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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레이먼드 카버 지음, 고영범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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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마시고 집에 돌아와서는 거래처랑 통화하고 일을 했다. 


우리 벌써 4년이 다 되어가나? 친구들과의 대화는 너무 재밌고, 실컷 떠들고 나니 낮이 밤으로 바뀌어 있었다. 마지막 자리에서 일어서는 데, 일 년만에 꺼내 신고 나간 여름 샌들 밑창이 갑자기 뚝 떨어졌다. 스타킹 올이 풀리는 장면, 걷다가 멀쩡한 구두 굽이 부러지는 장면 같은 것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여성의 시공간을 제약하는 장치이고 현실에서는 쪽팔림으로 기능한다. 3센티가 채 되지 않는 나의 무력하게 덜렁거리는 샌들 굽은… 역시 쪽팔렸다. 왜냐면 4년 전의 나는 이들 앞에서 술을 잔뜩 퍼먹고 취해(물론 모두 취해 있었음)서 코트를 뒤집어 입었기 때문이다. ㅋㅋㅋㅋㅋ 기시감 ㅋㅋㅋㅋㅋㅋ사람이 이렇게 안변해, 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술 좀 조절인 자랑스러운 나님은 취해있지 않았으므로 킥킥 대면서 카페 점원에게 스카치 테이프를 빌려 샌들을 고정시켰다. 그렇다. 이건 자랑이다. 작년 여름 ~ 올해까지 가장 공들여 조정 중인 나 자신에 대한 실험은… 알콜 의존증(이름을 가져다 붙이니 좀 심각해 보인다. 아무튼 술 조절 능력 떨어짐)이기 때문이고, 대략 올해 부터는 성공하고 있고, 이 성공의 정도를 계속 주변인들에게 자랑하고 스스로에게 주입하면서 자존감을 높이고 있다 ㅋㅋㅋㅋㅋㅋ


암튼 아침에 모닝 페이지를 다 쓰고, 밀린 댓글도 좀 적고 오늘은 일요일이잖아? 오전 좀 만 더 놀자. 이러면서 잠자냥님 한테 땡스투한 레이먼드 카버 시집을 읽고 있었다. <우리 모두 all of us> 이 양장 시집은 꽤 비싸고 넘나 두껍다. 참고로 나는 아직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을 읽지 않았고, 그 소설의 명성은 건네들어 알고 있으며, 그가 꽤나 중증의 알코홀릭였다는 것은 시집의 목차를 펴자 마자 알겠다. 


1부 

운전중 술 마시기 24


롸? 🤷🏻‍♀️🤷🏻‍♀️🤷🏻‍♀️

첫번 째 시 제목이다. 세상은 그것을 음주 운전이라 부르는 데요… 님…?? ㅋㅋㅋㅋㅋ 아, 불길한 퇴폐미의 기운이 느껴진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본문 세 페이지를 넘겼다.


25 page

“난 아홉 살이었다.

평생을 술 근처에서 

살았다. 내 친구들도 

마셨지. 하지만 걔들은

술에 지지 않았다.”


(전 열아홉 살 부터 마셨는 데요, 암튼 극 공감…, 나의 술친구들은 술에 안 지더라고. 나만 술에 지더라고… 그리고 이 시는 쭉 계속된다..)


27 page

“그리고 또 다시 위스키를 

마셨다.

이 방에서 저 방으로 돌아다녔지만,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운이 좋군, 나는 생각했다.

세월이 흐른 뒤,

나는 여전히

아무도 없는 집, 아무도 돌아오지 않아

내가 마시고 싶은 만큼 마실 수 있는 집을 위해

친구들, 사랑,

별빛 가득한 하늘을 

포기하고 싶었다.”


아니……………… 레이먼드 카버 이 (술에) 미친 놈아….

. 졸라 수치스러운데 난 널 이해한다….


친구들이랑 마시는 것도 좋지만 친구들이랑 마시고 돌아와서 혼자 남겨진 집에서 마시는 게 더 좋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나는 이제 작년부터는 정말 이렇게 안 살기로 해가지고 ㅋㅋㅋㅋ 암튼 조절, 치료 중이거든요? (자가 치료 중임ㅋㅋㅋ) 내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이냐면 내 맨정신인 뇌가 아까워서 철학책을 읽는 사람이다 내가 ㅋㅋㅋㅋㅋ


조금 만 더 읽어보자.


37 page

“아내에게서 온 편지다. “뭐하고 지내?”

아내가 묻는다. “요즘 술마셔?””


푸…푸하하… 술 처먹고, 가족한테 버림받고, 인생 탕진하는… 게다가 글을…쓰는 남자라니… 아아아아아아앍!!!!!!!!!!!!!!!!!!!!!!!!!! 정말 싫다. 너무 싫다. 넘 싫어. 극혐이야. 당연히 나는 레이먼드 카버 이 시키를 아프게 씨게 졸라 마니 패버릴 거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이 시집을 다 읽고 팔아 버려야지 하다가…

안되겠다. 가져야겠다, 오래오래 책장 한 켠에 꽂아둬야지, 하고 

마음 먹은  


46page

“그들은 이해 못한다; 난 잘 지내,

지금 있는 데서 아주 잘 지내, 이제 곧

나는 반드시, 나는 반드시, 나는 반드시 ……


나는 작정한다 이 세상 모든 시간을 가지기로,

모든 것들에 대해 생각하기로, 심지어 기적에 대해서도,

그러나 동시에 방어 자세를 취하기로, 어느 때보다

더 조심하기로,

더 경계하기로,

나를 범하려는 자들에 맞서,

내 보드카를 훔치려는 자들에 맞서,

나를 해치려는 자들에 맞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인간은 이처럼 참 연약하고 부질없는 존재입니다. 나는ㅋㅋㅋㅋㅋ 그러나 정말 오만감이 교차를 하고요 막 ㅋㅋㅋㅋㅋ 그들은 이해 못할 수 있는 데, 이해 되잖아. 다 이해되지 않아요? ㅋㅋㅋㅋㅋ 여기서 졸라 반전은 자기 보드카 훔쳐서 마신 사람들 아들이고 부인임ㅋㅋㅋㅋㅋㅋ 뭐여 ㅋㅋㅋㅋㅋ 카버씨ㅋㅋㅋ 정신차려요 ㅋㅋㅋㅋ 술끊어욬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그래, 저는 (제 기준입니다.) 이해할 수 있는데요, 그래도, 사람이 나이를 35살을 먹으면, (그 전에 그러면 더 좋긴 하겠는 데) 그 이후부터는 자기 팔자 자기가 꼬는 짓은 이제 좀 그만하고 조절하면서 살자 ㅋㅋㅋㅋㅋㅋ 진짴ㅋㅋㅋㅋ 아 이 휴먼들아 ㅋㅋㅋㅋㅋ 벨훅스 머모님이 딱 정해줬다니까? 35살?ㅋㅋㅋ 그 전까지는 막살아도 이 후부터는 속죄하면서 살아ㅋㅋㅋㅋ 좀ㅋㅋㅋㅋ (그 이후 부터는 갱생의 여지가 없대요 ㅋㅋㅋ 치울 똥 보다 싼 똥이 더 많아서 ㅋㅋㅋㅋ)


어제 나는 집에 돌아와서 술을 혼자 더 마시지 않았고, 

올해 들어선 술 조절에서 만큼은 유의미하고 획기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그렇지만 그렇다고 술을 아예 딱 끊을 생각은 여전히 없고, 

술, 가능하면 맨 정신으로 살거에요. 더 이상은 삶으로부터 달아나지 않을 거야. 히히.


