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크니는 책을 쓰기보다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오랜만이에요, 이 선생.
결혼해서 식구가 딸리니 더욱 더 일하는라 바쁜가보지요?
하느님이 아담에게 준 벌입니다.


호크니의 저서에 관해 TV에서 자세히 소개했으므로 책을 사보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호크니가 예증을 한 광학에 의한 인물화 그리고 주변의 오브제들을 정밀하게 묘사하는 수단으로서의 거울의 사용은 타당할 뿐 아니라 그가 예로 든 몇몇 화가들의 작품에서는 매우 설득력이 있습니다.
문제는 호크니가 너무 쉽게 과거 대가들의 업적을 광학과 거울이라는 수단을 통해 쉽게 이루어진 것처럼 시사한 데 있지요.
미국의 유명한 평론가 수잔 손탁은 호크니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의 말대로라면 대가들이 자위행위를 했단 말이냐?"고 반문하면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나의 생각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것과 호크니가 예증한 방법을 화가들이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그런 방법으로 그렸기 때문에 걸작이 나온 예는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과학적 관찰의 수단으로는 매우 유용했지만 창작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난 호크니가 많은 시간을 책을 쓰는 데 할애하기보다는 저술은 학자들에게 맡기고 그림을 더욱 더 열심히 그렸으면 낫겠다 싶습니다.
팝아트 이후 그가 그린 풍경화는 매우 좋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의 재능이 또 다른 창작으로 우리에게 보여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미술에 있어서의 르네상스의 특징은 과학적 관찰에 의한 창작에 있습니다.
당시 보티첼리의 고딕적 회화를 레오나르도나 미켈란젤로가 하찮게 여겼고 한동안 보티첼리는 평범한 화가로 알려졌습니다.
19세기 말에 와서야 그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많아졌지요.
당대에 그의 작품을 하찮게 여긴 것은 과학적 관망이 나타나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사실에 대한 관심은 예술가들에게 높았습니다.
레오나르도는 사실적인 방법으로 원근법을 익히기 위해 도구를 만들어 사용했고 뒤러가 도구를 만들어 원근을 연구한 건 잘 알고 있겠지요?
이런 도구의 사용은 빛을 이용한 것입니다.
호크니도 예증했듯이 유리 위에 종이를 대고 유리에 비치는 오브제를 그대로 그리는 것입니다.
자화상은 거울을 보고 그린 것이지요.
호크니가 지적한 대로 얀 반 아이크의 작품에 오목거울이 등장하고 유리, 거울, 렌즈가 사용된 건 분명합니다.
레오나르도의 초상 드로잉을 보면 얼굴과 머리를 점으로 미리 찍어놓고 그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구를 사용해서 점으로 외양을 미리 정해놓고 그렸음을 알게 해줍니다.

그러나 매우 중요한 사실은 도구가 관망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었더라도 창작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요즘 많은 화가들이 사진이나 인쇄물을 모사하여 작품을 제작하는데, 그런 작품들치고 훌륭한 작품이 없듯이 과거 대가들의 작품에서도 그런 것들에 의존한 증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손탁이 호크니의 주장을 일축한 건 그런 이유에서 입니다.

예를 들면 과학에 누구보다도 지식이 많은 레오나르도이지만 <모나리자>를 포함해서 그가 그린 초상화는 수년이나 걸린 것이고 미완성도 많습니다.
도구를 사용하는데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완성을 시키지 못했겠어요.
도구에 나타난 이미지는 회화의 이미지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진의 이미지인 것입니다.
사진과 회화의 다른 점이지요.

17세기에 와서 렘브란트의 초상을 보더라도, 18, 19세기 대가들의 작품을 보더라도 부분적으로는 광학과 사진의 도움을 받았겟지만 역시 화가는 제 손으로 그렸단 말입니다.
대가들의 작품이지만 원근이 맞지 않거나 인물화의 경우 손이 팔이 유난히 크거나 긴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도구를 사용하면 그런 단점을 정정할 수 있었겠지만 창작하는 데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호크니가 예로 든 몇몇 작품의 경우는 호크니의 주장대로 도구의 도움을 크게 입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런 몇몇 사례를 모든 대가들에게 적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매우 미미해서 그의 주장이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 것입니다.
역시 화가는 그림 그리는 일에만 정진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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