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어두움을 뚫고 나오는 거대한 빛을 바라보며 황홀감을 맛본다
베니스의 총독 궁전에 소장된 <지상의 천국 Terrestrial Paradise>과 <축복받은 자들의 승천 Ascent of the Blessed> 그리고 <저주받은 자들의 추락 Fall of the Dammed>과 <지옥 Hell>을 <최후의 심판> 양날개를 구성한 패널화로 추정하는 학자도 있고 독립된 작품으로 보는 학자들의 견해도 있다.
그림에 두터운 붓칠이 가해졌고 진한 니스로 인해 손상되었다.
이것들이 보스의 작품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작품이라고 말하기 어려워 그의 작품으로 보는 견해가 더 설득력 있다.
<지상의 천국>에는 천사가 대리석 트로피처럼 생긴 데서 축복받은 자들을 생명의 샘이 솟아나는 구릉진 곳으로 안내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으며 오른편에 있는 사람들은 놀라움을 표하며 바라본다.
이런 구릉진 동산은 『툰데일의 지옥 환영』에도 기술되어 있으며 당시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었던 낙원이다.
<축복받은 자들의 승천>에는 축복받은 자들이 육체를 벗어버리고 자유로워진 영혼이 밤의 길을 통해 승천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이들은 하늘에서 어두움을 뚫고 나오는 거대한 빛을 바라보며 황홀감을 맛본다.
연통처럼 생긴 데서 나오는 빛은 당시 12궁도 다이어그램zodiacal diagram에서 혹은 스헤르토겐보스의 운하에서 영향을 받아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보스는 12궁도를 회랑으로 변형시켜 축복받은 자들이 승천하는 통로가 되게 했다.
이 염천coelum empyreum을 통해 영혼은 하나님과 결합된다.
이는 중세 신비주의자들이 추구한 신과의 일체에 대한 묘사이기도 하다.
이와 반대되는 것이 <저주받은 자들의 추락>이다.
저주받은 자들은 빛이 없는 어두움 속에서 추락하다가 악마에게 붙잡혀 바위 틈새로 뿜어나오는 지옥 불에 태워진다.
<지옥>에는 화염을 내뿜는 산이 있고 아래 바닷가에는 절망한 영혼들이 있다.
여기서는 고통이 육체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 나타나 있는데, 박쥐 날개를 한 악마가 잡아당기는 것도 모르고 한 영혼은 좌절한 자세로 앉아 있다.
<지옥>의 구성은 간결한 점에서 보스의 작품들 중 이례적이다.
보스가 신에 대한 개념을 빛으로 표현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플라톤 이래 만물의 근원으로 빛이 은유적으로 사용되었다.
기독교에서도 빛은 신성을 의미한다.
16세기 초 게르트겐 토트 신트 얀스도 <성모자 Madonna and Child>를 빛 가운데 묘사했는데, 화면 상단 천상의 악사들이 아기 그리스도에 대한 경배를 빛으로 뿌리는 장면이다.
손상이 심해 부분만 남아 있는 <최후의 심판>이 뮌헨에 있다.
말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은 1504년 미남으로 알려진 필리프 공작으로부터 주문받은 제단화의 일부로 보는 시각이 있다.
하단 왼편에 커다란 크기의 옷만 보이는데, 이는 다른 인물들에 비해 일부러 과장되게 크게 그린 인물의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식의 과장법은 일부 화가들에 의해 사용되고 있었다.
왼쪽 중앙과 상단에 땅으로부터 부활하여 출몰하는 인물들이 있으며 이들 가운데 왕과 성직자의 모습도 보인다.
왕과 성직자는 그들이 쓰고 있는 관으로 구별 된다.
주변 괴물들은 기다랗고 화려한 날개를 달고 있고 코나 턱에는 가는 털이 있으며 이것들은 어두움 속이지만 빛을 발한다.
괴물들은 저주받은 자들을 괴롭히는 데 열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