그런데, 그런데, 레이먼드 카버, 술, 시, 레이먼드 카버, 술.

이 루저 감성 낭낭한 미국 남자의 시를 … 좋아하지 않을 수가 … 없네?  

아 정말…  필립 로스도 그렇고 글 잘쓰는 미국 남자들 너무 짜증나…


이 시점에서 왜 친구랑 어제 나눴던 이야기 생각이 나는 걸까.  


나  : 여성에게 조국이 어딨어, 스마트폰 있으니까 좁은 한국 정치걱정 대신 전 세계 여성들이랑 연대하면 됨, 인류 재생산 중단 고고싱~! 

친구 : 그거 알아? 한국 영페미들은 4B(비혼 비연애 비출산 비섹스)하잖아. 근데 미국 페미들은 마지막이 안된대…

나 : 역시 우리가 최전선… 한녀 파이팅ㅋㅋ 그게 그렇게 못 끊을 일인가? 얽ㅋㅋㅋ 나 좀 슬픈데... 왜 한녀들은 왜 끊을 수 있었을까요?(말잇못...ㅋㅋㅋㅋㅋ)


라고 말을 잇지 못하던 내가 바로 글쓰는(섹스는 알수가 없고) 미국 남자 못 잃어네ㅋㅋㅋㅋ

아… 빡친다… 정희진 샘이 1세계, 남성, 지식인 (한국에서는 명문대 출신 남지식인) 이 쓴 책 에지간 하면 읽지 말랬는 데... 말 들을 걸...

근데 걔들이 쓴게 너무 많다고요 ㅋㅋㅋㅋ 선생님아 ㅋㅋㅋㅋ 


아아, 인간은 이처럼 구조 속에서 무력합니다. 암튼 난 이 두꺼운 책을 다 읽는 내내 얘 때문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나에게 미션을 부여하기로 한다. 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레이먼드 카버 안되겠네... 안되겠어 ㅉㅉㅉㅉ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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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2022-07-03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을 조절할 줄 아는 멋진 사람, 삶으로부터 달아나지 않는 훌륭한 쟝쟝님!! 😃 👍 👍

공쟝쟝 2022-07-03 12:51   좋아요 1 | URL
으로 다시태어난지 아직 1년이 안되서 ㅋㅋㅋㅋㅋ 조금만 기다려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7-03 12: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레이먼드 카버.
이 찌질한 남자. 근데 글은 진짜 미친듯 잘 쓰는 남자. 제 인생 최고의 단편은 카버의 대성당입니다 . 우울할때마다 읽으며 위로받는 글요.
근데 시는 와 저모양이랍니까. 그냥 살던 가닥이 다 드러나는군요. ㅎㅎ
오랫만에 카버에 흥분해서ㅠ다른 얘기가 눈에 안들어 옴요. ㅠㅠ

공쟝쟝 2022-07-03 12:53   좋아요 2 | URL
찌질한데 …. 나…. 공감가요…… ㅠㅠㅠㅠㅠㅠㅠ 카버….. 시…. 좋아요 ㅠㅠㅠㅠㅠ 정말 난 정말 ㅠㅠㅠㅠㅠㅠ 나는 엉망으로 살았구나 ㅠㅠㅠ 하 ㅠㅠㅠ

vita 2022-07-03 1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카버 천재죠. 알코홀릭이라 안타깝지만 그래도 시와 소설 모두 천재급. 제 지도교수님이 엄청 애정하던 남자. 나도 읽어봐야지.

공쟝쟝 2022-07-03 14:04   좋아요 0 | URL
ㅋㅋㅋ 안타깝지 않아요 ㅋㅋㅋ 남자 천재라서 다 천재라고 인정해주잖아? 여자였어봐 ㅋㅋㅋㅋㅋㅋㅋㅋ

감은빛 2022-07-03 1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일요일 오후에 술이 덜 깬 상태로 이 글을 읽는 생물학적 남성은 조금 우울해지네요. 일단 레이먼드 카버에게 급 친밀감을 느껴봅니다.

공쟝쟝 2022-07-03 14:05   좋아요 0 | URL
놉! 친밀감 놉! 자기연민 놉! 우울함을 깨수깡으로 날리고 달리고 오세요!!! 인간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구제합니다! 35살 이후의 갱생의 증거자료로 증명을 위한 삶을 사십시오!! 💪💪💪

독서괭 2022-07-03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와 소주 한병 와인석잔 마시고 업무를??!! 대단해요👍👍👍 안 읽고 싶은데 너무 많아서 막 발에 채이죠 그들의 저작은 ㅎㅎ 잘 쓴 건 인정해야겠지만.. 전 다행히(?) 필립 로스는 처음으로 잡은 <에브리맨>이 별로여서 더이상 손이 안 가요 ㅋㅋ

공쟝쟝 2022-07-04 09:24   좋아요 1 | URL
천천히 나눠서 마셨기에 괜찮았습니다. 헤헤. 제 주량은 소주 두병입니다. 잊지마세요 소주 두병. 아무리 제가 멀쩡해보여도 거기서부터는 취해있는 상태입니다. ㅋㅋㅋㅋㅋ (tmi 대 방출!)
카버 제가 신나게 비웃어 놨지만 전 좋아요. 이걸 일케 쓸 수 있는 건 재능 맞죠. 근데 이런 글을 쓰기 위해서 이렇게 살아서는 안됩니다 ㅋㅋㅋ 특히 남자는 더 안돼ㅋㅋㅋ 이렇게 살았기 때문에 이런 글이 나오는 것에 대해선 ㅜㅜ 필립로스나 카버의 시나 똥 많이 싼 인간남자들 이야기인데...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똥이었기 때문이겠져? ㅋㅋㅋ 과거를 생각하면서 즐기되, 이렇게 살아서는 안된다고 저한테 다짐하는 글이었쑵니다 ㅋㅋㅋㅋ

새파랑 2022-07-03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레이먼드 카버의 공통점이 있군요~!! 카버의 단편집 읽고 별로였었는데 다시 도전해봐야 겠습니다~!!

