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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기계
김홍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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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부터 나는 숨어서 글을 썼다… 싸이월드 비공개나 페이스북 비공개로… 그냥 항상 쓰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글을 쓰는 것이 그렇게 밉고 싫을 수가 없었다. 자의식 과잉 같았고 창피했다. 나는 쓰는 나를 싫어했다. 이상한 거 아는데, 사실이다. 요즘 말로 인맥정리 비슷한 걸 하면서 페북 계정을 폭파시키고, 백업을 한 적이 있다. 대략 2011~2017년 정도치의 글들 이었을텐데… 쭉 넘겨보다가 소름이 끼쳤다. 각기 다양한 다른 글들이었지만, 결국 하고 있는 이야기는 한 가지 였다. ‘나를 없애는 것이 너무 힘들다.’ 


그때 나는 내가 나를 속이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걸 알고 난 뒤 부터는 노력했다. 내가 있어지려고. 스스로를 검열하게 하는 많은 관계와 이별했다. 나 자신에게 묻기 시작했다. 이후부터는 조금 다르게 글을 썼다. 그 역시 숨어서 쓰긴 했다. 차차 발전하여, 쓰는 나를 부끄러워하고 미워하지 않기 위해 공개된 이 곳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다 아주 재미를 제대로 붙이고 말았네?)


매번 힘주어 말하지만! 😤 나는 나를 위해서 쓴다. 정확히는 십 년 뒤의 나를 위해서. 내가 상정하고 쓰는 독자는 미래의 나다. 2017년의 나처럼 2027년의 내가 소름끼치지 않길 바랐다. 멈춰있지 않기를 바랐고, 나 자신을 속이고 있지 않기를 바랐다. 최대한 솔직하게 쓰려고 노력한다. 잊지 말아야할 점은(!) 2017년의 쓰는 나 역시 내가 솔직하다고 생각했었다는 거다. 개뿔, 아니었다. 지금은 안다. 그때의 내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했었는 지. 그 모든 시선을 다 소화한 후 내 것인 마냥, 듣기에 좋은 말 읽기에 좋은 소리들을 내 생각인 것 처럼, 이미 결론이 다 끝난 것 처럼, 그렇게 쓰면 마치 그렇게 살 수 있을 것 처럼. 


사람이 얼마나 자기 자신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속일 수 있는 지, 난 좀 아는 편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때의 내가 쓴 글을 읽으면 지금도 바로 알 수 있다. (아, 킥을 할 이불이 필요하다) 그럼 결국 솔직하게 쓸 수는 없다는 거네? 아마 없다. 


그리하여 현 시점에서 내가 고안한 방법은 두 가진데 하나는 솔직해져가는 과정을 쓰는 거다. 일종의 초고로 기능하고, 그걸 공개된 곳에 쓸 필요는 없다. 그리하여 내 불태워야 할 몇 권의 일기장에는 솔직하려는 과정으로 엉킨, 완성된 문장이 아닌, 살인적인 물음표들을 비롯해 좀 수치스러운 욕망들과 남욕과 특히 친족욕(아, 불싸지를 라이터, 라이터가 필요하다)ㅋㅋㅋㅋ 이걸 몇 년 하다보니 쓰기 습관으로 굳어진 듯, 알라딘에 올리는 독후감은 힘 안들이고 휘리릭~쓴다. 에, 욕말고 쓰면서 더 솔직해져가는 그거 말이다. 아무튼 이젠 그때 처럼 징그러운^^ 글은 좀 덜 쓰는 것 같다. (단 남들이 쓴 징그러운 글을 알아볼 안목은 아직 없으니, 여러분 안심하시라.) 


두 번째는 10년 뒤의 나를 제1독자로 상정하고 쓰는 것이다. (북플에는 몇 년전 오늘이라는 좋은 기능이 있다. 굳이 10년까지 갈 필요도 없이 몇 년 전 내 글을 다시 보게 된다. 그리고 깨닫지, 어머 졸라 잘썻네?ㅋㅋㅋ 라고) 지금의 시점에서 지금의 한계를 지금의 나는 알 수 없다. 어떤 생각이 맞는 생각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면 10년 뒤에 내가 봐도 이해가 되게 부연해서 쓰고, 그렇게 쓸 자신이나 시간이 없으면 안쓰는 것도 방법. 생각은 남기지 않으면 사라진다. 남길 필요가 없는 생각을 쓸 필요가 있을까? 


되도록 나는 오늘의 경험을 배경처럼 쓰고, 지식과 생각보다는 느낀 걸 쓰려고 한다. 새롭게 배우게 된 것들에 대해, 그것들을 공부하는 과정에 대해, 때때로 내게 들어왔다 나가는 사건과 말들을 편집된 날 것(?)으로, 그로인해 분열하는 내 마음들을(내 글에 괄호가 많은 이유다). 쓰면서 한번 더 생각해보고 있는 데, 역시 내 생각과 주장과 그 이유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나는 10년뒤의 내가 지금의 나를 어떻게 바라보게 될지가 중요하고, 그 때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며 자식 잘 살고 있네! 기특해했으면 좋겠다. 


여튼 그러한 이유들로 이 책의 이 문장에 밑줄을 아주 퐉퐉 그었다지. 

“(124) 10년 후(혹은22세기의) 눈으로 지금 쓰고 있는 글을 바라보라. … 지금 쓰는 글에 무의식적으로 새겨진 확신과 신념과 소망을 의심하라. 모든 것이 변화한 이후 도래할 낯선 눈으로 글을 바라보라.”


(ㅋㅋㅋ 내가 이미 하고 있던 것이로군. 아, 나는 얼마나 훌륭한 저자(?)인가 ㅋㅋㅋㅋ)


김홍중은 <은둔기계>에서 ‘좋은 글을 쓰는 법’을 알려준다. 그렇다고 좋은 글을 쓰고 싶냐? 그건 잘 모르겠다. 글을 쓰는 과정은 즐겁고 행복하지만, 내가 쓰는 것이 좋은 글이기를 바라는지는 모르겠고. 다만 내가 읽기 좋은 글 들을 발견하는 재미는 좀 있긴 있다. 어쨌든 그 역시도 갱장히 주관적인 부분이라서, 아 읽는 나에 대해 쓰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이 글의 주제는 *쓰는 나*다. 


여하튼 이 책의 2부, <좋은 글을 쓰는 법> 어쩌고 챕터에서, 모처럼 발동한 *쓰는 나*는 몇 가지 힌트를 얻게되고, 내가 좋은 글을 *이미* 쓰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고야 마는 데… 🙄(응?)


“(118)나르시시즘에 대한 효과적인 해독제는 고난과 유머다.”


어쩐지… 그렇게 글로 웃기고 싶더라. 내 어둠의 다크니스~ 남은 다 알아채지만, 나 자신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바로 그것! 나 자신의 나르시시즘!을 이미 저는 알아서 유머라는 처방으로 방어하고 있었던 것이다. (크, 대단하지 않은가?) 물론 그 유머가 나만 좋아하는 유머였던 것은 안비밀이다.


“(118)문체는 개성이나 사고 스타일이 아니라 작가가 활용하는 독자 선별 장치다.”


오, 이건 신박했다. 나는 아름다운 문체, 미문, 하나마나한 소리하는 글을 안좋아하는 데…ㅋㅋㅋ (모르겠다. 압도적인 아름다운 글은 또 좋음) 그건 내가 변태여서이기도 하지만 저자가 일부러 숨겨 놓은(?) 장치로 기능하는(?) 쓰지 않은 글(?)을 읽을 때 즐겁기 때문이다. 책 읽는 습관이 좀 든 사람들이라면 다 알 텐데 와, 나니까 이걸 알아봐주지 누가 이걸 알아봐주냐?ㅋㅋㅋ 하면서 느끼는 독자로서의 자뻑의 순간이 있다. 그러므로 형식적으로든 내용적으로든 누구나 끄덕일만한 아름다운 이야기란… 대놓고 유혹하는 것 같아서 도전 의식이 안생긴다랄까? (역시. 변태가 맞다.) 아, 그렇다면?! 김홍중의 저 문장이 사실이라면? 쓰는 사람이 독자를 선별하기 위해서 그렇게 쓴다고?~ 어허 에봐라? 그걸 문체로 한단 말이오? 생각이 여기에 가닿자 내가 별로라고 생각했던 몇몇의 저자들이 떠오르며 그들이 갑자기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호승심 돋기 시작한다. 독.자.선.별. 이란 말이지. 훗 😏 그것이 쓰는 이들이 하는 것이라면, 이제 그런 방식으로도 한번 읽어봐주마. 기다려라! 악랄한 문체의 저자들아,


는 읽는 나고. 어디까지나 이 글은 *쓰는 나*가 주제이니까  변태같은 소리를 더 보태자면… 사람들이 내 글 안봤으면 좋겠다. 근데, 또 봤으면 좋겠다.는 것이 바로 내 마음이었는데… 그것은. 아… 보긴 보면 좋겠는데 아무나 안봤으면 좋겠다는 나의 마음이었구나, 아주 깊은 깨달음😌ㅋㅋ 김선생님의 팁을 통해 이제 내 소망을 자연스럽게 이룰 수 있는 (내 글을 보긴 보면 좋겠는 데 아무나 못보게 할 수 있는) 비결을 알아냈으니, 나 문체 연마해야하는 것 인가? 


아서라, 냅두자. 2027년의 공쟝쟝, 보고 있나? 너는 결국 문체를 통한 독자 선별을 포기하고 말았어. 나는 널 알아. 노력하지 않겠지. 그러나 이 마음의 상태론 점점 더 이상한 글을 쓰겠지. 왜냐면, 그게 너의 본심(아무나 안봤으면 좋겠음)이니까. 다행스러운 것은 내가 노력을 하든 말든 27년의 너… 아니다 이건 32년의 너인가?… 어쨌든 너는 결국 이 엉망진창인 글을 가장 잘 알아보는 독자일꺼야. 왜냐고? 넌 나거든. 


***


이 밖에도 나를 당황시킨 문장들. 


“(118) ‘나’를 주어로 하는 문장을 되도록 사용하지 말 것.”


어, 이건… 못하겠네. 결국 난 좋은 글을 쓸수 없을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0) 사냥하되 먹지 않을 것. 이는 글쓰기에도 엄격하게 적용된다. 타인의 생각을 함부로 흡수하여 자기화하는 자들의 최후.”


오케이. 이건 접수 하겠음. 하지만 어떻게? 아직 모름. 아몰랑, 하다 안되면 최후를 맞이하자.


“(223)읽는다는 것은 숙주가 되는 과정이다. 저자가 생산한 바이러스가 읽는 의식에 기생체로 밀려들어온다. 의식 내부에서, 바이러스의 영토화가 발생하고, 새로운 기호의 배치가 생산된다. 쓴다는 것은 의식에 침투한 바이러스의 변이다.

이 문장은 뭔데 섹시하지? (또 나만 섹쉬한가?)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여러분 읽고 쓰는게 이렇게 섹쉬한겁니다. 


***


<은둔기계> 이 책을 덮는 데, 재밌게 읽었던 부분이 많았던 것과 별개로 다 까먹어버렸다는 것을 알아차려버렸다. (그렇다… 내 기억력 따위로 아포리즘은 무리였던 것) 그리고 모처럼 신나서 베어에 책 정리 하다가, 이번에는 글 잘쓰는 법을 열심히 읽게 되었고… 문득… 내가 암것도 모르는 주제에 엄청 까불면서 글을 쓰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머쓱해지고 말았다. 한 달 전에 처음 읽을 때는 시큰둥 했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니까… 그 짧은 사이에 내가 바뀌어 있었다. 


