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문제적 인간 15
케이트 커크패트릭 지음, 이세진 옮김 / 교양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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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전기인가 막장 드라마인가, 에지간한 소설보다 훨씬 페이지 터너인 이 신나고 씩씩하고 열심히 천재인 인생에 홀려버렸다. 생각하는 것을 살며 살아낸 것을 또 생각했던 너무 너무 멋진 언니, 위대한 보부아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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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23 2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장쟝님 이책 완독 하신것도 멋집니다 !

공쟝쟝 2021-09-23 22:48   좋아요 0 | URL
제가 여태까지 읽은 평전중 가장 재밌는 평전이었습니다 ㅋㅋㅋㅋ 아주 알찬 인생 재미나게 살다 가신 분…!!!

독서괭 2021-09-23 23: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야 요게 그렇게 재밌어요? 쟝쟝님 <제2의 성> 읽는 데에도 도움이 되나요?

공쟝쟝 2021-09-23 23:34   좋아요 1 | URL
네 매우 도움이 됩니다! ㅋㅋ 아 하지만 제2의 성을 빨리 읽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 아니 잠자냥님이 왜 댓글을 안달죠??ㅋㅋㅋ

잠자냥 2021-09-23 23:49   좋아요 3 | URL
한박자 쉬고 낼부터 쪼여줄라고 그랬는데 글케 원한다면….. “언능 이 책 덮고 제2의 성을 펼치지 못할꼬?”

공쟝쟝 2021-09-23 23:58   좋아요 2 | URL
잠자냥 : 함께 펼쳐놓고 식탁과 책상을 오가며 읽었도다!!! 우하하하 🦹🏻‍♀️🦹🏻‍♀️🦹🏻‍♀️

잠자냥 2021-09-23 23:59   좋아요 2 | URL
식탁과 책상을 하나로 합치시오.

공쟝쟝 2021-09-24 00:02   좋아요 3 | URL
이번엔 식탁 완승… 내일부터는 오로지 제2의 성 한 우물만… 뒤적뒤적..

새파랑 2021-09-23 23: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100자평도 잘 쓰시네요 ^^

공쟝쟝 2021-09-24 00:00   좋아요 1 | URL
😎😎😎😎 뿌듯!

에로이카 2021-09-24 09: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요즘 ebs에서 하는 버틀러 강의 보시나요? 그제 어제 버틀러가 보부아르 이야기를 한참 했어요. 읽기 어려운 글을 쓰는 사람이 말은 쉽게 해서 놀랐습니다. 보는 동안 공쟝쟝님 생각이 났습니다. ^^

공쟝쟝 2021-09-24 10:11   좋아요 2 | URL
에로이카님, 추석 잘 보내셨나요?! 풍문으로 들어 버를러~강연이 있다는 것은 알고만 있음니당. 버틀러가 이야기하는 보부아르라니, 매우 구미가 당기는군요!! 그러나 소신에겐 이번 달 안에 마쳐야하는 신간 <제2의 성>이 있사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는 요즘 1일 1 보부아르(+2딴짓) 중인 것입니다. 감히 그 이름만 들어도 몸서리쳐지는 버틀러라는 이름에 저를 떠올려주시다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ㅋㅋㅋ

독서괭 2021-09-24 11:05   좋아요 2 | URL
저도 생각보다 말을 쉽게 해서 놀랐습니다..^^

공쟝쟝 2021-09-24 14:50   좋아요 0 | URL
말을 쉽게하는 버틀러라..... (긁적긁적)........ 글을 정말로 어렵게 일부러 어렵게 쓴것이었단 말인가.

잠자냥 2021-09-24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저 이제부터 한동안 서재 닉네임 바꿀까봐요.