공쟝쟝 2022-07-04 09:27   좋아요 0 | URL
공통점이 어딨어요? 응? 난 모르겠는 데? 설마.. 새파랑님 막 숨겨논 부인이랑 아들이 새파랑님이 마시다 만 보드카 훔쳐마셨다고 복수의 시를 쓰고 그러는 사람이었어요? ㅋㅋㅋㅋ 전 소설은 잘 안읽어봐서 모르겠는 데... 시는... 아주 여성혐오적이고 자기 연민 강하고... 술 땜에 엉망진창.... 현 시점에서 나의 도덕률을 제고 시켜주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7-19 1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오래 책장 한 켠에 꽂아둬야지, 하고................
당신은 팔지 않고 나는 사고....
카버 네 이놈....
술 마시고 싶게 하는 놈.
나는 이틀째 금주인데
오늘은 망했다네.
카버 네 이놈....
 
[세트] 혼자를 기르는 법 1~2 세트 (완결) - 전2권
김정연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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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나를 제대로 길러보기 시작한 것은 4년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 만화책이 통째로 그 4년의 시간들 처럼 느껴졌다. 나에게 영향을 많이 미치는 당연한 관계들을 최대한 끊어내고 나 자신을 고립시켜 오로지 생존만을 도모했던 시간. 그 과로와 그 고단함과 그 질문과 그 생각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나로 사는 것이 왜 누군가에겐 그토록 상처가 되는 일이 되어버리곤 했는지에 대해 뒤척였던 밤들이 많이 생각났다. 그래도 나는 나를 길렀다. 혼자를 길렀다. 지금 와서는 제법 잘 길러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드니까. …



그렇다고해서 완벽하게 혼자는 아니었다. 

이시다에게는 담배와 쥐윤발이 있었고, 나에게도 담배와 홉스가 있었으니까. (그리고 시다 처럼 과로도...) 

내겐 책도, 일기도, 가끔씩 술도 있었다.


혼자 먹는 밥은 대체로 맛이 없었다. 난 요리를 제법하는 편이라…(응?) 갖가지 요리를 도전해보고 또 생각보다 수월하게 성공하곤 했다. 내가 생각해도 맛있으면 친구들에게 대접하거나 동생들에게 만들어주곤 했는 데, 어쨌든 혼자를 위한 요리의 결과물들이 혼자 먹게 되면 결국 그저 그런 맛 처럼 느껴졌다. 요리는 확실히 2년 반쯤 넘기자 시큰둥해졌다. 맛있는 게 먹고 싶으면 동생이나 친구들에게 연락해 같이 먹어달라고 했다. 


사람과 맛있는 게 먹고 싶은 날은 석달에 두 번 정도였는 데, 내가 오로지 그 목적(?)으로만 동생에게 연락하자 대체로 일년에 절반은 다이어트 중이던 동생이 분통을 터뜨렸던 기억이 있다. 나의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하는 욕망에 널 이용하지 않을게. 미안하다고 싹싹 빌었다. 그 날 빼고는 대체로 나는 혼자가 체질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젓가락질에 매우 능숙한 편이라서 깻잎 김치도 혼자서 잘 뜯어 낼 수 있었고, 천둥번개가 치는 것이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대학시절 창문으로 칼든 청년 두명이 들어와 위협당한 적이 있었는 데(격투를 통해 물리쳤다는 건 거짓말이고 어찌저찌 기지를 발휘해 소량의 피를 흘리고 잘 쫓아냈다), 그 두려움은 창문을 꽉 잠그는 것으로 해결하면 되는 문제였고, 사실 이미 습관이 이미 되어 있었으므로 혼자사는 집의 창문은 환기시킬 때만 열면 되었다. (이렇게 말하니까 슬프네. 지금은 높은 곳에 살아서 이전처럼 심하게 닫고 지내진 않는다. 아파트를 사면 해결된다.)


그래도 가끔 엄청 외로운 날이 있었던 것 같다. 

공개해도 되는 수준에서의 최고 외로웠던 날의 일기를 가져와본다. 

“<2019년 모월 모일>

가끔 너무 외로워서 사람이 곁에 있으면 녹아버릴 지도 모른다고. 그가 믿을만한 구석이 있는 나를 충족시켜주는 사람이라면 나는 아주 찰싹 달라붙어서 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싶다고. 나 자신이 아니라 그가 되어버렸으면 좋겠다고. 통째로 함입되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대해서. 페미니즘 적이지도 주체적이지도 개인적이지도 않은 생각을 하면서. 길을 걷는다. 


그런데 정말로 그러길 바라?

아니, 나는 나이길 바라. 

그렇다면 나는 내가 되자.”


나는 이런 것들을 핸드폰에, 일기장에 쓰면서. 

어느 날은 걷고, 걸어서 들어간 카페에서 페미니즘 책을 읽었다. 


기대고 싶은 마음, 의존하고 싶은 마음, 내 주도권을 통째로 다 넘겨주고 싶은 마음, 그런 마음들이랑 싸웠다. 

그때서야 나는 정말로 알게 된 것 도 같다. 혼자되보지 않은 사람은 진짜로는 사랑할 수도 없는 사람이라는 걸.



내가 나에게 혼자를 처방한 것은 내가 혼자를 기르기로 마음 먹은 것은. 그것은 맛없는 밥을 살기 위해 먹어야하고, 자주 혼자 울면서 일기를 써야하는 것이고, 그리고 때때로 그저 일인분일 가뿐한 삶 조차 너무도 힘이 부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며, 그런 켜켜한 찌질한 마음들을 누구와도 나누지 않으면서 곱씹는 다소 어려운 것이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고 싶었던 것은. 


나이고 싶었으니까.

그러니까. 

자꾸 나를 다 내어주고 너를 통째로 다 얻고 싶은 건강하지 못한 내 방식의 사랑을 그만두는 것이었으니까. 

보잘 것 없는 나에게도 *절대로 내어줄 수는 없는 어떤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누구에게도 아닌 스스로. 스스로에게 만큼은 인식시켜주고 싶었으니까.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것이 어떤 것인지 아직도 만들지 못했지만.


어쩌면 참아야하는 영역이었다. 

내가 조금 더 자라날 때 까지는 참아야하는.


혼자인 나는 /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어떻게 보면 유폐시킨 / 어쩌면 혼자의 과정 중인 나는 / 

세상에 존재하는 어느 누구에게도 없어서는 안될 만큼의 아주 아주 중요한 존재가 아니고,

사회나 회사에서야 말로 언제나 대체 가능한 그저그런 일을 하는 시시한 존재이고, 

아무런 업적도 없는 데다, 대단한 것을 하나도 만들 줄 모르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에 불과할지라도. 