그러니까. 망했다. 잘쓰고 싶어졌다. 맙소사. 솔직히 말하면 읽는 것은 눈에 공들여 읽어도, 쓰는 것은 (나만 알아보면 되니까) 촤라락-추르륵- 신나게 썼었다. 그런데… 작년부터 내 글이 좋다고 진지하게 말해주는 사람들이 생겼다. 그래봤자 알라딘 좋아요 최대가 50이라서 실감하지 못하다가….


“(126) 뛰어난 비판자는 … 대상을 모욕하지 않는다. 대신 대상이 미처 달성하지 못한 잠재적 세계를 재창조하여 보여준다.”


내가 누군가의 글을 공들여 읽는 것 처럼, 누군가가 내 글을 공들여 읽고 뛰어난 비판을 해주는 경험을  드문드문 하게 되면서……. 무척 기뻤고. 기쁜 것과는 별개로 내 안에 무언가가 바뀌고 말았다. 슬프다. 슬프다. 슬퍼…. 난 나를 위해 써왔는 데……. 사실 앞으로도 나를 위해 쓰긴 할건데… (당장 이 만신창이의 독후감을 보시라…) 뭔가 타자를 의식해서 타인의 눈으로 내 글을 보니까… 나 무지 유치해보였음.  너무… 제1독자가 나인 것도 티나고… 막 되게 남들 다 아는 거 깨닫고 나서 엄청 세상을 다 깨달은 것 처럼… (현타옴)


그만하자. … 왜냐면 지금 새벽 네 시….

그치만 내일 토요일이니깐 실컷 늦잠 잘거다….


암튼. 망했다.


-


덧, 잘쓰고 싶어하시는 분들의 댓글을 보면서 나름의 글쓰기론(?)을 보태서 앞부분을 조금 다시 썼습니다. 

(A/S 편이라고 할 수 있죠. 아,* 쓰는 나*는 이렇게나 친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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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2-19 05: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뛰어난 비판???
공부 많이 해서 뛰어난 비판 그거 해드릴게요ㅋㅋㅋ
남들 다 아는 걸 깨닫는 거 그거 중요한 거 아닐까?싶어요..나도 그 비슷한 걸 느낄 때가 있어 괜히 숟가락 하나 더 얹나? 싶을 때도 있긴한데, 뭐랄까? 다른 길로 새지 않고, 같은 걸 깨달아 같이 공감하고 보니, 나 똑바로 깨달은 거? 그리 되면서 같이 공감하는 기쁨도 있는 것 같더라는..^^
암튼 10 년 후의 쟝님이 이 글들을 본다면 현타 없이 내가 이런 글들을 썼고,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었는데 난 이만큼 성장했구나!! 그거 엄청 고맙게 생각하며 읽을 듯 해요.
전 10 년 전의 글 한 번씩 읽으면 와...못읽겠는 거에요.. 손발이 오그라들어서ㅜㅜ
맞춤법 조차도 맞지 않는..(전 지금도 맞춤법이 넘나 헷갈림.ㅜㅜ) 저게 나 맞아? 하게 되어 부끄러워 제대로 읽질 못합니다ㅜㅜ
그래도 깨달은 건 그때의 내가 있었기에 조금은 발전한 지금의 나가 있구나!!(누가 한말이랑 비슷하군요? ‘과거의 나가 있었기에 현재의 나가 있다‘ㅋㅋㅋ)
라고 깨달아요.
쟝님의 글은 나보다 훨씬 나으니까 더 크게 성장해 있을 듯 하니 계속 읽고 쓰세요^^
이렇게 성장해 가는 공쟝님 혹시 알아요?
공쟝장 그리하여 책도 냈다! 라는 세상이 올지??ㅋㅋㅋ

공쟝쟝 2022-02-19 09:49   좋아요 3 | URL
27년의 쟝쟝아 보고 있냐? 니가 책도 낼 수 있을 만큼 그 때도 잘쓰고 싶어하면 좋겠다! 그러려면 잘살아야대!!
나무님 근데 맞춤법… 저도 진짜 몰라요 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아마추어라는 소리겠죠? 여튼 맞춤법은 27년 부터 …

미미 2022-02-19 09: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속보>감탄 제조 글쓰기의 달인 공쟝쟝, 더 잘쓰고 싶다고 해 파장 일으켜....ㅋㅋㅋㅋ

공쟝쟝 2022-02-19 09:46   좋아요 2 | URL
<공쟝쟝 인터뷰> 잘 쓰고 싶어지자, 못쓰게 되었어요. 내안의 잘이 가장 해로운 적!

단발머리 2022-02-19 09: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잘 쓰고 싶어졌다니 완전 망했네요. 이제 잘 쓰기만 하면 되는데, 이미 잘 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아, 어쩌지!!!
이제 책만 내면 되겠는데요!

공쟝쟝 2022-02-19 09:47   좋아요 2 | URL
앍ㅋㅋㅋㅋㅋㅋㅋㅋ 우왘ㅋㅋㅋㅋㅋ 예상치 못한 댓글이닼ㅋㅋㅋㅋㅋ 전 두렵습니다 ㅋㅋㅋ 난 잘하고 싶어지면 못하더라?

mini74 2022-02-19 11: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글쓰는 걸 좋아해서 학교 다닐 때 글 쓰는 사람들 옆을 어정거리며, 매번 주눅들고 그런 제가 좀 한심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냥 쓰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제가ㅠㅠ 잘 쓰면 더 좋겠지만 ㅎㅎ 전 작년엔 20권쯤 되는 일기장을 모두 버렸습니다. 코로나로 죽으면 혹시 누가 볼까봐 ㅎㅎㅎ 북플에서도 전 쟝쟝님이나 다른 분들 글 보며. 아. 기죽는다 아쩜 이리 쉽게 잘 쓰지 하며 부러워합니다 ㅋㅋ지금 글도 완전 좋아요 쟝쟝님 ㅋㅋ

공쟝쟝 2022-02-19 11:49   좋아요 3 | URL
어… 그거 나왔는데… 부러운…. (기억력….) 제가 글을 잘쓰게 된 것은 (잘쓴다고 누가 말해주신 것?) 아주 근래의 일이고, 그 비결은 역시 아무래도 묵언수행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은둔기계> 글쓰기의 매우 훌륭한 지침서….

stella.K 2022-02-19 11:54   좋아요 2 | URL
미니님, 귀엽기도하고 짠하기도 하고.ㅠ
저도 일기 거의 안 보지만 버릴 생각은 아직은 없습니다.
누가 알겠습니까? 저 죽은 뒤에 안네의 일기처럼 누가 출판해 줄지.ㅋㅋㅋㅋㅋㅠ
그럼 저작권료 그 누구한테 넘겨 줄려구요.ㅎㅎ

공쟝쟝 2022-02-19 12:18   좋아요 2 | URL
미니님 글쓰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아는 게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꾸준히 썼던 걸 보면 좋아하면서 이걸 좋아한다고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았거든요… 바보같게도… 좋아하는 마음을 허락하지 않았던 제가 너무 한심해요! 그래서 이젠 더 좋아하려고요!!
완전 좋다고 해주셔서 감사하고 저도 제글 좋아합니다! 이상하지만 좋아해요! 마치 저 처럼요 😍

Persona 2022-02-19 1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자 선별, 어쩌면 좋은 목표가 될 것 같은데요?

공쟝쟝 2022-02-19 11:5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더 이상하게 써서 내게 잃을 것은 기껏해야 좋아요 50일 뿐이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ㅋㅋㅋㅋ 은둔기계는 추락하지 않는다 ㅋㅋㅋ 높이 올라간 적이 없으므로ㅋㅋㅋㅋㅋ
이미 선별한 플랫폼에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ㅋㅋㅋㅋ

stella.K 2022-02-19 1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아요가 50! 저에겐 꿈의 숫자입니다.ㅠ
전 알라딘 생활한지 20년쯤 되는데 아직도 알라딘 내 서재에
어떤 글을 써야하는지 모르겠더군요. 그러면서 20년간 버텨 온 것도 새삼 놀랍고.
물론 쓰는 날 보다 안 쓰는 날이 더 많지만.
암튼 공감 가는 글입니다.^^

공쟝쟝 2022-02-19 11:58   좋아요 3 | URL
쓰기에 진심이신 스텔라님, 저는 고작 5년짜리지만 여기는 아무래도 읽기 베이스라 … 책 산이야기, 신간 이야기, 책을 어떻게 읽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좋아요가 확 높아요! 그리고 책을 잔뜩 페이퍼에 주렁주렁 달면 땡투 100원 50원 쏠쏠합니다 ㅋㅋㅋ 그리고 저 역시 경험상 제가 스스로 좋아하는 글은 좋아요가 현저히 떨어지더라고요? 즉 좋아요가 좋은 글의 척도는 아닌 것 같아요 !!! 자신감 가지세요 !!

잠자냥 2022-02-19 22: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은둔기계> 관심 있던 책인데, 글쓰기에 관한 내용도 많군요?! 꼭 읽어보겠삼~

공쟝쟝 2022-02-19 22:17   좋아요 3 | URL
뒤로 갈 수록 어려워서 조금 인내심이 필요했지만 앞부분 2/3지점까지는 너무 좋았어요! ㅋㅋㅋㅋ 꼭 읽어보세요!!!!

2022-02-20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20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감 2022-02-20 15: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웃분들의 리뷰 스타일을 종종 분석하곤 하는데요, 공쟝쟝님의 글은 대상이 본인이라서 그런지 자유롭고 자연스럽다는 게 특징이에요. 마치 일기 같다고나 할까요? 공쟝쟝님 글에 댓글이 마구마구 달리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생각해요. 남의 일기를 훔쳐본다는 게 솔직히 재미있거든요. 또 워낙 잘 받아주시니까 ㅋㅋ 글을 더 잘쓰려고 기존의 스타일을 크게 바꾸거나 버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ㅋㅋㅋ

공쟝쟝 2022-02-20 16:26   좋아요 3 | URL
이틀 묵혔다가 다시 읽으니, 제 글쓰기 방법이 궁금해하실 분도 있을 것 같아서 탈고? 퇴고?(이걸 뭐라해?AS) 했는 데, 그 사이 요 댓글이 달렸네요? 그러니 물감님 새버전으로 다시 읽어주세요. (뻔뻔)
그리고 제 일기 안보셨으면 말을 마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일기에 비하면 알라딘 독후감은 양반이고 가끔 우아하기까지 할 지경ㅋㅋㅋㅋ뭐랰ㅋㅋ!! 네, 이웃님의 조언을 받아들여 너무 잘쓰려고, 남들에게 잘보이려고 하지 않겠습니다.

지적인 책좋아 2022-02-26 2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유치원아이도 발명가가 될 수 있을까 ˝ 한솜 미디어출판사 이과적인 책이지만 읽어보세요

공쟝쟝 2022-02-27 11:4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어떤 맥락에서 추천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방랑안하고 싶은 사람
불구의 삶, 사랑의 말 -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이들을 위하여
양효실 지음 / 현실문화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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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고 흐르듯 쓴 독후감/링크해두기/에 달린 에로이카님의 댓글이 내 아이러니에 대한 주석을 조금 더 덧붙이고 싶게 만들었다. 이 글은 소설을 통해 경험한 질문을 사회학자 에세이의 해석/정제된 언어들로 엮어본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독후의 감. 본문의 인용은 <불구의 삶, 사랑의 말>이  대부분이므로 이 책에 분류해둔다. 에세이는 근대를 횡단하는 방식으로서의 '미적 태도' '예술적 삶'을 주문하지만 대부분의 후기구조주의자들의 한계가 그러하듯 어쩌자고 싶어지긴 한다.) 

