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티브 -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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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티브를 읽었다. 체크리스트 문항을 열개도 읽기도 전에 스스로가 민감한 사람이란 걸 알아챘다. 맙소사. 난 항상 내가 둔감하다고 생각했다. (ㅋㅋㅋㅋㅋㅋ 멀티가 잘 안돼서 ㅋㅋㅋ) 책을 다 읽고 나니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가 취약했던 관계들이 떠올랐다. 그러고보면 A도 민감한 사람이었던 건 아닐까. A가 나를 그렇게 괴롭혔던 건 일종의 자기 혐오였던 걸까. 그렇다는 의심을 확정지었다. 대체로 나를 어떻게든 통제하려는 그런 순간들. 나는 또 그런 관계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자기애 적 상처가 있었던 듯 싶고.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들을 유난하다고, 호들갑떤다고 은근히 비난하는 문화에서 자랐다. (전라도 말로 꼽준다 꼽태운다라고 한다ㅋㅋ) 그래서 나는 스스로가 민감하거나 섬세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계속 주문을 걸었던 것도 같다. A도 그런 사람이었다고 생각하니까. 서글펐다. 나는 나의 민감함이 성격 유형 중 INTJ의 속성인가? 하면서 mbti에 몰입했던 적도 있다. 높은 기준과 강한 책임감. 깊은 대화에 대한 갈망. 나 스스로도 통제가 안되는 과집중이나 과몰입. 환경, 자극, 외부의 인풋에 지나치게 영향을 많이 받는 것. 신경질. 분노. 불안. 소외감. “남들 처럼 사는 법”을 배우지 못해서 종종 불안, 우울했던 것.

*그렇게 생긴대로 세상을 살려고 하면 너무 힘들거야.* 라는 애정 어린 충고들은 자칫하면 통제로 폭력으로 쉽게 미끄러지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민감한 사람들은 그런 관계에 깊게 빠져든다고 적혀있어서 쫌 소름. “(104)당신은 천성적으로 타인의 상황에 공감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민감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이런 능력은 자기 문제를 남에게 떠맡기려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떠맡은 일까지 열심히 하다 인생 망테크탄 기버giver중의 기버가 나다…(부자 되야지…)

누구보다 세상에 잘 적응하는 것 처럼 보였던 A는 이제 세상에 없다. 그는 시를 쓰는 사람이기도 했던 걸로 기억한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특별히 나에게는 나쁠 수 있다는 걸 그를 통해 배웠다. 자신에 대한 몰이해가 치명적인 걸까, 어떤 사람의 어떤 특징을 배척하는 사회문화적 풍조가 치명적인 걸까. %는 따질 수 없지만 A도 나도 삶 자체를 버거워하는 종류의 인간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나 자신이 이런 부류의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싶었다. 그 이유는 1. 환경적으로 언제나 타인들과 섞여 살았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잘 지내고 있었다는 게 나의 뿌듯이고 자랑이었다. 근데 가만ㅋㅋㅋㅋ 그게 자랑스러워 할일인가? 당연한 일이다ㅋㅋㅋㅋ 2. 기질적 예민함을 방패삼아 할 일을 안하는 사람들의 일을 떠맡거나 그 사람들 없는 곳에서 대신 혼나던 기억ㅋㅋㅋㅋㅋㅋ (난 남의 일까지 떠안는 스타일…이고 그런게 민감함이어따…)

얼마 전 동생이 독한 것. 담배를 끊고 혼술도 끊었다며 진심어린 칭찬과 함께 비결을 물었는 데 (20대 이후 나는 술담배를 하면서 편두통이 사라져서 술, 담배는 만병치료약이라고 생각했…다가 온몸 고장남ㅋㅋㅋ 약이 아니라 현실도피용 마취였던 것으로…) 회사를 안다니고 혼자 사니까 스트레스 요인이 사라져서 라고 대답. 어쩌면 내 몸은 이미 나를 알고 있었나 보다. 혼자 일하고 혼자 사니까 얼마나 좋은 지ㅋㅋㅋㅋ 삶과 젊음과 건강을 녹여서 사회화 되던 나날들이여… 이제 아디오스. 난 민감한 사람입니다 ㅋㅋㅋ 😬 더는 무리하지 않겠어요 ㅋㅋㅋ

더 깊은 자기 이해와 나 자신에 대한 인정을 원한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을 시작하는 것은 나의 몰랐던 부분을 바로 보고, 그런 부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과 또 다르지 않다. 나는 내가 민감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책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일자샌드의 충실한 독자였음에도, 이책 만큼은(…) 읽지 않았던 것이다.

저녁에는 관련된 책들을 도서관에서 잔뜩 빌려왔다. ㅋㅋㅋㅋㅋ 어쨌든 이렇게 생겨 먹은 대로도 잘~살자. 그러기로 했으니까.

음. 이틀 밤 정도 지나면 A를 애도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높은 민감성을 가진 사람들중에 외향적이고 많은사람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면서도 내향적인 깊이가 있는사람이 있다. 그들은 대부분 대가족 안에서 자랐거나, 학교나 다른 공동체적인 삶의 양식에 익숙하다. 또 자기 주변에 사람이 많을 때 안전하고 익숙하게 느낀다. 그들 중에는 환경적인 압박감으로 인해 외향적인 성향을 갖게된 사람들도 있다. 활기가 넘치고 외향적인 행동만 수용되는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무의식중에 그런 행동을선택해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 - P55

당신의 어린 시절은 과거이고, 지금은 살아남았고,
이제 삶은 위험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한 인식은 불안을 줄여줄 것이다. 그러나 불안이 당신의 몸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면, 새로운 경험이 신경 시스템에 파고들어 내면을 변화시켜야만 불안을 없앨 수있다. 지식은 당신을 변화시킬 수 없다. 개인적이고 실제적인 경험만이 불안을 해결할 수 있다. - P75

당신이 사랑받을 자격을 갖추기 위해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면, 이제 그런 노력을 멈춰야 한다. 지금까지 남들이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당신의 일면을 감추기위해 전전긍긍했다면, 이제 그런 노력을 포기해야 한다.
당신의 깊은 내면은 당신이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있다는 걸 증명하지 않고서도 있는 그대로 사랑받기를 갈망한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첫번째 조건은 용감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 증명하고 싶다ㅋㅋㅋ 얕은 내면 ㅋㅋㅋ - P78

슬픔은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 슬픔은 기다려야하는 과정이다. 슬픔의 감정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타인의 사랑과 배려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 분노로 가득 차있을 때는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애정과 친절을 베풀지 못한다. 당신이 그들이 다가오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슬픔은 사람들을 곁으로 불러들이지만, 분노는 멀어지게 한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대처할 수 있어야 해"라는 자기 판단은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대처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라는 말로 바꾸어야 한다. *이것은 내면에 슬픔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슬픔은 기다려야 하는 과정… 분노가 슬픔으로 바뀔 때 까지… 잘 포기하기… - P149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치료의 주요한 목적은 그들이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고 지지하도록 돕는 것이다. 민감한 사람들은 낮은 자존감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높은 기준을 세우는 것으로 낮은 자존감을 보상받으려는 악순환의 굴레*에 갇혀 있다.
😫ㅋㅋㅋㅋ 내 심리치료 언제 끝나냨ㅋㅋㅋㅋ - P194

어떤 사람에 대해서 느끼는 동정심이 건강하지 않은 감정일 수도 있다. 한 여성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계속 불평과 한탄을 늘어놓는다. 그녀의 문제점은 자신에 대한 동정심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불행하게 여기고있다는 것을 모른다. 자신을 피해자로 만드는 전략 아래에는 격렬한 분노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분노는 또 다른 깊은 슬픔의 감정을 덮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자신의 슬픔을 직시하고 내면을 정확하게 파악해야한다. 자신을 이해하고 건강한 연민을 느낄 때, 그녀는 더이상 불평을 반복하지 않게 될 것이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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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의 책다방 2022-12-08 2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지하철에서 오가며 완독했었는데 저도 몰랐는데 제가 민감한 사람이더라고요?! 결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ㅠ 혼자 사는게 편함요

공쟝쟝 2022-12-08 23:13   좋아요 2 | URL
챕터 이름에 이게 있네요.. ”혼자가 편한 삶“ ㅋㅋㅋㅋㅋㅋㅋㅋ 방법이 있는데 민감한 배우자를 찾으세요 ㅋㅋㅋㅋ

공쟝쟝 2022-12-08 22:46   좋아요 2 | URL
그런데 이 책의 예시는 세번째 결혼에서야 민감한 배우자를 찾았다능ㅋㅋㅋㅋㅋㅋㅋ 삼 세번 도저언!!!!

하니의 책다방 2022-12-08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윽 ㅠ 아직 한 번도 도전 못해봤는뎈ㅋㅋ 삼 세 번이라니요!!! 그냥 혼자 살랍니다 ㅋㅋㅋ

공쟝쟝 2022-12-08 23:13   좋아요 2 | URL
훗! 사랑은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가항력….