그래도 나는 소중해. 나는 나를 소중하게 대해. 라고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미래의 나에게. 

나는 미래의 나에게 잘보이고 싶어서 글을 쓰기도 했다.





모든 일에게서 어느 정도 떠나온 뒤에, 지금에 와서야 해석한 이야기지만. 아마 혼자가 되기로 굳게 마음 먹었던 5년 전의 나는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 따위의 ‘함께’를 정말은 원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과거의 나는 고작 그 수준의 것이 사랑의 전부라고 여기며 감지덕지 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개인의 요구를 전혀 보존할 수 없는 그런 수준의 함께와 진부하고 납작한 숙고없는 사랑을 거부한 댓가가 소스라치게 낯선 외로움이라도 그나마라도 ‘내 것’인게 내가 없는 것보다는 나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게 낫다. 확실히 나는 내가 없는 것 보다 있으나 마나한 나라도 내가 있는 게 더 좋다.


“(353)없다 치는 것”에 불과한 아주 작고 티끌같은 나지만 그런 “세상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없다 쳐도 괜찮은 나를 어떻게든 감당하며” 살아보고 싶었다. 


그렇게 혼자를 키우면서 그 부실한 나를 감당하고 싶다는 희미한 요구는 점점 선명해졌고, 이제 나는 제법 나 자신을 좋아하기 시작한 것 같다. 아니, 나를 좀 많이 좋아한다. 자기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좀 보고 배우고 따라했다. 나는 멋져, 굉장해, 대단해! 라고 나에게 진심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은 일년이 아직 되지 않은 가까운 과거의 일이다. 





외로움을 외로워하지 않을 것.


혼자력이 어느 수준에 오른 것 같다. 이제 나에게는 그래도 가끔은 사람이 너무 필요해질 때 그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몇가지 꿀팁들이 생겼다. 아. 이렇게 말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조금 더 부연해보고 싶다. 그러니까,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외로워서 자기 팔자를 꼬는 것 같다. 대상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을 해소할 대상을 찾아 사랑을 발동시킨(?)달까. 나 역시 그렇게 굴 때도 있긴 하지만. 


“쟝쟝씨, 외롭지 않아요?”


나는 이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외롭죠, 당연히. 그런데 내 외로움에 어떤 사람을 이용해도 될 만큼 내가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외로움이라는 것은 그럴 듯한 좋은 핑계가 되어… 우리는 외로워서 아무나 만나고, 아무나 사랑하고, 사랑하다 또 외로워지고, 사랑 아닌 것을 사랑이라 붙잡고, 외롭기 때문에 속아주고 기꺼이 속이고. 임박한 이별의 시기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필요악이 되고. 견디고. 외롭지 않기 위해 견디면서 다 이러고 사는 거야. 응. 그거 사랑 아닌데. 그건 그냥 외로운 거지. 사랑 아닌데. 


그럼 외로우면 어떻게해요?


이렇게 한다.

재밌는 책을 읽는다. 재밌는 뭔가를 본다. 외로워서 파멸하는 인간들이 나오면 좋다. 저러지 말아야지. 아니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요즘에는 유튜브를 만드는 경지에 이르렀다) 아무튼 뭔가를 만든다. 나가서 달리거나. 하지만 대체로는 술을 마신다. 음. 


나에게 술이란 희노애락의 모든 순간 함께하는 어떤 것이라서, 꼭 외로울 때가 아니라 즐거울 때 기쁠때 노동에 지친 나를 위로하는 느낌으로, 밥 대신… 시도 때도 없이 함께하는 친구(… 술은 바로 단독자 공쟝쟝의 훌륭한 친구들 입니다)이지만ㅋㅋㅋㅋ


특별히 마음이 좀 허하고 외로운 날 네캔 만원 맥주 하나면 네명의 자아를 파상시켜 신나게 웃고 울고 떠들고 할 수 있어졌다. 이 때 나타나는 네 명의 자아들은 정말인지 매력적인 친구들이다. 우울한 애도 있고, 시니컬한 애도 있고, 대책없이 낙천적인 애도 있고, 지가 똑똑한 줄 아는 애도 있다ㅋㅋㅋㅋ 


네 캔을 다 먹어도 외로우면, 정말로 외로우면, 요즘엔 걔들로 글을 쓴다. 그러면 시간이 섞이고 자아도 섞여서 아주 혼탁한 무엇이 된다. 난 걔들로 쓰는 내 글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아. 애매하게 흐리지 말자. 좋다. 좋아한다. 나는 걔들이 좋다. 





그래도 가끔. 아주 아주 묵묵히, 나 자신이라기 보다는 나 자신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의 어떤 일을 무리해서 수행하고 있는 어느 날 들은. (나는 집에서 혼자 일한다. 거래처와 최소한의 소통은 하지만 일단은 내 안에서 내 일이 잘 되게 하기까지가 내 실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완벽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번 달은 너무 바뻤는 데, 외로울 겨를도 없어서 좀 힘들었다.) 여전히 내가 온전하지 못하다고 느낀다. (당연하다) 내 상태가 어떤 과정 중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시간들을 견디고 있다는 생각, 어쩌면 버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자각. 무언가를 원하는 것도, 버티거나 견뎌서 어떤 되고 싶은 모습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저 지금을 잘 견뎌내자… 지금을 잘…. 


그런 마음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어떻게 될지 뭘 하고 싶은지는 모르지만 지금을 잘… 

그 감각을 익히는 작업을 연습하고 훈련하는 느낌.

혼자서 씩씩해지는 시간이랄까.


아무튼 얼마 전에 그런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내가 좀 멋진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2권 표지) 매캐한 나의 도시, 서울에서 오늘도 혼자들은 스스로를 지켜내려 애씁니다”


나는 나를 잘 지켜내고 있다. 

공격은 제대로 못하고 수비만 하는 싸움 같긴 한데…

그럭저럭 잘 지켜내어 잘 길러진 혼자로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니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

그냥 나를 잘 위로하고 있으니 그걸로 된 것 같다.  


만화의 결말이 아주 마음에 든다. 

혼자를 잘 길러서. 안전하고 소박한 내 아파트를 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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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2-03-27 17: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쟝쟝님은 믓찐 사람!!!!!!!!! 느무!!!! 닮고 싶은 사람!!! ❤️❤️❤️❤️❤️

공쟝쟝 2022-03-27 18:09   좋아요 3 | URL
나를 믓찌다고 해서 고마워요! 선 자리에서 답을 찾으려 분투하는 난티님도 멋져요! 😘

호두파이 2022-03-27 18: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작품 만나고 어떤 모퉁이마다 ˝혼자를 잘 기르˝자고 말했거든요.ㅎㅎ 이해받는 느낌받고 갑니다~

공쟝쟝 2022-03-27 18:11   좋아요 3 | URL
새로운 플친님 반갑습니다. 전 제법 잘 길러왔다는 독려와 칭찬을 들은 느낌의 책이었습니다~ 이해받은 책 이야기 인연 이어나가요!

