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삶 - 애도의 힘과 폭력
주디스 버틀러 지음, 윤조원 옮김 / 필로소픽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젠더, 인종, 계급은 (우리에겐 특별히 국민국가까지) 섞여서 나타나고… 동일시의 환상… 정체성의 환상은 그것이 피해자의 것일 때 가장 위험하다. (타인을 억압해도 되는 자기 정당화로 작용하니까.)

나의 피해, 우리의 피해와 억압을 직시하는 것이 타자의 배제의 논리로 수월하게 작용하는 현상을 매일매일 발견해서 가끔은 괴롭다. 어제는 야구를 이겨서 (그렇다 나는 의도적임을 섞어서 무의식적으로 이겼다고 표현했다) 이기니까 봤다.

엘리트의 대중 혐오가 대중들의 자기혐오로 돌아왔다는 문장을 읽었다. 신자유주의는 정체성의 정치로 작동한다. 나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 (어쩌면 언어를 습득하는 일) 나에게는 억압을 발견하는 일이었고, 찾았다 안심하기도 전에 해체에의 요구를 받아서 심통이 나고 분통이 터졌었다. 똑똑한 지식인들, 처음부터 자기만의 방이 있었던… 너희들이 하는 그 잘난 말들. 그걸 누가 이해하냐고. 나는 애국가 틀어주면 만세 부르고 미투 하면 같이 미투 하고 싶고 그런 사람이라고. 나는 돈 좀 더 벌어서 내 식구들한테 잘하고 싶다고… 난 그냥 그런 사람인데… 좀 편하게 살고 싶었을 뿐인데… 그게… 아니었다고… 그 평범한 욕망이, 이런 미디어의 시절에는 가장 홀리기 쉬운 뭐시 중헌디의 말이 된다고… 여전히 잘 모르겠다.

이제 누군가가 부르는 대로 불리지 않기로 결단한 나는… 24시간 중 오롯이 쓸 수 있는, 내 시간에 글씨들을 읽어나가고… 내가 느끼는 그 감정들을 만든 말의 최초를 더듬다가 점점 심각한 구조주의자가 되어가고, 삶을 촘촘히 포화하는 그 말들을 다른 말로 써야 함을 계속해서 느끼지만, 저녁에는 일하고 피곤해서 모바일로 쇼핑을 하고 인터넷 뉴스를 본다. 어디를 가라고 무얼 사라고 저것들을 비웃고 메타인지를 문제 삼는 품행 평론자들의 방송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나는 저렇게는 안 살아야지… 나는…

다들 그만해.

그런 게 가끔 너무 슬프니까.
다.
내가다.
그만하고 싶을 때도 있다.

,

삶의 통제권을 잃은 (혹은 가져본 적 없는) 사람들이 수월하게 취하는 자율성(혹은 자아 정체성)이라는 잔인한 낙관에 대해… 무력한 내가 전능해지고 싶었던 환상들에 대해. 나의 동일시의 소스라치게 폭력적임에 대해. 우리가 만들어낸 가장 훌륭한 통치 방식. 그러니까, 자기착취 각자도생 = #신자유주의


"(58)무엇이 나를 사로잡는 지를 항상 알지‘는’ 못한다면, 그리고 다른 사람의 ‘안’에 있는 무엇을 잃은 것 인지를 내가 항상 알지는 못한다면, 바로 이 박탈의 영역이 나의 모름unknowingness을, ‘의식하지 않은 사이에 각인된’ 원초적 사회성의 자국을 노출하는 것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4-10-30 1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는 제가 대중임에 많이 슬프지 않고요. 금방 혹!하는 성격인것에 상심하지 않습니다.
저는 쟝쟝님이 말하는 게 뭔지 조금 알것 같고요. 이제 막 찾았는데 잃어버리는, 해체를 요구받는 그 심정에 대해서도 쪼금 이해합니다. 아주 조금이요. 그걸 알아채는 당신의 지성을 원망하시기를..... 충분히 원망 바랍니다. 사자성어로 갑니다. 식자우환.