공쟝쟝 2022-12-08 23:14   좋아요 1 | URL
라고 썼지만 사실 전 사랑을 모릅니다. 😝

공쟝쟝 2022-12-08 2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음 달에 읽을 책은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의 사랑>으로 정했습니다 ㅋㅋㅋ

하니의 책다방 2022-12-09 0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자의 후속편이군요!ㅎㅎ 저도 같이 읽어봐야겠어요 훗 날씨도 추운데 옆구리가 시리네요 ㅋㅋ

공쟝쟝 2022-12-09 11:25   좋아요 2 | URL
날이 추울때는 군고구마와 붕어빵을 사먹읍시다 😝

단발머리 2022-12-09 08: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아…78쪽 공감됩니다. 용감하게 있는 그대로… 자기를 사랑하기…. 💜

공쟝쟝 2022-12-09 11:26   좋아요 3 | URL
나 그거 연습 중입니다! 잘 안될때가 많아서 많이 웁니다 ❤️

서니데이 2023-01-06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thkang1001 2023-01-07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공부의 말들 - 수많은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배움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설흔 지음 / 유유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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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서장훈(ㅋㅋㅋㅋ 왜 서장훈이지?)이 쫓아와서 나를 잡으려고 하는 꿈을 꿨다. 정말 무서워 뒤지는 줄 알았네. 그런데 꿈 속에서 계속 잡혔다… 두둥… 허우적 허우적… 그가 내 백팩을 잡아채면 그대로 딸려가고… 막 버둥대다 비집고 나오면 또 뒷덜미를 잡혀 딸려가고 그랬다 ㅋㅋㅋㅋ 어떻게든 벗어나서 달리고 싶고 자유롭고 싶은 데, 몸이 무슨 무중력 상태에 있는 것 처럼 잘 움직여지지 않았다…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만 좀 쫓아와 개새키야. 꿈 막판에 극적으로 튀어서 택시를 탔다. 택시를 타게 염정아가 도와 줬다…(정아언니, 고마워요? 근데 왜? 당신이죠?) 택시를 타고 뒤를 돌아다 보면서 아, 벗어났구나 라고 안도하고 꿈에서 깼다.


아무튼 서장훈 이 새키ㅋㅋㅋ 왜 그렇게 무섭게 날 쫓아오고 난 또 왤케 잡힌거여ㅋㅋㅋ 나는 생생한 꿈은 분명 무의식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라고 생각하고 깨면서 바로 분석해보곤 하는 데, 아😭뭐지 서장훈? 압도적인 피지컬이라서 내가 붙어보지도 못하고 도망치기만 했어야 했나? 뭐 이러면서 침대에서 휘적 휘적 나왔는데. 드디어 전굴(몸 앞으로 숙이기)이 조금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몇 달 째 끈끈하게 달라 붙어 주사도 약도 물리치료로도 좀처럼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나를 짜증스럽게 한 허리 통증에 차도가 생기려는 꿈 이었나보다!


‘서장훈 = 허리 통증’ 어쩐지. 지겹게 쫓아오고 나를 막 들어서 패대기 치더라니. 내 꿈의 메타포란 참으로. 음음. 참으로 꼬아서 생각할 필요도 없이 직관적이랄까. 지난 주 부터 꾸준히 돈써가며 침 맞기를 넘 다행이다. 역시 근골격계질환에는 한방이 잘 듣는 것이여… 이렇게 내 몸을 또 배운다. 그렇다면 ‘약침=염정아’?ㅋㅋㅋㅋㅋㅋ 뭐죠? ㅋㅋㅋ 나의 무의식은….아 웃겨… 암튼.


8~9~10월의 나는 구석구석 돌아가며 온 몸이 다 아팠고, 나 스스로에게 악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대체 어쩔려고 이래!!!!!


사실 내 몸은 정확하다. 내가 의식하고 있는 나보다, 글로 쓰는 나보다 더 정확하다. 마치 꿈 처럼 정확해. 몸이 나에게 무리하고 있다고 신호를 보내면, 나는 뭔가를 포기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미련하고 무식한 나의 머리 통은 도통 자신의 한계를 모르는 맹추처럼 굴기 때문에. 나는 몸의 반응을 따르면서 겸허해진다. 내가 또 무리했고만?🤷🏻‍♀️


포기할 것들의 목록을 뽑았었다. 밤에 글쓰기, 어려운 책 읽기, 페미니즘 과몰입, 읽고 쓰며 알게 된 것들에 대한 소통-연결에의 욕심. 대략 버무려 뭉뚱그리면 애초에 포기한 어떤 지적인 세계에 대한 허영이나 갈망 같은 것들이었다.


어떤 갈망이 커지면, 지금까지 도모해온 현실이 볼 품 없이 느껴진 것 같다, 나는. 내가 해온 것들을 보지 못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만 보였다. 하고 싶은 것들을 왜 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감이 어떤 시샘이나 자책으로 번지지 않게 조심했었다. 내가 나에게 해줄 수 있으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자꾸 무리하려고 들었던 데에는… 따라잡고 싶다는 조급한 마음이 분명 작용 했다. 구체적인 대상은 희미하지만. 그런 마음.


“013. 그대는 늘 조급하니 서두릅니다. 공부를 하면 곧바로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고 기대합니다. - 이황”

“(37) 필립로스는 정반대로 생각했다. 그는 글이 거침없이 써진다면 글쓰기를 멈춰야 한다고, 그것은 ‘아무일도 일어나고 있지 않다는 증표’라고 말했다. (중략) 이황은 독서를 예로 들며 필립 로스의 손을 들어 준다. 조급한 마음에 수십 권의 책을 서둘러 읽어 치우는 것은 한 권도 읽지 않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글을 읽을 때는 푹 익게 하는 것이 으뜸이라고. 한 줄 한 줄 천천히 생각하며 읽으라는 뜻이리라.”


초조하고 조급했다.

어쩌면 계속 쌓아가기만 하는 책 탑이 그 조급함을 부추겼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무리했던 것 같다. 명품백에는 동하지 않는 허영심이 책의 세계에서 만큼은 고삐풀린 망아지 같았다. 백은 들고라도 다니지 책은 세 권 이상 들기는 어렵기도 하고… 그리고 쌓아만 두면 묘한 죄책감에 사로잡히는 종류의 물성을 지닌 놈들이라… 일을 하면서도 마음이 계속 안절부절 못했다.


나 자신을 담담하게 수용하지 못하는 것, 나를 다그치는 것. 그것은 무리로 쉽게 미끄러지고, 무리하지 않는 건 내가 염두해야 하는 성질의 것이다. 나는 무리하는 것이 편하고, 집중을 하는 것이 더 편하다. 그리고 그게 문제다. 그게 언제나 문제였고. 싫어하는 것에도 너무 집중하는 데 좋아하는 것에는 아주 집중하니까… 몸이 녹아나지.


인정하기는 싫지만 나는 나를 가만히 안두는 복잡한 인간인 것 이다. 사주팔자를 봐도 관살혼잡이라서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산다고 하고, 페미니즘 책을 읽으면 여성이야 말로 분열되어 있는 존재라고 하고, 세상은 본캐와 부캐까지 만들어서 생산성을 높이라고 윽박지르고, 심리 상담 선생님 마저 자기에게 기준이 높은 편이라고 ㅜㅜ 아, 그래요?


“012.선비가 경전과 역사 책을 읽을 때는 세월을 두고 차근차근 해 나가야 한다. 올해 서경을 읽었으면 내년에는 시경을 읽고 그다음 해에는 주역을 읽는 식으로. - 유만주”


그렇다고 한다.

아무튼, 나도 비슷하게 처방을 내렸었다. 조급증을 버리고 허리와 정신 치료에 매진하기로. 못 읽는 것은 과감하게 손 털고, 몸이 회복되면 오래오래 세월을 두고 차근차근 읽어나가기로. 근데 뭐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사람이 바로 딱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 내려 놓는 건 어떻게 하는 건가요? 제가 걷기 운동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책도 좀 끊었고요 ㅋㅋㅋㅋ 푸코 딱 끊었는 데, 가끔 다른 책 읽다보면 미련이… 응? 복세편살이 안되게 생겨 먹은 나는 이토록 잘 내려 놓는 방법을 몰라… 술이라도 마시면서 정신줄을 놓으려 했으나… 이제 그것도 하면 안되는 거 같아😭 나도 모르게 자꾸 정신줄을 씨게 붙잡기 시작하자… 맨 정신인 내내 무리를… (크헉!!) 잠을 많이 잔다. 많이 자야지.


응… 암튼, 다른 건 끊는 걸 거의 성공 했는 데… 술은 끊는 데 부작용이 있어서, 술은 즐기며 마시기로 했는 데… 도통 계속 몸이 아파서 그것도 똑디 못하고 있다… 와인 한 잔 맥주 한 잔이 다여. 아, 적시고 싶다. 졸라 퍼먹고 숙취에 몸부림 치고싶ㅇ…


“005.밤은 낮의 나머지 시간이다. 비 오는 날은 맑은 날의, 겨울은 한 해의 나머지 시간이다. 나머지 시간에는 일이 뜸하므로 공부에 힘을 쏟을 수 있다. - 허균”

“019.공부를 꼭 고생스럽게 해야만 하는 걸까요? 때론 한가하게 쉴 필요도 있습니다. - 이황”


그렇다. 나머지의 시간에…. 공부에 힘쏟아 보려고 했는 데…. 그래 나머지….

허균 이 시키… 나는 허균인 것인가. 허균처럼 살다 망한 것인가. 허균 말년이 안좋았지 아마? 이황으로 하자. 이황은 천원에도 있다. 이황은 낮져밤이라고(나는 왜 이런 걸 알고 있는 것이냨ㅋㅋㅋㅋㅋ) 했다. 오케이 당분간 이황이다.


아니 근데 <공부의 말들> 의외로 이 책 좋다. 뭐지? 이 선비들? ㅋㅋㅋㅋㅋ

아, 진짜 선비 인생 졸라 부럽네…(-_-) 내가 뫄. 500년전에 태어났으면 향·소·부곡 민출신에 여자인데 말이지(여자 노비다ㅋㅋㅋㅋ), 그럴리 없겠지만 혹시라도 남자 선비로 태어났으면… 상상이 안가네. 상상력이 없다. 그냥 난 지금 태어나서 페미하기 다행 이여.


암튼, 서장훈의 폭격 앞에서 무리하지 않기를 다짐하면서… 아침부터 글썼다.


그렇다 하더라도…

읽고 써야 한다.

삶에서 생겨나는 내 안의 질문을 삭제해버리면, 그들과 같이 된다. 나는 그들과 다르다. 다르고 싶다.


과거에는 선비들만 그렇게 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나 같은 사람도 해야 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나 저나 이 책에 등장하는 선비가 체질에 맞아서 유명 선비 되신 분들에 대한 ㅋㅋㅋㅋㅋㅋ 이 지독한 양가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싶다.


이거 써 놓고 나니 점심 먹고 침이나 맞으러 갈 시간이 되었다.