다락방 2022-03-27 18: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파트를 꼭 사요!! 꼭!!!

공쟝쟝 2022-03-27 18:56   좋아요 4 | URL
히히! 나의 아팟트ㅋㅋ 뚜벅 뚜벅

mini74 2022-03-27 19: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아파트 하늘에서 뚝 떨어졌으면 ㅎㅎㅎ 조카가 자취 중인데 제일 무서운게 한밤중 복도를 울리는 발소리라고.ㅠㅠ

공쟝쟝 2022-03-27 20:36   좋아요 2 | URL
그러거나 좀 더 여성 친화적인 세상을 만들거나…? 😣

유니와책친구들 2022-03-27 2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멋진 사람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공쟝쟝 2022-03-28 12:06   좋아요 1 | URL
아이참, 감사합니다. 저도 제 확신에 확신을.... 좀더 가지겠쏴요!!

단발머리 2022-03-27 21: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월 모일 일기 시 같아요. 시집 아니어도 좋으니, 얼른 책 한 권 냅시다!!!

공쟝쟝 2022-03-28 12:06   좋아요 1 | URL
단발님 책 먼저 냅시다! 저 시간을 통과하는 동안 많은 도움 주신거 알죠? (윙크-)

vita 2022-03-27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고독의 무게는 값지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 더 고독해져서 얼른 책 내고 얼른 아파트 삽시다.

공쟝쟝 2022-03-28 12:07   좋아요 1 | URL
ㅋㅋㅋ 더 고독해지라니 ㅋㅋㅋ 저주 아닌가.... ㅋㅋㅋㅋ 책 내면 아파트 못사요. 책 내서 아파트 산 사람 있어요? 비타님!! 책 내고 책 쓰면 아파트와 멀어지는 지름길이라구욧!!!!!!

vita 2022-03-28 12:47   좋아요 0 | URL
ㅇㅂㄹ 님은 빌딩을 샀는데요 ㅇㄱㅈ 님도 아파트를 새로 장만했다던데

공쟝쟝 2022-03-28 13:14   좋아요 1 | URL
아 나 그런건 못써 ㅋㅋㅋ 나 그런글 싫어해서 ㅋㅋㅋㅋ

vita 2022-03-28 13:55   좋아요 0 | URL
아파트인데? 빌딩인데?

공쟝쟝 2022-03-28 14:13   좋아요 1 | URL
그런 글은 아무나 못쓴다고요ㅋㅋㅋ 나 처럼 인류멸망재기재기이러면 못써요.. 다죽어 다죽어라 우하하하하하 이딴 심보로 사람들에게 평안을 주는 글을 쓸 수 없다….

책읽는나무 2022-03-27 2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파트 청약통장 개설!!!
그리고 쟝님도 읽고 쓰는 걸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
나중에 책 한 권도 출판!!ㅋㅋㅋ

공쟝쟝 2022-03-28 12:07   좋아요 3 | URL
위에서 부터 주루룩 세분... 왜 저한테 자꾸 책내라고 하시는 거예요? 제 아파트를 방해하실 셈인거죠? ㅋㅋㅋㅋㅋ 책내라는 이야기 금지입니다!!

잠자냥 2022-04-02 16: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3월 27일에 나 엄청 바빴나? 그날 다부장님 글도 그렇고 이 글도 못 봤다가 이제야 보네??! 저도 이 책 동생 방에 굴러다니고 있어서 읽어봤어요. 이 작가 감성이 좋드라구요?

그나저나 외로움 해소하는 꿀팁에 오해 소지 운운하는 바람에 없던 오해 더 생김. ㅋㅋㅋㅋㅋㅋ
요즘 편맥 4캔 만원에서 천원 올랐쪄….. 슬픔 ㅠㅠ


여러분 쟝쟝은 책 써서가 아니라 유튭으로 아파트 살 거여! 몰랐음?! (내가 외롭지 않아서 유튭 만드는 경지에 못 오른지도….)

공쟝쟝 2022-04-02 16:27   좋아요 3 | URL
맞아요 편맥… 이제 만원에 못즐겨요 ㅠㅠㅠ 너무 속상하고 ㅠㅠㅠ 새로운 대통령님아 당선기념으로 내 려라!!!!
딩동댕!! 제 없는 현실감각에 현실적으로는 유튜브가 책 파는 거 보단 더 현실 가능성있었는데 김겨울 책보고 것도 포기했음… 요즘 저 그냥 본업에 충실하잖아 (노동력 갈아가며 사업소득 늘리기에 매진 중…)

서니데이 2022-04-09 00: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공쟝쟝 2022-04-11 17:28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4-09 09: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도 공장장 처럼 찍어내는 공쟝쟝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생각해보니 공쟝쟝니은 이승환 팬? 😆

공쟝쟝 2022-04-11 17:29   좋아요 2 | URL
?? 찍어내다뇨….. ㅠㅠ 고심해서 쓴다구요 ㅠㅠㅠㅠ 이승환팬? 무슨 소린지 맥락 파악이 안되요 ㅠㅠㅠ 저 이승환 노래 좋아하는 거 세곡 정도 있고 그외엔 몰라요… 심지어 어케 생겼는지도 모름 ㅋㅋㅋㅋㅋㅋ !?

북깨비 2022-04-09 11: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축하드려요. 저 이 책 공쟝쟝님 리뷰읽고 1권 사다 놨잖아요. 제 지갑을 열게 했던 그 리뷰로군요. ㅎㅎㅎㅎ

공쟝쟝 2022-04-11 17:30   좋아요 2 | URL
감솨합니다! 만화책 다 보시고 시간나시면 저자님 인터뷰도 한번 읽어보세요. 저 되게 인터뷰 보고 감동 했음 ㅠㅠ…. 김정연님 천재인듯 ㅜㅜ

scott 2022-04-11 15: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젓가락질에 서툰 저 🖐!
복권은 꽝인 적이 없는 쪽집게 !ㅎㅎㅎ
장쟝님 4년안에
내집 내방 마련 하는 꿈!
응원 해유 ^ㅅ^

공쟝쟝 2022-04-11 17:30   좋아요 2 | URL
4년….? 말은 좋다!! 가자가자!!!! 고고고고고고!!! 스콧님 고마워요 ㅎㅎ 🥺
 
[eBook] 추위를 싫어한 펭귄 - 디즈니 그림 명작 디즈니 그림 명작 5
계몽사 / 계몽사 / 2021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던 그 펭귄의 이름은 파블로. 뽀로로도 핑구도 펭수도아닌 파블로. 나는 따뜻한 섬에서 해먹에 누워 썬글라스를 끼고 있은 파블로를 제법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이름은 까먹었지만 별난 그가 행복해졌다는 것 만큼은 기억에 남아서 언젠가는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거진 삼십년 흘러 우연히 만나게된 이 동화책의 마지막 문장은 “다시는 춥지 않을 거예요” 였다. 그렇구나. 파블로는 춥고 싶지 않았던 거구나. 단지 그것, 그것을 원했고 그것을 이루었구나.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의 어려움과 친구들과의 이별이 외롭지 않았을까 하는 질문과 끝없이 흘러가면서의 막연함과 이제야 살것 같음과 그리고 비로소 춥지 않아지기까지. 어릴 때는 재밌기만 했었는데 삼십년이 흘러서 읽는 동화책은 이토록 많은 이야기를 담뿍 담고있는 띵작이었더란다.