˝공쟝쟝제2의성부터다읽고생각하자˝ 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9-24 10:52   좋아요 1 | URL
아니 근데 왜 오늘 24일이죠? 오늘 23일 아니었어? 오늘 왜 금요일이죠? 왜 추석이 다 지나가 있는 것일까.... 제2의 성 페이퍼 쓸려고 들어왔다가 나는 왜 남들 서재 순회공연 한바퀴 돌고 있는 것인가... 자냥님 덕분에... 나는 깨달았다. 읽을 책이 밀려있을 때 가장 독서력이 왕성한 나 자신의 청개구리 습성을!!!!! 누가 쪼면 쪼을 수록 더 대담해지는 커다란 미루기의 심장이 내 안에 있다!!!!

에로이카 2021-09-24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추석 동안 오징어게임 봤는데요. 버를러~의 위대한 수업이 DP나 오징어겜보다 훨~ 잼있습니다. 딴짓에 버를러 강의 하나 보시는 거 추가해보세요. 그러면 ˝제2의 성˝ 읽으실 때 검은 재킷의 버틀러가 쉬크한 미소를 지으면서 공쟝쟝님의 독서를 응원한다고 느끼실 수도.. ^^ 화이팅!!

공쟝쟝 2021-09-24 14:49   좋아요 1 | URL
오.겜은 망작이라는 풍문(이건 또 대체 어디서 들어 알고 있는 걸까!!!!)도 들었어요, 에로이카님의 버를러~강연 추천은 제가 고이 담아뒀다가 밥먹으면서 꼭 보겠습니다~!!!ㅋㅋ 아이참,, 그런데 아무렴 철학강연이 D.P보다 재밌다고요?ㅋㅋ (슬마..농담이져?)
 
휴거 1992
조장호 지음 / 해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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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휴거사건자체가 아스트랄해서 재밌지않을수 없는 소재였고, 소설의 중반까지 신나고 재밌고 무섭게 읽다가 어느새 범인을 눈치깐 (똑똑한)나는 막판에 여형사들 다 연애시켜버리는 박애주의자 작가님께 진부함의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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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9-17 15: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구를 위한 연애이며 누구를 위한 박애인가..

공쟝쟝 2021-09-17 15:42   좋아요 1 | URL
등장인물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나보죠 ㅋㅋㅋㅋ 그게 행복일거라 생각하는 납작함이 드러나는 지점?

공쟝쟝 2021-09-17 15:44   좋아요 1 | URL
아 딱 그 느낌이다 슬의 보면 짝못지어줘서 환장한 거 같잖아요? ㅋㅋㅋㅋㅋ 그런 느낌의 결말이었음 ㅋㅋㅋ 굳이? 왜?

잠자냥 2021-09-17 16: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쟝, 이러다 큰일나요! 언능 <제2의 성>으로 가지 못할까!

공쟝쟝 2021-09-17 16:0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 지금읽으러 카페가는 즁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9-17 16:18   좋아요 2 | URL
카페서 커피 마시면서 낙서만 하고 오면 아니되오, 쟝쟝~~!

다락방 2021-09-17 18:26   좋아요 3 | URL
카페가서 북플하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9-17 19:15   좋아요 2 | URL
….. 읽고 있어요… (정말이야..) 믿어주세요… 하지만 북플도 하고 있긴 하고요…. 낙서 안한 건 아님ㅋㅋㅋ

잠자냥 2021-09-17 19:45   좋아요 1 | URL
어여 닫어~~~

scott 2021-09-19 1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장쟝님

추석 연휴 동안 가족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해피 추석~


∧,,,∧
( ̳• · • ̳)
/ づ🌖

공쟝쟝 2021-09-21 09:34   좋아요 0 | URL
스캇님 해피해피 추석 🥰
 
미루기의 천재들 -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찰스 다윈에서 당신과 나에게로 이어지는 미루기의 역사
앤드루 산텔라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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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읽어야할 책을 미루는 방편으로 이 책을 읽은 것은 아니다.. (그저 반납일까지 미루다가 완독했을 뿐ㅋㅋ) 책 자체의 기획, 제공하는 정보의 신선함, 등장천재들과의 내적 친밀감을 상승시키는 저자의 쿨하고 찌질한 문체. 너무 즐거운 독서였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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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9-18 08: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루기가 제 전공입니다. 올해 추석 상차리기도 끝까지 미뤄볼랍니다. 그런데 계획표는 한 달 전부터 짜고 있습니다.

