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기 지혜의 시대
김대식 지음 / 창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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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드러누워서 내가 뭘본거냥?!! 

너무 무서운 걸 읽어버렸다냥!!! 🙀



페미니즘에서 기본소득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대체 종잡을 수 없긴 한데 묘하게 연결이 되는 요즘 나의 내 맘대로 읽기.....
<지혜의시대> 시리즈라 얇고 쉽겠다 후루룩 읽긴 했는데. 급 무서워져서 읽다 던질 뻔 했다.

50년 안에 지적노동도 인공지능이 대신 할거라고???
내가 하는 노동도 대단한 지적 노동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빠른 시일 안에 실업자(지금도 반백수 상태인데)가 된다는 소리! -> 역시 부동산이 답인가? -> 그러나 부동산은 커녕 동산도 얼마 없잖아!!! -> 그래, 국가가 나를 자르지는 않겠지. 이제라도 공무원 공부를 하자! -> 합격한다는 보장 없음. 그리고 공부 싫음 -> 망했다. 망했네. 나만 망하나? 다 망해라~~! 우하하!🐲🐲

4차 산업혁명이네, 호들갑이 많을 때 이런 저런 정보들을 주워 듣기야 했는데, 현실에서 기술이 이 정도로까지 진도를 빨리 빼고 있을 줄은 몰랐다. 특히 딥러닝 알고리즘이 만들어진지는 고작 4~5년이라고 해서 소름이 다 돋았네..

책 제목은 4차산업혁명에서살아남기 인데..살아남는 법 안알려준다.... 우리보다 센 인공지능이 나타나서 ‘결국 문제는 인간이다’하고 인류를 없애.....??? 응??? 지 않으려면 인류는 지금 부터 잘 살아가래. 근데 30년 안에 모든 인류가 잘살아가는 거 그거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 결국...??.. 

!!!!!!!!!!!!!!

여하튼 무서워... 무서워 죽는 줄. ...



* 문장들 *

(56)
알파제로는 보편적인 학습을 하는 인공지능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데이터를 주지 않으면 아무리 대단한 인공지능도 쓸모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데이터를 주지 않아도 기계가 알아서 시뮬레이션을 하는 수준에 이르렀지요. 알파고를 볼 때는 그저 바둑을 잘 두는 기계에 신기했는데, 이제는 인공지능이 자기 멋대로 영역을 넓히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77)
신은 인간을 만들었고, 인간은 똑똑해지면서 니체말대로 신을 죽였습니다. 인간이 기계에 지능을 준다면, 그리고 기계가 인간보다 똑똑해진다면, 기계는 인간을 어떻게 할까요? 인간이라는 신을 없애버릴지는 않을까요? 우리 앞에는 갈림길이 있는 셈입니다.

(80)
정보기술과 인공지능은 2차 기계혁명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2차 기계혁명은 현재진행형이라 언제 완성될지는아무도 모릅니다. 2차 기계혁명이 끝날 시점은 모르지만결과는 예측할 수 있습니다. 육체노동뿐 아니라 지적노동까지 기계가 대체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인공지능은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요.


(82)
저는 ‘인공지능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하는 질문이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미래 사회에서 인공지능이 전기와 같은 역할을 하리라고 예측하기도 하는데, 이 말은 곧 모든 일에 인공지능이 쓰이리라는 것을 뜻합니다. 19세기에 전기가 처음 등장하고 당시 사람들은 전기로 무엇을할까 고민했지만 지금 보면 그 고민들은 모두 무의미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을 전기로 돌리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118)
인공지능도 스마트폰이나 전기와 비슷합니다. 게다가 이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습니다. 인공신경망, 갠, 강화학습 ... 인간은 이런 것들을 어떻게 만드는지 이미 알아버렸지요. 아는 것을 다시 잊기란 모르는 것을 알게되는 일보다 더욱 어렵습니다. 내가 잊는다 해도 다른 사람들이 여전히 기억하겠지요. 그러니 지금과 같은 흐름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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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3-24 08: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뇌과학자들 중에서도 전 특히 김대식씨의 의견이 싸한~ 느낌을 많이 주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은 아니고 뭐였더라, 암튼 이 분 책 읽고 저도 며칠간 고민의 연속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흐름을 멈출수 없다는데서 절망과 희망이 동시에 느껴져요. 멈출수 없다는 자명한 사실 그리고 나는 그 변화와 함께하는 나이를 약간 벗어났다는 안도감^^

