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론적 사상에서 태동한 모방론
예술art은 그리스어로 기술craft이란 뜻의 테크네techne에 대한 라틴어 번역 아르스ars에서 유래했다.
테크네는 다양한 의미를 지닌 말이지만 현재 예술이란 뜻로 한정되었다.
테크네 본래의 의미는 경험에 근거하여 연마한 기능, 배우거나 관찰을 통해 익힌 기교, 배움의 방식, 그리고 일종의 인문학도 포함된다.
나무깎는 기술에서부터 나라를 통치하는 정치기술에 이르기까지 그 의미가 다양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언급한 인식episteme, 실천지pronesis, 지혜sophia, 이성nous, 테크네 중 하나를 말한다.1) 아리스토텔레스는 테크네를 제작poiesis의 영역에 속하는 의미로 사용했다.
테크네는 정해진 규칙 내에서 이성적으로 익히거나 연마하여 인공물을 생산해내는 것이다.
이성적이란 말은 올바른 동기나 자연의 보편성을 따라서 제작되었다는 뜻이다.
여기서 자연을 ‘생산하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인 그리스인이 자연을 모델로 삼아 그와 유사한 것을 생산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보았을 때, 예술은 자연을 패러다임으로 삼고 자연이 정해주는 규칙 내에서 자연과 동일한 방법으로 인공물을 생산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의미로서의 예술이란 말은 고대 그리스인에게 없었다.
그들은 기술이란 말을 사용했으며 사물의 이미지를 모방mimesis하는 숙련된 방법을 뜻했다.5)
그리스어 미메시스는 라틴어로 이미타티오imitatio인데 어원이 불확실하다.
바카스 숭배의식 및 신비와 더불어 비롯했다는 설이 유력하며 이를 뒷받침하듯 모방의 의미로서의 미메시스는 사제가 행하는 숭배의식 무용, 음악, 노래 등을 가리켰다.
이 말은 기원전 5세기경 외면세계의 재생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데모크리토스Democritus(BC 460-370)는 예술이 자연을 모방한다면서 말했다.
“인간은 가장 중요한 기능을 동물에게서 배운다.
예컨대 거미로부터 천짜는 법을, 백조와 밤꾀꼬리로부터는 모방의 방식에 기초한 노래를 배운다.”
그리스인이 어떤 인공물이 아름답다고 판단하는 것은 그 인공물이 실재를 완벽하게 모방했거나 혹은 만족할 만큼 모방했음을 뜻했다.
어떤 인공물을 보고 경이롭다거나 훌륭하다고 감탄할 때 이는 그리스인에게 완벽하게 모방했다는 뜻과 같으므로 그러한 맥락에서 미적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사람이 제작한 생산품을 각기의 원형이나 형상을 모방한 것으로 간주했으므로 플라톤Plato(428-348 BC)이 회화, 극시, 노래를 모방으로 간주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중세 격언에 “아름다운 것과 완전한 것은 동일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리스인의 미메시스 개념이 중세에까지 이어졌음을 알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