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티첼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레오나르도가 작업하지 않을 때 친구 예술가들과 잘 어울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보티첼리에 관해 몇 차례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보티첼리의 작품에 관해 별로 신통치 않은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보티첼리가 원근법을 중시하지 않는다면서 "산드로, 당신은 어째서 (중앙에 있는) 두 번째 대상이 세 번째의 것보다 작게 보이는지 말하지 않는 거요"라고 적었다.
그리고 그는 보티첼리가 풍경을 단지 배경으로만 사용하면서 앞에 있는 주제와는 무관하게 한다고 비평했다.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 Primavera>에서 님프들의 발이 땅에 닿은 것처럼 보이지 않고 <비너스의 탄생 Birth of Venus>에서 나무가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것은 레오나르도의 지적을 당할 만했다.
레오나르도는 페루지노에 관해서는 아무런 비평을 하지 않았다.
그는 화가가 보편성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많은 화가들이 단지 측정하고 비례만을 공부하고 이런 것들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알려고 하지 않는데, 한 가지 분야에서 성공적이더라도 다른 분야에서 아주 잘못되었다면 이는 매우 무가치한 일이다. 어떤 인물은 키가 작고 뚱뚱할 것이며, 어떤 인물은 키가 크고 여위웠을 것이며, 어떤 인물은 평균치의 키와 몸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다양한 인물들에 관심이 없는 화가는 항상 똑같이 보이는 인물을 그려내게 된다. 이런 화가들은 각각의 인물을 자매들처럼 그릴 것이며 이런 행위는 몹시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레오나르도가 이 글을 쓸 때 페로지노를 겨냥하고 쓴 것인지 아니면 대다수 화가들을 의식하고 쓴 것인지 알 수 없다.
라파엘로의 아버지 조반니 산티Giovanni Santi(1494년에 사망, 우르비노에서 주로 활동한 화가)가 쓴 시에는 레오나르도와 페루지노의 이름이 거명되는데, 산티는 "동갑내기 두 청년 모두 열정으로 불을 뿜는다"고 적었다.
페루지노는 레오나르도보다 최소한 서너 살이 많았고 두 사람의 개성은 달랐으며 야망 또한 같지 않았다.
페루지노는 말년에 빈곤 속에 살면서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빨리 성공하고 싶어 많은 그림을 상업적 공식에 맞춰 그렸기 때문에 인정을 받지 못해서였다.
미켈란젤로는 그를 가리켜 공공연하게 바보goffo라고 했다.
어쩜 레오나르도도 페루지노를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른다.
베로키오는 재능이 많은 예술가였지만 훌륭한 조각가를 배출하지 못했고 회화에서는 레오나르도, 페루지노, 로렌초 디 크레디를 배출했다.
레오나르도는 7살 연하의 크레디의 작품에 관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마 관심 밖이었던 것 같다.
뵐플린은 크레디를 가리켜서 말했다.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다른 태양의 빛을 받아들이는 별과 같은 사람이었다. 그의 그림들은 학생이 주어진 과제를 부지런히 수행한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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