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과 친구들> 중에서

뒤샹은 예술과 무관한 것을 예술과 접목시키면서

 

유럽의 많은 예술가들이 전쟁터로 나가야 했지만 건강이 나빠 징집이 면제된 뒤샹은 대규모 학살 전쟁을 저지르고야마는 인간 이성을 비웃는 작품들로 전통미학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1914년 병 말리는 기구를 사서 〈병걸이〉(그림 16)라는 제목으로 소개하면서 다음과 같은 궤변을 폈다.

“예술품이란 색을 칠하거나 구성할 수도 있지만 단지 선택만 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그는 ‘이미 만들어진(Ready Made)’ 물질에 미학적 의미를 부여하면서 예술가의 창조 행위를 제작에 한정하지 않고 발견 또한 창조적인 행위임을 역설했다.
뒤샹은 〈큰 유리〉(그림 20)에 관한 글에서 ‘이미 만들어진’ 물질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그것들은 미학적 유쾌함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각적 무관심에 대한 반발이었다.
동시에 좋거나 나쁜 데 대한 감각을 완전히 배제한 완전한 마취였다.”

역시 그에 의해 예술품으로 선택된 피라미드처럼 생긴 다섯 층의 컵걸이는 지금 파리의 퐁피두센터 천정에 매달려 있다.
이처럼 뒤샹은 예술과 무관한 것을 예술과 접목시키면서 전통적인 예술의 가치등급에 혼란을 야기했으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물질을 소개하여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예술에 대한 선입견에 반발하면서 피카비아의 “예술은 머리로 상상할 수 있는 것의 바램 이상은 아니다”라는 견해에 동조했다.
뒤샹이 기계생산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1911년부터인데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느 날 나는 상점의 유리창을 통해 실제로 초콜릿을 가는 기계가 작동하는 것을 보고 그 장면에 매료되어 초콜릿 가는 기계를 나의 출발로 삼았다.”

실제 기계에서 영감을 받아 1913년 〈초콜릿 분쇄기〉를 그렸는데 남자의 마스터베이션을 상징하는 그림이기도 했다.
같은 해 자전거 바퀴를 사용한 움직이는(Kinetic) 조각 〈자전거 바퀴〉(그림 17)를 소개했다.
자전거의 앞바퀴를 둥근 의자 위에 조립한 것으로 바퀴를 밀면 바퀴가 돌아가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그는 조각에 운동을 포함시켰으며 의자와 바퀴를 연결하여 그것들과 무관한 새로운 형태로 만들면서 물질보다는 아이디어에서 미학을 찾으려고 했다.
원래의 작품은 없어지고 나중에 만들어진 모조품이 지금 퐁피두센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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