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미술 500년 - 모방에서 창조로
김광우 지음 / 미술문화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약탈로 쏘아올린 문화의 메카 프랑스


허미경 기자
» 프랑스미술 500년
김광우 지음. 미술문화 펴냄. 2만원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드 다 빈치는 어째서 프랑스에 뼈를 묻었던가. 젊은 피카소는 왜 고향 스페인을 떠나 파리에서 청운의 꿈을 피워올렸던가. 루브르미술관엔 어떻게 해서 그리 많은 남의 나라 미술품들을 소장하게 된 걸까. 이 책은 이런저런 물음에 대한 일종의 대답을 모색한다. 15세기에서 19세기까지 프랑스 미술의 발전사를 들여다봤는데, 르네상스 시절부터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 전쟁 때에 이르기까지 거의 매쪽 들어찬 당대의 그림 사진들과 함께다.
그 유명한 루브르미술관은, 새삼스레 말하자면, 본디 왕들의 궁전이었다. 미술이 정치권력의 우산 아래 자라났던 역사성 탓이다. 프랑수아 1세는 다 빈치라는 대가를 극진히 대접하며 프랑스에 머물게 했다. 나폴레옹은 이탈리아·스페인 등 당시 미술 선진국 출신 대가들의 작품은 물론 세계 각지의 명화 약탈에 골몰했다. 세계의 뭇 걸작들이 루브르미술관에 소장된 이유다. 나쁘게 보면 야만적 문화 침탈이지만 프랑스의 눈으로 보면 문화의 메카로 발돋움하려는 전략이었다. 루브르에 걸린 걸작들은 수많은 프랑스의 화가들에게 ‘모방하면서 창조’하도록 해준 교본이었고, 하여 파리는 세계의 뛰어난 예술가들을 불러들이는 요람이 되었던 것이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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