나는 나르치스다. 경험하기보다는 분석하기를 좋아한다. 누군가가 만들어낸 이야기를 흥미로워하지만 그걸 살아보고 싶지는 않다. 눈 떠있는 대부분을 이성과 언어와 관념에 기댄다. 종종 글에서 드러나는 무의식에 대한 집착도 결국 '의식화'하기 위한 것이다. 누군가들이 만들어낸 말들이 없다면 그들의 언어로 상처를 포섭하지 않았다면, 삶을 애써 해석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도 병에 걸려) 죽었을 것이다. 세계에 이미 존재하게 되어버린 이상 존재로부터 달아날 수는 없다. 그냥 어디든 삶은 공기처럼 꽉꽉 들어차 있고, 이처럼 압도적으로 편재되어있는 있는 생이라는 조건을 어떻게든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대에 태어나 유년을 통과한 인간은 저마다 나름의 삶을 다루는 방식이 있는 듯하다.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생존 본능이라고 하더라도, 설령 운이 좋아 부자 부모를 만나 얻어 쓰고 빌려 쓰는 방식이라 하더라도. 그것(삶)은 그냥 되는 대로 되는 게 아니다. 어느 정도는 빈대 근성을 훈련해야 하는 것이고, 혹은 다 제 능력인 줄 아는 뻔뻔함이라도 연마해야 하는 것이다. “정유라- 능력 없으면 네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

나의 경우 방구석에 들어앉아 덩어리째인 그것들을 잘게 쪼개 분석함으로써 생의 능력을 +1, +1, +2 적립식으로 획득했다. 잠시 대학시절을 보냈던 고시원 방을 제외하고는 혼자 있을 방구석이 없었기 때문에 삶을 다루는 것이 수월하지 않았던 것도 같다. 얼떨결(어쩌면 내가 원해서)에 혼자가 되고, 규칙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고, 생산-재생산 활동으로 가득 차 있는 일상에 ‘(자기)분석의 시간’을 루틴처럼 추가한 후에야 조금 나 자신을 다루는 방법을 알겠더라.

세상과 사람, 나 자신, 삶. 뭐 그런 것들에 입혀진 글씨들을 읽을 때야, 말들이 만들어져야, 스스로를 덜 학대할 수 있었다. 나에게 언어 없이 세상에 내몰려 그저 감각하고 겪어내며 무언가를 느끼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었다. 내 감정에 마저 이름을 하나하나 붙일 수 있었을 때(그것이 옳든/그르든 혹은 합리적/비합리적이든), 느끼는 것마저 해석 가능한 것이 되었을 때야 가까스로 스스로를 공격하지 않았다. 겨우 겨우 내게 향하는 화살의 방향을 다른 방향으로 쳐낼 수 있었다.

내가 선택하는 것을 얼마나 싫어하는 지(심지어 끼니 메뉴를 고르는 것까지도) 이제는 조금 안다. 이미 선택된 것들 안에서 조금씩 배치를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나처럼 생겨먹은 인간에게 세상은 너무나 풍부했다. 해석하고 분석할 것은 나 자신 말고도 천지였다. 그것이 근대가 주입한 어떤 훈육의 결과라 하더라도 나는 그게 체질에 맞았다.

“(168)*근대적 주체는 이성적 인간과 비이성적 인간이란 이분법 안에서 작동한다.* 대상화란 우월한 존재들의 타고난 능력인 지성의 판단 아래 여러 다른 삶을 단순화, 객관화, 일반화하는 것이다. 다른 것, 즉 타자는 아직 모르는 것이거나 계속 모르는 것이다. 타자는 공존을 요청하지만, 세계의 재현 가능성과 인식 가능성에 대한 근대적 믿음은 타자를 이성적 사유의 대상으로 전유함으로써 바깥을 처음부터 배제한다. 타자는 대상이기에, 말하자면 추제가 아니기에 이미 문명화된, 이미 아는 주체의 도움과 연민을 간구할 뿐이다. 성적 대상 화건 인종적 대상 화건 모든 대상화는 주체화보다 더 심각한 문제다. 

*대상화는 타자에게서 삶을 빼앗는다.* 대상화는 타자를 주체의 시선 안에 둠으로써 느끼고 말하고 행위하는 존재로서의 타자를 삭제한다. 한편 주체는 인간의 오감 중 가장 이성적이고 분석적인 시선으로 환원됨으로써 탈감각화된다. 주체는 타자의 타자성의 반격을 물리칠 안전한 거리를 확보한 채 타자를 향유한다. *연민과 동정은 타자를 무력화할 때 출현하는 쾌락이다. 거리를 확보하고 타자를 즐기는 주체의 시각적 쾌락과 지식욕은 오늘날의 전 지구적 폭력이다.* 지식은 그렇기에 미미 포르노적이고 근대적 봄 자체가 포르노다.” 


어쩌면 ‘생각/지성’이라는 방식은 저 글이 가리키는 것처럼 징그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를 그들을 ‘대상화’ 하지 않았더라면 ‘거리 두지’ 않았더라면 살아있을 수 있었을까? 못살았을 것 같은 데. 징그럽더라도 살아있는 게 내게는 좋지 않을까. — 그런데 그것은 정말 좋은 것인가— 이것 조차 확신할 수 없지만. 이 방식으로 삶을 운용해보는 것을 도입하고 조금은 살만해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혹은 애석한 것은) 백인 - 남성 - 서구인 - 엘리트가 아니었다는 것. 불행인 것(자명한 것)은 근대는 이미 파산해가는 중이지만 계속해서 근대이긴 할 것이라는 것.

“(208) 인간은 언어를 배우면서 앎과 행위의 주체이자 문장의 주어가 된다. 나는 주어이고 주체이다. 나는 문장의 기능이면서 자신을 하나의 고유한 실체이자 본질로 간주한다. *주체화에 성공한 사람은 세계와 자신을 분리해서 생각한다. 그는 이 세계에 대해, 대상에 대해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 생각한다는 것은 생각의 대상과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존재를 나의 사유의 대상으로 대체하고, 그것을 내가 처분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듦으로써 언어적 주체라는 확신을 얻는다. 그러나 이것은 삶에 대한 근대적 왜곡이고 폭력이다. ”


그리하여 근대적인 유형의 인간에게 다가온 ‘탈근대’의 시간은 혹독하다(차라리 과거의 인류를 질투하는 이유). 겨우 주체화되었는 데, 이게 왜곡이며 폭력이라고? 아, 어쩌면 타자화되기 쉬운 젠더, 계급, 계층, 국가(민족) 출신인 주제에 감히 나르치스라는 (근대적) 성정을 타고나서 생긴 버그가 내 아이러니 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타협한다. 내가 만들어낸 가장 안전한 길은… 골드문트의(예술하는) 삶을 사는 이들이 느낀 것들을 읽는 것. 그것은 어쩌면 나르치스 형의 예술. — 골드문트가 삶으로 만들어낸 예술품을 나르치스는 진정으로 향유한다! 그는 그것에 ‘오직 진짜 인생’이라는 말을 가져다 붙이며 자신의 삶이 초라하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180) 당신은 배워야 한다. 관념을 사용하지 ‘않기를’, 거리를 취하지 ‘않기를’, 판단하지 ‘않기를’, 지식에 호소하지 ‘않기를’, 주체가 되지 ‘않기를’! 오직 당신의 몸, 감각, 느낌을 사용해서 뛰어들기를, 즐기기를, 행동하기를! 행복이나 불행은 그저 상황을 재현하는 집단적이고 사회적인 관념임을, 안전과 안정은 감각을 억압하는 지성의 교란임을, 단 한 번뿐인 삶을 내 삶으로 만들어야 함을, 그러므로 불행이 곧 행복임을 행복이 곧 불행임을 동시에 느껴야 함을 우리는 긍정해야 한다. (…) 우리는 이 삶에, 이 순간에, 이 경이에 익숙해지지 못한다. 아이는, 그리고 예술가는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새로운 시간으로, 익숙해지지 않는 놀이로 똑같이 겪을 뿐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삶, 예술가의 삶, 니체적 삶 혹은 나르치스가 소설에서 ‘오직 진짜 인생’이라고 명명한 그것. 내가 사랑하는 삶이지만, 동시에 내가 두려워하는 삶인 골드문트는 근대가 파괴하고 싶은 종류의 인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르치스의 세계가 끊임없이 균열을 거듭하는 고로, 나르치스조차도 나르치스답게 살아갈 수 없는 근대-이후의 시간을 하필 내가 살아가고 있네? 


아아, 바야흐로 미래를 설계할 수 없는 펜데믹과 긱 이코노미, 하이퍼링크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시대 — 세상은 더 나빠졌는가? (글쎄- 더 나빠진 것 같지 않다고, 좋았던 적은 없었다고, 점점 생각하게 된다. 물론 근대인들의 성장방식 때문에 인류 멸종에는 가까워졌을지 모르지만 그도 지구에겐 좋을 일이다) 만약 나빠졌다면 그건 나르치스들의 세상인 거고, 사실 골드문트과의 인간들에게는 의외의 부와 ‘좋아요’도 문득 안겨다 줄 수 있는 그런 세상인 거 아닐까?

“(175) 정의로 무장한 법이나 가치로 무장한 도덕 없이 오직 일어남이라는 일회성 안에 머무르려는 이러한 윤리는 그 자체로 미적이다. 미적 판단은 이것은 무엇에 좋은가, 이것은 무슨 의미를 갖는가를 배제할 때에만 일어난다. 그것은 대상화하지 않는 것이고, 말과 행위에 아무런 목적성이나 의도 없이 계속 머무르는 것이며, 사건의 일회성을 있는 그대로 감각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살아남아야 하는 나는 나르치스의 방식(대상화)으로 골드문트들의 삶(감각)을 베껴보기로 한다. 

한 번 지켜보세요. 나르치스의 예술적 예술 방식.

--
덧붙임 1, 짚고 넘어갈 것은 있다. 헤르만 헤세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에서 말하는 ‘궁극의 어머니’가 무엇인지 당최 모르겠다. 짐작도 못하겠다. 골드문트적 상황에 놓인 나르치스라는 상황은 사실 나르치스 일수도 골드문트 일수도 없었던 나의 젠더, 섹슈얼리티를 반영한 분열이었나.

덧붙임 2, 이분법이야 말로 근대의 산물인고로, 탈근대 시대를 살아갈 방식으로 적합하지 않지만 (그래서 16가지 분법인 mbti로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백자평을 달아보았음ㅋㅋㅋ) 나는 사실 근대적 인간 나르치스인지라 이분법의 소설을 읽는 것은 매우 수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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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12-08 0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는 나르치스다˝라는 문장에서 저기 퐐~ 골드문트 떠올라서 빵 터진 사람 나만 그런 거 아니쥬?

나르치스여, 그대 이 글을 보니 그대는 정녕 나르치스도다......

공쟝쟝 2021-12-08 10:28   좋아요 1 | URL
시대를 잘못만난 나르치스… 하지만 골드문트를 사랑하는 나르치스…!! 나다!!