공쟝쟝 2019-03-24 14:08   좋아요 0 | URL
역시 뇌과학분야 읽으셨네요. 전 이과(?) 분야의 책은 지식이 너무 없어서 읽어본 책은 이거 한권인데 뭔가 나몰라라 하던 부분이 확 열려버린 느낌. 김대식씨 책 조금더 읽어보려구요 ^.^
 
기본소득이 알려주는 것들 - 국민 복지의 뜨거운 화두, '기본소득'에 대한 입문서
야마모리 도루 지음, 은혜 옮김 / 삼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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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본소득 책에서 페미니즘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기본소득 운동은 페미니즘 운동 속 주장 중 하나로 ‘보장소득’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미국, 이탈리아, 영국 등 사례는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1970년대 전통적으로 임금노동의 축에 들지 않았던 가사노동, 돌봄 노동에도 임금을 도입하라는 주장이 있었는데 – 그것이 ‘돌봄에 대한 수당’이 아니라 ‘기본소득’의 형태로 요구되었다는 것이 탁월하다. 또 여기서 기본소득의 몇 없는 원리중의 하나인 ‘개인 단위로 지급한다’는 원칙도 도출되는 게 아닐까.
사실 현대 복지 국가의 전제(이며 신화)인 ‘완전고용’이라는 개념부터가 문제지만.(빻아서 문제라기보다는 진짜 현실과 안맞아서 문제.) 완전고용의 기준은 남성노동자다. 당시 경제의 기본단위가 가정-가장인 남성 부양자가 받는 가족임금-으로 설정되었으므로 복지의 사각지대엔 정상가정 테두리 바깥의 비혼모들이 있었다. 보장소득의 요구는 그녀들의 현실적문제에서 시작되었다.
여전히 복지며 경제운영의 기준이 가족 기준인 것은 문제다. 가계소득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40%를 넘고, 나혼자산다 1인가구가 얼마나 많은 데.. 여하튼 되지 않을 완전고용 집어치우고 현실에 맞게 개인단위로 복지 자체를 셋팅해야 하는 시점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현실적 요구로 미리 기본소득 주장하셨던 70년대 여성운동가 머모님들께 박수🙌🏻🙌🏻🙌🏻

2.
대학교때 꽤나 증오했던 신자유주의 경제 사상가 밀턴 프리드먼을 이 책에서 보게 될 줄이야!!?!! 버뜨 난 열린 사람ㅋㅋ 우파의 주장이라고 덮어놓고 비난하지 않겠음.. 좌우를 넘나드는 합리적 기본소득의 미래로 함께 갑시다!! 재용씨도 함께가요. 당신도 돈 받는다고~ㅋㅋ


3.
일은 무엇, 노동은 무엇, 돈은 무엇, 가족은 무엇, 국가는 무엇인가?!
와 같은 것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어머, 나, 철학자가 되려나봐....😨


4.
아쉬운 건 일본책이라 그런지 일본 예시들이 많았다는 것. 그리고 입문서라기엔 상당히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대학때 거시경제, 경제사상사 등등 다 배웠는데 왜 때문에 한계세율 같은 용어 하나도 기억 안나는 거지?? (좌절) 경제용어 너무 많아.. 핵심을 정말 잘 간추린 느낌이긴 한데...사실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기본소득 취지 정도에 동감하고 싶은 분이라면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플랜 그 책이 초심자 한테는 맞을 듯. 이 책 읽고 좀 정리해보다가 더 어려워서 그 책으로 다시 읽었다..ㅜㅜ