공쟝쟝 2021-09-24 15:08   좋아요 0 | URL
아오~ 요걸 인제봤네요? 미루기 성공하셨는지 ^ㅡ^!!! 원래 계획은 미룰려고 세우는 거라고 ㅋㅋㅋ 요 저자가 그럽디다!
 
어바웃 어 보이 - 개정판
닉 혼비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사상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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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신다. 취한다. 지금의 나는 대책없이 낙천적이다. 술 먹으면 언제나 걱정이 사라진다. 술을 먹는 까닭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오늘은 불안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것은 음주중의 독후감이다. 음독후감(?) 이상하다. 아무튼. 그러고 싶은 날이고 그래도 상관없는 날이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지만, 지금 느끼고 있는 불안과 초조는 영혼을 잠식할 정도는 아니다. 그냥, 무언가를 시작할 때 딸려오는 당연한 불안이다. 문제는, 지금의 나는 이 당연한 불안함을 오롯이 혼자 감내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낀다는 거다. 그건 뭐냐면, 지금까지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기댈 곳이 있었다. 뒤바꿔 말하면 반발 걸쳐있는 느낌의 선택이었다. 혹은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에서의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최악은 아닌 차악의 선택, 적어도 스스로에게 변명할 거리는 되는 선택들로 인한 시작 말이다. 

이번의 시작은 조금 다르다. 여느 때처럼의 잘 모르는 것들에게 나를 던지는 미지의 시작임은 맞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등떠밀려서의 선택이 아닌 스스로의 선택이고 그리고 선택의 결과가 결국 혼자서 다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기에 다르며, 무엇보다 물리적으로 내가 혼자이고 이 불안함을 시시콜콜하게 나누던 익숙한 관계들이 없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내겐 아무도 없으니까, 훠이 훠어이- 불안함- 외로움이여, 떠나가버렷!!! 팔로 휘적휘적하다가 좀 대책이 없는 날엔 술을 마셨던 것 같다. 취해있으면 불안이 조금은 사라졌거든. 그런데 또 술을 신나게 퍼마시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불안으로부터 도망칠래? 응!!!!! 그러고 싶지만 그 댓가가 또 다른 형태의 중독인 건 싫어. 그럼 도망치지 말자. 그냥 이 불안을, 불안을 나눌 수 없음을, 그로인해 딸려오는 외로움을 쓰자. 불안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불안을 상기시키는 술을 마시자. 하고 아주아주 맛있는 칵테일(보드카:토닉워터:주스)을 만들어서 마시면서 앉아서 이걸 쓴다. 술을 마시면서 불안을 집중검토하며 글을 쓰면 불안을 술로 잊어버리는 건 아니게 되잖아? 내일 일어나서 지우지 않길 바라며. 혈중 알콜농도는 체온은 1도 정도 상승한 느낌이며 눈이 뻑뻑하나 글씨가 읽히고 글을 쓸 수 있는 수준. 

“(358) 삶은, 결국 공기 같았다. 윌은 이제 더 이상 그 사실에 일말의 회의도 없었다. 들어오지 못하게 막거나, 거리를 둘 수도 없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그걸 숨 쉬며 사는 것뿐이었다. 어떻게 사람들은 이렇게 건더기다 많은 걸 폐로 흡입하면서도 질식해 죽지 않는지 미스터리였지만, 이 공기는 서걱서걱 씹히다시피 했다.”

사실 나는 괜찮다. 그 어느 때 보다 괜찮다. 20대 내내 심각하게 매달렸던 관계중독에서도 벗어났고, 나를 들들 볶아대며 끊임없이 고나리질 하던 전 직장에서도 벗어났으며, 언제나 무언가를 나누기엔 대화가 너무 부족했던 가족으로부터도 벗어났고 (사실 아직 남은 여분의 기대를 완전 철회하기 위해 노력중이며), 나를 소중하게 대해주지 않던 연애에서도 가까스로 탈출했다. 