하루는 너무 빨라….라라라라라라라…….

필립 로스는 정반대로 생각했다. 그는 글이 거침없이 써진다면 글쓰기를 멈춰야 한다고, 그것은 ‘아무일도 일어나고 있지 않다는 증표’라고 말했다.
필립 로스는 한 문장에서 다른 문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꼭 어둠을 헤치고 나아가는 것처럼 어려울 때 비로소 글쓰기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고 했다. …. 그러나 나는 필립 로스의 의견이 옳다는 것을 안다. 고민 없이 써 내려간 글에는 매력이 없으므로 굳이 읽을 필요 또한 없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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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11-16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장훈 염정아 허균 항소부곡민 ㅋㅋㅋㅋ

공쟝쟝 2022-11-16 12:31   좋아요 1 | URL
웃긴 포인트만 잘 뽑으셨네요 ㅋㅋㅋ 이황 낮져밤이는 ㅋㅋㅋㅋ??

서곡 2022-11-16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 허균 뒤에 이황 ㄷㄷㄷ

공쟝쟝 2022-11-16 12:40   좋아요 1 | URL
조선시대의 절륜남이라고 소문이 자자했어요 ㅋㅋㅋㅋㅋ 퇴계 ㅋㅋㅋㅋㅋ 검색해보세요 ㅋㅋㅋㅋㅋ “이황 낮져밤이”ㅋㅋㅋ

물감 2022-11-16 1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글 오랜만에 읽는데, 음 스타일이 변한 듯 하네요.
뭐랄까 엄청 긴 댓글을 보는 기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1-16 12:5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욕이여 칭찬이여 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11-16 1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묘하게 끌리는데요?ㅎㅎㅎㅎㅎ 저도 저를 심하게 못살게 구는 스타일이라 무리하면 안되는데 항상 무리하고 뒷탈이 나곤 합니다. 포기해야 하는데 포기가 안되는 타입. 저도 참... 고쳐야 하는데 말이죠^^;
침 잘 맞고 남은 하루도 빠샤!!!

공쟝쟝 2022-11-16 18:25   좋아요 0 | URL
ㅠㅠㅠ 화가님 엠비티아이가? ㅋㅋㅋㅋㅋ ㅋㅋㅋ

바람돌이 2022-11-16 16: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서장훈이 뭘 잘못했다고 쟝쟝님 글에서 이렇게 핍박을 받아야 합니까? 네????? ㅋㅋㅋㅋ
이 글에서 가장 공감이 가는건 바로 저 책에 대한 허영심. 읽지 않은 책이 쌓이고 쌓여도 계속 책을 사대는 허영심과 그래서 어떤 때는 오로지 읽어야만 한다는 이상한 부심으로 읽은 책 권수를 막 늘리는데 주력하는 부심도 있죠. 에고 다 제 얘기인듯합니다. 그래서 그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잠자는걸 아끼다보니 어느 날 아픈 내가 있더군요. 다른건 모르겠고 우리 몸의 밸런스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몇십년간 그 밸런스를 무시하고 지맘대로 몸 굴리다가 걸리는 병이 자가면역질환이라고 저는 결론을 냈어요. 이게 여성들의 경우 완경기에 많이 나타나는데 나타나는게 그 때인거지 사실은 오랫동안 몸을 혹사한 결과더군요. 그리고 이 병 역시 무수히 많은 당뇨, 고혈압 이런것처럼 치료약이 없습니다. 그저 내몸을 소중히 소중히 해주시어요. 그래야 꿈에서 서장훈한테 안 쫒깁니다. ^^

공쟝쟝 2022-11-16 18:28   좋아요 1 | URL
몸 만한 지성이 없습니다. 언제나 똑똑해요 내 몸은!! ㅠㅠㅜㅜㅜㅠㅠㅠ
서장훈은 그냥 무섭게 생겨서? 크고? ㅋㅋㅋㅋ 염정아는 그냥 독하게 생겨서? 얇고? ㅋㅋㅋㅋㅋㅋ 내 꿈 너무 웃김 ㅋㅋㅋㅋ

2022-11-16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7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7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2-11-17 0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의 매일 악몽을 꾸다가 깨서 그 꿈의 의미를 분석하느라 쓸데없는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저로서는 무척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글이네요. 여기저기 몸이 아프시다고 하시니 더욱 공감이 가지만, 그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 공감하면 안 되겠지요. 부디 되도록 아프지 않고 살아가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래도 공쟝쟝님 꿈에는 유명인들이 나와서 바로 알아보시는군요. 예전에 제 꿈에는 주로 제 지인들이 나왔는데, 요즘은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이 자주 나와요. 꿈에서 깨면 그게 누구였더라? 분명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하고 머리를 싸매게 만드는 거죠. 제가 사람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라 아는 사람인데도 기억을 못하는 건가 하고 또 고민에 휩싸이기도 하고요.

며칠 전에는 오래 전에 자주 꾸곤 했던 악몽을 오랜만에 다시 겪었어요. 일본 경찰에 쫓기다 동지와 몰래 접선하고 다시 동지와 함께 쫓기다 죽을 위기에 처하는 꿈이요. 그 동지는 실제 독립운동가이셨던 분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누군지 모르겠는데 뭔가 익숙한 혹은 그리운 느낌의 사람이었습니다.

공쟝쟝 2022-11-17 08:50   좋아요 0 | URL
저런~ 꿈에서 나오는 기호들을 분석하는 걸보다 꿈에서 느낀 감정들이 내가 현실에서 진짜로 느꼈던 감정인 경우가 많아요. 제 경우는 공포와 안도 였던 거죠?!
감은빛님이 그리워하는 감정을 지닌 상태가 누군가와 쫓기고 죽을 위기에 처하는 정도의 스트레스이셨나 봄 ㅋㅋㅋ 정도로 해석하면 될라나요. 그게 맞는 것 같다면, 제가 용한 건 아니고 제 상담샘이 용하신 거!
 
집에서 혼자 죽자 (재택사를 권함ㅋㅋ)
[eBook]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 - 건강하게 살다 가장 편안하게 죽는 법
우에노 지즈코 지음, 이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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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독고다이 포스가 폴폴 풍기는 우에노 지즈코 선생님은 ‘사리사욕’을 위해 연구를 하신다는 데, 참으로 세상에 이득이 되는 사리사욕이 아닐 수 없다. 몇 권 읽지는 않았지만 선생님의 책을 읽다보면 연구자로서 뾰족하게 지적하는 부분들이 더 이상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가족’을 여전히 기준에 두고 있는 일본 사회에 대한 ‘현실 인식’ 촉구고, 그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보니 혼자 살고 있고, 혼자 사는 게 나쁘지 않은 나로서는 '혼자 사는 여성'인 그의 글을 읽는 것이 꽤나 임파워링 되는 데, 사회가 겁주던 것에 비해 혼자가 되는 것도, 나이를 먹는 것도 그렇게 두려운 것이 아니라는 걸 살 수록 살아갈 수록 점점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상태가 아닐 때는 두려웠으나, 두려움의 상태가 곧 내 상태가 되고 보니 응? 이거였어? 이렇게 된다는. 뭐. 그렇다. 나는 숨막히게 자유롭다ㅋㅋㅋㅋ 가끔 이 모든 자유가 버거워서 차라리 속박 당하고 싶을 정도로ㅋㅋㅋㅋㅋ 숨막히게 압도적인 자유. 이것이 실존의 조건이 되어버린 시대에는 그놈의 자유를ㅜㅜ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한국보다 한발 먼저 가 있는 일본 사회를 예로 삼아 근미래의 한국 사회를 생각해볼 만한 지점들이 나와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우에노 지즈코 선생님의 말들에 전부는 아니지만 대체로 동의 한다. 그리고 좋으나 싫으나 *이게 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은 더 이상 ‘정상 가족’이 국가의 복지 시스템의 기본 단위 값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 왜냐면 정상 가족을 만드는 게 너무도 어려워져버린 사회니까. 개인을 사회가 책임지지 않고 ‘가족’이 책임지게 ‘내버려 두는’ 동안 ‘가족’이 그 안에서 얼마나 썩어 문드러져 왔는 지를 (그런데… 가족이 썩어 문드러진게 아니라 이 글의 인용에 따르면 며느리의 돌봄…이 썩어 문드러진거 아닐까? 원래 썩어 있었는 데, 며느리들이 밖에 나가서 일하게 되면서, 썩은 부분이 더 잘 보이게 된 게 아닐까요?ㅋㅋ 띠용?ㅋㅋ) 우리는 좀 아니까. 이렇게 된 김에 가족을 다 해체해버리자...는 아니고요 ㅋㅋㅋㅋ 개인을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로 나아갑시다요. 개인들도 자기 앞가림 좀 더 잘하고요.

정상 가족이야 말로 미디어가 유포한 환상이라는 것에 대해 나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림 같은 가족, 좋지. (속내야 모르지만 보기는... 참 좋더라) 하지만 나는 이번 생에서는 텄다. 생각 좀 해봤는 데, (환생이 있었다면) 이전 생에서도 전전 생에서도 이후의 생에서도 튼 사람이 난 것 같다. 평범해지는 것이 목표가 되는 삶이란 평범함에도 들 수 없는 삶들을 타개해야지 도달할 수 있을텐데, 평범의 기준이 너무 높다는 깨달음을 일찍이 아주 어려서부터 깨달은 사람이 이 몸이라서. (제인 오스틴 소설에 1도 감정 이입이 안되는 나,는 역시 사교계…에 데뷔하기 보단 그 옆에서 시중들던 시녀 였을 것 같고…ㅋㅋㅋ 500년 전에 태어났으면 우리 동네는 향,소,부곡이어서 나야 말로 천민이었다는 걸 중학교 때 부터 알고 있었던 지라…🤔 정리하면, 사회가 제시하는 높은 기준에 합당한 인재가 되긴 글러먹은 반골 인성. 그것이 바로 나.) 그러니까... 그래도 난 정상 가족에서 자랐으니 그거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 데... 가족을 만드는 것도 이젠 확실히 내 길은 아닌 것 같아... 엄마,아빠 미안해요. 