에로이카 2021-12-08 10: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 아.. 친히 거명해주시니 영광입니다. 지난 번 댓글에서 요즘의 행복이 응시/음미라고 하셨지요? 저는 그 때 공쟝쟝님이 참 아리스토텔레스-아렌트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철학자들은 그것을 관조(contemplation)라고 부르는 것 같아요.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맨 앞에는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모든 인간은 본성적으로 인식에 대한 욕망을 갖는다 (All men by nature desire to know).˝ 니체(와 푸코)는 여기서 저 ˝인식한다˝, ˝안다˝는 과정을 거쳐 탄생한 지식은 지배의 욕망의 부산물이라고 보지요. 인식에 대한 욕망은 곧 지배에 대한 욕망인 것이지요. 이 내용이 아마 인용된 <불구의 삶, 사랑의 말>의 저변에 깔려 있는 통찰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 페이퍼 역시 아이러니스럽지요. 공쟝쟝님께서 양효실님을 인용하시는 것은 나르치스(아리스토텔레스-아렌트)가 골드문트(니체-푸코)를 인용하는 것 같으니까요. 나르치스의 예술적 예술 방식, 응원하겠습니다!! 공쟝쟝님, ˝볼매˝세요!!

공쟝쟝 2021-12-08 10:33   좋아요 2 | URL
에로이카님이야 말로 볼매세요! 글좀 써주세요 😭 으어… 정확하십니다. 아, 너무 정확해요!!! ㅋㅋㅋ 난 뭘 이렇게 주절주절했니 ㅋㅋㅋㅋ 짧게 쓰고 싶다!!! 정리하면 저는 니체처럼은 못살지만 그를 좋아하는 아리스토텔레스 인걸로 (꼬르륵)_ 현재 저는 뭐시기냐 소요학파입니다(산책중) ㅋㅋㅋㅋ

scott 2021-12-08 12: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장쟝님 볼!매!
(ღ•͈ᴗ•͈ღ)

제가 헤드 헌터 였다면 장쟝님 영입! 👆순위로 ^^

공쟝쟝 2021-12-08 12:25   좋아요 3 | URL
알라딘에서 사랑받는 인재…. 어서 헤드헌터가 되십쇼 !!! 스캇님!! 그치만 요즘 젊은이들 다 열심히 산다니까 그래…ㅋㅋ

새파랑 2022-01-07 17: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3관왕이시네요 ^^ 역시 프리렌서 공쟝쟝님 축하드립다. 그래도 유튜브가 더 좋아요~!!

공쟝쟝 2022-01-07 22:09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아놔 ㅋㅋㅋ 저 3관왕이예요 여러분… 찢었다…

mini74 2022-01-07 18: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3관왕 축하드려요 ~ 어떤 책 사셔서 소개해주실지 궁금합니다 !~

공쟝쟝 2022-01-07 22:1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 오 적립금 탕진 영상 한번 가야겠네요 ㅋㅋㅋ

그레이스 2022-01-07 18: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플루언서 쟝쟝님 축하드려요~

공쟝쟝 2022-01-07 22:10   좋아요 2 | URL
진짜 알라딘 인플루언서만큼 왕관이 무거운 자리가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아우 내가 인풀루언서라닠ㅋㅋㅋㅋ

물감 2022-01-07 20: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리뷰당선 축하!
쟝님이 하도 골드문트, 나르치스 하길래 내 궁금해서 책까지 샀다 아임니까!
이제는 어떤 리뷰를 써도 그 두사람이 나오고 있군요 ㅋㅋ

공쟝쟝 2022-01-07 22:1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 그러네욬ㅋㅋㅋㅋ 그런데 그 책 정작 별은 4개 줫다 ㅋㅋㅋ 재밌었지만 제가 나이를 좀 먹어서 ㅋㅋㅋ 이젠 설레지 않았어요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1-07 20: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못하는 게 없는 공쟝님 축하,축하요♡

공쟝쟝 2022-01-07 22:12   좋아요 1 | URL
올해 첫 스타트를 3관왕을 해부리다니 ㅋㅋ 감격 ㅋㅋ 감사합니다 ㅋㅋㅋ

서니데이 2022-01-07 2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공쟝쟝 2022-01-07 22:12   좋아요 2 | URL
덕분에 즐거운 금요일이 될듯 합니다 ㅋㅋㅋ 퍼마시면서 읽을 겁니다 ㅋㅋㅋ

thkang1001 2022-01-07 21: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좋은 밤, 행복한 주말과휴일 보내세요!

공쟝쟝 2022-01-07 22:1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새해복많이받으세요!

러블리땡 2022-01-08 0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

thkang1001 2022-01-08 0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Book] 매우 혼자인 사람들의 일하기 - 비대면 시대에 우리가 일하는 방법
김개미 외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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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붕어빵도 찾기 어렵지만, 호떡이야 말로 하늘에 별 따기라는 이야기를 나눴었다. 그리고 새롭게 개척중인 산책 코스, 집이랑 멀지 않은 삼거리에서 호떡 트럭 발견!😆 왠지 맛집일 것 같아 눈도장으로만 찍어두었다. 지난 주 부터 기온도 떨어지고 밤의 시간이 부쩍 길어져 기분이 좀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세로토닌의 부족일 수도 있지 않을까. 적정 수준의 일조량을 축이기 위해 저녁 달리기를 줄이고 오전 산책을 일상에 추가했다.

도로 옆이 아니고서는 이어폰도 끼지 않고 세상의 부스럭거림을 배경 음악 삼아 걷는다. 플레이리스트 업데이트에 게으른 나는 혼자 지내면서 달리기나 반복적인 작업을 할 때를 제외하고 거의 음악을 듣지 않는 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끔은 잔잔한 클래식 음악도 내 귀에는 자극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구나한다. 에어팟의 주요 용도는 음악을 틀지 않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 그러고 보니 클럽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데, 신입생 때 딱 한번 가본 나이트(클럽이 없는 지방 도시였다)에서 스피커를 견디기 너무 힘들어서 이런 곳에 다신 오지 않아야지 마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나 음악을 항상 즐기는 종류의 사람은 아닌가 보구나, 적으면서 이렇게 스스로를 또 한번 알아가는 군.

어쨌든 오전 중에 하는 산뜻한 산책은 프리랜서의 특권이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들어 새삼스러이 흐뭇했다. 더구나 요즈음의 하늘은 치명적이고, 가로수의 단풍은 감동적일 정도라… 대낮의 햇빛을 반사해 진한 색으로 빛나는 도로와 건물은 보는 이의 시선을 구석구석 잡아두고 마는 것이다. 작년이라면 카페인에 의지해 집중력을 불태울 이 시각에 그야말로 정처 없이 걷고 있구나 깨닫는 건, 그런데 발길이 가 닿는 곳 마다 근사한 낙엽들이 뒹군다는 건 나를 미소짓게 한다.


“(105) 한동안은 일이 없다가 한동안은 몰려오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들어오는 대로 받기 십상이라 그러다가는 일에 파묻혀 있다가 오히려 빵꾸만 내고 건강도 망가질 수가 있다. 그러니 애초에 게으름을 피우면 그럴 일이 없다. 따지고 보면 그게 나한테 맞는 전략이다. 꼼꼼하거나 치밀하지는 못해서 계산을 하고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나도 욕심이 없지는 않아서 대개는 일단 받고 본다. 까딱하다가는 한 치 앞도 못 보고 일을 그르친다. 게으름은 욕심과 이로 인해 생길 탈을 통제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그런가하면 프리랜서의 단점도 있다. 이를테면, 이번 주의 경우 두 개의 마감이 겹친 주제에 주말마저 신나게(마치 직장인처럼)놀아버린 나 자신의 만용때문에 건너건너 이틀이나 밤을 새워 일해야 했다. 심지어 어제 오전 열한시에서 오늘 아침 8시까지, 밥 먹는 시간 잠깐 외에는 거의 20시간을 쉬지 않고 일했다. 두 시간 자고 일어나 더 잘까하다가 사과 한 알을 먹고 나와 햇살 받으며 걸었다. 뚝뚝 떨어지는 플라타너스 잎사귀를 멍 때리고 생생히 감상하다보니 놀랍게도 피곤이 가셨다. 나는 3시에 잠들어 8시에 일어나고, 보통 밤이 깊어질수록 집중이 잘되는 올빼미 족이며, 오전 시간을 꾸물럭 거리면서 가사노동을 하며 졸음을 커피로 쫓는 편인데, 저녁 달리기를 이제부턴 오전에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기 싫은 날은 산책하고. 어, 뭔가 라이프 스타일이 더 효율적이어진 것 같아! 나 자신이여, 🤭 이렇게 또 진화하는 것인가!

“(29)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단한 자기 규율까지 만들어가며 이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이 삶이 나에게 적합한 형태의 삶임을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삶을 직접 조직하고 이끌어나가는 감각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혼자 일하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고독과 고립 속에서도 온전한 충만감의 조각 같은 것들을 발견하고야 마는 것입니다.”


낮밤이 바뀌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늘은 웬만하면 깨어있을 예정이다. 재밌는 스릴러 소설을 찝어 두었고, 봐둘 영화도 선택해 놓았다. 그러고 보면 이렇게 잠에 대한 욕심이 없어진 것도(틈틈히 낮잠시간도 껴서 언제나 넉넉히 잔다) 프리랜서의 장점이지 싶구나.

물론 이것은 내가 일을 막 끝낸 시점이라서 느끼는 기분이고, 평소의 일없는 놈팽이 나는 대체로 세상에서 튕겨져 나온 것만 같은 불안함과 고독한 사투를 벌인다. 그런데 오늘의 자유 산책은 매일매일 반복하고 싶은 종류의 어떤 것이라서 가능하면 대낮 산책을 위해서라도 오래오래 프리로 살고 싶어졌다. 그러니까, free. 이 불안을 자유의 대가라고 생각해보려고 한다.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불안, 모든 것을 나 혼자서 조절하고 설계해야한다는 고립감과 외로움을 친구처럼 여겨 만나면 또왔구나 상냥하게 인사해봐야지.. 불안이 찾아오면 산책하고 달리고, 외로움이 찾아오면 재밌는 책을 읽고, 맡겨진 일은 성실하게 잘해내고, 일상의 주도권이 나에게 있다는 기분과 빈 시간의 자유로움 충분히 만끽하면서 그렇게 오래 오래 건강히 지내면 좋겠다.

마주친 노점에서 올해 첫 귤을 한 봉지 샀다. 주황색 바탕의 이 책이 생각 났던 것은 (나 자신을 과신해서 이번 주가 개망진창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일과 삶을 잘 조율하고 싶어졌기 때문이지 싶다. 책에서 만난 혼자있는 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일과 라이프 스타일을 좋아하는 눈치였다. 애석하게도 업으로 삼은 일을 좋아하기 보다는 할 수 있어서 하게 된 축에 속한다. 생각해보면 나의 사회 생활이란 ‘일을 너무 좋아해서 일이 곧 나’인 사람들과 ‘일하기 싫어서 떠넘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중간은 없는 건가… 하는 부정의 부정 연속이었다. (전자는 위험했고 후자는 한심했다. 나는 어땠나. 후자가 되기 싫어 전자라고 최면을 걸어보았으나, 아닌 건 아니라는 씁쓸한 인식만 남아) 이젠 일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일을 떠넘길 수도 없게 된 제3의 지대를 개척해야한다.

사실 일단 그저 살아남자🔥 살아남아야 한다!!🔥모드 였는 데, 회사에서 처럼 무조건 존버!도 아니고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살아남아야할지도 내가 알아서 해야하는 거라 어리둥절이었다. 그리하여 혼자 일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이 이야기는 도움이 되었다. (다들 기본 적으로 일을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들이라 멋있어서 좀 쭈그러든 건 사실임..) 신입 때 눈물 콧물 쏙 빼가며 일을 배우는 것 처럼, 내가 나를 잘 다루는 법을 알아가는 것이 프리랜서로의 기량을 갖추는 출발점 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퇴사를 하고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불안함도 있지만 이제야 내 삶이 내 것이 되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더 많다. 여러모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오전의 햇살을 가로질러 산책하고, 집안을 정돈하고 책상 앞에 앉아 저녁 늦게까지 집중해서 일하고, 맥주 한잔 하면서 책이나 영화를 보는… 나는 나랑 잘 지내는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는 신입 프리랜서다. 


