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즘의 고통 - 우리는 왜 경쟁적인 사회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는가
이졸데 카림 지음, 신동화 옮김 / 민음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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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TQIA+… 끝내 닿을 수 없는 구체성의 정체화라니… ) 초자아의 규제가 아닌 ‘자아이상’에 몰두하는 나르시시즘적 ‘도덕’으로 작동하는 후기자본주의에서 사회적 권위나 규정은 거부되고, ‘타자’란 그저 관객or동의자로만 존재할 뿐이다. (진보 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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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7-18 17: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덧, 이 책은 쌩 철학책이다. 유행하는 유튜브들에 이끌려 성격장애 유형의 나르시시스트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마음으로ㅋㅋㅋ 선택한다면 기대와 다른… 진한 맛의 프로이트 ‘나르시시즘’ 개념들과 신자유주의를 설명하는 순살뼈 발라진 알튀세르의 호명과 후기 푸코와 책의 논지를 보강하는 수준에서 적절한 참조점을 주는 스피노자, 헤겔(띠용ㅋㅋ)을 만나볼 수 있다. … (즐거웠지만 기대한 건 아니었다.)

나를 반사하는 거울로만 타자를 판단, 평가, 규정하고 경쟁/혐오/배제의 대상으로 삼는 일을 중단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현대 사회라는 조건에서 나르시시즘이나 ‘자아’가 없으면… 그건 그것대로 고통이니까. 반면교사, 타산지석 좋은 말 이지만. 그렇게 조심조심 가꿔야하는 ‘자아 중심성’은 결국 인간을 (불가능한) 고립에 닿게 만든다. 스스로가 준거가 되지만, 준거의 형식으로서 타자라는 관객이 필요한 나르시시즘의 사회에서도 타자와 관계는 (오직 그 용도일지라도…) 필요한 법. 그리하여 책의 결론은 어딘가의 폐색에 닿아버렸고, 그것이 내가 사는 민낯의 현실임을 마주 보게 되었다.

저자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의 전반적 호명을 ‘우리는’으로 한다는 것이 인상적였다. ‘자아’이기가 버거운 사람들에게 필요한 말. 우리는. 그래서 한국 사회에서는 늘 잘못 이해되기 일쑤인 호명 ‘우리는’. 나는 어떤 긴장 속에서 ‘나는’을 사용하도록 한다. 아직은 ‘나는’이라는 셀프 규정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다만 피할 수 없다면… 관객의 시선이 따뜻했으면. 하는 바람은 좀 있다. 나도 그런 관객이길 바라고.
 
하버드 사랑학 수업 - 사랑의 시작과 끝에서 불안한 당신에게
마리 루티 지음, 권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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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열정이 남긴 유산은 삶에 기여한다. 애도는 잃어버린 사랑의 흔적을 미래로 가져가라고 우리를 독려한다. 우리의 인성은 상실을 거듭 겪으면서 축적된 포기한 인물들의 보고이다.” 사랑학 강의가 아니라 끝내주는 이별학 강의. 그래서 사랑이 두렵지 않아졌다는 아이러니. 고마워요. 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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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4-07-02 0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별은 사랑에 있어서 필수 조건이 아님. 그냥 무수한 조건들 중의 하나임. 한 번의 사랑으로 한 번의 이별로 온세상을 두려운 시선으로 보는 건 그닥. 끝은 또다른 시작. 마리 루티 언니 글은 항상 그 지점들을 포착시켜줌.

공쟝쟝 2024-07-02 08:58   좋아요 1 | URL
책은 여남 이성애 한정이지만 사랑은 이를테면 종교나 오랜동안 노력해온 꿈이나 이상에도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사랑만이 우리를 스스로 변하게 한다는. 깊은 배움! 읽기를 너무너무 다행인 책였어요!!! 이 책을 만나고 라깡으로 전진!!!
 
친밀한 적 - 식민주의하의 자아 상실과 회복, 개정번역판
아시스 난디 지음, 이옥순.이정진 옮김 / 창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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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주의를 정치경제학이 아닌 식민-피식민자의 심리 게임으로 다루고 있는 이 탁월한 책은 ˝(28)오로지 희생자에 대해서만 말한다. 간혹 승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면 그 승자는 궁극적으로는 승자로 위장한 희생자, 그것도 심리적 부패가 더 진전된 단계의 희생자임이 드러˝난다. 재밌고 매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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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4-07-02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워서 패스하고 싶은 마음인데 제목이 너무 끌린다는.

공쟝쟝 2024-07-02 08:59   좋아요 1 | URL
어려워요. … 사실 서구화된 지식들을 좀 흔들어야해서 더 어려웠어요 ㅠㅠ
 
애도의 애도를 위하여 - 비판 없는 시대의 철학 프리즘 총서 33
진태원 지음 / 그린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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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미국 학계를 경유해 한국에 수입된 이른바 ‘포스트 담론’의 여정 혹은 계보. post가 여기 와서 고생이 많다야ㅋㅋㅋ 그러나 이 모든 게 내게 너무도 남의 일이었다는 것이 한국의 지성의 한계이자 가능성이지 않은가 하게 됨. 거! 포스트 좋은 거 인제 나도 좀 압시다. 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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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결 없는 파편들의 사회 - 한국 2060 여성들의 일 경험과 모험
김현미 지음 / 봄알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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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와 여성이라는 엇갈린 축복. 자기 책임감의 윤리가 내재화되어 있는 21세기의 한녀들은 도태를 갱신하지 않는 경쟁적(?)직장에서 ‘일-중독‘ 상태를 오롯이 혼자서 ‘겪어내고‘ 있다. 능력을 통한 지위의 향상이라는 신자유주의의 안내와는 다르게 끊임없이 소진되는 여성들. 흠결없는 파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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