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티브 -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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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티브를 읽었다. 체크리스트 문항을 열개도 읽기도 전에 스스로가 민감한 사람이란 걸 알아챘다. 맙소사. 난 항상 내가 둔감하다고 생각했다. (ㅋㅋㅋㅋㅋㅋ 멀티가 잘 안돼서 ㅋㅋㅋ) 책을 다 읽고 나니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가 취약했던 관계들이 떠올랐다. 그러고보면 A도 민감한 사람이었던 건 아닐까. A가 나를 그렇게 괴롭혔던 건 일종의 자기 혐오였던 걸까. 그렇다는 의심을 확정지었다. 대체로 나를 어떻게든 통제하려는 그런 순간들. 나는 또 그런 관계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자기애 적 상처가 있었던 듯 싶고.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들을 유난하다고, 호들갑떤다고 은근히 비난하는 문화에서 자랐다. (전라도 말로 꼽준다 꼽태운다라고 한다ㅋㅋ) 그래서 나는 스스로가 민감하거나 섬세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계속 주문을 걸었던 것도 같다. A도 그런 사람이었다고 생각하니까. 서글펐다. 나는 나의 민감함이 성격 유형 중 INTJ의 속성인가? 하면서 mbti에 몰입했던 적도 있다. 높은 기준과 강한 책임감. 깊은 대화에 대한 갈망. 나 스스로도 통제가 안되는 과집중이나 과몰입. 환경, 자극, 외부의 인풋에 지나치게 영향을 많이 받는 것. 신경질. 분노. 불안. 소외감. “남들 처럼 사는 법”을 배우지 못해서 종종 불안, 우울했던 것.

*그렇게 생긴대로 세상을 살려고 하면 너무 힘들거야.* 라는 애정 어린 충고들은 자칫하면 통제로 폭력으로 쉽게 미끄러지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민감한 사람들은 그런 관계에 깊게 빠져든다고 적혀있어서 쫌 소름. “(104)당신은 천성적으로 타인의 상황에 공감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민감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이런 능력은 자기 문제를 남에게 떠맡기려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떠맡은 일까지 열심히 하다 인생 망테크탄 기버giver중의 기버가 나다…(부자 되야지…)

누구보다 세상에 잘 적응하는 것 처럼 보였던 A는 이제 세상에 없다. 그는 시를 쓰는 사람이기도 했던 걸로 기억한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특별히 나에게는 나쁠 수 있다는 걸 그를 통해 배웠다. 자신에 대한 몰이해가 치명적인 걸까, 어떤 사람의 어떤 특징을 배척하는 사회문화적 풍조가 치명적인 걸까. %는 따질 수 없지만 A도 나도 삶 자체를 버거워하는 종류의 인간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나 자신이 이런 부류의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싶었다. 그 이유는 1. 환경적으로 언제나 타인들과 섞여 살았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잘 지내고 있었다는 게 나의 뿌듯이고 자랑이었다. 근데 가만ㅋㅋㅋㅋ 그게 자랑스러워 할일인가? 당연한 일이다ㅋㅋㅋㅋ 2. 기질적 예민함을 방패삼아 할 일을 안하는 사람들의 일을 떠맡거나 그 사람들 없는 곳에서 대신 혼나던 기억ㅋㅋㅋㅋㅋㅋ (난 남의 일까지 떠안는 스타일…이고 그런게 민감함이어따…)

얼마 전 동생이 독한 것. 담배를 끊고 혼술도 끊었다며 진심어린 칭찬과 함께 비결을 물었는 데 (20대 이후 나는 술담배를 하면서 편두통이 사라져서 술, 담배는 만병치료약이라고 생각했…다가 온몸 고장남ㅋㅋㅋ 약이 아니라 현실도피용 마취였던 것으로…) 회사를 안다니고 혼자 사니까 스트레스 요인이 사라져서 라고 대답. 어쩌면 내 몸은 이미 나를 알고 있었나 보다. 혼자 일하고 혼자 사니까 얼마나 좋은 지ㅋㅋㅋㅋ 삶과 젊음과 건강을 녹여서 사회화 되던 나날들이여… 이제 아디오스. 난 민감한 사람입니다 ㅋㅋㅋ 😬 더는 무리하지 않겠어요 ㅋㅋㅋ

더 깊은 자기 이해와 나 자신에 대한 인정을 원한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을 시작하는 것은 나의 몰랐던 부분을 바로 보고, 그런 부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과 또 다르지 않다. 나는 내가 민감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책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일자샌드의 충실한 독자였음에도, 이책 만큼은(…) 읽지 않았던 것이다.

저녁에는 관련된 책들을 도서관에서 잔뜩 빌려왔다. ㅋㅋㅋㅋㅋ 어쨌든 이렇게 생겨 먹은 대로도 잘~살자. 그러기로 했으니까.