“(210) 가끔 나는 자문해본다. 혹시 스스로에게 너무 관대한 것은 아닌가? 조금만 피곤하면 쉬라고 하고, 작은 미션 하나라도 완료하면 마구 보상을 주려 하니, 이거 너무 자신을 삼대독자 대하듯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프리랜서라는 캄캄하고 외로운 터널에 들어선 이상, 나는 억지로라도 나에게 잘해주려는 태도를 조금 더 고수하고자 한다.
(…)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은 별다른 게 아니라 마음이 요구하는 바를 귀담아듣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그다음에 온다. 스스로를 아낀 힘으로 타인도 아끼고, 자기 내면을 살핀 눈으로 세상도 살피고 헤아리는 일. 그래서 세상에 꼭 필요한 목소리와 시선을 만들어내는 일. 쉽지 않은 그 단계를 가능케 하는 마음의 근육이 사실은 자기 돌봄의 지난한 노력 속에서 키워지는 거라고, 집순이는 오늘도 굳게 믿고 있다.”


저는 종종 휘청입니다. 저에게는 포기되지 않는 상실이 있습니다. 저는 세상을 비뚜름한 눈으로 바라보고,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세계를 희구합니다. 저는 주저앉아 웁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씁니다. 울음 사이에 떠도는 공기에서 단어를 가져와 글을 씁니다. 저에게는 도달하고자 하는 세계가 있고, 그 세계는 부유하는 탐조등처럼 제 쪽을 아주 가끔 비춥니다. 환상처럼 나타나는 그 세계를 등대 삼아 더듬더듬 나아갑니다. 저는 아주 오랫동안 이 방황을 계속해왔습니다.
글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글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저의 유구한 게으름과 한량 같은 태도와 모든 것을 귀찮아하는 성질을 규율과 성실로 덮어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저는 읽고 쓰는 것을 너무 사랑해서 저를 바꿨습니다. 필요하다면 저는 저를 몇 번이고 바꿀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 읽고 쓰는 일을 하는 삶이라니. 부럽기도 하지만 괴로울 것도 같은 그 일을 너무 사랑한다는 천재 북튜버 김겨울님 - P21

나는 나를 ‘능동형 외톨이’라 부른다. 능동형 외톨이는 글을 쓰며 살기 적합하다. 능동형 외톨이가 되면 좋은 점은, 외톨이가 될 확률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미 외톨이니까 외톨이가 될까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외톨이는 극복해야 하는 문제 상황이 아니다. 조만간 ‘은둔형 외톨이’같이 부정적인 외톨이 말고 긍정적 의미를 가진 다양한 외톨이들이 생겨날 거라 믿는다. 어떤 외톨이가 됐든 긍정적 의미를 가진 외톨이가 되려면 외로움을 견디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 김개미 시인의 외톨이론. 천재다. - P35

다른 한편으로 SNS는 직장인보다 프리랜서에게 더 해로울 수도 있다. 출근하면 별일 없는 한 월급은 꼬박꼬박 챙길 수 있는 직장인과 달리 프리랜서는 말 그대로 시간이 돈이다. 그렇다고 해도 생산성만 따지는 삶은 너무 팍팍하다. 딴짓도 약간은 해야 기름칠이 돼서 부드럽게 굴러간다.
🥺은 북플에 빠진 나인가… 하며 읽었다. 오전내내 기름칠만하던 나여… - P96

결국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2020년 들어 어쩔 수 없이 생긴 큰 변화 중 하나는 홈트레이닝을 꾸준히 한다는 점이다. 유튜브에서 만난 ‘자세요정’ ‘듀잇’ 채널은 비대면 시대에 나의 체력 관리를 돕는 스승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 사랑은 유명하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어봐도, 자신을 지탱하고 견뎌내는 힘의 근원은 체력 관리와 규칙성에 있다.
회사의 구성원일 때는 내가 아파도 대체할 사람이 있다. 반면 혼자 일하는 나는 누구도 대체할 수 없다. 체력은 자신감의 근원이자 실력이다.

🥺 건강! 명심!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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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12-09 21: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공쟝쟝 2021-12-10 00:11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잭와일드 2021-12-09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공쟝쟝 2021-12-10 00:1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모처럼의 당선이라 벅차오르네요 ㅋㅋ

초란공 2021-12-09 2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전통시장 옆에 사는 저는 붕어빵이나 호떡, 수수부꾸미 같은 것들을 쉽게 구할 수 있어서 다른 곳에서 찾기 어려워 졌다는 사람들의 말에 그런가? 싶었네요. 건강 잘 관리하시길요~

공쟝쟝 2021-12-10 00:12   좋아요 1 | URL
수수부꾸미... 하앗! 초란공님 <단순한 진심>이라고 조해진 작가님의 소설있는데요.. 거기 부꾸미 나와요 ㅋㅋ 응?! 먹구 싶다.. 12시...

러블리땡 2021-12-10 0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요즘 공쟝쟝님 아이디만 보면 페미책장이 생각나요 ㅎㅎ 굉장히 부러워했다는 ㅎㅎ)

공쟝쟝 2021-12-10 08:49   좋아요 1 | URL
흐하하하 그 책장은 아침밤낮으로 제가 계속 감상중인데 아주 오져죽겠어요. 우주 대 석학이 된 기분이고 ㅋㅋㅋ 자신에 대한 긍정이 막 혈관타고 한바퀴 돌고 내가 내 자신에게 치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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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 황정은 에세이 에세이&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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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해가 비치는 창가에 앉아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몸집이 설계된 펜으로 사그락 사그락 글씨를 쓸 때, 혹은 유리잔에 담긴 아이스아메리카노 같은 것을 집어 들어 홀짝일 때 말이다. 그러면 집안의 그늘진 어느 곳에 반사된 빛이 얼굴을 드러내며 돌아다니고 발치에 앉아 제 몸이나 핥던 H는 느닷없이 고개를 휙휙 돌리더니 빛 자국을 잡아보겠다고 뛰어다니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 그거였어? 몇 해 전 언젠가 그의 광폭한 튀어 오름 덕에 벽에 세워둔 책들이 우르르 쏟아질 뻔한 경험을 한 뒤로는 내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빛 자국을 조정하며 살살 놀아준다. 그리고 오늘, 뭘 쳐다보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내 배 위에서 한참을 저러고 두리번대며 햇살 자국인지 그것에 반사되는 먼지 자국인지모를 무언가에 꽂혀 쳐다보느라 내려가지를 않는다. 그를 배 위에 올려두고 남은 책을 다 읽었다.


[사진 설명: 내 뱃살 위에 고양이 한 마리, 창밖의 햇살을 구경하지요. 살짝 벌어진 입술과 촉촉한 건포도 같은 코와 싱싱한 늦여름 포도알갱이같은 영롱한 녹색 눈.]


가을.
황정은의 첫 에세이가 가을과 함께 내게 당도했다. 나는 그의 소설을 좋아하는 편인데 신작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편은 아니며 실은 한 권 건너 한 권 정도를 읽어왔다. 특별히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끔은 부담스러워서 읽기를 미루다 보니 그리 되었다. 어떤 소설가라도 그러하겠지만 황정은의 소설은 황정은만 쓸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황정은 문체 흉내😜)

그것은 작가가 통과해온 어떤 시간일지도 모르고 더 정확히는 그가 통과해온 시간(잊어버려도 상관없었을) 들을 집요하게 헤집는 시선에 있다는 느낌이다. 이해를 일종의 방어기제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방어기제 남용’의 좋은 예랄까.

나를 포함해 이런 방식의 방어기제를 가진 사람들을 몇 알고 있다. 그들은 나의 좋은 대화 친구이며, 이들과는 하나마나한 소리나, 남들 이야기로 가득한 가십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도 끝없이 즐거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우리는 사적인 이야기로 시작하더라도 금세 사회적(혹은 우주와 대자연;;)인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러다가 다시 일상의 이야기. 맥락 없는 말들이 이어지는 것 같지만 대체로 사색의 흔적이 묻어나는 이야기라 흘리듯 듣고 넘겨버리기는 어렵다. 대화 도중에 언뜻 파괴적 시니컬함을 내비치기도 하지만 내 생각에 그건 아주 일부다. 드러나기도 전에 차겁게 식힌다(는 것을 나는 느낄 수 있다). 나는 친구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나 자신이 따뜻한 종류의 사람이라고 느끼지만 나는 그런 종족을 알아볼 수 있고, 호감과 동시에 호기심을 느끼는데 이건 무슨 감정일까. 알면서 뭘 물어, 동족이라는 뜻이란다. 아, 동족. 정확히 계산된 서비스용 미소로 너도, 나도, 그들도, 따뜻한 사람이야. 맞네. 때때로 집요하고 신랄해진다는 것이 따뜻하지 않다는 증거일 수는 없다. 나는 그들에게 혹은 우리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기로 한다.

이해라는 방어기제 남용 종족.

이 카테고리에 추가되는 첫 번째 소설가.는 단연코 황정은.
전체는 단순한 부분의 합이 아니고, 그렇다고 부분이 전체를 이루고 있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덩어리의 상처를 쪼개고 낱낱이 분석하면 덜 아프다. 상처는 나 자신이지만 억지로 떨어뜨려 놓아 보고자 하면 일단은 떨어뜨려진다. 먼저 이것을 이해하자. 아마도 알 수 있는 것이 되면 아프지 않아 질 것이다. 분석에 맞춤한 언어와 단어 문장을 찾아낸다. 때로는 철학의 개념이기도, 심리학적 용어나 사회학적 방법론일 때도 있다.

그러나 사적인 경험들을 지우지는 않는 상처의 아나토미가 가닿는 것은 결국은 (말하기는 조금 허망한) 구조라는 진실이다. 공염불 같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조각조각 이어 붙인 진부한 결론(해결책은 사회의 섬세한 법과 제도)에 다다르고 만다.

별 수 없잖아. 내 상처는 해결되었는가? 글쎄, 아무것도. 그저 나는 조금 더 많이 깊게 이해하는 사람이 되었어. 이해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이해한다고 밉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덜 화내게 된다. 때때로 나는 화내기 위해서 부러 이해하려 하지 않는 상태에 돌입하기도 한다. 그것은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151) 쿠키를 먹는 것처럼 읽을 수 있는 일기를 목적하고 썼다.

내용으로 읽히지 않고 입에서 발음으로 부서져도 괜찮은.

성공했을까.” 


아니오.

단연코 아니오.🙅🏻‍♀️

그의 글은 발음으로 부서진다 한들 내용이 없지 않고, 아무리 사소한 일기라고 한들 아주 대소해져 버렸다. 그런데 그래서 참 좋았다.

어디선가 작가 황정은처럼 —어느 시기의 고통을 통과해왔으며, 고통에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해왔고, 그 자신이 가진 능력과 시간적 여유와 갈고닦은 사유력을 가다듬어 글로 쓰고, 문학으로 예술로 만들어내고, 그 와중에 자신을 잃지 않고, 세상의 그늘진 어딘가를 여전히 바라보고, 담론을 만들고, 언어를 벼리고, 그리하여 어떤 것은 먹지 않으며, 어떤 말은 조심하고, 누군가는 의식적으로 만나지 않으면서— 고통과 폭력을 제대로 생각하고 또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나와 같은(혹은 같았던) —사유를 다듬기엔 생각할 여유조차, 읽고 쓸 시간조차, 어쩌면 고통을 느끼고 감각할 겨를 조차 없는— 사람들의 삶을 버틸 수 있게 하는 언어와 구조들이 만들어져 왔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때때로 강박처럼 느껴지는 그녀의 깊은 사색의 언어에 기대어,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나의 기벽을 존중하게 되었다.