이 동화의 이름은 ‘추위를 싫어하는 펭귄’이었다. 싫은 것을 견딜 필요가 없다. 조금 외롭겠지만 그러하다. 빙하를탄 파블로는 밤바다를 건넌다. 어릴때는 마지막 장면만을 기억했지만, 이번에는 이 장면을 기억하기로 했다. 막연한 무언가를 위해 고독을 견딜줄 알고 싶다. 서른해가 지나도 여전히 존경스러운 파블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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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5-11 14: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파블로 멋진 펭귄이군요. 이제 짝만 만나면 될듯 ㅎㅎㅎ

공쟝쟝 2021-05-14 18:18   좋아요 2 | URL
시대를 풍미한 많은 펭귄들 중 가장 외롭지 않을(?) 펭귄인걸요!! ㅋㅋ 그래서 멋진!

미미 2021-05-11 18: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야자수 아래 파블로 부럽네요ㅋㅋㅋㅋ

공쟝쟝 2021-05-14 18:19   좋아요 1 | URL
간지 나죠? 83년에 나온 동화더라고요. 40년 전 동화스웩~

han22598 2021-05-13 06: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파블로야! 나와 함께 따뜻한 나라에서 놀아보자.. 나는 사실 말이야..추운 날씨를 아주 많이 좋아하는데, 1년 365일 따뜻한 곳에서 살다보니. 이곳도 좋은 곳이였더라고. 친구랑 놀기에 딱이야. 사실 좋은 친구 하나면...그곳이 어디든...상관없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공쟝쟝 2021-05-14 18:20   좋아요 2 | URL
파블로 : 나도 가끔 친구들이 그립지만, 내가 불행하지 않은 따뜻한 곳에서 괴롭지 않은 마음으로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싶었어!

유부만두 2021-06-24 1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블로 좋네요. 담아갑니다.
그리고….
펭귄 책 하나 추천합니다 <8시에 만나!>입니다.
딱 한 권만 추천 했으니 미워하지마세요.

공쟝쟝 2021-06-24 15:16   좋아요 0 | URL
안미워할께요. 딱 한!권!이었으니까요 ㅎㅎㅎ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사계절 만화가 열전 13
이창현 지음, 유희 그림 / 사계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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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쯤의 야근(을 해도 사라지지 않는 업무 량)은 상상을 초월해서, 엄마랑 넷플릭스로 워킹데드를 보며 이런 대화를 했다. 엄마. 저거 좀비들, 죽여도 죽여도 또 나오잖아? 한숨 돌릴 틈도 없이 계속 나오잖아? 저거 우리 회사같아. 나좀 살려줘. 저 사람들은 죽기라도 하지, 니는 죽지도 못해야. 그러네, 맞네. 좀비영화 보다 현실이 더 무서웠다. 엄마 엄마, 자본주의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좀비물이 인기가 많다는 분석이 있대, 나는 왜 그런지 느낌으로 알것 같아. 게다가 한국 좀비는 겁나 빠르잖아? 왜 빠른지도 알것 같다니깐? 내가 뭐라고 하건 말건 상관 없이 이미 워킹데드에 빠진 엄마는 오메오메 징그러워라! 라고 하면서 시즌2까지 끝내버리셨다. 나는 드라마를 볼 체력마저 다 쓰고 오는 날들이었으므로 좀비물을 보는 엄마를 구경하다 잠들었다. 엄마는 좋겠네. 저거 시즌10까지 있다? 서울 올 때 마다 한시즌씩 봐. 


(후일담 : 2달 뒤, 시즌3를 내놓으라는 엄마에게 스위트홈을 틀어드렸고. 엄마는 흡족해 하셨다. 그 후로 2달이 또 흘렀고.. 나는 백수가 되어 내일 본가에 넷플릭스 깔아드리러 내려간다. 시간 난 김에 고향 집에 넷플릭스 하나 놓아드려야겠어요, 아버지랑 오손도손 좀비물 보시라고...)



***


“OO씨 꼴초 다됐네요?” 자주 옥상에서 담배를 나눠피던 동료가 놀렸다. 

그는 입사 초반엔 내가 담배를 피우는 지도 몰랐다고 했다. 하루에 세개피 정도 피우던 담배가 퇴사 할 때 쯤엔 사흘에 한갑으로 늘어있었다. 맞네, 내가 헤비스모커네, 하지만 담배는 죽으려고 피우는 게 아니랍니다? 살려고 피우는 거지. 우리는 안 피우면 죽어요, 스트레스로. 흡연은 폐에는 나쁘지만 허리와 척추 건강에 좋다는 통계가 있는 거 알아요? 봐봐, 우리도 주기적으로 허리 펴러 일어나잖아. 니코틴이 딱 땡길 때 허리 쫙~ 대체 그런 건 어디서 아는 거죠? 제가 이상한거 주워읽고 유리한 것만 기억하기를  잘한답니다? 의외로 취미가 독서거든요. (취미없는 모든 사람들의 취미는 영화와 독서이기 쉬우므로 보통 그런가보다 하고 대화가 넘어가야하는 데, 갑자기) 저도 취미가 독서인데, 무슨 책 읽으세요? 