다만.... 그 무엇을 찾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걸 알아주시기를 바래봅니다. 성조기 흔들면서 광화문을 뒤덮는, 어디엔가 속하고 싶은, 정체성의 정치에라도 발을 담그고 싶은 그 마음에 대해서요. 그 분들도 다 진심입니다.

공쟝쟝 2024-10-31 11:16   좋아요 1 | URL
저는 한강이 상받아서 울고(곰곰 생각해봤으나 그와 아무런 접점이 없음... 있다면... 518에 받은 영향?), 기아 37년 만에 홈에서 우승에 환호하는 그런 어디엔가 소속되고 싶고, 진심으로 온 맘과 성의를 다해 미혹되고. 뭐시중헌디 뭐시..(나홍진의 곡성에 ㅋㅋㅋ 명대사 입니다.. 계속 홀리죠. 나를 부르는 알 수 없는 목소리들) 하게 되는... 그런 그런 사람입니다. 내가 가졌던 소속, 개인, 정체성... 그 안에서의 따뜻함, 동일시와의 청산적 긴박한 단절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나 잘났다 빠져나오는 걸 버거워하는 늘 미련이 너무 많아 계속 더디고 한 발 늦는 사람이고요...

그 미련 때문에.. 책 읽기를 시작해서.. 이런 시절에서는 그저 살아는 것만으로는 안돼고~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서... 개인이.. 주체가.. 자아가(탈여성...ㅋㅋ 이라고 자조적으로 표현합니다) 되어야 한다는 걸 푸코 좀 데리고 오면 내면을 발명해야한다는 걸...읽어버려서... 힘이 듭닏...... 정말로 거기서 성조기를 흔들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나는 이젠 스스로 생각하고 싶으니깐요....)

그들은 또한 나이기에 그분들의 ‘진심‘을...... 비웃은적이 없다고....... 써왔고요 ㅜㅅㅜ 만약에 그냥 비웃고 나는 아닌데? 지나치는 사람이었으면 이렇게 안 읽었을 거 같아요. 그 지점 알아주세요. 저는. 애써 획득한 제 지성ㅋㅋㅋ에 이제 죄책감은 갖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헤어져야 한다........

매번의 이별을 자주 틈틈 울면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자크 라캉 1 - 라캉과 그의 시대
엘리자베트 루디네스코 지음, 양녕자 옮김 / 새물결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고상하고 지적이고 멋지구리한 독후감을 쓰고 싶지만 (알게 뭐람) 나는 또 어쩔 수 없이 내 안의 남근 선망이 히스테릭하게 올라와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속 라깡의 혼잡한 연애사를 대환장하면서 읽게 되는 데... 돈 있는 연상 애인에겐 자기 책을 내달라고 하고, 돈 없는 연하 애인에겐 그 책의 타이핑을 시키는 가성비 인턴 청년 라캉은 결혼을 하고도 제 버릇을 못 주고 두 집 살림을 하는데. 

[한창 젊은 시절의 라캉과 왜 갑자기 소환된 유태오 (제가 좋아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나는 첫 번째 부인 말루가 라캉이 그런 남자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여자여. 거대해질 기미가 보이는 천재 팔루스를 갖고 싶다? 면 나도 천재여야 한다. 


애석하게도 내가 천재가 아니라면 그 남자에 대한 소유욕과 집착을 내려놓고 모든 이에게 공공재로 (뭐 이런 개소리를 하느냐 싶냐면은) 유태오를 널리 이롭게 하사(?)하는 니키리 언니의 기개라도 본받자!! (그전에 니키리는 천재다. 결국 천재인가. 이놈의 천재 병.)


[그 길 먼저 가신 천재만 만나는 여자, 혹은 천재 만드는 여자ㅋㅋㅋ 실비아 바타유... 아니 실비아 라캉 (라캉의 두 번째 배우자이며 조르주 바타유의 아내였다)]


이거 쓸려고 #실비아바타유 검색 때리다가 너무 예뻐서 놀랐다. 한창 배우 시절일 때 인가 봄. 라캉은 그의 작업을 이해해할 수 있는 두 번째 동반자+가족을 좀 더 사랑했다. 이 역시 위대함에 집착하는 상남자스럽고. 그래, 난 놈. 그게 라캉이지. 