저마다 다른 지옥의 온도를 잴 필요는 없다. 모두 차갑고 모두 뜨거운 지옥들을 견디는 시간 동안, 누군가는 또다른 지옥에서 겨우 빠져나온 누군가의 한 문장을 부여잡으며 그 시기를 통과하기도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황정은의 소설은 <계속해보겠습니다>인데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들이 공룡이 멸종하는 이야기를 한다. 한번에 꽝 멸종한 것 처럼 생각되지만 천만년이 걸려서 서서히 멸종했대. 우리도 천천히 망하자는 이야기야? 아니 그렇게 금방 망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야. (소설의 주인공은 이런 식의 대사를 읊으며 엄마가 되지 않기로 굳은 결심을 하는 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본격 비혼 비출산 다짐 소설인 것이다. 당시의 나는 인류 멸종을 주문하는 급진적 소설로 읽으며… 왜 제목이 계속해보겠습니다?이지 하고 의아해했다는 후문.) 현생 엉망진창이라도 그렇게 금방 망하지는 않는다는 황정은의 소설을 읽으며, 조금은 다른 선택을 하는 소설 속의 그녀들을 힘껏 응원하며, 나 역시 어떤 시기를 거쳐왔다.

그러니 자칫 진부한 이야기가 될 위험을 감수할지라도(나의 본격 독서년식은 그다지 길지 않은데 한국 문단이 너무 사회적이라 하루키 류의 사적(?)인 이야기에 한국 독자들이 환호했다는 식의 글을 최근에 읽은 적이 있다. 요즘엔 너도나도 하루키니까 작가님 굳이 그길 안가셔도 될 듯) 그가 계급을, 가난을, 현대사를, 여성을, 사회를 꾸준히 써주셨음 한다. 필요하다. 그리고 적어도 작가님의 소설은 고통에 빠진 어떤 삶들을 쉽게 사유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들이 우려먹어 진부해져 버린 소재들을 생경하게 다시 해석하는 시선. 그것은 지옥을 가까스로 탈출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니 작가님 그냥 계속 부지런히 써주시기를. 복직근, 복횡근, 기립근, 둔근, 단련하시어.


“(162) 괜찮지는 않고 여전히 흔들리지만 진폭이랄지 파형이랄지 그런 것을 어느 정도는 내가 조절할 수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나는 가장 가까운 이들의 나쁜 말과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을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를 향해 당신을 손상시키면서까지 자기가 살고자 하는 이를 거절하고, 멀어지라고, 어떤 형태로든 그를 돌볼 수는 있겠지만 그의 비참을 자기 삶으로 떠안지 말라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러나 그 대신 가물치를 물에 돌려두었다고 썼다. 해당화를 심고 작약을 두고 보았다고 썼다. 그것이 너무나 개인적인 이야기는 아닐까, 너무 이른 이야기는 아닐까, 누군가를 너무 상처 입히는 이야기는 아닐까 망설이다가.”


아침에는 다정한 이의 전화를 받고 늦게 눈떴다. 그저께 화이자 2차 접종을 완료했고, 약간의 근육통과 미열 외에는 괜찮았다. 다만 어제까지 마무리지어야 할 일이 있어 좀 바빴고, 일을 끝내고 나니 기진맥진하여 연락할 틈이 없었다. 주사 맞는다는 소리만 있고 이후의 이야기가 없어 혹시나 하고 안부차 전화했다고. 아아. 나는 혼자니까 나 자신은 내가 지켜야 해!😤 떠들어대다가 크게 한방 맞은 느낌이다. 안부 전화에 이렇게 흐늘흐늘 마음이 녹아 울컥할 거면서. 급기야 조금 후 엄마의 막 담가 보낸 생김치가 도착하고 있다는 택배문자가 도착하고야 마는데.

“(167) 크리스티앙 보뱅의 책을 다 읽고 데버라 리비의 책으로 넘어왔다. 책을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었을까. 이렇게 아름다운 사물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 때문에 내가.”


아, 아름다운 세상이여. 안부, 김치, 책. 그렇지, 난 혼자니까 더욱더 그런 것들을 적절히 섭취해줘야한다.
싱긋한 공기를 마셔야 할 것 같아 창문을 활짝 열었다.

가을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가을이 항상 힘들었던 것 같다. 정신없이 살다가 찬 공기가 불기 시작하면 감기든 장염이든 일자목이든 몸에서 꼭 신호를 보내서 병원 신세를 졌다. 몸만 힘든 건 아니었다. 사실 마음 힘든 일이 더 많았다. 작년 가을을 생각해보면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고, 재작년 가을을 떠올려보면 정말인지 돌아가고 싶지 않고, 그 전의 가을을 떠올려보면 너무도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런데 작년의 나를 떠올리면 (과로로 링거맞고 회사 가던 그 날, 반차의 행복을 느끼며) 아프니까, 가을이구나! 하면서도 올해는 가을인데 참 좋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음.

올해의 내 몸은 악명 높은 화이자 2차에도 별 후유증 없이 거뜬하다. 시간도 많고, 게다가 읽을 것도 많고, 아직 읽고 싶은 것도 많다. 생각해보면 삼십대가 되고 나서는 매년 가을마다 작년 가을보다는 올해 가을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내년 가을도 좋을 것 같다. 내 삶은 완만한 상승곡선 상태에 진입했다.😏



덧,
1. 벌써 오래 전의 일이다. 나는 황정은이 나오는 팟캐스트 라디오 책다방의 애청자였다. 작가님의 목소리가 가을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에세이를 읽으면서 가만가만한 작가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행복했다.
2. 작가님이 쓴 <넷플릭스 : 빨강머리 앤 Anne with an E>의 감상문과 내가 그 시리즈를 사랑하는 이유가 많이 겹쳐서 좋아서 울었다. 이게 울 일인가 싶은 데도 그랬다. 넷플릭스는 앤 시즌4를 내놓아라.
3. 에세이 끝부분 록산 게이의 <헝거>를 읽고 쓴 <흔>도 그랬다. 어떤 에세이는 내게 에세이(비스무리한 것을)를 쓰게 하며, 그런 에세이가 좋은 에세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 <헝거>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좋은 에세이였다. <헝거>를 읽고서는 무언가를 너무 쓰고 싶었지만 도저히 쓸 수가 없었고… 황정은 작가는 내게 불러일으켜진 그 마음을 황정은 작가의 방식으로 쓴 듯 하다. 그리하여 나는 볕이 드는 창가에 자리 잡고 앉아 이거라도 써보는 중인 것이다.

우리는 거기서 본 얼굴들을 생각한다. 사람들이 목구멍 안에 감추고 있던 것, 그런 것은 그렇게 일단 드러난 뒤엔, 어떻게 될까.
혐오는 어디에나 있어. 내게도 있다. 나는 실은 많은 순간 내 이웃을 혐오하고 먹는 입을 혐오한다. 하지만 그걸 남에게 드러낼 권리가 내게는 없어. 그런 건 누구에게도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그걸 한다. 어디에나 있다. - P17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으니 주어진 것을 감지덕지,라며 받아들인다. 감지덕지. 사장과 그가 고용한 여성들이 그 말을 공유하는 광경을 본 적이 있고 나는 그때부터 그 말을 세상 더러운 말로 여기고 있다. - P56

어떻게 지내시냐고, 어떻게 물을 수가 있어. - P111

그래서 나는 내 동생들과 내가 어디로든 멀리 나가 낯선 것을 더 자주 만나기를 바랐다. 하지만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그런 바람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조금이라도 인간이 덜 부지런하게 사는 것이 이 행성에 이롭다는 것을 알수록 그렇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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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0-22 18: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이 책 읽고 마지막 부분에서 울었어요 ㅠㅠ 대부분 강약의 차이는 있으나 갖고있을 불쾌했던 경험들. 작가님이 점점 더 괜찮아지길 바라며 읽었어요. ~ 전 아직 헝거를 읽지 않아서 책에 소개된 책들몇 권을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근데 고양이님 외계에서 인간을 지배하러 온 듯한 분위기가 ㅎㅎㅎ

공쟝쟝 2021-10-22 18:37   좋아요 4 | URL
저는 세번 울었어여....... 눈물이 흔한 사람이라서.....ㅋㅋㅋㅋㅋ 빨간머리 앤 리뷰보고 우는 나 자신 (코쓱-) 참 눈물과 웃음이 헤픈 사람...

mini74 2021-10-22 18:39   좋아요 4 | URL
저도 그 부분에서 눈시울이 ㅠㅠ 넷플렉스 드라마 보며 하도 울어서 ㅎㅎㅎ

공쟝쟝 2021-10-22 18:55   좋아요 4 | URL
... ㅠ_ㅠ 앤과 마릴라와 매튜의 관계성은 정말 ㅠ_ㅠ....
/ 이 고양이는 때 때 로 제 정신을 지배하는 지구뿌셔 귀여움의 소유자.

프레이야 2021-10-22 18: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아악 냥이 귀여워요. ㅎㅎ 러시안블루인가요. 저렇게 창밖을 바라보며 뭔가 철학하는 듯 저러는 냥냥이 넘나 좋아요. 신기해서 한참 바라본답니다 저도. 울집 냥이는 얼굴천재 코숏이에요. 냥이자랑 늘어집니다 혼자 ㅎㅎ

공쟝쟝 2021-10-22 18:57   좋아요 5 | URL
얼굴천재인 코숏이라니요? 프레이야님 최근에 냥자랑 대잔치 바람이 알라딘에서 불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냥자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냥이 페이퍼 쓰고 댓글 한번 남겨주세요. 🐈대환영🐈

프레이야 2021-10-22 19:13   좋아요 5 | URL
앗 그런 바람이 불고 있었나요 ㅎㅎ

붕붕툐툐 2021-10-23 00:30   좋아요 4 | URL
우와~ 프레이야님도 집사님?? 완전 기대기대~~

공쟝쟝 2021-10-25 11:22   좋아요 1 | URL
찬바람에 역시 털보송 고양이~~

그레이스 2021-10-22 19: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실감나네요
눈빛 턱선 목선 수염 ㅎㅎ

공쟝쟝 2021-10-25 11:22   좋아요 1 | URL
실물이 더 아름답지만 조금이라도 표현하기 위한 애정을 담아 온몸을 눕혀 찍어낸 역작입니다...? 흐흐흐~

책읽는나무 2021-10-22 20: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쁜 고냥이의 심각한 얼굴!!귀여워요.얘도 내 배위에 있었다면 쓰담쓰담각입니다^^
공쟝쟝님 이쁜 손가락이 안나와 조금 아쉽네요ㅋㅋㅋ
좋아하는 작가의 책 얘기를 또 좋아하는 이곳 사람들의 글로 읽는데 괜히 뭉클~~ㅜㅜ
가을 밤이라 센치해져 그런가???
며칠 전 낮에 자목련님 글 읽을 땐 안그랬었는데??이상하네요?
공쟝쟝님 글은 묘한 가독성이 있어요.
다시금 멍~한 듯 심각한 고양이 사진 끌어 내려 쳐다보며 눈물 날 뻔한 눈, 다시 실눈으로 만들었습니다ㅋㅋㅋ
계속 좋은 가을 앞으로 공쟝쟝님께 펼쳐지길♡

공쟝쟝 2021-10-25 11:24   좋아요 2 | URL
좋아하는 작가 함께 좋아하는 거 너무 좋지 않아요? 나만알고 싶은 작가 고이 모셔뒀다가 알리는 것도 좋구... 알라딘 서재 넘넘 좋아요!! (요즘 인생의 큰 재미)

단발머리 2021-10-22 20: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잔말말고 얼른 달려가 황정은의 일기를 사야겠어요. 너무 기대되기도 하지만.... <빨간 머리앤> 리뷰 어떡해요. 벌써 눈물이 나려고 그래요 ㅠㅠㅠㅠ

공쟝쟝 2021-10-25 11:25   좋아요 2 | URL
ㅜㅜ 저는 정말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역쉬... 마음을 다해 어떤 존재를 사랑해야하는 거겠죠? 흑.. 훌쩍...훌찌럭...