무슨 책을 읽냐고요?? (순간 당황) 그 당시 읽고 있던 “1.성의 역사요*” 라거나 “2.페미니즘 책이요**”라고는 대답할 수가 없었으므로 (*예상답안 1-1: 성의 역사? 하고 많은 역사 중에요? 제가 관심이 많아요. 특별히 성에 대해. 👉🏻 이후 섹드립을 날릴 정도로 친한 사이는 아니므로 괜히 드립을 날렸다가 사회생활이 서먹해질 수 있었음. / 예상답안 1-2: 그 책은 어떤 내용인가요? 네 이 책은 미셸 푸코라는 머리카락 없는 사람이 지은 책인데, 총 4권이고 성의 역사에 대해서 다루는 데 내용은..... 👉🏻 문제는 당시 나는 책에 대해 설명할 수가 없었음. 98%는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설명도 할 수 없는 책을 읽는 사람의 심리에 대해서 설명하다보면 역시 다음 날 부터 사회생활이 서먹해질 수 있었음) (**예상답안 2-1: 페미니즘이요? 혹시 당신이 그 말로만 듣던 메갈..? 👉🏻 그런 넌 한남? 👉🏻 역시 사회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었음. 예상답안 2-2: 페미니즘 🤔 하고 다음날 부터 담배 동료가 나를 피하기 시작하고...역시 사회생활이 서먹해짐. 예상답안 2-3: (만에하나) 저도 페미니스트예요. 👉🏻 이건 내쪽에서... 그냥 마음의 거리가.. 사이가 서먹해질 수있음..) (*** 여하튼 이 모든 계산은 매우재빠르게 1초만에 머릿속에서 이루어졌다ㅋㅋㅋ) 저는 두꺼운 책을 읽습니다. 두꺼울 수록 의욕이 돋더라고요? 라고 말을 돌리며 

“아, 모르겠다. 빨리 때려치우고 밀린 책이나 읽고 싶네요.” 라고 대꾸하는 데, 

가만 이거 어디서 들어본 대사인데? 뭐였더라.


는 몇년 전에 본 <익명의 독서중독자들>이라는 웹툰이었다. 내가 아마 처음이자 지금까지는 마지막으로 유료 결제까지 해서 본 웹툰일것이다. 주인공은 조폭에 잠입한 경찰인데, 독서가 취미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독서모임에 나가고 있다. 


계속 해서 쌓이지 해결이 안되는 업무 폭탄💣 “지쳤어.. 이런일들..”

잔소리 총알이 피융피융🔫 “다 때려치우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거래처의 전화 🛎  어서 밀린 책이나 읽고 싶네…”


나는 어쩐지 그날의 대화 이후로 마치 좀비를 물리치듯 조폭들과 대결하며 밀린 책을 읽고 싶어하던 독서 중독자 주인공이 문득문득 머릿속을 지나가곤 했더란다. 웹툰의 내용은 기억이 하나도 안나는 데, 그의 피로한 표정과 이중생활이라는 설정은 선명했다. 현대인이란 누구나 이중/삼중/사중생활을 하겠지만, 회사에 머무르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었던 그 즈음에 내가 느꼈던 자아분열은 최고조에 달해서 내 사회생활용 페르소나가 진짜 나로 굳어진 것 같은 기분에 혐오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였으므로, 더더욱이 그랬다.. 



아무튼 그렇게 악전고투하며 최고조로 바쁜 11-12-1월을 보내고, 

마지막 뼛속까지 남은 기력을 곱게 갈아서 우려 내어서 차로 타드리고, 

나는 퇴사를 하였지롱.


해피엔딩,

벚꽃엔딩.



***


그리고 실컷 책을 읽었냐고요?

물론 처음 사나흘 정도는 의욕적이었읍니다!

읽고 싶은 책들 목록을 적으며 흡족했지요!

이제 나에게는 이걸 다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우하하!!! 하면서...


***


근데, 왜지?

왜.... 저번 달과 이번 달에 읽은 책 권수가 별반 다르지 않지?

갑자기

.

.

열린결말..?




물론, 독서는 하고 있다. 근데...


이거 저거 의식의 흐름대로 뒤적이다보니.. 정작 완독한 책은....

엉?? 나 이렇게 살아도 돼? 

갑자기 자책을 할뻔 했으나, 이젠 그러지 좀 말자라고 가까스로 생각했다.


그제는 <노멀피플>을 읽고 슬픔에 허우적 거리다가 천장을 보게 되었다. 

하얀 집천장에 미세한 무늬가 있다는 것을 처음알게 되었다. 


아!!

?

!!!!


쉬는 것마저 열심히 할필요가 없다는 진정한 돈오가 찾아왔다.


그래서 지금 나는...?


***


누워있다.

누워만 있다.

계속.

누워있다.

글도?

누워서 쓰는 중이다. 

...

...

귀찮다.

...

.

그리고 귀찮아도 된다.

세상에서 나한테 뭐라고 할 사람 나밖에 없다.

나만 그짓을 그만 두면 되는 거다.



***


어제는 위의 예의 담배동료가 카톡을 보내왔다.


OO씨. 잘 쉬고 있죠? 모하고 지내시나요.

나: 누워있어요.

휴식의 기쁨이네요. 아직도 누워있어요?

나: 당연히, 누워있습니다. 일어나야지, 라고 생각하면서 지금 세시간째 누워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놀라실수 있겠지만 일어나기 귀찮아서 담배도 끊어진 상태예요.


.

.

.


그리고...

오늘도 역싀 누워있는 중이다. 

사실 담배가 피우고 싶은 데...

나가기 귀찮아서.. 어쩌다보니 사흘째 금연....중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오늘은 그제의 깨달음이 두터워져서, 일어나지 않기로 해보았다.  

그런데 독서를 하려면 일어나야하니까 폰으로 누워서 웹툰을 보기로 했다. 


<익명의 독서중독자들>을 다시 결제했다. 작가는 찐이다. 이 사람. 진짠데? ….


나 요즘 딱 저자세로, 





저런 상태, 저런표정이다? 

읽고 싶었던거 다시 읽기. 

다시 읽고 다른 감동먹기.

자랑자랑 자랑자랑 자라라라랑


하기 싫은 거 안하기

하고 싶은 거만 하기

자랑 자랑 자자자랑




회사 다닐 때는 엄청 책 읽고 싶었는 데,

막상 쉬면서 슬슬 회사독이 빠지기 시작하니까,

책에 대한 열망이 500%에서 50% 정도로 줄어든 것 같다.


사회에서 든 병이 조금씩 빠지나보다.

기분이 좋다.


사자, 요즘 뭐 읽어?

지쳤어, 이런일들... 다 때려치우고 어서 밀린 책이나 읽고 싶네.

독서 중독자들은 완독에 대한 집착이 없어.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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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1-03-11 17: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퇴사 축하합니다! 좀비에 비유하시니 잘 몰라도 막 알 것 같은 기분이에요.ㅠㅠ 특히 빠른 한국 좀비....
마지막 인용문에 뜨끔. 그럼 나는 병든 인간, 우리집 남자들은 병 안든 인간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ㅠㅠㅠㅠㅠㅠㅠ

공쟝쟝 2021-03-11 17:12   좋아요 3 | URL
ㅋㅋ위장에 탈이나면, 난티님네 식구들은 아직 탈이 안나셨을 지도...? ㅋㅋㅋ 우린 ㅋㅋ 풀뜯듯 책을 뜯어야쥬.. 아프니까 ㅠㅠ

바람돌이 2021-03-11 17: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험공부 해야 할때는 마라톤 중계조차도 재밌죠. ㅎㅎ 그나저나 퇴사라니 부러울따름입니다. 🥰😍🤩

공쟝쟝 2021-03-11 17:37   좋아요 2 | URL
그 부러움이 헛되지 않게 더 누워있을래요~

반유행열반인 2021-03-11 17: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럽다부럽다부럽다럽부부럽부러럽럽럽부부럽다...