지금 내 집 구석구석에는 자유, 자유에 대한 열망들이 이곳 저곳에 옹골차게 붙어있는 데, 내가 그토록 원하는 게 자유였다는 건 동시에 내가 얼마나 자유롭지 않고 속박당하기를 (자처했을 수도) 익숙해 했던 인간인가 싶기도 하다. 어쨌든 괜찮지 않던 때도 나는 스스로를 괜찮다고 다독였고, 정말로 괜찮아졌을 때는 정말 더 괜찮다고 떠들어왔으며, 상대적으로 요즘의 나는 가장 괜찮지만, 앞으로 더 괜찮아진다면 지금의 나를 생각했을 때, 그 때 안괜찮았구나 싶겠지만, 어쨌든 내가 느끼는 괜찮음이란 이것은 내가 느끼는 나만의 고유한 어떤 상태이고 상황이므로, 나는 괜찮다. 

저절로 괜찮아진 것은 아니다. 괜찮아지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는 것에 대해 누구보다 나 자신이 알고, 그리고 그건 잘했어!라고 나한테 말해줄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 상태에서 나의 괜찮음은 레알 팩트 진심 찐. 그런데 나를 상대화해 보면 나의 고유함을 배제하면, (사실 나는 나 자신의 상처에 대해 누구보다 무덤덤해지길 원하는 편이다) 나는 엄살쟁이다. 엄살쟁이일 것 같다. 엄살쟁이인가? 아 몰라. 그러니까. 내 인생의 스크래치 정도로는 말짱해야 정상인 것처럼 느낀다. 골절이 아니라 스크래치고, 설령 골절이라고 해도 뼈 다 붙은 만큼의 시간이 흐른 거다. 그래서 세상이 뒤틀리고 기이해보일 때가 있다. “어떻게 사람들은 이렇게 건더기가 많은 걸 흡입하면서도 질식해 죽지 않는지 미스터리다” 

윌은 직업이 없고 부양가족 없고 부양애인도 없고 부양묘도 없는데 부양 아파트는 있다. 유명 캐롤송을 작곡한 아버지 덕에 부유하지 않지만은 평생 놀고 먹을 수 있는 인세 수입이 있다. 기본소득이랄까. 내가 그토록 원하던 삶이랄까. 어쨌든 세상에나 그런 경제적 상황에서, 뭐 아주 대단한 인간이 될 법도 한 시간과 공간의 풍요 속에서 살면서 대단해지지 않고 무사하게 살아간다. 인생이 심심해서 로맨스를 꿈꾸긴 하나 그것이 잘 안되는 인간이다. 그의 인생관이나 라이프스타일은 아주 쿨하고, 하지만 너무 쿨내나서 귀찮을 거리를 만들지 않고, 그에 딸려오는 외로움을 받아들이긴 하지만 섹스도 좀 필요하고 그래서 귀찮지 않을 로맨스와 섹스를 제공해줄 여성을 찾는 그런 상태의 도시남이다. 또 다른 주인공 마커스는… 마커스에 대해서 설명하고 싶은데 슬슬 취기가 글을 쓰기 피곤해질 올라와서 좀 지친다. 아무튼. 내가 소설을 통틀어서 가장 감동받은 마지막 부분을 적고 잠을 자야겠다. 

음.. 쓸까했는데 너무 스포같아서 안되겠다. 아무리 취했어도 소설의 핵심을 알려주는 일을 할 수는 없다. 비슷한 페이지로 대체한다. 

“(378) 아빠, 상관 없어요. 정말이에요. 상황이 나빠지면, 아빠를 믿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중략) 정말 저는 괜찮아요. 다른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으니까. 괜찮아요.”