하여튼 인간의 기본 설정 값이 ‘남성-백인-중산층’이 아니어야 하는 것 처럼 사회 보장 제도의 기본 값도 ‘가족’이어서는 안되는 시대가 점차 도래하고 있다.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면 나에겐 좋은일이기 땜시 ㅋㅋㅋㅋ 그런 사회로 점차 가야하는 과정에서 *직면한 현실에 대한 의식개선*이 이뤄져야 할텐 데… 오늘 지하철에서 제일 많이 본 광고는 우째 *결혼해 듀오*란 말인가. (꼴배기 싫어 죽는 줄. 배아파, 퉷퉷)

여튼 그 의식 개선을 똑바로 안하니까 남자 청년들은 여자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뺏긴 것 같아서 억울하고, 남자 중년들은 여자 중년들이 돌봄을 안해줘서 억울하고, 남자 노년들은 나이 먹으면 거뜬히 따라올 줄 알았던 사회의 인정이 안따라와 줘서 억울하고, 사회 전체는 ‘으른다운 으른’이 없어서 또 다 같이 억울하고. 그런거 아니겠나요. 이것은 뭐랄까 온 사회가 “호의가 지속되자 권리인 줄 알았던” 사람들이 신자유주의 덕택에 호의를 빼앗겨 버리자 엄하게 여자들(과 약자들)에게 덤태기써서 억울함을 방사하는 그런…응? 이러니, 내가 페미를 안하고 배겨? 🤷🏻‍♀️

아, 그러니까 신자유주의 나도 안하고 싶은데요, 이미 세상이 이렇게 되버린 걸 어쩌겠어요. 이렇게 된 김에… 혹독하게 살아 남아 자기 밥 그릇 하나는 잘 챙기고 자기 돌봄은 자기가 하는 그런 개인들이 되십시다. 가족 챙기지 말고 자기 자신 잘 챙기고요. 돌봐야 하는 가족이 있으면 더욱더 사회를 좋게 만드시는데 힘써주시고요. 나 챙기는 것 조차 싫어서 남에게 의탁하고 싶으면 그 만큼 돈을 많이 벌던가. (돈이면 다 되니까요?) 그러나 그게 쉽냐고요. 어려우니까 투표라도 잘하지 그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투표를 잘했다 하더라도 그게 완전 맘에 쏙 들게끔 되진 않았겠지만… 그래도 대통령이 머리에 구두약 바르고 외국 정상들이랑 펜팔하는 것에 힘쓰느라 사회보장제도는 아이고 나는 모르겄다, 하나마나한 소리 같고.

암튼, 재밌게 읽었음.
죽음에 대한 선택지가 몇개 더 늘어났고, 그냥 이 상태로 살면 되겠다 싶어짐. 
불행과 불운은 닥치면 그때가서 해결하는 것으로. 
혼자 사는 게 비참한가? 이 역시 생각하기 나름. 혼자 죽는게 비참한가? 
음.... 혼자 사는 게 당연했으면 죽을 때도 혼자인 게 당연하지 싶음...
자연사 기왕이면 재택사.
간병 보험 안되면 존엄사 적금.
나 하나 잘.
젊을 때 돌봄은 셀프. 그게 되면 늙어서도 걱정 안해도 됨.
돌봄은 무료가 아님. 돈을 내세요.

여러분, 가족에게 돌봄 받고 싶으세요?
가족 안에서의 사회성을 연마하세요.
여자는 잘 되는 데, 남자는 잘 안된 대.
근데 여자라고 언제부터 잘되었겠나요?
미래의 고독사가 두렵다면, 지금 부터 자기 돌봄과 가족과의 소통을 연습하세요. 학습하세요.

인간은 평생 배우는 존재! 우리는 100% 죽고, 운좋으면 늙어서 죽습니다. 


삶이란 먹고, 싸고, 청결을 유지하는 일이다. 이게 식사, 배설, 목욕이라는 간병의 3대 기본 조건이다. 이 3종 세트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살아갈 수 있다. 오늘 하루도 눈을 뜨고 기분 좋게 하루를 살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도와줄 전문가들이 있다. 간병 보험 덕분에 치매에 걸려도 도움을 받으며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면 된다.

🤔간병의 3대 기본 조건. 그렇군.

안락사는 적극적인 자살 방조, 존엄사는 임종기의 의료 억제라고 말한다. 전자는 의료가 개입하여 죽음을 앞당기고 후자는 의료의 개입을 억제한다지만 안락사와 존엄사 사이에는 ‘미끄러지기 쉬운 언덕’이 존재한다. 게다가 유럽에서는 존엄사라는 말을 안락사로도 사용한다. (중략) 또한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지사가 "생식을 끝낸 아줌마가 살아가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라고 한 말도 떠오른다.
사회에 공헌할 수 없으면 살아 있을 가치가 없을까? 삶의 보람, 일의 보람이 사라지면 과연 인생을 살아갈 의미가 없을까? 이런 생각의 배후에는 ‘살아 있을 가치가 있는 생명’과 ‘살아 있을 가치가 없는 생명’을 구별하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이것이야말로 일본안락사협회를 설립한 오타 덴레이 씨가 주장한 *우생 사상 그 자체*다.

🤔 존엄사에 대해 가지고 있던 막연한 긍정을 재고 해보아야겠다. 하지만 나는 죽음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싶다.

그런데다 아버지는 절망하고 나약해진 암 환자였다. 어떤 날은 하루라도 빨리 죽게 해달라고 애원하더니 다음 날에는 재활 병원에 다니고 싶다고 했다. 가족들이 온 사방을 뒤져 재활 병원을 찾아오면 그때는 또 "이제 됐다"며 변덕을 부렸다. 가족들은 아버지의 흔들리는 마음에 실컷 휘둘렸다.
간병 선배였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훌륭한 사람이 훌륭하게 죽는 모습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감동적이기는 해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소심한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발버둥을 치며 죽는 모습이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각오도 할 수 있었다. 죽어가는 사람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 그 기복에 휘둘리는 게 가족의 역할이다.
아버지의 간병 이후로 나는 건강할 때 써둔 본인 의사 같은 것은 믿지 말자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일단 결정한 것은 끝까지 관철하는 게 훌륭하다는 생각도 버리게 되었다.

🤔 상황은 바뀐다. 내가 믿는 나 자신도 바뀐다. 내 생각은 바뀐다. 건강은 유한하지 않다. 내 상태도 언제나 지금 같지는 않다.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필요가 없다고 두렵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일본의 간병 보험 제도가 완성되었을 때 나는 ‘가족 혁명’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다. 한계가 있기는 해도 "간병은 가족(만)의 책임이 아니다"라는 ‘간병의 사회화’를 향해 한 발짝 내디뎠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후를 맡길 가족이 없는 내 입장에서는 간병을 남에게 맡겨도 된다니, 그야말로 나를 위한 제도라고 생각할 정도로 반가웠다.

🤔 간병의 사회화, 돌봄의 사회화… 사회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라고 미약하게 나마 믿을 수 있으려면….

또한 그때까지는 무료였던 며느리의 간병 대신 타인을 들이기 위해 10%나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에 저항감을 보이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간병이 필요한데도 간병 보험을 이용하지 않고 가족이 간병할 때는 그 노동력에 보수를 지급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언뜻 보면 타당해 보였다. 현금으로 받으려면 공적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야 했다.
하지만 히구치 씨와 동료들은 서비스 이용료보다 훨씬 낮은 금액의 현금을 받고 ‘며느리의 간병’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히구치 씨는 그동안 간병을 여자의 일, 혹은 며느리의 무료 노동으로 여기면서 각 지방 자치 단체에서 진행했던 ‘간병 며느리 표창 제도’를 비인간적이라고 비판해왔다.

🤔 ‘가사노동에 임금을‘이라는 이탈리아 페미니스트들의 운동이 한계에 맞닥뜨렸던 것과 연결해서 생각해보면 좋을 지점.

많은 사람이 놓치고 있는 부분인데, 간병 보험이 불러일으킨 큰 변화 중 하나는 *돌봄 노동이 무료가 아니라는 상식*을 널리 정착시킨 것이다. 지금까지 간병은 여자의 무임금 노동이었다. 나는 이를 ‘감사 없는, 평가 없는, 대가 없는 노동’이라고 불렀다. 특히 며느리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강제 노동’이었다. 어느 해외 문헌에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간병은 강제 노동’이라는 글을 보고 무릎을 쳤다. "그렇구나. 강제 노동은 강제 수용소에만 있는 게 아니었구나" 했다. 자기 집에서 시부모를 간병하면 대가가 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집에서 다른 사람의 부모를 간병하면 대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서로 간병할 상대를 바꾸면 되지 않나?(웃음). 그런 생각까지 든다.

🤔 며느리 노동... 하말넘많... 일본과 한국에서 며느리란 그러라고 있는 것이었던것인가...

간병의 사회화를 다른 말로 하면 ‘탈가족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간병 보험이 ‘후퇴’하면 다시 간병의 ‘재가족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는 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간병 보험 시행 후 20년 사이에 가족은 크게 바뀌었다. ‘재가족화’라고는 해도 이미 현재의 가족은 간병할 여력이 사라지고 있다. 간병 보험 20년 사이에 2인 이상의 고령자 가구와 1인 고령자 가구는 모두 합쳐 50%를 넘었고 이제 재택 간병이라는 말이 곧 가족의 간병 능력을 가리키는 것도 아니다.

🤔 가족-국가-사회/ 우에노 지즈코는 줄곧 일본의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가족’을 겨냥해 특유의 현실적인 담론을 생산해 온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녀는 중산층 지식인이겠지만…)

늙는 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사망률은 100%이다. 5명 중 1명이 치매에 걸린다고 한다. 간병 없이 살겠다며 열심히 운동하고, 치매를 예방한다고 두뇌 체조에 매달리기보다는 간병이 필요해져도 안심할 수 있는 사회, 안심하고 치매에 걸릴 수 있는 사회, 장애가 있어도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아직 너무나 많다.
당신도 함께 싸워준다면 기쁘겠다.