비록 여자 만나는 데 양심은 없었지만, 엄한 아버지(대타자)를 섬기느라 가족 건사하기를 내팽개친 것 같진 않다. (이건 또 가족들 이야기 들어봐야 알겠지만ㅋㅋㅋ 다들 먹.고. 살기는 한 것 같음. 이게 내 기준.) 


전쟁 중에 자기 일 열심히 하면서 유대인 (세컨)와이프 실비아 지키는 모습에서는 (여기서 내 안의 찐 가부장에 대한 향수가 올라와 🤧 참아라, 한국엔 그런 거..... 없다...  걔들은 자기 연민하느라 힘든데 라캉은 찐이라 자기 위대함 도취이지 연민이 없음ㅋㅋㅋ 2권에서 나올 수도 있음 아직까진 없음ㅋㅋ) 감덩을 받아버리는... 이런 나 페미 공부 밥 말아 먹은 거 아닐까.


그런데 라캉의 작업을 평범한 가족들이 정말 이해할 수 있었을까 싶은 것이 누구라서. 당시 라캉의 글은 대부분이 이해하지 못...했으며 2024년 여전히 이해할 수 없어라 하는 피해자들(이 안에 나있다)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제2의성 집필 중인 보부아르한테 껴들고 싶었으나 또 언제나 그렇듯이 과해서 입도 못 떼고 썰린 아재ㅋ 이게 라캉 매력인데…… 항상 지나치고 과하시다ㅋㅋㅋ 그래서 만나는 사람들이 진저리 치면서 도망치기를 부지기수ㅋㅋ🥹 그런 라깡은 자기가 과한 것을 충분히 즐긴다ㅋㅋㅋㅋㅋㅋ]


자기 분석해 주는 분석가도 못참고 제껴, 의사 공부로는 부족해서 철학 공부하고, 정신분석 시간도 못참겠어서 시간 지 맘대로(그리고 학회에서 퇴출당함ㅋㅋ), 한 여자로는 부족해 다른 여자 만나고. 암튼 부족한 걸 못 참고 언제나 지나치시다. 괜히 욕망의 철학자가 아님.😩 


다른 철학자들 책들 읽을 때는 인간적 고뇌가 느껴져서 짠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그랬는데... 라캉한테는 그런 게 음슴. 참... 사람이 이렇게 자기 자신에게 충실함. 나르시시즘은 문제적일 테지만 신경증은 없어 보임 (이게 라캉이 말하는 욕망의 주체인가보오ㅋㅋㅋㅋ) 좀 과한 것만 잘 꿰뚫어보면 사람이 산뜻하고 투명해서 앞에 있으면 대하기 어렵진 않았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나는 라캉과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ㅋㅋㅋ)


[벌써 10월 1일. 이렇게 사진을 찍어 놓으니 있어 보이는 군 쁘이 -_-V 근데 내 독서 왜 여기 와있나요? 새삼... 놀랍군.]


그러고 나니 올해 눈 여겨 본 👀 남자들 ( #알튀세르 #푸코 #데리다 #라캉 ) 특징 : 


데리다 제외 아부지랑 사이 안 좋음, 심지어 라깡은 할아부지랑도 안 좋음ㅋㅋㅋ ‘서양 사회에 쇠퇴하는 아버지 이마고’에 체크! - 이 시점에서 한국의 남성성을 살펴보고 싶어지면 책 #애국의계보학 을ㅋㅋㅋ



반납일이 임박했는 데, 이제사 2권 들어간다. 라깡 진짜 거의 미친 광폭 독서가라서 안 그래도 읽는 게 쉽지 않았는 데…특히 1권은 정신분석 운동 역사에 할애가 많이 되어있어 더욱 곤란했다. (그래도 미래의 쟝쟝이 읽기 잘했다 싶을 것 같아서 열심히 읽었음. 동료 정신분석가 #프랑스와즈돌토 에 체크✅) 