철 덜든 백수 도시남과 너무 일찍 철든 것도 같아보이는 왕따 소년의 우정 이야기다. 그리고 사실 우리네 인생이 그렇듯 그렇게 대단한 일(커트코 베인의 자살?)은 소소하게 일어나기도 하고 일어나지 않기도 한다. 일어나더라도 금새 소소해지거 마는 것이다. 해프닝, 해프닝. 중간중간 피식피식 웃을 수 밖에 없는 문체(이걸 영국식 유머라고 하나), 혼자서는 결국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하찮음과 그 하찮은 사람들이 인연으로 엮이는 과정, 정말로 소중했던 것들이 소중하지만 유일하지는 않게 된다는, 그러니까, 언제나 소중한 것들은 있게 마련이고 그것은 유일해서 소중한 것은 아니며 변할것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또 바뀌어버린 소중한 것들에 의지해서 살아갈 것이라는 다소 서늘한 소년의 통찰이 마음에 남았다. 

나는 나를 이루고 있는 사람과 존재들이 소중하다. 그러나 이것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 아니고 소중해서 변하지 않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왜냐면 나 조차도 변할 것이니까. 다만 나는 배울 수 있는 사람이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들을 배우고 그들의 흔적을 내게 남기겠지만 그들을 내 마음속에 박제시키고 나와 그들의 변화를 막는 일은 더 이상 하지 않을 거야. 나를 망쳐온 것이 그 유일, 영원에 대한 고지식함임이란 걸 이제는 좀 알아졌거든. 계절의 변화처럼 관계의 변화 역시 그냥. 받아들일 거야. 받아들인다고 해서 지금의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변하냐, 그건 또 아니야. 소중, 유일, 영원을 따로따로 분리해서 생각하기. 

뭘썼는 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써보는 것도 괜찮은 걸? ㅎㅎㅎ 음주독후감 끗.

덧, 좋았던 문장들 베껴쓰기는 나중에…. 혈중알콜농도가 잠을 부르옵니다.  

(나중에 다시 베껴썼사옵니다.)

"나와 좀….. 그렇게 다르지 않은 여자요." 마커스가 외교적으로 말했다.
"글쎄다. 행운을 빈다." 카트리나가 말했다. "우리 중 절반은 평생을 우리와 좀 그렇게 다르지 않은 사람을 찾아 헤매고도 아직도 못찾았단다."
"그렇게 어려워요?" 마커스가 물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지." 마커스 마음에 들지 않을 정도로 진심 어린 말투로 피오나가 말했다.
"안 그러면 우리가 왜 다 독신이겠니?" 카트리나가 말했다. - P371

아주 솔직히 말해서(월에게 윤리적 신념 비슷한 게 하나라도 있다면, 설문지에서 자신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건 대단히 나쁜 일이라는 것이었다) 스포츠카를 갖고 있는 남자가 여자들에게 멋지게 보인다고 아직도 믿고 있었다(-2점). 그렇긴 해도 점수는 …… 무려 66점이었다! *설문지에 따르면 그의 쿨한 지수는 영하에 달했다! 그는 드라이아이스였다! 그는 눈사람 프로스티였다! 저체온증으로 죽어버릴 지경이었다!*
이 설문지가 얼마나 믿을 만한지는 알 수 없었지만, 윌은 그런 생각까지 할 여유가 없었다. 남성 잡지에서 쿨하다고 판명해준 건 그의 생애에서 뭔가 이루었다고 할 만한 일에 가장 근접한 사건이었고, 이런순간은 소중하게 만끽해야만 하는 것이다. 영하! 영하보다 더 쿨해지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그는 잡지를 덮어, 목욕탕에 보관하고 있는비슷한 유의 잡지더미 위에 갖다 올려놓았다.
—😲 아놔 문체 보소, 김혼비 작가님이 이름을 혼비에서 따올 만큼 사랑한다던 영국식 유머의 시작되시겠다. - P14