🤔 100%죽는다. 혼자 살면, 혼자 죽는다. 가족은 이제 제 기능을 (한적이나 있냐만은, 하는 게 맞는 거냐만은) 할 수 없고, 기업과 ai와 사회가 그 기능을 나눠서 져야 하겠지. 나빠질까, 좋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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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읽을 수 없는가 - 인문학자들의 문장을 돌아보다 메멘토 문고·나의 독법 1
지비원 지음 / 메멘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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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읽다가 조금(진짜 조금) 울었다. 책 앞에서 종종 엄두가 안나는 내 마음을 이해 받은 것 같아서. 

그게 어느 일방의 잘못이 아닌 아주 근본적인 역사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 고마웠다. 


희진샘은 *앎을 비워내는 것이 공부*라고 말했는 데…

나는 내가 안다고 스스로 착각하지 않으면, 공부를 이어갈 동력이 생겨나지 않았었다. 

이건 내 처지에 과계몽이다.라는 말들이 내 안에서 계속 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아야 해!! 알아야지 나를 지킬 수 있어!!! 그러면서 읽고 썼다. 알라딘에 독후감을 열심히 올렸다. 좀 순진한 마음 고생인데 그러다가도 쪽팔렸다. 모르는 걸 들키는 건 좀 쪽팔리니까. 누가 너 잘못 이해하고 있어… 라고 말해주면 좋겠다 싶다가도… 막상 그렇게 말해주면 억울할 것 같았다. 나에겐 오독할 권리가 있다구!! 이 만큼 읽어온 것도 잘한 거야!!! 사실은 모르는 게 당연하다구!!!!


게다가 내게 안다는 것은 상처 받는 일이기도 해서…

내가 더 안다는 것으로 상처 주고 싶은 대상이 분명히 있는 나는…


지난 달 쯤엔가 동네 친구가 나한테 이런 말을 했었다. 

누나가 나한테 페미니즘 책을 추천 받아 읽기 시작하고 4년 만에 처음으로 이제 좀 알 것 같다고 말했다고.

그리고 또 2년이 지났는데… 지금은 확실히 나보다 많이 아는 것 같다고. 

아니, 나는 이제 더 몰라지는 단계인데?   

난 계속해서 커지기만 하는 가진 지적/언어적 열망에 대해서 털어놓았다.

친구는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책 앞에서 계속 무너지는 경험을 하는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초조하다는 말을 하는 데… 나한테 조심하라고 말하면 나는 좀 억울한 데? 그래도 누나는 이제 언어를 가졌잖아요. 그날은 좀 머리를 한대 맞은 것 같았다. 


그 해명되지 않는 상처를 안고 뭔지 몰라서 버둥대면서 살아가는 동안 나는 나의 괴로움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없었고, 그게 미러링이든 페미니즘이든 이제는 어떤 ‘언어’가 있고 (아주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것을 다룰 수 있는 ‘지적인 능력’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좀 사는 방법(주경야독)을 알 것 같아졌을 뿐인데… 그걸 너에게 권력이 생긴 것이라고 친구가 돌려 말해준 것임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이제서야 자기 검열에서 빠져나온 것 같은데 다른 자기 검열을 또 하라는 소리? 아니아니요. 누나처럼 공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말.


그러고 나니 <페미니즘의 도전> “안다는 것은 상처받는 것”이라는 말이 아니라 다른 문장들이 기억났다.


“(10) 지금은 세상을 다르게 해석하는 것 자체가 변혁이라는 사실, 담론의 힘을 모르는 이가 없다.” 

“(11) 페미니즘을 인식하고 공부하는 것 자체가 사회운동이다. 더구나 신자유주의 시대의 빈부양극화는 지성의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모든 양극화 현실 자체가 비가시화 되어 우리는 이 사실을 알기조차 어렵다.”


나 이제 지성인이야? 영어 한마디 못해도? ㅋㅋㅋㅋ 네. 

그렇구나. 나에게 어떤 해석 할 수 있는 시선과 언어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권력이구나. 

그런것들을 곰곰 생각했었다. 그리고 얼마전에 잠자냥님한테 이런 댓글을 달았지. 


“저는 pc를 자기를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있느냐 없느냐로봐요. (그 정도의 인식에 가 닿기 위한 노력을 부정하진 않고요) 그리고 언제나 자기의 언어를 가진 사람들은 그걸 자신을 지키는 무기로도 사용하지만 때로는 공격의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죠. 저의 경우 제 지적/언어적 열망은 어떤 권력에의 욕망과 다름 아니라는 걸 스스로는 인식하고 있고, 그걸 갖추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끔 화가 나기도 하지만... 이제 권력을 누군가를 죽이고 살리는 것이 아니라 책임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정희진의 (이것도 정희진이 푸코 해석한 글 어딘가에서 읽었던 것 같은 데) 문장에 동의해요. 즉 저는 저를 설명할 수 있는 쾌감을 제공하는 어떤 언어/권력을 갖고 있구나 하고 스스로 인식하고 점점 더 인식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여튼 자기의 말에 책임감을 느끼고 그걸 감당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밖에 답이 없다는 생각예요. 언어가 없는 사람들은 언어를 만들어야겠지만요.”  https://blog.aladin.co.kr/socker/13990081


그걸 적고 나서 내가 나를 더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렇구나. 

나의 언어를 갖춘 이후에는…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거구나.

다른 언어들과 만나서… 계속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거구나.

언어를 갖추고 난 후에는 그런 어려움이 생겨나는 것이구나. 


내게 어떤 언어가 생겼다는 것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는 힘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그걸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게 느껴진다. 소통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들을 지나는 와중에 만나게 된 책이었다. 모르고 덤벼들었던 책들이 무서워지는 경험을 하면서 답답해 하다가… 동시에 나 역시 나를 위해서 만 쓰고 있다고 생각했던 글(독후감)들이 누군가를 향해서 쓰고 있는 글들로 그 성격이 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그런 자각. 여전히 나는 미래의 나를 위해 쓰겠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왜 읽을 수 없는가,

왜 읽을 수 없는가,

왜 쓸 수 없는가,

왜 쓸 수 없는가,


나에겐 이런 질문처럼 느껴졌다.

왜 소통할 수 없는가. 

그건 또 나에게 이런 문장으로 돌아온다. 
나는 소통하고 싶었구나. 

.
.

왜?

?



독서란, 그것에 대해 고담준론을 늘어 놓는 지식인들의 자력갱생한 경험과는 달리, 공부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매우 특별하고 특수한,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체험이다. - P11

쉽고 얄팍해 보이는 프로그램이나 책이 인기를 얻는 현상은 사람들의 지식욕을 이해하지 못하면 설명할 수 없다. 다만, 일반인들의 지식욕이 누군가 아무렇지 않게 구사하는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문장에는 접근할 길을 찾지 못하는 것뿐이다. … 독자들이 이러한 글을 쉽게 읽을 만한 환경에 놓여 있거나 있었을까?
- P20

그러나 동시에 대학 ‘안’에 있는 이들은 대학 ‘밖’에 있는 이들이 무엇을 읽고 어떻게 쓰는지 ‘저어엉말’모른다는 고백이기도하다. 그러니 일반인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글을 쓰고 싶어도 어떤 식으로 자신이 지닌 전문지식을 전달해야할지 쉽게 감을 잡을 수가 없을 것이다. …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은 분명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모르는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고, 이런 이들이 위에서 본 ‘어려운 문장’에 다가가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 P23

만약 인문학 연구자들이 이런 ‘언어 내 번역’을 ‘언어 간 번역’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고 좀 더 의식적으로 한다면 어떨까? 그런 의식은 어떻게 갖게 할 수 있을까? …현재 한국 사회에서 인문학의 언어만큼 ‘언어 내 번역’을 완고하게 거부하는 언어도 드문 것 같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그 완고함의 근원에는 결국 ‘그 언어가 유래한 뿌리를 잃어버릴 수 밖에 없었던’ 역사가 존재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 P98

그런데 일본에서 들어온 말 가운데 가장 강고하며 고치자는 어떤 사회적인 움직임도 거의 보이지 않는 말들이 바로 인문사회계 학술 용어 같다. ... 사고, 사상, 관념, 인식, 비평, 토론, 문예, 논리, 공화, 문학, 주의, 과학, 명제, 의미, 진보
대체로 추상적인 개념어이며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아도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운 말들도 많다. 고치려해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할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말들이 대부분이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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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0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0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10-10 1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 해석할 수 있는 시선과 언어 뿐 아니라 권력마저 가지게 된 쟝쟝님의 내일과 미래를 더욱 응원합니다.
전 ‘왜 읽을 수 없는가’ 보다 ‘나는 왜 읽으려 하는가’가 제 고민의 주인공이었는데 난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ㅋㅋㅋㅋㅋ
페미니즘을 인식하고 공부하는 것 자체가 사회운동이라는 선생님 말씀에 깊이 동의하지만… 저처럼 이렇게 설렁설렁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자주 합니다.
잘 읽었어요, 쟝쟝님! 항상 자극이 됩니다.
특히 주경야독 그런 부분이요! 😘

공쟝쟝 2022-10-10 11:45   좋아요 3 | URL
*나는 왜 읽으려 하는가* 제 경우엔.. 확실해요. 권력을 갖고 싶어요!! 내 입을 틀어막았던 나쁜 놈들 혼내주려고... 니 말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후려쳤던 자식들 다 언어로 패줄려고. 읽어서. 세상에 복수하고 싶어요. (화르르륵!!!) 사회에 대한 분노... 빡칠 수록 더 읽음.... 그런데............. 이제 그러면 안된대요..... 니가 더 아는 걸로 사람들 후려치는 태도로 계속 읽고 쓰면 그 사람들이랑 다를 바가 없대요.... ㅠㅠㅠ 아직 자기 언어를 발견하지도 못한 사람들 입을 더 틀어막을 수도 있다고 했어요. 그럼 내 분노는 어디로 가야함?.....
이게 억울해서 남은 한해는 주경야독 안하려고요.... ㅋㅋㅋㅋ 그냥 좀 쉴래여 ㅋㅋ

scott 2022-10-10 1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쟝님 입틀막한 놈들 ! 함께 복수 합시돠! 근데 장쟝님 숙면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요 며칠 넘 무리!ㅎㅎ 건강 잘 챙겨요 !

