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노는 영혼이야말로 신이 창조한
피치노는 영혼이야말로 신이 창조한 만물 가운데 진정한 매개체로서 상위의 존재들과 하위의 존재들 사이 중간에 있고 상위와 하위의 일부 속성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했다.
플라톤이 『향연』에서 언급한 대로 에로스 혹은 사랑을 모든 사물을 한 데 묶는 행위적인 힘으로 받아들인 그는 인간의 영혼이 그것의 사고와 사랑을 상위의 사물들로부터 하위의 사물들에 이르기까지 만물에 확장한다고 주장했는데 영혼은 정녕 만물의 중심이었다.
자연의 모든 경이로운 사건들 중 영혼이 가장 위대한 점은 만물을 혼용하고, 만물의 중심이며, 만물의 힘들을 지녔기 때문이다.
인간의 내적 체험을 중시한 그의 사상은 16세기에 매우 영향력이 컸다.
그의 사상은 네오플라톤주의뿐 아니라 중세의 신비사상과도 더러 관련이 있다.
사유를 통해 영혼이 더욱 심오한 지식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은 그는 사유의 삶이 영혼으로 하여금 항상 더 고상한 수준의 진리와 존재로 상승하게 하며, 종국에는 일시적으로 신의 비전과 지식 안에서 절정에 달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식의 상승이란 신비주의에서 절대존재와 일체를 이루는 것과 다르지 않다.
플로티노스와 마찬가지로 그는 이런 최상의 체험은 현세에서 가능하며 최소한 소수 특별한 자들에게 일어난다고 했는데 자신도 그런 체험을 했는지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신을 향한 영혼의 상승은 두 가지의 도움으로 달성되는데 지성과 의지이다.
신에 대한 지식은 신에 대한 에로스를 수반하고 궁극적인 비전은 즐거움의 행위를 수반한다.
그는 『플라톤의 신학, 영혼들의 불멸성에 관하여』 대부분을 영혼의 불멸에 관해 논했는데 영혼의 불멸에 대한 옹호의 논증을 플라톤, 플로티노스, 아우구스티누스 그리고 많은 가톨릭 신학자들의 사상에서 빌려왔다.
그의 논증은 당대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한 인문주의자들의 형이상학적 노력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
영혼의 불멸에 대한 사상은 당대 예술가들에게 직접 영향을 끼쳐 육체의 아름다운 표현을 통해 불멸하는 신의 광휘를 갈구하게 했다.
특히 르네상스 전성기의 미켈란젤로에게 이는 예술적 신념이 되었으며 그로 하여금 그 같은 정신을 작품에 구현하게 했다.
신의 광휘란 윤회를 통해 만물이 신과 결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신에 대한 개념을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가톨릭의 영향으로 신을 인격체로서의 창조주 그리고 분노를 통해 인류를 심판하는 최후의 심판자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런 개념만을 신에 적용하면 그리스인을 통해 사고된 이데아 혹은 형상이 가톨릭 신학과 한데 어우러지는 과정에서 잘못 이해하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이데아 혹은 형상의 의미는 영원이다.
가톨릭 신학자들이 여기에 Being이란 말을 접속시켜서 자신들이 원하는 영원한 존재자의 뜻으로 개념화했다.
플라톤이 말한 이데아 혹은 형상은 영원 외에도 미와 선을 의미하며, 이데아가 자연을 주재한다는 말에서는 힘이란 뜻도 된다.
피치노가 말한 신 혹은 형상을 미 혹은 선이란 말로 바꾸어 사용한다면 미술과 관련해서 더욱 적절하게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