윌은 한참이 지나서야, 말 그대로 독신으로 아이를 키우는 여자들은 ‘아이’가 딸려 있기 때문에 서로 어울릴 길이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다. 무심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친척과 친지 들에게 물어보고 다녔지만, 지금까지는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 윌이 아는 사람들은 아이가 딸린 독신녀를 한 사람도 모르거나, 행여 알더라도 전설적으로 한심스러운 로맨스 전력을 지닌 윌한테 소개해주기를 꺼렸다.
하지만 이제 그는 이 예기치 못한 먹이 기근에 대한 이상적인 해결책을 찾아냈다. 네드라는 두 살짜리 아들을 만들어내서, 아이를 키우는 독신남녀 단체에 가입한 것이다.
—😲 예쁜 싱글 맘과 섹스하려고 싱글 맘카페 가입한 윌.. 그의 뇌는 청순했다!! - P50

"누가 있나 볼까요… 청색 셔츠 입은 여자 보이세요? 아들이 다른 사람 애라고 남편이 의심을 해서 헤어졌대요. 음…… 헬렌…지겨운 얘기예요……… 남편이 직장에서 바람이 났고요……… 모이라는…… 남편이 집을 나갔고…….… 수잔나 커티스는 …… 아마 남편이두 집 살림을 했다죠.……"
똑같은 테마로 끝도 없는 변형이 이어졌다. 갓 태어난 아기 얼굴을한번 흘낏 쳐다보더니 떠난 남편, 새로 온 직장 동료 얼굴을 한번 흘끗 보고는 떠난 남편, 그냥 무작정 떠난 남편, 갑자기 윌은 모이라가 로레나 보빗을 신성시하는 이유를 완벽하게 이해했다. 수지가 배반과 기만의 죄목들을 줄줄 다 읊고 났을 때쯤이 되자, 그는 주방 칼로 자기 거시기를 팍 잘라버리고 싶은 기분이 되고 말았다.
—😲 ㅋㅋㅋㅋㅋ - P55

"하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럼 다른 얘기를 하자."
하지만 한참 동안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같이 파이프위에 앉아서, 너무 뜨거워지면 엉덩이를 들썩거리면서, 다시 바깥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까지 기다렸다.
—😲 이 장면 너무 귀엽고 좋아 - P305

그 두 글자는 ‘의미’였다. 말하자면, ‘그래봤자 무슨 의미가 있나요?’ 라든가 ‘제가 보기엔 아무 의미도 없어요’ 라든가 ‘전혀 무의미해요’라고 할 때의 의미 말이다(마지막 문장에서는 ‘무의미’ 이지만, 역시 중요한 건 ‘의미’ 부분이고 하니)…… 인생에 대해 논하면서, 특히 인생을 끝장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논하면서 빌어먹을 ‘의미’ 얘기를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윌은 도무지 그 ‘의미’를 하나도 찾을 수가 없었다. 뭐 그럭저럭 괜찮을 때도 있다. 가끔 새벽 두 시에 매직 머시룸 -환각 효과가 있는 버섯의 일종-옮긴이-을 먹고 나서 머리에 폭탄 맞고 아무 생각이 없을 때, 어떤 미친놈이 마룻바닥에 엎드려서 스피커에 귀를 박고 있다가 ‘의미’를 논하려 하면, 그냥 ‘그런게 어딨냐. 입이나 처 다물어라’라고 해주면 된다. 하지만 불행에 찌들고 방황하다 못해 수면제 한 병을 몽땅 삼키고 영영 잠들어버리려는 사람한테 그런 말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 P312