5.
어떤 논리든 받아들이는 건 감정의 영역. 기본소득은 돈 때문에 의미없는 일을 정말정말 열/심/히 해온 사람들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어 할 듯 싶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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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해보자. 복지국가의 세 가지 이념은 ‘의식이 족해야 예절을 안다‘는 격언과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말라‘라는 격언을 섞어놓은 것과 같다. 의식이 족해야(생존권이보장되어야) 예절을 알기 때문에(시민으로서 사회에 공헌할 수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보장시스템은 임금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을 우선시한다. 그리고 우리 중 다수는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금언을 체화하고 있다. 이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말이며 성경에도 똑같은 구절이 있다.(데살로니가후서」 제3장 10절) 그러나 이 성경 구절과 우리가 체화하고 있는 금언의 차이는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사람은 먹어도 된다는 점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의 복지국가 시스템은 이 사고방식에 기초하여 설계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임금에서 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납부금을내고 고령·질병·실업 등에 대해 보장을 받을 수 있다. - P52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일할 수 있는데도 일하지 않는게으른 사람이나 일할 수 있는데도 할 수 없는 척하는 사람과정말로 일을 할 수가 없는 사람을 구별하여 그들에게만 생활보호 등의 형태로 소득보장을 시행한다.
그러나 ‘일을 하지 않는 사람 중에서 ‘일하고 싶어도 할 수없는 사람‘을 선별해내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복지국가 시스템은 그것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성립된다. 그리나 적어도 일본에서는 이 장에서 살펴본 대로 실패한 것 아니까, 생활보호를 받지 못해 길에서 얼어 죽는 사람들과 저조한표착률 데이터를 마주하면 실패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모두가 사람의 생명은 소중한 것이라 말한다. 그렇다면 돈이없어서 생명을 빼앗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한 합의 위에생존권이라는 개념과 복지국가라는 제도가 구축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일본형 복지국가가 한 것은, 생명에 서열을 부과하여 구별하고 열등한 생명을 폐기하는 일이었다. - P53

기본소득 구상안을 향한 주된 비판으로,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관대하고 일하는 사람에게는 부당하게 엄격한 제도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대략 아래와 같은 논리로 답한다.
기본소득이 보장되는 상황에서는 생존을 위해 노동을 강제 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이 일하는 사람은 자신의 의사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돈에 상대적으로 큰 가치를 두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더 적게 일하는 사람은 (역시 단순하게 말하면) 시간에 상대적으로 큰 가치를 두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중략) 판 파레이스는 후자를 ‘게으른(lazy) 사람’이라 칭할 수 있다면 전자를 ‘일에 미친(crazy)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겠냐며 논의를 이어나간다. 기본소득 제도하에서는 게으른 삶도 일에 미쳐 있는 삶도, 또는 그렇게 극단적이지 않은 ‘어중간한 (hazy)’방식의 삶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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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3-15 13: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실... 최근의 사회 문제에 대해 뭘 물어보아도 제게 답은 ‘기본소득’이라서요.
문제는 ‘일’, 노동의 범위죠.
자본주의 사회에서라면 출근해서 쓰러질때까지 일해야 일이라 하니...ㅠㅠ
우리가 하는 의미있는 일들이 ‘쓸데 없다’고 말하는 생각과 싸워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거라구요. 갈 길이 멉니다.

공쟝쟝 2019-03-15 13:46   좋아요 0 | URL
그래도 막연히 ‘대안이없다’라는 핑계들로 싸울 때(?) 보단 좀더 좋은 세상으로 가는 하나의 무기(!)를 발견한 것만 같아 기본소득이 참 고마웁게 느껴집니다. 왜 여태껏 몰랐을까 라고 생각두 들고요. ㅎㅎㅎ
 
영화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다 지혜의 시대
변영주 지음 / 창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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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는 평생 잘 안(못)보던 영화를 일주일에 한편이라도 보려고 노력하는 데, 그건 전부다 <방구석1열> 정확히는 변영주 감독 때문이다.