공쟝쟝 2021-03-11 17:37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너무 부러워서 나 미워하면 안돼요?? 🤭

반유행열반인 2021-03-11 17: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럽부 럽럽럽 숨겨놨잖아요. 새랭햅니대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3-11 17:48   좋아요 2 | URL
럽부 받고 럽 하나 추가 더! ㅋㅋ 아 이제 일어나자 ㅋㅋ 밥해야지 ㅋㅋㅋ

유부만두 2021-03-11 18: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진짜 찐이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책도 공쟝쟝님도요. 열망이 줄었다니 그만큼 충만하신걸까요, 아무럼 어때요. 그저 ... 즐기세요. 지금을!

공쟝쟝 2021-03-11 19:02   좋아요 3 | URL
정말 충만해서... 읽기로 했던 벽돌들을 다 잊은 채 입니다. (읽겠다고 써놓은 페이퍼들을 지워야할 판..?) 즐기렵니다. 지금을.. ㅋㅋ 시골가서 맛난거 먹으면서 더 즐길꺼예욧!!

미미 2021-03-11 18: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쁘게도 저도 독서중독인거네요ㅋㅋㅋㅋ계속 읽고는 있지만 뚝딱뚝딱 끝내지 못해 민망해지려는 찰라 덕분에 위안을 얻었음요. 병들었다는 부분은 부인할 수 없으나 음..이건 그냥 잊을래요ㅋㅋ

공쟝쟝 2021-03-11 19:04   좋아요 2 | URL
완독에 대한 집착을 내려 놓아요.. 우리...🙄
그러고보니 책읽는 게 병이라면, 이곳 알라딘 마을은 중증환자... .... 똑똑, 괜찮으신가요? 우리 환우님들?..🤪.

scott 2021-03-11 2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그동안 수동적인 일중독자 이셨다면 이젠 자발적인 읽중독자로! 이북으로 읽으면 완독 부담이 없어지는뎅 ㅋㅋㅋ 공쟝쟝님 당분간 책을 향한 열정보다 맛난거 먹으며 숨쉬기만 하귀 ^ㅎ^

공쟝쟝 2021-03-12 08:03   좋아요 1 | URL
이북으로 읽으면 누워서 읽기도 좋은 것 같아요 ^.^ㅋㅋㅋㅋ 자발적인 읽중독자라니 찰떡 표현! 푹 쉬겠습니다🥰

라로 2021-03-11 2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왜 완독하는 책이 별로 없었는지 그 답을 여기서 찾았네요!!! 나는 독서 중독자였어!!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암튼, 퇴사 축하해요!!! 열쓈히 쉬고, 쉬고 또 쉬고,,,엄청, 부러워요!!! 쉬어도 밥 달라고 하는 사람도 없잖아요!!!최고네!!!👍👍👍

공쟝쟝 2021-03-12 08:05   좋아요 0 | URL
라로님이 독서중독자가 아니라면, 이동네에 누가?? 밥 달라는 고양이는 잠시 동생집에 보내고 엄마밥 먹으러 가는 중입니다!! 😿😿🥰🥰

syo 2021-03-11 2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시 한번 웰컴투백수월드.
책만 읽는 백수생활에 관해서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지 이 슨배님께 물어보도록 해요.
엣헴 🤔

공쟝쟝 2021-03-12 08:07   좋아요 1 | URL
승배님! 이 좋은 월드에서 꽤 부지런히 살아 오셨군요?? 다른 건 모르겠으나 의외로 굉장히 창조적인 활동🤭

붕붕툐툐 2021-03-11 2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읽는 사람까지 평안하게 만드는 기록입니다. 누워있고 싶다, 아무 것도 안하고 누워있고 싶다.. 세시간째 누워있고 싶다..ㅋㅋㅋ
공쟝쟝님의 귀찮아서 절로 되는 금연을 응원합니다!!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3-12 09:44   좋아요 1 | URL
네네😄 확실히 스트레스가 없으니 ㅋㅋㅋㅋ 오늘은 일찍 일어나서 활발히 활동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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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가 지났다. 가장 긴 밤이 지나갔다는 소리다. 앞으로 점점 해가 길어질 거다. 그 생각을 하면 추위를 견디는 게 수월해진다. 분명히, 반드시 더 따뜻해질테니까. 오늘이 가장 추운 날일 거야, 다독일 수 있다. 그래서 겨울이 좋다. 누구나 봄이 온다는 걸 아니까. 봄을 기다리는 기분- 나빠도 더 나빠지지 않는 다는 걸 분명히 아는 견딤. 느긋해진다. 지금이 별로 나쁘게 인식되지도 않는다. 겨울을 좋아하게 되면서 겨울이 오는 가을도 좋아하게 되었다. 봄은 안추우니까 좋고, 여름은 겨울만을 남겨두고 있어 좋다. 아무튼 겨울을 좋아하면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은 것 같다. 밤이 일년 중 가장 긴 날이라 잠을 아주 담뿍 잤다.

출근길 버스정류장에서 개관을 기약없이 미루고만 있는 동네 도서관에 새책들이 가득 들어왔음을 건너다봤다. 곧 다 내것이 될 책들이다, 깔깔🤣

앞으로의 시간이 오늘들의 시간처럼 전부 다 내것이라는 생각이(참 당연한 말인데-) 들면 왈칵 감동이 밀려올 때가 있다. 사실 나는 인생의 대부분을 내가 내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질식되어 살아왔다. 그래서 내가 내 것 같은 순간 정도면 아주 충분하다. 행복의 역치가 낮다.

지난 주에는 ‘자유로울 것 혹은 자유로워 질 것’ 이라고 냉장고에 써붙이고 맥긴리 사진집을 샀다. 일주일 동안 그걸로 행복했다. 쳐다 보는 것만으로도 자유로워진 기분이 들어서 물을 꺼내 마실 때마다 음음!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된다. 자유로울 것. 나에게 자유란 나는 내꺼구나, 하는 느낌. 그 순간에 머무르는 순간을 잡아채서 나는 내꺼다, 나는 자유롭구나 하고 느끼기. 숨을 들이 마시고 순간을 잡아채기.

오랫만의 #나의행복포인트
동지, 길어질 낮, 자유, 맥긴리, 겨울, 도서관, 숙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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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a 2020-12-22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대 이름은 자유!!!!!!!

죤보통 2020-12-24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저거 보고싶당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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