음. 이틀 밤 정도 지나면 A를 애도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높은 민감성을 가진 사람들중에 외향적이고 많은사람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면서도 내향적인 깊이가 있는사람이 있다. 그들은 대부분 대가족 안에서 자랐거나, 학교나 다른 공동체적인 삶의 양식에 익숙하다. 또 자기 주변에 사람이 많을 때 안전하고 익숙하게 느낀다. 그들 중에는 환경적인 압박감으로 인해 외향적인 성향을 갖게된 사람들도 있다. 활기가 넘치고 외향적인 행동만 수용되는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무의식중에 그런 행동을선택해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 - P55

당신의 어린 시절은 과거이고, 지금은 살아남았고,
이제 삶은 위험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한 인식은 불안을 줄여줄 것이다. 그러나 불안이 당신의 몸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면, 새로운 경험이 신경 시스템에 파고들어 내면을 변화시켜야만 불안을 없앨 수있다. 지식은 당신을 변화시킬 수 없다. 개인적이고 실제적인 경험만이 불안을 해결할 수 있다. - P75

당신이 사랑받을 자격을 갖추기 위해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면, 이제 그런 노력을 멈춰야 한다. 지금까지 남들이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당신의 일면을 감추기위해 전전긍긍했다면, 이제 그런 노력을 포기해야 한다.
당신의 깊은 내면은 당신이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있다는 걸 증명하지 않고서도 있는 그대로 사랑받기를 갈망한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첫번째 조건은 용감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 증명하고 싶다ㅋㅋㅋ 얕은 내면 ㅋㅋㅋ - P78

슬픔은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 슬픔은 기다려야하는 과정이다. 슬픔의 감정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타인의 사랑과 배려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 분노로 가득 차있을 때는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애정과 친절을 베풀지 못한다. 당신이 그들이 다가오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슬픔은 사람들을 곁으로 불러들이지만, 분노는 멀어지게 한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대처할 수 있어야 해"라는 자기 판단은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대처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라는 말로 바꾸어야 한다. *이것은 내면에 슬픔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슬픔은 기다려야 하는 과정… 분노가 슬픔으로 바뀔 때 까지… 잘 포기하기… - P149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치료의 주요한 목적은 그들이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고 지지하도록 돕는 것이다. 민감한 사람들은 낮은 자존감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높은 기준을 세우는 것으로 낮은 자존감을 보상받으려는 악순환의 굴레*에 갇혀 있다.
😫ㅋㅋㅋㅋ 내 심리치료 언제 끝나냨ㅋㅋㅋㅋ - P194

어떤 사람에 대해서 느끼는 동정심이 건강하지 않은 감정일 수도 있다. 한 여성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계속 불평과 한탄을 늘어놓는다. 그녀의 문제점은 자신에 대한 동정심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불행하게 여기고있다는 것을 모른다. 자신을 피해자로 만드는 전략 아래에는 격렬한 분노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분노는 또 다른 깊은 슬픔의 감정을 덮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자신의 슬픔을 직시하고 내면을 정확하게 파악해야한다. 자신을 이해하고 건강한 연민을 느낄 때, 그녀는 더이상 불평을 반복하지 않게 될 것이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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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의 책다방 2022-12-08 2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지하철에서 오가며 완독했었는데 저도 몰랐는데 제가 민감한 사람이더라고요?! 결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ㅠ 혼자 사는게 편함요

공쟝쟝 2022-12-08 23:13   좋아요 2 | URL
챕터 이름에 이게 있네요.. ”혼자가 편한 삶“ ㅋㅋㅋㅋㅋㅋㅋㅋ 방법이 있는데 민감한 배우자를 찾으세요 ㅋㅋㅋㅋ

공쟝쟝 2022-12-08 22:46   좋아요 2 | URL
그런데 이 책의 예시는 세번째 결혼에서야 민감한 배우자를 찾았다능ㅋㅋㅋㅋㅋㅋㅋ 삼 세번 도저언!!!!

하니의 책다방 2022-12-08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윽 ㅠ 아직 한 번도 도전 못해봤는뎈ㅋㅋ 삼 세 번이라니요!!! 그냥 혼자 살랍니다 ㅋㅋㅋ

공쟝쟝 2022-12-08 23:13   좋아요 2 | URL
훗! 사랑은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가항력….

공쟝쟝 2022-12-08 23:14   좋아요 1 | URL
라고 썼지만 사실 전 사랑을 모릅니다. 😝

공쟝쟝 2022-12-08 2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음 달에 읽을 책은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의 사랑>으로 정했습니다 ㅋㅋㅋ

하니의 책다방 2022-12-09 0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자의 후속편이군요!ㅎㅎ 저도 같이 읽어봐야겠어요 훗 날씨도 추운데 옆구리가 시리네요 ㅋㅋ

공쟝쟝 2022-12-09 11:25   좋아요 2 | URL
날이 추울때는 군고구마와 붕어빵을 사먹읍시다 😝

단발머리 2022-12-09 08: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아…78쪽 공감됩니다. 용감하게 있는 그대로… 자기를 사랑하기…. 💜

공쟝쟝 2022-12-09 11:26   좋아요 3 | URL
나 그거 연습 중입니다! 잘 안될때가 많아서 많이 웁니다 ❤️

서니데이 2023-01-06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thkang1001 2023-01-07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