피오나 같은 사람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해버리는 건 살인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윌이 피오나와 껄끄러운 관계라 해도, 솔직히 그녀를 죽여버리고 싶다는생각은 전혀 없었다.
피오나 같은 사람들을 보면 일은 정말 화가 났다. 다른 사람한테도 재를 뿌리기 때문이다. 고고하게 현실을 초월해서 사는 건 쉬운 일이아니다. 기술도 있고 배짱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고 싶다는 말을 들으면, 나 자신까지 그들과 함께 끌려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고개를 물 위로 내놓고 숨을 쉬고 있기만 하면 된다고 윌은 생각했다. 누구나 다 그렇게 사는 거다. ... 그에게는 붙잡고 물 위에둥둥 뜰 수 있는 밝은 사람이 필요했다. 피오나같이 발목을 잡아끄는 무거운 짐은 필요치 않았다. 정말 미안하지만, 사는 게 다 그런 거다.
- P313

"아빠, 상관없어요. 정말이에요. 상황이 나빠지면, 아빠를 믿을 수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이런, 고맙다."
*"미안해요. 하지만…… 정말 저는 괜찮아요. 다른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으니까. 괜찮아요."*
그는 정말로 괜찮을 것이다. 그는 알고 있었다. - P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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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이카 2021-09-10 01: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난 이 영화만 잼있게 봤어요.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도 안 나네요. 보드카 토닉에는 크랜베리 주스가 좋습니다… ^^

공쟝쟝 2021-09-10 09:23   좋아요 1 | URL
크랜베리주스라… 아이참, 이 곳생활은 정말 적절한 정보들로 가득합니다.

얄라알라북사랑 2021-09-10 04: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취했어도 소설의 핵심을 알려주는 일을 할 수는 없다.˝ 이것은 진정, 고수의 자세이십니다! 알라딘 서재의 우아한 에티켓!

공쟝쟝 2021-09-10 09:24   좋아요 1 | URL
후후 아침에 일어나서 읽어보니 취한저는 안취한 저보다 낫네요 ㅋㅋㅋ 스포일러까지 생각하다니 ㅋㅋㅋ

다락방 2021-09-10 05: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으- 저도 정말 좋아하는 소설이에요! 여분의 사람이 필요하다고 저 역시 늘 말하고 다니는데 닉 혼비가 이 소설로 그걸 해줘요. 정말 너무 좋아요, 이 소설! 마커스가 둘만으로는 안된다고 부족하다고 하면서 관계를 더 만들려는 게 진짜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듯했지만 너무 좋았어요!!

공쟝쟝 2021-09-10 09:24   좋아요 0 | URL
.. 이렇게 또 한 사람의 대머리를 나에게 심어주고 간 다락방님…

새파랑 2021-09-10 07: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음주를 많이 안하신거 같은데요? 너무 잘 쓰셔서요 ^^ 공쟝쟝님의 글에서 고민이 많이 느껴지네요. 괜찮아지기 위해 하신 노력이 꼭 만족스러웠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 다락방님 저서에서 본 책이네요 😆

다락방 2021-09-10 09:1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제가 쟝쟝님께 읽기를 권해드린 책입니다. 이만 총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9-10 09:27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이 알려주셔서 보드카 마셨어요! (이제 여름이 가기도 했고 ㅋㅋㅋ) 그리고 조금만마셔도 취하니까 아주 괜찮아서 종종 애용하려합니다! ㅋㅋㅋ
다락방… 그걸 제가 안썼네여. 똑똑한 ai 다락방추천작 ㅋㅋㅋ 아오 미쳐 ㅋㅋ 또 그걸 여기다가 티내 ㅋㅋ

새파랑 2021-09-10 09:37   좋아요 1 | URL
역시 술잘알 공쟝쟝님이시네요. 술은 보드카~! 저요새 이유경작가님의 명저를 읽고 읽어야할 책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ㅋ

붕붕툐툐 2021-09-10 07:1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생애 첫 음주독후감을 읽는 독자라 행복하네요~ 완전 미래의 제가 쓸 것같은 내용이라 깜짝 놀랐고 어머어머, 하며 읽었어요! 완전 공감 백배! 지금 조금 좋아진 이 상태를 괜찮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우리 삶은 결국 현재뿐이니까 지금 괜찮으면 정말 괜찮은 것! 쟝쟝님께 애정과 존경을~😘