난티나무 2021-10-22 23: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었어요! 일기, 아니고 <계속해 보겠습니다> 요.ㅎㅎ
그리고 오늘 블로그에 글 쓰는데 맨 끝에다가 “계속해 보겠습니다”라고 썼지요. ㅎㅎㅎ 그래 반가워서! ㅎㅎㅎ
눈물 예약이군요. 천천히 나중에 읽어야 겠어요…^^

공쟝쟝 2021-10-25 11:28   좋아요 1 | URL
사실 눈물이 안날 수도 있는 데....... 그냥... 황정은이 좋아서요 ㅜ_ㅜ 진심 작가님의 어떤 시선이 점점 더 엄밀해지는 것 같아서... 아, 이런 사람이구나... 그나저나 작가님이랑 같은 구(?) 살지도 모른다고 내심 좋아했는 데... 이사가셨더라구요.. 안녕....

붕붕툐툐 2021-10-23 0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냥이 자태 너무 영롱~ 눈빛깔이 넘나 맘에 드네용! 전 책은 모르겠고 넷플릭스에서 볼 시리즈는 찜했네요!ㅎㅎㅎㅎㅎ

공쟝쟝 2021-10-25 11:30   좋아요 1 | URL
아.. 빨머앤 꼭보세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처음에 조금 견디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전 너무 좋아하지만) 갈수록 더 재밌어요.... 정말 믿고 봐주세요 봐주라주라주라...

scott 2021-10-23 0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을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었을까. 이렇게 아름다운 사물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 때문에 내가]
공장쟝님 어떻게 페이퍼를 이렇게 잼 ㅎ 나게 끝까지 중독적으로 읽게 만들었습니까?

황정은 일기장에 영업 당함 🖐^^

공쟝쟝 2021-10-25 11:31   좋아요 1 | URL
그 문장 읽다가 책 꼭 끌어안았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사물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 때문에. 내가.
그리고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들 때문에 또. 내가.

잠자냥 2021-10-25 2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황정은 일기보다 이 페이퍼가 훨씬 재미나고 아름다울 듯. ㅎㅎ

공쟝쟝 2021-10-26 09:39   좋아요 0 | URL
확실히 재미는.... 제가 더 보장 ㅋㅋㅋ
하지만 황정은님의 의외의 문화생활들이 너무 귀여웠어요ㅋㅋㅋㅋ 이 작가를 내가 귀여워하다니 하면서 읽었지요 ㅋㅋ
 
[eBook] 자본주의 키즈의 반자본주의적 분투기 - 조용하게 이긴다 우아하게 바꾼다.
이혜미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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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박근혜 탄핵을 기념하면서 구매한 5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는 아이패드가 있다. (비싼걸 지를 때는 꼭 뭔가를 기념해서 라는 명분을 만들어 두는 편…) 퇴사 기념 맥북을 나 자신에게 선물하기 전까지 그 아이패드로 글을 썼고, 전자책도 거의 크레마 사운드보다는 아이패드로 읽었다.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텔레비전이 없었으므로 아이패드로 영화나 유튜브를 보면서 무튼 아주 알뜰하게 사용했다. 지금은 할미패드가 되어 충전하기 바쁘게 방전이 되지만… 앞으로 유사한 급의 정치이슈(?)가 터지지 않는 한ㅋㅋㅋ 3년은 더 사용할 예정이다. (음, 코로나 퇴치기념으로 구매하면 좋겠다?) 여하튼 당시 제법 큰 마음을 먹고 막 출시된 애플펜슬까지 구매했었는 데, 막상 사놓긴 했지만 펜슬자체는 거의 사용하지 못했고, 그리하여 이걸 괜히 샀네… 속상해하다가 펜슬 뒤의 뚜껑을 잃어버리고  별도 구매해야하는 뚜껑가격에...(실화냐) 한숨 쉬곤했었더란다. (물론 뚜껑을 3달러에 팔던 우리의 애플은 다음에는 뚜껑없는 굴러가지 않는 가벼운 자석형 펜슬을 내놓았다ㅋㅋㅋ)


작년이었나, 여느날 처럼 인스타그램을 눈팅하던 중 *#공스타그램*을 돌리다 뭔가 눈에 띄는 것을 발견했다. (tmi) 내가 팔로잉하는 해시태그는 딱 네개가 있는데 #북스타그램 #어반스케치 #공스타그램 #womanreading 이다. 그게 무엇인가 모르실 분들을 위해 안내하자면 공스타그램은 공부하는 책상과 필기노트를 주로 올리는 해시태그다. 추측컨대 고3수험생들과 여러 고시생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데, 내가 수험생이나 고시생은 아니고(😏 그냥 반백수) 그걸 또 왜 팔로잉하고 있냐면 오늘의 집 인테리어 사진 구경하는 느낌으로 깔끔한 노트필기와 정갈한 책상과 그날할 공부를 다(!)하고 형광펜으로 칠한 타임테이블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정말 왜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정말 좋아지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가서 당시 내 눈에 띄었던 것은 아이패드에 깔끔하게 정리된 필기노트였다. 노트와 펜이 아니라 아이패드와 아이펜슬로 필기가 되어있는 데, 적절한 이미지를 사용한 그 우아한 자태가 눈돌아가게 깔끔하고 공부하고 싶게 생긴 모습인거라… 그래서 관련된 유튜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맙소사, 아이패드는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이젠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된 듯 하였다. 심지어 그냥 별다른 편집없이, 암것도 안하고 아이패드로 공부만하는 브이로그도 있었다. 가히 신세계였다. 아이패드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니 나도 아이패드로 공부했으면 공부 엄청 잘했을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기분만). 아무튼 유튜브의 도움을 받아 책 읽을 때(특히 페미니즘책) 메모를 아이패드로 하기 시작했다. 사진과 영상 속의 필기처럼 아름답지는 않았으나, 뭔가 한군데 모아짐 없이 방사형으로 펼쳐지기만 하는 페미니즘 공부를 적으면서 하니까 조금씩은 더 축적되고 쌓이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졸리기도 덜 졸렸고. 


“삶의 이유를 모르겠다고? 그러면 정말 유튜브를 틀어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지켜보는 게 도움이 된다. 몇 시간이고 볕 잘 드는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는 대학생, 타지 유학생활 중 터진 코로나로 귀국하지도 못하고 현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유학생, 재택근무를 하는 와중에도 집밥을 살뜰하게 챙겨 먹는 또래 직장인, 밖에 나가지 못하는 대신 베란다를 멋진 정원으로 꾸며 난생처음 보는 온갖 식물을 능수능란하게 키워내는 주부 등 사소한 순간도 자신만의 에너지로 채워가는 이들을 보노라면, 삶은 큰 의미를 발견하진 못하더라도 꾸준히 살아가는 데서 동력을 얻는 것이라는 깨달음에 닿게 된다.

-알라딘 eBook <자본주의 키즈의 반자본주의적 분투기> (이혜미 지음) 중에서


뭐든사면 끝까지 살뜰하게 아주 잘 사용하는 (이 집에서 내가 내 돈으로 사놓고 사용하지 않는 건 책과 에이비슬라이더 두가지 뿐이다ㅋㅋㅋ) 나 답게 그 이후로 아이패드와 애플펜슬은 주로 어려운 독서를 할 때 활약하기 시작했다. 지나고 나니까 그게 브이로그(혹은 공스타그램)로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받은 것이구나 한다. 어쨌든 이책을 읽기 전에는, 내가 평소에 브이로그를 보면서 꽤 동기부여를 받아온 사람이었다는 걸 전혀 인식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읽고나니 알겠다. 요 몇년 간, 내게 가장 효과적인 삶의 동기부여는 명사의 강연도, 자기계발책도, 지인의 뼈때리는 조언도 아닌 바로 유튜브의 브이로그였다는 것을(!!!!!!!).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그 아무럴 것 없는 소소한 영상들을 보면서 일상을 가꾸는 것의 중요함을 배우고, 또 만들어 왔다는 것도.  


“나는 세상을 위해 엄청난 혁신을 하겠다는 도덕 의지로 중무장한 사람들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게 됐다. 세상은 “바꾸겠다”는 선전포고가 없더라도 실천하는 이성들로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한 사람들로 인해 내일은 그만큼 진보한다고 믿는다.” 

 -알라딘 eBook <자본주의 키즈의 반자본주의적 분투기> (이혜미 지음) 중에서


이 책은 똑똑한 영향력을 가진 서재 친구가 MZ가 궁금하여 샀다고 한걸 보고… 나도 내 자신이ㅋㅋㅋ 궁금해져서 샀는 데… 자기계발서를 증오하면서 달리기 어플 도장에 목을 매고, 주식과 코인 책을 읽으면서 신자유주의 페미니스트라고 스스로의 모순을 씁쓸해하고, 비혼과 비출산을 다짐하면서도 지구의 미래를 걱정해서 여러가지 소소한 실천을 하고 있는(… 저 조금 진심인 데 너무 소소해서 알리고 싶지는 않네요?ㅋㅋ) 나를 누가 대신 설명해준 것 같아서 기분이 참 좋았다. 그렇구나. 나는 혼자 외따로 떨어진 섬이 아니라 나역시 세대를 구성하는 일원이였구나! 뭔가 살랑 한줌 바람이 불어온 느낌으로다가 상쾌한 느낌~ (솔직히 저자는 저보다 훨씬 훌륭하게 잘 살고 계심… 서울에 아파트도 있으심… 저는 그녀보다는 훨씬 나태하고 무기력합니다만^^; 가치관이나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은 넘나 비슷해서 사실 너무 놀랐음돠... MBTI에 진심이고, 심지어 햇반 절대 안사먹는 것 까지도...?)


돌이켜보면 그랬던 것 같다. 워낙 86세대의 그 카리스마가 강렬했고, X세대의 그 스타일이 리쉬~했으므로, 이른바 Y세대(밀레니얼)였던 나는 20대 내내 우리 세대의 서사적 빈곤이 아쉬웠던 것도 같다. 88만원세대니, N포 세대니 하는 건 일종의 멸칭처럼 느껴졌고(김용민의 20대 개새끼론이 생각난다..), 안O수나 법O의 청춘콘서트 같은 이야기에(이제와 생각하니 참 아련…)는 괜히 어깃장을 놓고 싶었고(예? 아재여, 청춘이요?), 그렇게 세월이 흘러 이제 더는 청년이라고 하는 것이 머쓱해진 나이에, 82년생 김지영이라고 하기에는 내가 좀 젊은 것 같고, 그렇다고 이준석이 청년…ㅋㅋㅋㅋㅋㅋ (!!창피하다!!)으로 과대대표되는 거는 또 너무 싫고…, 그 와중에 밀레니얼 MZ 어쩌고 너무 쏟아져 나오는 데 그게 다 마케팅 포인트같고…, 뭐 여튼!! 이래저래 밀레니얼 세대론에 좀 뚱해 있다가 또래 기자가 쓴 본격 세대 표방(물론 세대라는 성긴 카테고리화에 대해서도 저자는 회의적입니다) 자기계발(?) 에세이가 살랑~ 불어와 우리는 늬들이랑 다른데 일케일케일케 달라!!!!!!! 이렇게 짚어주면서, 근데 그는 또 너무 다행스럽게도 여성이어서… 


아무튼. 책 덕분에. 너 밀레니얼이야? 그럼 전, 네!  그렇습니다! 여기 이 책이 밀레니얼이라는 데, 이 책 어때? 그러면, 뭐 제 경험에만 한정하면 거의 88% 일치합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가려운 것들이 좀 긁혔다고나? 그러므로 혜미님, 흥하세요! 꼭 흥하셔야합니다. 우리 조용하게 이기고 우아하게 바꿉시다. 그리고 난 확신해. 세상을 바꿀 생각은 없지만, 남들과 지구에게 폐끼치는 것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게 결국 조용하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이란 걸. 