등장하는 패널들, 소개되는 영화들 다 좋지만 특히 감독님이 무슨 말 할때마다 진심 귀 쫑긋 해서 듣게된다. 그의 다듬어진 피씨함에 한번, 감독은 영화를 저렇게 보는구나 하면서 두번 감탄한다. 요즘은 별로 재미없던 영화들도 다 재밌다. 신기한 경험이다. 그나저나 방구석 1열 엄청 챙겨봤는데 감독님 이젠 본업이 충실하러 가신대서.. ㅠㅠㅠㅠ 아쉬워하며 올레 티비로 재탕해서 또 봐야지(ㅋㅋㅋㅋ).
방구석1열을 함께 보고 셋째가 말하기를 “와, 우리나라 같은 영화 선진국이 출발비디오여행 영화 소개로 지금까지 만족해 왔다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그러게 말이다.
영화 소개 프로그램이라기엔 시사 같고 교양 같은데 또 시사교양이라기엔 예능 같고.. 이번주엔 박찬욱감독 출연이라는 데 더 잼나게 봐야지😘~! 케케

여하튼 변감독님의 짱짱팬이 되어서 책을 읽었고 역시 그가 더 좋아졌다. 창작의 원칙과 태도 -어떻게 살고자하고, 무엇을 사랑하는 지 -에 대한 강연록인데 두께에 비해 생각할 거리들이 참 많았다.



“(112) 어떤 건 나 때문에 힘들어요. ‘내가 무능력해서, 내가 잘 몰라서, 내 재능이 부족해서’ 그래서 힘든 게 있어요. 그런 것과 ‘내가 여성이라서 힘든 것, 내가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서 힘든 것’을 명확하게 구분해내면 승리할 수 있어요. 능력이 부족한 건 공부하면 되고, 여성이라서 힘들면 옆의 친구와 손을 잡으면 돼요. 다른 게 힘들다고 하면 그 나름대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우리가 왜 매번 지냐면 이것들을 하나로 뭉뚱그려서보기 때문이에요. ‘아, 나 진짜 힘들어.‘ 이렇게만 보면 집니다. 그러면 어느 누구와도 연대하기 힘들어요.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에 힘든지가 분명해야 연대가 되는 데, 그냥 힘든 걸로는 연대가 안 돼요.
차별에 대처하는 방안은 없지만 고난을 이겨내는 방안은 이것입니다. 언제나 그 고난들을 분리해내는 거예요. 나의 고통이 뭉텅이가 아니라 제각각이라고 생각하면이겨낼 수 있습니다.”



난 편견이 많고 내 방식으로 생각하길 좋아한다. 미리 재단하기도 하고 왜곡해서 보기도 하고.
있는 그대로를 보고 싶은 데, 사실 무엇을 볼 것인지부터 이미 왜곡의 시작이라, 덜 편견쟁이가 되기 위해 이 강연의 팁을 머릿속 저수지에 깊이 던져 놓는다.

뭉뚱그리지 않을 것. 구체적일 것. 해상도를 높인 섬세한 시야로 바라볼 것. 그것이 나를 침해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할 것!
언제나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
고마워요, 변영주 감독님!🙏🙏



(6)
지금 우리는 한때 모두 같은 전선에 선 동지였는데, 네가 배반했다거나 내가 변절했다며 각자의 그 작디 작은 깃발을 흔들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애초에 같은 전선에 섰던 적이 없으며, 조심스럽게 우리의 교집합을 조금씩 확인해보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각자의 깃발을 흔드는 이들에게 누가 당신을 배신한 것이 아니라, 아직은 교집합의 크기가 외로움과 욕망에 비해 작을 뿐이라는 그런 말을 하고 싶다. 나아가 결국 우리가 교집합을 키우기 위해 해야 할 단 하나의 일은 ‘너’의 이야기를 수줍게 듣는 것밖엔 없다는, 그런 이야기를 말하고 싶었기 때문에 또다시 강연에 나서게 되었다.