공쟝쟝 2021-09-10 09:28   좋아요 2 | URL
괜찮지만 괜찮지않은 부분도 있잖아요? 그걸 인정해주자 싶었어요. 더더 괜찮아지기를 바랄뿐! 툐툐님 금요일이예요! 오늘두 힘😍

잠자냥 2021-09-10 09: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에이, 이거 술 마시고 쓴 거 아닌 거 같은데, 쟝쟝 뻥쟁이~~~

그나저나 영화 <어바웃어보이>에서 제가 가장 부러운 점은 휴 그랜드 아버지 직업(에서 나오는 수입)... ㅋㅋㅋㅋ

공쟝쟝 2021-09-10 09:35   좋아요 3 | URL
보드카 120ml 🤫(술 조절하려고 재면서 마심) ….
그쵸 ㅋㅋㅋㅋ 가장인상적인건 윌의 삶.. 영화는 아직 안보고 왓챠평 봤는데 윌 = 미래의 장범준 자식 이라는 댓글 보고 빵터졌어요 ㅋㅋ

잠자냥 2021-09-10 09: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주 우울해지면 닉 혼비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추천합니다.

공쟝쟝 2021-09-10 09:39   좋아요 1 | URL
대머리 닉혼비에게 빠지고 싶지 않아 🥲 그러나 이미 빠져든 거 같다 😭😭😭 다른 책도 이 책만큼 좋겠죠?

잠자냥 2021-09-10 09:45   좋아요 2 | URL
그대가 <하이 피델리티> 를 펼치면 병맥주(330ml) 나발 불면서 온갖 락음악 들으며 책 읽게 되리라.......

다락방 2021-09-10 10:10   좋아요 2 | URL
저 하이 피델리티 영화로도 봤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닉 혼비 하이 피델리티랑 또 뭐다라 무슨 서평집이랑 봤는데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는 안봤네요. 그거 찾아봐야겠어요. 호호.

공쟝쟝 2021-09-10 13:54   좋아요 1 | URL
아놔 ㅋㅋ 오늘 갬성은 하이피델리티 인데? ㅋㅋㅋㅋㅋ 병 나발.. 병나발이라…

오거서 2021-09-10 0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취중인지 의심… (제가 의심이 많은 편 ^^;) 오타 없고 막힘 없는 문장을 보면서 술이 쎈지 또 의심해요. 저도 한 번 시도한 적이 있는데 엉망진창이더라구요. ㅎㅎ
낙천적인 마음을 다칠 만한 좋지 않은 일로 술을 마신 것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좋은 책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

공쟝쟝 2021-09-10 09:42   좋아요 1 | URL
딩동댕! 술이 쎕니다!! 그리고 술은 낙천적이어지기 때문에 마십니다. 일상은 서걱거리고 술을 마시면 서걱거리는 호흡이 원활해집니다… 이렇게 댓글을 적다보니 제 음주패턴이 살짝 걱정.. 스럽네요…
표지는 별로이지만 좋은 책입니다^^

잠자냥 2021-09-15 16: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쟝쟝님 순식간에 닉혼비 마니아 8위 등극. 곧 1위 하실 듯..... 그대는 대머리 수집가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9-15 18:28   좋아요 0 | URL
……대머리 수집가……. 치욕적 오명이다……… 닉혼비 네 이놈!!!
 
어바웃 어 보이 - 개정판
닉 혼비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사상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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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웃기고 따스하고 🥺 아, 이게 말로만 듣던(?) 영국식 유머인가요..? 아이폰 카메라 필터로 쪼끔 채도 조정한 것 같은 세상을 느끼게해 준 명랑성장우정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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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7 21: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공장쟝님 영화 추천합니다 ^ㅅ^

공쟝쟝 2021-09-07 21:35   좋아요 3 | URL
인류애 떨어질 때 보려고 애껴둘게요! 모처럼 소설 읽구 ㅠㅡㅠ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