도구 준비와 관련해 명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저마다의 독특한 표현방식을 허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술치료를 할 때는 통일된 단 하나의 방식이나 규칙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다양한 미술 도구를 접하게만 해주면 아이들은 스스로 좋아하는 표현 도구와 방식을 찾아갈 것이다.

다양한 도구들이 갖춰진 환경을 제공받기만 한다면, 창의적인 충동은 어떤 좌절이나 지연도 없이 자연스레 발휘되고 실현된다.
따라서 치료사는 아이의 발달 단계, 근육 조절 능력, 이전의 경험, 흥미, 요구를 고려해 질 좋고, 내구성이 있는 재료를 준비해야 한다.

치료 공간은 공간의 넓이뿐 아니라 그 안을 어떻게 꾸미고, 재료를 어떻게 보관하며, 어떻게 뒤처리할지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재료와 장비는 늘 지정된 자리에 두는 것이 좋다.
그래야 아이들이 원하는 재료를 편안하게 가져다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도구들을 가지런하고 깔끔하게 정리해두어야 함은 기본이다.
그래야 아이들이 도구를 쉽게 선택할 수 있다.
아이들이 도구가 있는 자리를 잘 알고 독립적으로 가져다 사용할 수 있다면 치료사는 과도하게 개입할 필요가 없다.

아동 한 명마다 밝기가 적당하고, 방해받지 않을 수 있는, 그리고 필요하다면 폐쇄된 공간이 필요하다.
그 공간에서 아이는 꾸지람을 듣거나 눈총을 받을 두려움 없이 마음껏 쏟고 어지르며 미술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가 미술 도구뿐 아니라 공간을 선택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열린 공간이 좋을지 닫힌 공간이 좋을지,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을지 혼자 하는 것이 좋을지 아이에게 선택권을 줘라.

미술치료 시간은 흥미를 유지하면서 진정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길어야 한다.
미술 도구들이 갖춰진 공간에 처음 들어가면 아이들은 낯설어 한다.
미술 도구들과 공간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미술 도구를 친숙하게 느낄 때에만 손을 뻗어 만지고 시험 삼아 사용해볼 것이다.
그런 식으로 시험 삼아 도구를 이용해본 경험이 쌓여가면서 아이들은 점점 능숙해진다.

어떤 환경에서 미술치료를 시행하든 아이에게 미술치료 시간이 언제 끝나는지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언제쯤 마무리를 하면 좋을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대개 미술치료 시간에 끝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이제 그만 마치고 떠날 시간이라는 사실을 납득시켜주어야 한다.

규칙이란 미술 도구와 치료 공간, 시간을 일관되고 명료하게 정해두는 걸 의미한다.
규칙을 정해놓으면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내면의 질서와 체계가 아직 잡히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규칙이 반드시 필요하다.
미술치료는 아이들에게 매우 평화롭고 안정된 경험을 줄 수 있다.
미술치료를 시행할 때는 물리적 보호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사는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

아이에 대한 존중은 미술 활동에 참여할지 참여하지 않을지 선택할 자유를 주는 데서 시작한다.
그러면 아이는 관심이 가는 활동들을 조금씩 해보다가 마침내 깊이 열중할 대상을 찾게 될 것이다.
또 어떤 재료로 어떤 주제에 대한 미술 활동을 할지에 대한 선택도 아이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한다.
혼자서 할지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할지도 마찬가지이다.
아이가 자신의 방식으로 자기 속도에 맞춰 탐색하고 실험하도록 두라.
표현방식도 아이 스스로 찾게 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의 개성을 존중해줄 수 있다.
선호하는 도구와, 주제, 스타일을 스스로 탐색하도록 하라.

미술 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또한 아이가 결과물이나 미술 활동 과정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도록 용기를 북돋아줘야 한다.
또한 아이가 자신만의 목표와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달성했는지 스스로 평가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아이를 독립적인 예술가로 대접해야 하는 것이다.
아이가 만든 작품을 대할 때도 조심스런 손길로 만지고, 보존하며, 전시해야 한다.
작품은 아이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정신 장애로 고통을 받는 아이들을 돕기 위해서는 특별히 주의 깊은 이해와 지원이 필요하다.
예컨대 겁 많고 소심한 아이가 있다면 옆에서 함께 미술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그런 아이들에게는 미술 재료들을 만져도 좋다고 명확하게 표현해주는 것이 좋다.

넓은 의미에서, 미술치료를 통해 아이들의 성장을 돕고자 하는 사람은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표현력 발달을 강화하는 데 적절한 방법으로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치료사의 주된 역할은 타인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다.

크고 심각한 장애가 있다면, 그 장애를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 노력은 대상 아동의 능력과 필요에 따라 형태를 달리할 것이다.
새로운 아이를 치료할 때마다 새로운 퍼즐을 푸는 기분으로 접근해야 한다.
모든 아이에게는 저마다의 개성과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잠재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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