(65)
대개 멋진 문장을 만나면 그 문장이 어디서 나온 누구의 말인지 기억하고 그 문장을 정확하게 외우려고 노력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일부러 그걸 안 외워요. 그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 대신 그 말을 내가 왜 좋아하는지를 생각해요. 내가 왜 이 문장에 반했지? 내가 왜 이걸 계속 읽고 있지? 내가 왜 다시 찾아보고 있지? 그 이유를 계속 생각해요. 이유를 알게 되는 순간 그 문장이 제 입에서 조금 다르게 나와요. 저는 그 달라진 문장을 기억합니다. 그럼 그 말은 제가 한 말이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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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겟타 2019-03-16 0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방구석 1열은 애청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이번주도 박찬욱특집도 봤어요^^

공쟝쟝 2019-03-16 23:41   좋아요 1 | URL
저 오늘 봤는데 후어어 역시 좋더라구요
 


“(129) 기본소득 구상안을 향한 주된 비판으로,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관대하고 일하는 사람에게는 부당하게 엄격한 제도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대략 아래와 같은 논리로 답한다. 
기본소득이 보장되는 상황에서는 생존을 위해 노동을 강제 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이 일하는 사람은 자신의 의사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돈에 상대적으로 큰 가치를 두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더 적게 일하는 사람은 (역시 단순하게 말하면) 시간에 상대적으로 큰 가치를 두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중략) 판 파레이스는 후자를 ‘게으른(lazy) 사람’이라 칭할 수 있다면 전자를 ‘일에 미친(crazy)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겠냐며 논의를 이어나간다. 기본소득 제도하에서는 게으른 삶도 일에 미쳐 있는 삶도, 또는 그렇게 극단적이지 않은 ‘어중간한 (hazy)’방식의 삶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나의 게으름이 옹호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은 문장. (기본소득없는 사회에서 게으를 권리 따위는 없다는 슬픈 현실은 잠시 미뤄둔다) 게으르고 싶다. 미치기 싫다. 게으르고 싶다!!!! 앍얽앍~~🤧

살아가는 것도 노동이므로 내 삶이라는 노동에 임금을 지급하라!! (탕탕탕)
_
기본소득 궁금해서 진짜 오랜만에 경제 관련한 교양 서적 보는 데, 통 멀어져있던 분야라 좀 어렵게 느껴진다. 
생각안하고 읽으면 아무런 이해없이 글씨만 읽게 되므로 긴장해서 읽고 있음ㅎ
_
내 평생 놀고 먹고 쉬고 싶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지옥 아닐까?) 그런데 일을 시작한 순간 깨달았다.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한다는 거. 일로 자아실현 하면 좋겠지.. 그런데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구.. 그리고 안하면 죽는 자아실현이 정말 자아실현입니까??? 
평범한 사람에게 일을 쉰다는 것은 가족에게 기생하는 미안한 삶, 혹은 외롭게 혼자 죽어가는 노후를 떠올리며 무지 불안해지는 삶을 뜻한다. 그러니까 때때로 일을 안해도 ‘살아갈 수’는 있는 사회로 가는 논의 정말 필요하다.
_
아, 인류야, 쌓아논 재부도 많은데 이젠 그럴 때 되지 않았니? 내 생각이 글러먹은 거야?
-1월 내내 놀고 2월도 연휴 핑계로 놀았으니 이젠 일해야하는 데, 열시에 울리는 거래처 전화 받기 싫은 나태한 기본소득 주장자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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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2-07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실 제가 격렬한 기본소득빠입니다. 쟝쟝님이 이러시니 매우 든든합니다.

