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여, 어찌하여 성욕을 주시고 또 부끄러움을 주시나이까!


참으로 훌륭한 초상입니다.
순결하고도 청순한 처녀의 모습입니다.
배아트리체 첸지에게 그러 끔찍한 사연이 있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소포클레스의 비극으로 다루어질 만한 일이 16세기 이탈리아에서 일어났다니 ...
놀라운 일입니다.
물론 인간은 동물에 불과할 때도 있어서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비윤리적인 줄 알면서도 성욕이 요구하는 행동을 취합니다.

노교수가 자신을 방문한 여제자를 갑자기 끌어안자 여제자는 놀라서 달아났답니다.
노교수는 하늘을 보고 이렇게 외쳤답니다.
"신이여, 어찌하여 성욕을 주시고 또 부끄러움을 주시나이까!"
이것은 오래 전에 읽은 시로서 나름대로 감동적이었지요.
아름다운 육체를 탐하는 것은 본능입니다.
우리는 윤리를 존중해야 하는 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탐하지 않으려는 자연스럽지 못한 노력을 하는데, 이런 노력을 완수하지 못하는 인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딸을 욕보였다는 것은 인간이기를 거부한 행동으로 비극입니다.

베아트리체에 대한 연민은 단순히 그녀의 모습이 예쁘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연민을 불러일으키게 그녀의 초상을 두려움에 싸인 그녀의 심리를 관람자의 연민으로 연결시킨 화가 귀도 레니의 탁월한 솜씨에서 비롯한다고 봅니다.
미술사에는 종종 이런 천재 화가가 등장합니다.
등을 약간 관람자를 향한 채 몸을 틀어 관람자를 바라보는 구성은 어쩜 레니가 먼저 시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차후에 염두에 두고 알아보려고 합니다.
베아트리체가 16세기의 소녀였다면 레니가 25살 이전에 이 그림을 그린 것이 되는데, 젊은 나이에 이런 훌륭한 그림을 그렸다니 믿기지 않아요.

귀도 레니Guido Reni(1575~1642)는 17세기 이탈리아를 대표할 만한 화가로서 색의 귀재이며, 우아한 선, 구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특기할 만한 장점은 자연주의와 고전주의를 이상화시키는 것을 혼용한 것으로 이탈리아 회화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교황의 초상에서도 보듯 그는 모델의 심리를 사뭇 예리하게 드러나게 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매우 감성적입니다.
본능적인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볼로냐 태생의 레니는 로도비코 카르라치Lodovico Carracci로부터 수학했으며 1600년경 로마로 갔습니다.
이 그림은 1600년 이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는 로마에서 활약하면서 독자적인 대가의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는 명암을 적절하게 이용하여 모델을 극중의 한 장면으로 묘사했는데 카라바조 스타일의 명암을 그의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민필름이 올리는 그림은 눈길을 끌게 합니다.

임형주의 'Once Upon a Dream' 잘 들었습니다.
모처럼 가수의 노래를 들었다는 느낌입니다.
TV에 등장하는 가수들, 열린 음악회에 출연하는 가수들의 노래를 듣다가 채널을 딴 데로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추어 수준의 가수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걸 용납하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임형주의 노래는 조금은 설익게 들리지만 우리나라 일반 가수들보다는 훌륭하고 몇 년 후 성숙되고 더욱 더 감성적인 노래를 부를 것으로 여겨집니다.

앞으로 좋은 글과 그림 그리고 음악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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