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스

 
에로스의 역사를 혹은 기원을 알아본다.
이 말은 플라톤으로부터 네오플라톤주의자들은 물론 초대 기독교와 이탈리아 르네상스 때까지 널리 통용되었다.
에로스는 성적 열정으로부터 배움에 헌신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궁극적인 대상은 아름다운 것들이었다.
창조주가 자신이 창조한 것들을 관조하는 장점이 창조의 미이며,
세상의 미를 느끼는 것이 세상을 에로스하는 것이고,
이는 곧 창조주를 사랑하는 행위이다.
이같은 형이상학적 개념으로 확고해지기 전의 에로스의 의미를 그리스 고전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호메로스가 에로스란 말을 사용했는데 그는 창조주를 지칭해서 이 말을 사용했던 것이 아니라 일반 명사인 사랑, 욕망의 뜻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헤시오도스Hesiod(기원전 700년경)의 <신통기 Theogony>에는 에로스가 원시시대 세 신들 가운데 하나로 등장하며 나머지 두 신들은 혼돈과 대지이다.
에로스에게는 대를 이을 자식이 없어 신들의 계보에는 빠졌지만 그는 두 동료 불멸의 신들보다 훨씬 권력을 휘둘렀다.
그는 사지가 무력해졌으며 신들과 인간 모두의 이성에 무력해졌다.

헤시오도스가 언급한 에로스는 이성의 적인 권력에 자신을 부속시킨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점은 소포클레스Sophocles(기원전 496-406년경)의 <안티고네 Antigone>에서 발견되는데 안티고네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 이유로 크레온Creon이 그녀가 오빠의 시신을 장사지낸 사실을 알렸을 때 들려오는 합창 속에서 발견된다.
여기서 에로스는 안티고네의 비극을 알린 신으로 등장한다.
에로스는 정복하기 어렵고, 파괴적이며, 바다와 들판의 거주자들 중 방랑자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신들과 명이 짧은 인간은 에로스로부터 도망칠 수 없으며, 그는 자신의 희생자들을 미치게 내몰고 정의를 악으로 전환시킨다.
이상이 그리스 신화에 나타난 에로스의 모습이다.

고대 그리스인은 이성애, 동성애, 자식에 대한 어버이의 사랑, 부모에 대한 자식의 사랑, 부부의 사랑, 형제의 사랑, 우정, 조국에 대한 사랑, 지혜에 대한 사랑 이 모든 사랑의 형상들이 에로스 혹은 필리아philia(자애 혹은 화목의 뜻이다)와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그들은 사랑이 사람들을 하나의 굴레 안에 매이도록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파르메니데스에 의하면 사랑뿐 아니라 동물들과 우주의 모든 원소들도 이런 힘에 의해 하나가 되는데 그에게 사랑은 여신 필연Necessity이 창조한 것이다.
그는 유일한 참된 실재를 일자the One로 보고 이것이 무한하고 분할할 수 없는 까닭은 사랑이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았다.

파르메니데스와 동시대인으로 그보다는 약간 나이가 어린 엠페도클레스Empedocles(기원전 5세기경)의 저작에는 사랑이 우주역사의 진로를 설명해주는 두 우주적 힘들 중 하나로 부상되는데 다른 하나는 투쟁(혹은 미움)이란 존재이다.
엠페도클레스는 일자가 되게 하는 사랑과 많은 것들로 분열시키는 투쟁 이 두 요소가 사물들 속에 내재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물들에 외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는 자연을 조화와 분열의 힘들 사이 긴장 속에 있는 것으로 보았다.

파르메니데스와 마찬가지로 엠페도클레스는 자연을 구형으로 보고 운동을 설명하려고 했는데 그에 의하면 황금시기에는 투쟁 혹은 미움이 밖에 있게 되고 사랑이 안방을 차지하지만 점차 미움이 침투됨에 따라 사랑은 쫓겨나고 드디어 최악의 상태에서 미움이 완전히 안방 안에 있게 되고 사랑은 구형 밖에 있게 된다고 보았다.
다음에는 왜 그런지 분명하지 않지만 그에 의하면 반대의 운동이 시작되어 황금시기가 다시 도래한다.
그러나 영원히 다시 오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같은 주기가 되풀이될 뿐이다.
엠페도클레스는 에로스를 평화와 조화를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사랑, 미의 여신)에게 귀속시켰는데 그에게 아프로디테는 에로스에 대한 또 다른 명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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