공쟝쟝 2022-10-10 11:4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전 낮잠자는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 네네!!! 건강건강!!!

청아 2022-10-10 12: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이 좀 얇아서 아쉬웠어요. (즉 내용면에서 더 써주었으면 하는 아쉬움) 저자도 그런 말을 했지만
저 역시도 ‘이런 고민, 의문 나만 한게 아니었구나‘하는 반가움도 있었고요 편집자이자 번역자여서 그런지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예시들어 설명해주어서 좋았어요. ‘자기검열‘ 저도 읽으면서 떠올랐는데 곧 리뷰를 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제3자인 듯이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0-10 12:18   좋아요 2 | URL
이놈의 자기 검열... 내가 여자 여서 하는 검열은 엥간하면 안하려고 하는 데, 그냥 태도에 굳어져있긴 한 거 같아요. 그런데 왜 한남들은 자기 검열을 안하는 걸까요... 암튼.. 좋은 책였죠? ㅋㅋㅋ 저도 구체적인 예시가 특별히 더 기분이 좋았음 ㅋㅋㅋㅋ 3자 미미. 3자 대면합시다.

잠자냥 2022-10-10 12: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쟝쟝한테 페미니즘 책 추천한 사람이 남자에요?? 그게 이 포스팅의 가장 큰 놀라운 지점. 그리고 요즘 나 자주 소환하는데 영광입니다.

공쟝쟝 2022-10-10 12:25   좋아요 4 | URL
네..... 그렇습니다. 전 남자한테 페미니즘 배운 한녀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주변이 그렇게 후졌었습니다ㅋ (동생들이 있었는데 물어보면 화만내고 ㅋㅋㅋㅋㅋ) 뭔가를 읽고 이야기 나눠줄 친구가 그 친구 뿐이었어요. 슬프게도....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아니죠. 잠자냥 픽 가장 훌륭한 페미니스트인 잠자냥도 이웃으로 있고요. ㅋㅋㅋㅋ ㅋㅋㅋ 성공한 인생입니다 ㅋㅋ

수이 2022-10-10 13: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울지 마요, 울지 말고 이야기를 좀 들려줘요. 그리고 주경야독 심하게 하면 몸 망가져요. 그러니까 하다 안 하다 좀 템포를 맞춰서 하도록 해요. 그리고 저는 배움에 대한 쟝쟝님의 강렬한 마음이 느껴져서 그게 참 좋은데 그걸 꼭 분노로 화할 필요가 있는건가 가끔 이런 의문점에 사로잡히거든요. 그래서 좀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물론 분노는 참 좋은 것이라고 저 역시 여기지만. 지금 낮잠 자고 있으려나 흠흠. 쟝쟝님 추천해주신 책이니 저 책도 읽어봐야겠습니다.

2022-10-10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10-10 13: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때로는 알고싶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하나를 더 안다는 것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또는 신경써야 하는일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거든요. 일상조차도 그러한데 공부에서야 말해 무엇하겠어요.
하지만 모른다는 것은 내가 내 자신으로 있기 힘들다는, 그래서 타인의 언어로 나를 규정짓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계속 나의 언어를 갖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런 본능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학문이 도움이 아니라 패배감을 줄 때가 더 많다는게 문제이긴 하지만말입니다.
저는 정희진샘의 글이 정말 좋아요. 그분의 글이 좋은건 내용때문인건 당연하지만, 무엇보다 읽을 수 있어서입니다. 결코 쉽지 않은 책이지만 이해되지 않는 문장은 없는 그분의 문장이 좋아요. 어려운 것은 생각의 깊이 때문이지 말이 어려워서가 아닌것도 너무 좋고요. 전 패미니즘 책들이 좀 더 쉬운 말로 알아듣기 쉽게 말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많이 해요. 너무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이걸 내가 읽는다고 뭘 알수 있을까 싶을때가 많아서요. 그걸 나의 무지로 계속 돌려야 할지, 학자들의 자만으로 돌려야 할지도 아직 잘 모르겟고요. 하여튼 책을 읽어나가는 것은 언제든 이런 질문에 부닥치는 것이고 공쟝쟝님의 고민들이 저에게도 고민으로 다가오네요. 물론 우리의 공부에 차이가 있는 만큼 고민의 깊이도 역시 차이가 있겠지만요. ^^;;

공쟝쟝 2022-10-10 20:18   좋아요 2 | URL
우리의
바람
돌이
님의 단단한 감응의 댓글에 감사 인사를 ~^^
비슷한 결의 고민인 것 같아요. 희진샘이 말하는 인식의 어려움은 생각하는 방식(생각하지 않음) 자체를 깨야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지만, 건조하게 글 자체가 어렵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거든요. 그렇지만 곱씹을 수록 정말 어려운 사상이라는 생각이 들고.... 사실 저는 처음에 *젠더* 라는 말부터가 너무 어려워가지고...ㅋㅋㅋㅋ 정말 낑낑댔던 것 같거든요. 지금도 그래요. 제가 자주 쓰는 말인데... 젠더화된 공감. 젠더화된 이해력. 또 여성의 빈곤화. 빈곤의 여성화. 이런 말들 너무 어렵 잖아요 ㅜㅜ?? 다르게 생각하기를 요구하는 것과는 별개로 단어 자체가 어려운 것을 어째야 하나....(이건 내가 걱정할 일이 아니지만.. 오지랖...) 여튼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읽을 수 있게 된 나 자신을 칭찬하고 싶긴 하지만... 더 많이 읽고 싶어지는 욕망의 농도를 조절하기가 힘들어서...... 과유불급..... 스스로를 다스리는 중이랍니다! 정말 책은 읽을 수록 글을 쓸 수록 더욱더 어려워지는 세계인 것 같아요.

2022-10-10 2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0 2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난티나무 2022-10-11 04: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두 문장에 공감을 날립니다~

그런데 말이죠,
˝
그걸 적고 나서 내가 나를 더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렇구나.
나의 언어를 갖춘 이후에는…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거구나.
다른 언어들과 만나서… 계속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거구나.
언어를 갖추고 난 후에는 그런 어려움이 생겨나는 것이구나.
˝

이렇게 줄 맞추기 있기 없기? ㅎㅎㅎ

˝
왜 읽을 수 없는가,
왜 읽을 수 없는가,
왜 쓸 수 없는가,
왜 쓸 수 없는가,˝

-> 혹시 이것도 줄맞추고 싶지 않으셨쎄요?^^
컴터로 띄워 보고 이런 깔맞춤 아니 열/줄맞춤에 감동받았어요.ㅎㅎㅎ

이렇게 보관함에 책은 또 추가되고...
(하 진지하고 지적인 글에 뻘댓글...ㅠㅠ)

얄라알라 2022-10-14 14:5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클래식 소품곡 연주가 끝나자, 갑자기 노래방 100점 빵빠레 울리는 그런 느낌 ㅋㅋㅋ

진지하게 흘러가다가 난티나무님께서 ‘줄 맞추기 있기 없기?‘ㅋㅋㅋㅋ 여기 너무 재밌어요 ㅎ

저 지금 마침 왼쪽 손목 아래 [페미니즘의 도전]을 두고 있어서, 페이지 펴볼 각입니다

공쟝쟝 2022-10-16 13: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이런 거 찾아내는 사람이 난티님인 것은 왠지 나를 안심하게 하는 도다 ㅋㅋㅋㅋㅋ
얼마전에 다락방님 글에서 불안-강박 이야기 읽어서 뜨끔하지만,
아름다운 열맞춤을 포기할 순 없으니까요. 푸하하.

서니데이 2022-11-09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독서괭 2022-11-09 1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당^^

thkang1001 2022-11-09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2-11-09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요걸로 또 재벌에 한걸음 훅 다가가시길요. 저는 재벌 친구가 가지고 싶어요. ^^
 
첫째 딸로 태어나고 싶지는 않았지만 - 큰딸로 태어난 여자들의 성장과 치유의 심리학
리세터 스하위테마커르.비스 엔트호번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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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쟝님 지금 아프잖아. 쟝님, 쟝님 먼저 챙겨요.”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안다(아주 조금) 나는 조력자 증후군을 앓고 있고, 내 인생의 7할은 그놈의 동정심(연민) 때문에 개고생을 한 삶이었다. 신데렐라 콤플렉스 보다 악독한 평강공주 증후군이라고 세상에는 그런 걸 겪는 여자들이 있다. 부족한 자기애의 충족을 타인을 도우려는 성향으로 방어하다가, 결국에는 자기를 해치는 선택을 반복하는 사람.

나는 내가 그러한 성향이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나를 돌보는 일, 내 욕구와 감정을 먼저 살피는 일을 의식적으로 노력해왔다. 그래도 뭐든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돌보는 것은 나의 기본 값이라… 어쩔 수 없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자꾸 다 맞춰주고 싶어했다. 그러니 내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나의 연민/미안함을 자극하는 상황인데, 최근 내 신변에 어떤 이슈가 있어서 나의 첫째 딸이지만 줏대있는 ENFP와 ESFP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둘 다 “아니야, 너 아직 아파!”라고 했고, 비행기 위급 상황에서 산소 호흡기는 무조건 보호자가 먼저 써야 하는 거야! 애한테 먼저 씌우면 둘다 죽어. 절대,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에게 오지랖 부리는 것 안돼!라고 예시까지 들어가며 내 그릇된 연민에 대못을 딱딱 박아주었다. 난 내가 좀 괜찮아진 상태라고 생각 했는데, 그 생각이 안 괜찮다는 거라고. 하아. 나는 수긍했고, 어떤 인연은 아주 없던 일처럼 잊어버려야 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기로 했다.

