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
설치미술Installation art이란 회화를 벽에 걸거나 조각을 배치하는 등 전시회에서 사물들을 배열하는 것에 매우 폭넓게 적용될 수 있으나, 보다 구체적으로 화랑과 같은 특정한 실내 공간을 위해서 만들어지고, 그 장소를 채우기 위해 고안되며, 종종 거대한 규모로 이루어진 아상블라주assemblage와 같은 일회성 작품을 일컫는 용어이다.
아상블라주는 1953년 뒤비페가 종이로 콜라주한 판에서 찍어낸 일련의 석판화에 붙인 명칭으로 그는 1954년 이 명칭을 풀 먹인 딱딱한 종이, 나무토막, 스펀지 등의 여러 파편으로 작은 형상을 만드는 기법에도 확대 적용시켰다.
그는 ‘콜라주’라는 용어는 1912년부터 1920년경까지 종합적 입체주의 시기에 피카소와 브라크가 풀로 붙여 만든 그림들에만 따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상블라주라는 용어는 1961년 뉴욕의 모마가 개최한 ‘아상블라주 미술’전에서 채택되었다.
이 전시회에서 다양한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이 소개되자 아상블라주라는 용어가 공통된 특징이 거의 없는 별개의 다양한 오브제 작품들에 적용되는 것으로 인식되어 이 용어의 유용성이 감소되었다.
이 전시회 이후 이 용어는 점차 다양한 오브제들을 모아 상자 같은 것에 담아 놓은 작품에만 보다 엄격하게 제한 적용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것도 두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는데, 단적인 한 예가 슈비터스의 콜라주 개념을 3차원으로 확장시킨 라우셴버그의 ‘콤바인 회화’이고 다른 한 예는 뒤샹의 레디메이드 개념을 확장시킨 아르망의 집적 작품이다.
설치의 선례를 찾는다면 ‘장소 특수적 site-specific’인 작품의 전통으로 선사시대의 동굴벽화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설치의 개념에 적합한 것은 1930년대의 초현실주의 전시회, 쿠르트 슈비터스의 방안을 가득 채운 <메르츠> 구성물, 1958년 <공백>이라는 제목으로 된 이브 클랭의 빈 방 전시이다.
클랭의 작품은 오늘날의 설치 개념에서 최초의 선례로 간주되고 있다.
설치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였으며 몇몇 작가들이 설치를 전문적으로 다루기 시작하면서 ‘설치 미술’이라는 분야가 확고한 장르가 된 것은 1980년대에 와서였다.
설치 작가들은 “설치 미술이 오늘날의 여러 미술 형식들 가운데 가장 독창적이고 활발하며 창의성이 풍부한 미술”이라고 주장한다.
1970년대의 설치는 일반적으로 비영속적이었으며 이는 당시 수집 가능한 미술품이 유행하던 것에 대한 저항의 의도가 다분히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많은 설치 작업이 영속적인 전시를 위해 이루어지고 있고 소장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던 작품들조차 소장이 가능하게 되었다.
1990년에는 설치 미술 미술관이 런던에 문을 열었다.
설치미술을 이해하기 전에 포스트모더니즘의 의미를 먼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는 곧 동시대의 특징을 아는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