MZ세대는 지금까지 한국 사회를 주도하는 모든 담론과 정치·경제 권력에서 비켜나 있으면서, 때로는 오랫동안 취업을 못 하는 집안의 걱정거리로, 차곡차곡 저축할 생각은 안 하고 ‘영끌 투자’로 아파트 쇼핑에 나서는 한탕주의로, 가상화폐와 주식에 올인하느라 노동의 숭고한 가치를 느낄 줄 모르는 천둥벌거숭이로 쉽게 대상화됐다. 때때로 ‘비 새는 단칸방에서 만들어가는 사랑’의 맛을 알지도 못한 채, 허영만 가득해서 결혼과 재생산까지 미루는 이기적인 세대로 치부된다. ‘가진 자들의 시선’에서다.

권력, 권한, 권위를 모두 독점한 기성세대는 어느 것 하나 양보하지 않으면서 젊은이들의 고군분투에 쉽게 훈수를 둔다. ‘요즘 애들’이라고 뭉뚱그리면서도, 그들이 왜 이런 고민을 하고 결정을 내리는지에는 관심이 없다.
수년 뒤 코로나가 종식되고 나면 각자 이 시기를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나는 적어도 견고한 기성 질서에 굴하지 않고, ‘요즘 애들’이 사부작사부작 그리고 꼼지락꼼지락 자신의 주체성을 찾아가는 기간이었다고 정의 내리고 싶다. 6월 민주 항쟁이나 탄핵을 이끈 촛불집회처럼 거대한 혁명의 물결은 아니지만,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생활 양식과 사고방식을 조금씩 우리의 감각으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말이다.

*누군가 내게 ‘혼자 사는 여성이 존엄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코어 근육과 통장 잔고’라 일러준 적이 있다.*

새벽에는 마치 ‘무소유’의 태도로 명상과 요가를 하지만, 오전 9시가 되면 월가의 트레이더라도 된 것처럼 주식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는 모습에 누군가는 ‘모순’이라는 잣대를 들이댈 수도 있겠다. 하지만 판이한 두 행동의 기저에는 무척이나 간단하고 일관된 명제가 깔려 있다. 나라는 작은 존재가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큰 구조에 속절없이 휘둘리지 않고, 그저 나로 존재하기 위해 일상 속에서 분투할 것. 구체제를 전복하고 신체제를 세울 명분도, 의지도, 힘도 없기에 지금의 테두리 안에서 안락한 요새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우리가 명상과 요가를 하며 비움을 실천하면서도 동시에 물신物神을 숭배하는 까닭이다.

조용하게 이기고 우아하게 바꾸는 한 편의 ‘세대 복수극’을 한번 상상해본다. 이 극에서는 주어진 질서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기 위해 닦아온 일상력과 주체적 라이프스타일이 결국 우리를 우리답게 지켜줄 무기가 될 것이다.

‘요즘 애들’이 열렬히 갈망하는 것은 바로 ‘경제적 자유’다. 언제부턴가 세대의 경구로 떠오른 이 단어. 산업화 세대가 열렬히 부르짖은 ‘자유민주주의’나 글로벌 자본이 숭배해 마지않는 ‘신자유주의’ 할 때의 그 자유. 혹은 개인의 삶을 지배하는 중앙 집권 권력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이들이 주창하는 그 시민의 해방감, 자유. 그러나 단어는 같지만 사상적 맥락에서는 조금 다른 ‘경제적 자유’. 앞선 자유가 구舊체제의 해체, 속박으로부터의 해방을 전제한다면 오늘날 내 또래가 정언명령으로 받드는 ‘경제적 자유’는 철저히 체제 순응적인 자유다. 고도화한 자본주의에 십분 동화되어 우위를 점하고, 평생 쓸 돈을 모아 매일을 옥죄는 구조에서 탈출할 것이라는 매우 수동적인 해방이다.

‘시발 비용’의 시대는 저물고, 바야흐로 ‘금융 치료’의 문이 열렸다. 언제부턴가 퇴근길마다 "오늘 회사에서 열 받아서 시발 비용으로 립스틱 하나 샀어"라고 친구들에게 보내던 카카오톡 메시지가 종적을 감췄다. 요즘 친구들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오늘 커피값 벌었다"면서 주식 단타 결과를 공유한다. 아직 ‘사이버 머니’ 형태의 잔고를 보며 흐뭇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 채 말이다.

당신이 박원순, 오거돈, 안희정, 김종철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한가? 사회적으로 잃을 것이 많은가? 학력, 경력이 뛰어난가? 그렇게 시민의 곁에서 여성 인권 증진을 이끌었던 박원순 전 시장도 가해자가 됐는데, 도대체 무슨 ‘선의’로만 가득한 세상을 살고 있다고 경계를 풀고 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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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30 01: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은 아직 많이 젊으시군요~!! 저는 북플보고 MZ가 뭔지 첨 알았어요. 자기개발서는 잘 안읽는데 이 책은 재미있을거 같아요~!! 공스타그램 해쉬태그 팔로잉 해봐야 겠군요. 궁금 🙄

공쟝쟝 2021-08-30 01:26   좋아요 4 | URL
앗, 이 책은 에세이예요… !! 그런데 저에겐 자기개발서 같았어요..!! ㅋㅋㅋ 공스타그램 장인들중엔 04년생들도 있으니 넓은 세대 통합을 위해 ㅋㅋㅋ 추천..? 🤭

반유행열반인 2021-08-30 07: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 책읽어주는 쟝쟝 좋다...책은 인용구 따온 거보면 참 갓 잡아올린 우럭마냥 싱싱해보이네요 ... 그치만 나는 세대론에 설득 당하지 않는가 봅니다ㅋㅋㅋ 우리또래끼리(?)도 너무 다르잖아요. 주변에 일반화 안 되는 사람만 차고 넘치나 봄...

공쟝쟝 2021-08-30 12:11   좋아요 2 | URL
무슨 댓글평이 이리 고급지나요? 갓잡아 올린 우럭이랰ㅋㅋ 전 또래집단이 공유하는 정서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나 자신은 세대로 환원되기 싫어도 86세대는 86세대로 퉁쳐부르기를 좋아한답니다 ^^

잠자냥 2021-08-30 09: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젊은이, 난 오늘 아이패드 펜슬 뚜껑도 따로 사야하는지 처음 알았다네....! ㅋㅋㅋㅋㅋ 그놈의 애플놈들 상술은 하여간

공쟝쟝 2021-08-30 12:15   좋아요 2 | URL
1세대 펜슬 한정입니다. 당시 처음 출시된 거라 본인들 특유의 미니멀리즘을 완전 적용하지 못하고 뒤에 꽁다리에 뚜껑있었어요. ㅋㅋㅋ 저 서재마을에서는 젊은 이인거죠? 스스로는 중년이라 여기고 있는 데... 여봐요 MZ 세대 나만 있는거 같아? 왜?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8-30 10: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개럭시탭은 펜 다 닳으면 펜 촉만 갈아끼울수 있는데 아이패드는 펜 전체를 다 사야하나봐요@@

공쟝쟝 2021-08-30 12:16   좋아요 1 | URL
아이펜슬도 펜촉만 갈아 끼울 수 있어요 ㅋㅋㅋㅋ 근데 그 펜촉이 그렇게 싸지는 않습니다ㅋㅋㅋ 그러나 전 앱등이입니다. 애플만세!ㅋㅋㅋ

다락방 2021-08-30 11: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정작 궁금해서 샀던 나는 아직 안읽었는데 말입니다? 그렇게까지 궁금하진 않은 것인가..

그런데 유튭 얘기 보고 뭔가 좀 충격이네요.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그걸 보고 도움이 된다니.. 저는 그런 생각을, 그러니까 유튭을 보자는 생각을 한 번도 안해서... 그럴 수 있다는 것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정희진 선생님이 트위터 너무 싫다, 그거는 악영향만 미친다, 나는 그래서 트위터 안한다..고 하셨을 때, 하면 좋은 점도 많은데 왜 하지 않고 나쁜점만 얘기할까 생각했었거든요. 저는 유튭 하지 않으면서 유튭 나쁜 것만 머릿속에 가득했던 것 같아요.

아아 역시 나란 인간.. 이제 꼰대의 길로 들어섰어...Orz

잠자냥 2021-08-30 11:09   좋아요 4 | URL
저도 다락방 님과 비슷한 이유로 유튜브 거의 안 보는 사람입니다. ㅋㅋㅋㅋ (고양이 동영상 정도만 봄)

다락방 2021-08-30 11:11   좋아요 5 | URL
저는 요가 영상만 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저 꼰대 대마왕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8-30 12:21   좋아요 1 | URL
아..... 공스타그램 모를 분들을 위해서 공스타그램 설명을 곁들였는데... 이분들은 브이로그를 안봐서 그게 뭔지 공감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다부장님.............브이로그 보세요...아, 아니다... 여러분한테 영화 5분만에 몰아보기 영상보고, 자기는 영화 다봤다고 생각하는 청년 이야기 해주면 꺄무러칠거지?

다락방 2021-08-30 12:24   좋아요 2 | URL
미안해, 젊은사람아..................................

공쟝쟝 2021-08-30 12:55   좋아요 1 | URL
훌쩍... 사과하면 어떡해요... ㅜ_ㅜ 꼰대부장님... 우리 사이엔 낮은 담이 있어..(bgm.김윤아 ‘담‘)..

독서괭 2021-08-30 12: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날할 공부를 다 하고 형광펜으로 칠한 타임테이블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쟝쟝님 귀여우세요 ㅋㅋ 쟝쟝님의 아이패드 필기 사진을 기대하며 읽었는데 없네요..? ㅜㅜ

공쟝쟝 2021-08-30 12:23   좋아요 2 | URL
제 눈이 공스타그램으로 너무 상향평준화 되어 있어서 그런지 제 비루한 필기는 보여드리기가 부끄럽네요. 그러나.. 언젠가.. 이건 내가봐도 너무 잘 그렸다!! 싶은 날이 온다면 꼭 공개하겠습니다!!

단발머리 2021-08-31 0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부 브이로그 본 적 있어요. 일주일간 그것만 봤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이쁘고 부지런하고 아이패드도 다 있고 근데 밥도 잘 챙겨먹어서(요거트에 시리얼에 과일/정성가득 집밥) 너무 놀랐더랬죠. 아이패드 필기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인것 같아요. 펜슬 없어서 필기 못한다는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대를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나는. 쟝쟝님 우리쪽 아니고 아이패드 필기쪽으로 갈려는 거 느껴짐요. 나 서운하지 않아요 (엉엉)

공쟝쟝 2021-08-31 19:53   좋아요 0 | URL
공부 브이로그 하는 사람들 막 05년생 이런다고요... ㅜ_ㅜ 저 05학번인디요.... ㅜ_ㅜ 그쪽으로 갈 수는 없어요.. 차마 그를 수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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