그것과는 또 다른 측면이긴 하지만 괜히 나를 잡아 채는 것 같은 상황에서 느끼는 짜증스러움과 불편함들… 그것이 내가 나에게 보내는 경고라는 것도 알았다. 드디어 나는 불편해진 것이다!!! 넌 또 ‘괜히 그래야 할 것 같은 상황’의 덫에 빠진 거야! 그러니까 자꾸 찜찜해지는 거라고. 그렇다면 드디어 나에게도 나를 보호하는 촉이 생긴건가? 안도의 내적 미소를 지었다.

*

그런데, 저 줏대 곧은 나의 EXFP 여자 친구들은 이걸 어떻게 아는 걸까. 나는 꼬치꼬치 캐물었는 데, mbti 말고도 여러가지 공통점이 발견되어 너무 신기했다. 이들은 사람과 여행, 소설 읽기를 좋아하고, 세상은 너무 재밌고 흥분되는 일들로 가득한 것 같기 때문에 영원히 살고 싶고, 그래서 인류가 멸망하면 안된다고 말한다. 그래도 함께 살아가야 하잖아요!라고 진짜로(!) 눈 반짝이면서 말하는 이들은 지구는 좀 걱정하는 데 남 걱정은 안 한다. 그리고 살다 보니 사람 보는 눈이 생겼다고 했다. 아, 난 진짜 그거 없는데. 대체 어떻게 아는 거야? 언니, 그걸 왜 몰라? 보면 알아. 아, 처음엔 모르지. 그런데 지내다 보면 쎄-해! 쎄! 촉이야, 촉. 촉은 과학이라니까. 


사람에만 촉이 있는 게 아니다. 상황도 잘 알아 맞춘다. 대충 딱 듣더니 각을 재고 그거 아니야? 한다. 맞아요, 맞아! 그건 뭐죠? 나도 모르겠는 데, 이런 걸 신기가 있다고 하는 거야. 훗!

아. 나는 앞으로의 생에서 발달 시켜야 하는 식스센스가 있나보다. 아직…. 덜 된 인간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나는 nt라서 그른가… 식스센스가 아니라 그 식스센스의 형성 조건이 넘나뤼 궁금해져 벌인 것이다. 이. 끝을 모르는 지독한 호기심… 또 물음표 살인마가 되어 그걸 어떻게 알아? 넌 언제부터 그랬어? 어떻게 그런게 된 거야? 바로 아픈 사람이 보여? 안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치고. 사람이 아프다고 하는 데, 어떻게 지나가? 그래도 좀 도와주고 싶은 마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해주고 싶다는 마음은 안생겨?라고 10초에 한 번씩 캐물었더니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것이여…😌”라고 깨달은 자는 말했다.

*

물에 빠진 놈을 구해 놨더니 보따리를 내 놓으래 (겪어 보셨나요?)
호의가 계속 되면 권리 인줄 알아 (알고 계신가요?)
라는 말의 이면.

그러니까. 나의 호의와 도움 주려는 마음 이면에는 부족한 자기애를 보충하려는 속셈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걸 꿰뚫는 경고의 말로 스스로에게 돌려줘야 하는 속담은 아닌지. 난, 좀 그런 생각을 했다. 도움을 주고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기고 싶었던 맘이 없다고는 말을 못하겠는 것도, 그건 일종의 습관처럼 굳어있는 삶의 방식이라는 것도 보였다. 좀 소름 끼쳤고, 이건 계속 경계해야 하는 거구나, 라고 생각했다. 물론 내 상황을 일반화 할 필요는 없다. 이건 내 특수한 심리 구조다. *나의 경우로만 한정*해서 말하자면, 누군가를 돕거나 돌보고 싶어하는 이면 뒤에는 일종의 구원자 콤플렉스가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결코 타인을 돕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를 치유하는 일, 그들이 성장하는 일을 막는 나쁜 행위라는 것도 이번에 좀 깨지면서 알았다. 겪었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 영화를 보면서 계속 그런 것들을 예의주시 했었다. (자신의 취약점을 글로 배워 아는 사람은 바로 나) 그래서 그런 작품들을 에이 별로다 별로~ 라고 해놓고… 현실에서는 또 그러려고 했…지만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마음을 잘 돌보고 추스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아, 하나 더 써 놔야지. 그리고 내가 이렇게 생겨 먹은 인간이라고 해서 타인의 호의에 비뚤어진 나를 투사해서 오지랖으로 받아들여서도 안된다. 이것도 까먹지 말아야겠다.(처절하다 처절해 촉 없는 자의 사회화 ㅜ_ㅜ)

*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그러니까 어느 순간에 정말로 나를 회복 시키는 것은 나 자신이 될 수 밖에 없다. 돌이켜 보니 내가 그랬다. 가장 아팠을 때의 나는 가깝고 쉬운 주위의 도움이 아니라 전문가를 찾아갔다. 어쩌면 스스로를 돕기 위해, 자기애적 도움들을 거부하기 위해, 이토록 나를 고립시켜야 했던 건 아닐까. 과정이야 지난 했지만 결론적으로 나를 회복 시킨 것은 나다, 나를 치유한 것도 나고, 나를 돌본 것도 나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그렇게 할 수가 있었다. 난 오늘 아침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했고, 아직은 내가 아픈 상태란 것도 직시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책에 나와 있었다. 난 그걸 다 읽었고. 

이제는 겪어야 한다. 안해 본 것들을 하고, 안 살아본 삶도 살아봐야 한다. 그것은 모험이고, 아마 혼자하는 모험은 아닐 것이다. 나에겐 좋은 친구들과 가족들이 있으니까.

로맨스를 싫어하는 나는 성장 서사를 좋아하고, 내가 성장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다. 내가 좋아하는 성장 서사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 데, 다시 생각해보니 고통이 고통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함이 건강함을 알아본 것 같다. 살려고. 잘 살고 싶어서. 살기 위해서 스스로를 도운 것이다. 내 직관에 의하면 이것은 어떤 원칙이다. 

여전히 관계에 서툴다. (먹고 살기 위한 사회생활을 예외로 하자. 그건 잘함. 살려고ㅋㅋㅋㅋ) 그런 나에게 내가 묻지 않으면 절대 조언을 하지 않는 나의 친구들(ㅋㅋㅋ 이것이 어른인 것 같다. 내 주변엔 나보다 나이 어린 어른들이 참 많다…ㅋ), 그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단아한 반짝임을 나는 사랑한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은 나를 돕고 싶어서 다가온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내가 좋아해서 곁에 남겨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도움은 오래 전의 과거에 내가 맺은 방식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그걸 느낄 수 있어서 조금 행복해졌다. 나는 내가 읽었던 책들이 시키는 대로 내 고통을 먼저 바라본다. 나의 이 훌륭한 공감 능력을 내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쓰기로 한다.

천천히 세상과 만날 것이다. 인류애를 회복하고 (과연…) 나도 영원히 살고 싶어지고 싶다.

요즘 <아티스트 웨이>를 읽다가 꽂혀서 모닝 페이지(아침에 쓰는 일기)를 쓰고 있는데, 기분이 참 좋다. 문제는 쓰다 보면 오전을 다 쓰고 ㅋㅋㅋㅋ 오후와 저녁 늦게 까지 일을 하게 된다는 건데. 그냥 제일 좋아하는 것을 하루의 시작에 제일 먼저 하니까 이것도 좋다. 아침에 운동가기 싫어하면서 겨우 일어 났는데, 모닝 페이지 쓰고 싶어서 일찍 일어나게 된다. 아침에 글을 쓰면 조금 더 긍정적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이제 아침에 쓰는 인간이 되어볼까?


맏딸들은 이끄는 사람 혹은 돌보는 사람으로 종종 분류된다. 이끄는 사람은 책임을 즐긴다. 돌보는 사람은 늘 남들을 행복하게 하려고 애쓴다. 실제 사례들을 보면 맏딸들이 동시에 두 가지 역할을 맡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세상의 고통에 책임감을 느끼는 리더가 되어 돌보는 역할까지 담당하는 것이다.
🥲 동시에 두 가지 역할 하다가 번 아웃 올때 까지 무리 햇던 삶… 나다. - P64

돌봐주는 사람으로서 당신은 분위기는 깨는 사람이 되기 싫은 마음에 하고 싶지 않은 일도 떠맡고 만다. 당신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좋은 먹이가 되는 셈이다. 이 유형의 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일 먼저 돌봐야할 존재가 자기 자신이라는 깨달음이다.
🥲글로는 깨달았는 데 살면서 좀 더 다져야 할 것 같습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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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ri 2022-06-21 12: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티스트웨이 좋은데 참 좋은데 ㅋㅋ

공쟝쟝 2022-06-21 13:23   좋아요 1 | URL
오래전 1은 모르고 ㅋㅋ 2가 나와서 읽고 있는 데, 읽기도 전에 실천 중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06-21 1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맏딸도 맏딸 나름인 것 같아요. 저는 책임감은 큰 것 같지만 그렇다고 돌보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찌 보면 뭐 살려고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공쟝쟝 2022-06-21 13:27   좋아요 1 | URL
맞아요 ㅋ 케바케이고 저는 두가지가 섞어있었어요. 그래서 저 스스로도 저를 알기가 까다로웠습니다… 화가님 여자는 이기적인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아니 이기적일 수록 좋습니다! 절대 남자 첫째와 같은 방식으로 양육되었을리없으니까요. 자신의 이기심에 훌륭한 자기보호능력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세요!

잠자냥 2022-06-21 13: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쟝님 평쟝공주였구나! ㅎ 돌이켜보니 저도 몸이든 마음이든 아픈 사람한테 약해지던 시기가 있었는데, 몸 아픈 사람은 아픈 거 나으면 그렇지 않지만 마음 아픈 사람은 같이 있으면 나까지 병 드는 느낌이더라거요. 그러니까 나를 위해 구원자 콤플렉스는 벗어나는 게 좋은 거 같습니다…..

