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과 고통
저명한 라틴어학자 추기경 벰보Bembo는 1497년경에 라틴어로 '사랑하다'와 '괴롭다' 혹은 '쓰라리다'는 말은 같은 단어 아마레amare에서 왔다면서 사랑함으로서 괴롭고 쓰라린 경험을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레오나르도는 이런 견해를 두 남자가 같은 몸에서 솟아오른 모습으로 우화적 드로잉으로 표현했다.
한 사람은 늙은이로 한 손에는 불꽃을 다른 손에는 참나무가지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잘생긴 젊은이는 한 손에 갈대를 들고 다른 손에는 금전을 들고 있는데 금전이 땅에 떨어지고 있다.
두 사람은 고통과 쾌락을 상징한다.
레오나르도는 이 그림에 관해 적었다.
"쾌락과 고통은 쌍둥이처럼 한 데 연결된 것으로 보여지는데 하나가 다른 하나 없이는 생겨나지 않는다. 둘은 상반하기 때문에 서로의 등을 돌리고 있다.
만약 네가 쾌락을 선택한다면 고난과 후회밖에 안겨주지 않는 사람이 배후에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쾌락과 고통이란 그러한 것들이며 … 그것들은 서로가 상반하는 것처럼 등을 맞대고 있지만, 노고와 고통이 쾌락의 기초가 되며 허영과 외설적인 쾌락은 고통의 기초가 되므로 기초가 하나이며 같아 동일한 몸에서 솟아오른다."
그의 드로잉에서 쾌락은 오른손에 독이 든 상처를 입히는 연악하고 하찮은 갈대를 들고 있다.
토스카니에서는 갈대를 침대 아래에 까는데 사람들은 침대에서 허황된 꿈을 꾸고 사람들 인생의 많은 부분이 침대와 관련이 있다.
유용한 시간이 아침에 그곳에서 낭비되며 정신이 신선하고 바짝 차리게 되고 몸이 새로운 일을 맡게 될 때 그러하다.
그곳에서 또한 많은 사람들이 환상을 좇아 환영적인 쾌락을 마음으로 맛보게 되거나 몸은 종종 명을 재촉하는 쾌락을 포기한다.
그래서 갈대는 이런 것들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