공쟝쟝 2019-02-07 17:14   좋아요 0 | URL
저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도를 찾은 것 같아요. 아직 공부가 부족하지만 기본소득 빠라면 저도 곧 한 빠 하게될것 같습니다😬

syo 2019-02-07 18:06   좋아요 0 | URL
뒤지지 않는 빠가 되도록 저도 열심히 읽어야겠어요🤓
 
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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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믿고 읽는, 정혜신 선생님의 글. 그녀의 글을 읽으면 홀가분해지고, 따뜻해지고, 몸이 편안하게 이완된다. 또르르 눈물 한방울 흐를 때도 있다. 이번 책 역시 그랬다. 뭐랄까, 그냥 눈가는 대로 읽고 마지막 장을 덮었을 뿐인데, 나 자신이 조금은 선량해진 것 같은 느낌.

타인을 깎아내리거나 이용하거나, 자신을 드러내거나 내 상처 먼저 봐달라고 아우성치기 바쁜 요즈음의 세상에서 ‘존재에 주목’한다는 이야기야 말로 허황되게 들린다. ‘공감’이라는 단어도 ‘힐링’만큼이나 식상하고.

이 책은 다르다. 존재와 사람을 ‘제대로 귀중하게 대할 줄 아는’ “존재”가 세상에 있긴 있구나! 안심하게 된달까. 읽으면서 사그라들던 인류애가 바짝 불 당겨질 만큼 ‘정혜신’이라는 치유자가 고맙드라. 타인을 어루만질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정말로 모/처/럼 생각했다. (😒좋은 사람?? 이 헬조선에서 그게 가능해?? 냉소주의자.....)


*

섬세한 인간애를 바탕으로 선생님은 ‘공감’과 ‘치유’ 노하우를 대거 전수해주신다. 존재에 주목하는 방법, 존재의 과녁을 놓치지 않기 위해 대화도중 해볼 수 있는 질문들, 공감/감정노동의 차이, 경계에 대한 인식까지. 그 원리와 예시를 모은 내용들임에도 ‘방법서’처럼 읽히지만은 않는다. 글에 깊이 감응할 수 있었던 것은 치유자 정혜신의 기술보다 ‘마음’ 그 자체, 태도 그 자체였다.

“(249) 다양하게 깎인 수많은 입체적인 면면들 때문에 빛이 드는 방향에 따라 빛깔과 분위기가 달라지는 예각의 크리스탈 조각 같은 존재가 사람이다. 그런 존재를 집단적 정체성이라는 둔각으로 뭉개는 일은 자신에 대한 폭력인 동시에 자기 은폐나 억압, 사람이란 존재에 대한 무지다.”

그러니까 위와 같은 문장은 인간 자체에 대한 탐구와 애정이 없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거라. 🤔 수많은 입체적인 면면들. 빛이 드는 방향에 따라 빛깔과 분위기가 달라지는..(크흡, 눈물 닦고..). 아, 사람이란 정말 그렇다. 나도 그러니까!!
그러니 뭉개지 말자. 뭉뚱그리지 말자. 쉽게 “(106)충조평판(충고나 조언, 평가나 판단)”따위 하지말자.

“(295)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너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들이다. 그래서 계몽과 훈계의 본질은 폭력이다. 마음의 영역에선 그렇다.누군가의 속마음을 들을 땐 충조평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충조평판의 다른 말은 ‘바른말’이다. 바른말은 의외로 폭력적이다. 나는 욕설에 찔려 넘어진 사람보다 바른말에 찔려 쓰러진 사람을 과장해서 한 만 배 쯤은 더 많이 봤다. 사실이다.


네네. 잘못했어요. 안하도록 노력할게요, 혜신쌤.ㅠㅠ (내가 바로 왕년에 바른 말 대장). 
마음의 영역에서 계몽이란 결국 폭력과 다름없다는 말. 명심하겠습니다!