아니 나도 로맨스는 싫어해도 성장서사(소설)는 진짜 좋아하는데! ㅋㅋㅋ

공쟝쟝 2022-06-21 13:33   좋아요 3 | URL
내 친구 정확하게 둘다 그렇게 말했어요. 마음이 아픈 사람은 자기가 스스로를 치유하게 냅두는 게 맞다고. 괜히 옆에 있으면 나도 아파진다고…
아 저는 지금까지 그걸 몰랐던 것 같아요. 맘 한켠엔… 그래도… 내게 능력이나 자질이 있다면 그걸 써야하지 않을까? 이 물음표가 지워지진 않았거든요.

스스로가 스스로를 구하는 기회를 빼앗는 것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 (이건 제가 고독에서 스스로 알아낸 경험이 없었음 몰랏을 지도요) 그게 콤플렉스 였단 것도 새삼 다시 보였어요!

즉, 자냥님도 내 친구들도 스스로 돕는 경험이 있는 자들 이었나 봅니다. 😌

단발머리 2022-06-21 13: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첫째이기는 한데... 맏딸 컴플렉스가 없는 맏딸이라서... 아무리 찾아도 내 안에는 없어. 왜 그런지 오래 생각해봤는데.
나는 성격 & 성향이 아빠 판박이인데, 아빠가 5남매 셋째 아들이라서 자유로운 영혼. 이게 내가 찾은 이유 중 가장 설득력 있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를 먼저 생각합시다. (나는 다짐 안 해도 되는데, 쟝님은 큰 소리로 외쳐야 되니까) 나를 먼저 생각하자!!! 복창 세 번 하시고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21 20:10   좋아요 2 | URL
저는 성향은 아빠인데 아빠가 돈벌러 나가셔서 거의 부재했어요ㅋㅋ 제가 엄마에겐 딸이면서 아빠였던 것 같기도? 자칫 심한 꼰대가 될 수 있었던 상황에서도 누군가의 아픔에 공감하고, 선량하게 자란 건 엄마의 영향이 크긴 한 것 같아요. 엄마가 그러시거든요. 되게 따뜻하심. (저희 아빤 무뚝뚝 장남~ㅋㅋ)

엊그제 유튜브 틀어놓고 일하는 데 세바시 강연에서 정신과 의사가 채식주의자, 82년생 김지영의 공통점이 둘째 딸이라고 하더라고요. 아들 낳기 위해 낳은. 얼마전에 동생 주려고 읽은 차녀 힙합!도 그렇고... 음.. 장녀도 장녀지만 차녀들의 고통도 힘겨워보였고, (역시 인간은 위치마다 다른 고통이 있는 법..) 무엇보다 모든 생존의 문제를 가족에게 떠넘겼던 한국현대사와 한국 특유의 가부장제가 제 마음의 병의 원인이라는 걸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ㅋㅋㅋ

저는 저를 잘 생각하는 게 저 만을 위한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딸들아 자신을 생각하자! ㅋㅋㅋ

12N5 2022-06-21 14: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모님 편찮으실때마다 차출되는 K-장녀라 너무 공감되네요 ㅜㅜ

공쟝쟝 2022-06-21 20:11   좋아요 2 | URL
동생들과 꼭 그 고충을 나누기를 추천 드립니다.. ㅜ_ㅜ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됨.. ㅜㅜ

청아 2022-06-21 15: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엔 쟝쟝님에게있는 평강공주 증후군을 살려서(더 쓰고 더 영상찍고 해서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싶은
욕망이 있지만 트리거만 있음
되는 사람들에게) 트리거가 되어주어야한다고 봅니다.
글을 읽고 영상 찾아보는 사람은
한탄만하고 마는 사람보다 적극적이니까요. 알라딘에 쟝쟝님 유튭 구독자(저 포함)도
쟝쟝님따라 왔잖아요?(분명 더
있을것!!)
그런 쟝쟝님의 성향도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생각하는것보다
잠재된 것들이 그 안에 꽃피우길 기다리고 있다고요.
타깃을 잘못잡았던것 뿐이라고요.
쟝쟝님이 꽃피우길 기대하며🌷

공쟝쟝 2022-06-21 20:14   좋아요 3 | URL
평강공주 증후군이라고 하니까 무슨 바보 온달 키운 사람 같은 데... 말이 그렇다는 거지 ㅋㅋㅋㅋ
그냥 좀 착한 딸였던 걸로...? 근데 그렇게 살기가 싫더라고요.
저의 성향이 재능이라고 해주신 말씀 잘 접수하겠습니다. 나 자신이 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과제 인 것 같고, 언제나 처럼 읽고 쓰며 조금씩 꽃에 물을 주십시다 ^^

mini74 2022-06-21 17: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국 무슨 논문에서 발표했다는데 대부분의 부모는 맏이를 가장 사랑한다네요 ㅎㅎㅎ 믿거나 말거나지만 ㅠㅠ 전 가장 어리다고 매번 온갖 잡일에 동원되는 막내, 바라만봐도 흐뭇하고 귀여운 막내따윈 거리가 먼 저예요 ㅋㅋ 쟝쟝님도 충분히 반짝이십니다. 아이 눈부셔 ! ㅎㅎ

공쟝쟝 2022-06-21 20:16   좋아요 3 | URL
네, 저도 알아요. 제가 가장 사랑 받고 자란 거. 그래서 참 삶이 무겁고 그래서 제가 사랑을 안믿습니...(.........)
눈이 부시죵~ 너무나 아름답죠~ 응(?) 미니님은 그렇게 말하셔도 천진한 귀여움이 막 느껴지세요 ㅋㅋㅋ ~ 막내 포지션 유지해주세용!

singri 2022-06-21 18: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이용해먹는거 뻔히 아는데도 또 이상하게 마음이 쓰이고 그래서 이용당해줄때가 있었는데 최근 나편한데까지만 받아주자 그러는걸로 정리했습니다. 불편하다 느끼기 시작하니 끝이 없어지는.
가족간에 문제는 또 다른 얘기긴합니다.ㅡㅡ

공쟝쟝 2022-06-21 20:17   좋아요 3 | URL
제 경우는 언제나 그 선을 사후에 느끼는 것이 문제니까 촉을 좀 발달 시켜야할 거 같습니다.^^
가족은 또 다르죠. 그래서 제가 가족을 안만듭니.......(...)

그레이스 2022-06-22 09: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nt이고 맏딸이지만 오히려 조력자 기질이 부족함을 절감할 때가 많습니다.^^

공쟝쟝 2022-06-22 10:43   좋아요 3 | URL
헤헤, 저는 두가지 모습 다 공존합니다 ㅋㅋㅋ 대상에 대한 관심을 저 자신에게 돌리니 자의식 과잉의 과몰입러가 되었지만 ㅋㅋㅋㅋ 제가 좀 귀엽고 똑똑하고 좋습니다 ㅋㅋㅋ 이런 나를 괴롭혔던 세상은 밉습니다 ㅋㅋㅋ

독서괭 2022-06-22 1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참 좋은 친구들을 두셨어요! 저는 둘째이고.. SF라 그런지(?) 말씀하신 것 같은 어려움을 겪어보지 못했는데요. 흠, 미미님 말씀대로 쟝쟝님 나름의 장점일 수도 있는데, 말려주는 친구들 곁에 두시고 적절히 꽃피우시면 좋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저도 로판을 성장서사 때문에 봐요 ㅋㅋㅋㅋ 로맨스는 부차적이고, 여주성장물이 많아서^^ 하지만 애초에 소설을 별로 안 좋아하는 쟝쟝님이 웹소를 좋아할 리 없지.. 안 보셔도 됩니다 ㅋ 저의 현 과제는 쟝쟝님이 좋아할 만한 *소설*을 찾아내어 선물하는 것이예요..

공쟝쟝 2022-06-23 21:58   좋아요 2 | URL
이상주의자인 저는 주변에 *현실주의자* 친구들을 사귀면서 스스로의 시야를 조절하는 그런 사람인 것 입니다. 저는 제가 부족한 걸 계속 극복하고 싶어하는 사람인가봐요 ㅠㅠ 근데 결국은 극복안하는 거 보면 고집 드럽게 쎄 ㅋㅋㅋ 저는 음… 솔직히 소설은 힘들어요! (싫은게 아님 ㅋㅋㅋㅋ) 그리고 읽으면서 확 빠져들지 않고 뭔가 훈계조나 뭔가 요상한게(?) 느껴져버리면 바로 윽… 이렇게 되거든요? 잘 골라주세요!! 그리고 진짜 이제 소설 볼래요…. 나 너무 정치적이어서 안되겟어 ㅠㅠㅠ

바람돌이 2022-06-22 22: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가 아프고 난 이후 왜 내가 아플까를 좀 생각하거든요. 어쨌든 몸의 면역체계가 무너진거니까 뭔가 나의 생활태도다 삶의 방식과도 관련이 있겠다 싶어서요. 근데 진짜 공쟝쟝님 말하는 저 조력자 증후군요. 그거 비슷해요. 제가.... 역시 큰딸이라서 그런걸까요? 거기다 더해 직장에서는 유능해야 해요. 무능한거 참을 수 없어요. 그러니까 딱 병걸려요. ㅎㅎ
그래서 지금은 마음보를 고쳐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

공쟝쟝 2022-06-23 22:02   좋아요 1 | URL
맞아요! 기준은 높은 데, 기준이 사람이 되면 그게 뭐랄까… 끝없이 자기를 학대하는… ㅠㅠ <무력한 조력자>라는 책이 있어요. 번역은 엉망이지만, 제게는 인생책 입니다! 마음을 고치는게 아니라 초자아에서 자아가 되라라고 처방하더라고요. 말이 쉽지 …. 뭔지 모르겠어서… 전.. 직종을 전환 했어요 ㅠㅠㅠㅠㅠㅠ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지만… 일을 사랑할 수 없는 것은 함정! 분명 각자의 한계 안에서 각자의 해답이 있는 것 같아요! 바람돌이님! 지금입니다. 언제나 지금…^^ 지금 가장 평안하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