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게오르그 가다머


개념들의 연합 이론은 데비드 흄David Hume(1711-76)의 『인간본성론 A Treatise of Human Nature』(1739-40)과 심리학자이면서 철학자인 대비드 하틀리David Hartley(1705-57)의 『인간에 관한 관측들 Observations on Man』(1749)에서 체계적인 심리학으로 발전되었다.
비례는 측량되어야 하는 것인 반면 미는 우리가 계산하지 않고 직접 자발적으로 느끼는 어떤 것이기 때문에 “미는 사물들 자체에서는 아무 특질이 없다.
미란 사물들을 관조하는 정신 속에 존재하며, 각 정신은 서로 다른 미를 지각한다”고 본 흄은 개념들이 상호 조화하는 경향은 유사성과 근접성 혹은 인과적인 관련이 많은 정신적 운동들을 설명하는데 이것이 강력한 원리가 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았다.
그는 『인간본성론』에서 수많은 인간적 산물들의 미는 그것들이 기여하는 목적에 대한 유용성과 적절성으로부터 나온다고 적었다.
연합주의는 18세기 한동안 예술의 즐거움을 설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예술과 미적 경험의 심리적 효과는 두 방향으로 진전되었다.
하나는 아름다운 것, 고상한 것에 대한 어떤 기본 미적 특성들에 대한 설명과 분석에 대한 탐구였으며, 다른 하나는 취미의 문제인 비판적 판단의 본질과 타당성에 관한 탐구였다.
이 둘은 종종 엇갈리는 방향으로 나아갔는데 18세기 초 취미 혹은 비판적 판단에 관한 문제는 철학자들의 관심거리였다.
네오플라톤주의를 받아들인 철학자들은 미에 대한 우리의 인상의 직접성을 취미로 간주하며 조화를 미와 장점으로 보았고, 우리의 마음의 눈이 미적 그리고 윤리적 형태들 모두에서 조화를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18세기에 와서야 취미가 미적 태도로서 고상한 것에 대한 개념을 미와 구별되는 미적 특성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는 처음으로 미학이 자주적으로 철학적 훈련을 쌓아가는 것을 의미했다.
한스 게오르그 가다머Hans Georg Gadamer(b. 1900)는 『진리와 방법 I Wahrheit und Methode』(1960)에서 취미 개념을 진전시킨 최초의 사람들 중 한 사람으로 발타사르 그라시안Baltasar Gracian(1601-1658)을 꼽았다.38-1)
가다머는 “그라시안이 인간의 감각들 가운데 가장 동물적이고 내면적 감각, 즉 감각적 취미der sinnliche Geschmack라도 이미 사물에 대한 정신적인 평가에서 수행되는 식별의 싹을 가지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 것으로 보았다.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즐기면서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는 것인, 취미의 감각적 식별은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 이미 감각적 본능과 정신적 자유의 중간에 있으며, 감각적 취미 자체는 삶의 가장 긴급한 필요에 속하는 것에 대해서도 선택과 평가의 거리를 갖는데 그 특징이” 있으므로, 가다머는 “그라시안이 취미에서 이미 ‘동물성의 정신화’를 보며, 정신만이 아니라, 취미의 경우에도 형성이 가능하다고 암시한 것은 당연하다”고 보았다.38-2)
가다머는 그라시안의 취미 개념이 사회적 이상을 형성하는 출발로 보고 “그라시안의 교양인의 이상은 교양인, 즉 ‘완전한 지점에 도달한 사람 hombre en su punto’이 인생과 사회의 만사에 대해 거리를 두는 올바른 자유를 획득해서, 의식적이며 탁월하게 식별할 줄 아는 데 있다”고 보았다.38-3)
가다머는 취미를 일종의 인식 방식으로 보고 본질에서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매우 중요한 사회적 현상으로 보았다.
취미가 단순히 개인적인 특성이 아닌 이유는 취미가 늘 좋은 취미 혹은 확실한 취미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는 말했다.
취미는 오히려 감각과 같은 것이다.
취미는 근거로부터 나온 지식을 우선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만일 취미가 어떤 것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더라도, 취미는 그 이유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취미는 가장 큰 확실성을 가지고 그것을 경험한다.
따라서 취미의 확실성은 무취미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판이다.
취미의 판별적 선택에서 우리가 이러한 부정적 현상(무취미)에 특히 민감하다는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부정적 현상에 대응되는 긍정적 현상은 취미가 풍부한 것이 아니라, 취미에 거슬리지 않는 것이다. 취미가 평가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취미에 거슬리지 않는 것이다.
취미의 정의는, 취미가 취미를 거스르는 것에 의해 손상되며, 손상을 줄 위험성이 있는 모든 것을 피하듯이, 취미에 거스르는 것을 피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나쁜 취미’라는 개념은 결코 ‘좋은 취미’에 근본적으로 반대되는 현상이 아니다.
좋은 취미의 반대는 오히려 ‘취미가 없는 것’이다.
좋은 취미는 이상하게 눈에 띄는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피하는 감수성이어서 취미가 없는 사람에게는 그 반응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취미가 고유한 인식 방법을 나타낸다는 것이 바로 취미 개념이 지닌 원래의 폭을 형성한다.
취미는 반성적 판단력의 방식에서 개별자가 포섭되어야 하는 보편자를 개별자에서 파악하는 영역에 속한다.
취미는 판단력과 마찬가지로 개별자를 전체와의 관계에서, 개별자가 모든 다른 것들과 조화를 이루는지, 또는 ‘적합한지’를 평가한다.
사람들은 그러한 평가를 위해서 ‘감각 Sinn’을 가져야 한다 - 그러나 그것은 논증을 통해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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