*

“(117) 공감과 관련해 일종의 클리셰가 있다. 공감은 누가 이야기할 때 중간에 끊지 않고 토 달지 않고 한결같이 끄덕이며 긍정해주는 것, 잘 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다. 전혀 잘못 짚었다. 그건 공감이 아니라 감정노동이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면 지친다.”

어쩐지.......대화가 힘들더라..... 나 자신아, 그 동안 공감을 빙자한 감정 노동 하느라 고생 많았다.

“(187) 누군가에게 공감자가 되려는 사람은 동시에 자신의 상처도 공감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공감하는 일의 전제는 공감 받는 일이다. 자전하며 동시에 공전하는 지구처럼 공감은 다른 사람에게 집중하는 동시에 자기도 주목받고 공감 받는 행위다. 타인을 구심점으로 오롯이 집중하지만 동시에 자기 중심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아야 가능하다.
공감은 본래 상호적이고 동시적인 것이다. 지구가 자전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공전을 멈추거나 공전을 하느라 힘이 빠져서 자전을 쉬면 자연의 모든 이치가 깨지듯 공감도 마찬가지다. 상호성과 동시성을 잃으면 공감도 없다.

자전과 공전원리에 입각한 ‘공감’ 해설. 넘나 적절하시다. 이해가 쏙쏙 되었다. 샘은 정말 최고 만렙힐러시다. 나같은 쪼렙은 ‘공감자’가 되기 이전에 내 상처부터 주목하기로 한다. 앗, 공전은 커녕 자전도 잘 안된다. 😨

자전할 에너지도 없다. 혜신샘에게 공감 받고 싶다. 어렵사리 벌려놓은 내면의 상처들을 평가, 구경 당했던 지난 날들이 떠오른다. 그러게 누울자리 보고 뻗었어야.... (다시 눈물 한 번 더 닦고) 그래 나야, 괜찮다. 가까운 이들에게 이 책을 읽혀서 나를 공감시키고, 내가 자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좀 받아야겠다. (이 극단적 이기주의 무엇..ㅋㅋ?!?)

*

요즘의 출판시장 트렌드는 ‘거리두기’‘포기하기’‘그만두기’등등 인 것 같다. 노오력과 자기착취를 독려하는 강박적 자기개발서들만 넘쳐나던 몇 년전의 모습보다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다만 나는 좀 외로웠다. 물론 나를 괴롭히는 관계와 일들로부터 달아나는 것은 용기다. 그러나 상처에 겁먹어 거리 두는 것에만 전전긍긍하고 싶지는 않았다. 관계에서 지혜롭게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어려워했던 관계들을 톺아보았다. 그랬구나, 나의 잘못도 많았지만 그들의 잘못도 없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럴 밖에. 속마음을 나누기 쉽지않는 세상이니까. 나 포함 우리 모두는 다시 배워야 한다.

옆에 있는 이들의 존재에 주목하고 싶어졌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욱 섬세해지기를 마음먹었다. 책으로 배운 적정 심리학으로 나와 누군가를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한껏 든 저녁!!이었는데.. 옆에는 인간이 아닌 고양이 두 마리만.. 똥치워달라고 냐옹하고 있었다....

인간 관계.. 책으로만 배우면.... 잘해주고 싶어도 잘해 줄 사람이 없...게 되는 건가.. (현실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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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02-05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참 좋았어요.
읽으면서 따뜻한 느낌도 들었고, 어렵지 않게 쓰여진 책이라는 점도 좋았던 것 같아요.
쟝쟝님, 오늘 설날입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 가득한 한 해 되세요.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공쟝쟝 2019-02-05 23:36   좋아요 1 | URL
따뜻한 이 책만큼 따뜻한 서니데이님, 황금 돼지의 해 복 많이 챙기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