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교수신문 기자가 신문을 갖고 내 집을 방문했습니다.
우리나라 교수 30%가량이 구독하는 신문으로 5천부 이상 발행하는 신문입니다.
'정체된 허무주의 예술'이란 제목으로 이우환 씨의 작품을 비평한 글을 청탁받아 기고했는데 신문에 실렸다고 가져온 것입니다.
보통 미술에 할애하는 지면보다 훨씬 크게 실었습니다.
컬러로 이우환의 작품과 그분이 붓을 들고 포즈를 취한 장면 그리고 '상응'의 조각도 두 점이나 실었습니다.

개념미술은 가장 난해한 미술인 데에도 우리나라에서 갑자기 이우환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개념미술에 관한 책이 소개되고 있지 못한데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개념미술은 곧 예술철학이라서 번역도 쉽지 않습니다.
헌데 이우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나타난 것입니다.
여하튼 좋은 일입니다.
어떤 이유에서이든 미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미술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매우 바람직합니다.
좀더 바란다면 제대로 알면서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점입니다.

이우환의 작품에 칭찬한 사람들은 아주 많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호평이 있고 그는 국제적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글은 비평입니다.
아까 이우환 씨를 잘 아는 분이 방문하셔서 모레 그분을 만나기로 했다길래 신문을 주며 그분에게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난 교수신문 독자를 위해 썼지만 정작 그분을 향해 썼습니다.

어제 그분에 관한 심포지엄이 있었지만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코리아나 호텔에서 월전 장우성 화백의 신인발굴 축하 및 자서전 출판기념회가 열려 그곳에 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약 200여 명이 참석한 성대한 잔치였습니다.
김은호 화백의 제자로 현재 92살 되시는 그분은 <화단 풍상 70년>이란 저서를 내셨습니다.
지난 우리나라 화단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책입니다.
거의 모든 일간지가 크게 보도했으므로 독자들이 알고 잇을 것입니다.

나의 글은 모레 이우환 씨에게 전달될 것입니다.
난 그분이 나의 글을 통해 자신에 대한 비평을 알기 바라고 무엇보다도 앞으로의 창작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나는 비평할 때 상대방에게 직접 한다는 태도로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나의 비평이 본인에게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비평할 맛이 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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