4일까지 반납해야 하는 데, 아무래도 무리지 싶어서 경기도민 여러분께 양해를 구하고 다음 주에 반납을…📚ㅋㅋㅋㅋ 층층 쌓여있는 향후 마감 일정이 책에 집중도를 높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ㅋㅋㅋㅋ (원래 시험기간에 독서가 재밌다) 늦점 짬뽕으로 땡기면서 쨈 읽었다 ㅎㅎㅎㅎ


[라깡엔 짬뽕. 그는 짬뽕 독서에 미친 지성집착광공...이었음..(남 이야기 아님)]


1권 완독. 

청년~중년 시기 라캉의 지적/생활적 여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는 참지 않는 ‘상’ 남자지!* 


내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절대 못 참고 훽훽 제끼면서 잘도잘도 살았다. 쟤 왜 저래? 욕도 안 하고 싶을 정도로 그냥 과감히 제끼면서 살아서ㅋㅋㅋㅋ 나도 다시 산다면 라캉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 조신히 책 만 읽으면서 일부종사……하면 라깡 이 안됩니다… ㅋㅋㅋㅋ 이 사람 이렇게 살아서 이런 사유를 남겼다. 본받자. 괜히 착한 척하다가 남 탓하면서 내 인생 투덜이 스머프로 만들지 말고 내 앞을 가로막는 자!!! 나도 제끼며 살고 싶지만 이럴수가 제낄 사람이 없네. (애초 경쟁 사회와 맞지 않는 캐릭터. 내 길을 간다.)


참고 살아내느라 사리 나올 뻔한 나는 절대 참지 않는 라캉이 너무 부러웠다!!! 철학자들 중에서 진짜 클리어하게 부러운 인간은 또 처음ㅋㅋㅋ 진짜 지 살고 싶은 대로 살다 간 사람 같음ㅋㅋㅋㅋㅋ (지금까지 읽어온 천재 페미니스트들 미치고 환장해서 정신병원 갔는데... 라캉은 평범한 사람 여럿 정신병원 보내버릴 수 있는 야심 심한 천재였을 따름이다.) 페미니즘 만나 탈여성에 이른 나는 돈 걱정만 없으면 앞으론 라캉처럼 살아보마 싶은데 지난 주에도 로또 안됐기 때문에, 꾹 참고 노동 열심히 해야 함. 현실은 어쩔 수 없지만, 읽고 있는 이 내 마음만은 라깡이올시다. 이 책? 제껴. 저 책? 제껴. 다 와라 드릉드릉.  


유명한 아는 이름들이 후반부에 좀 등장하는 데, 사르트르는 보부아르와 함께 등장해서 존재감 없이 사라지고, 하이데거는 라캉한테 처참하게 오역당하고 이런 말을 남겼다. “그 정신과 의사는 정신과 의사한테 가봐야 할 것 같군요” ㅋㅋㅋㅋㅋㅋ 갑자기 하이데거 좋아질 뻔함. 아렌트 언니 미안. 


나의 푸코는 아직 나오지도 않음ㅋㅋ  늦게 태어나서 열심히 수험공부하다가 이제 좀 놀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ㅋㅋㅋㅋ 아... 리뷰 이게 뭐냐.... 2권 페이퍼는 좀 더 잘 써볼게요. 하지만 이게 제 쟝르 아닐까요?

동세대의 모든 사람들처럼 라캉도 프로이트 이론이 파시즘 분석에 아주 잘 들어맞는 점에 주목했다. 하지만 그는 이와 함께 한편에서는 산업사회에서의 현대 가족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다른 한편에서는 나치즘에서 지도자에게 부여되는 전능함을 이해하기 위해 아버지 이마고의 쇠퇴 개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 P293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이 2024-10-02 06: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빠 귀엽네 ㅋㅋㅋ

공쟝쟝 2024-10-02 09:14   좋아요 1 | URL
그 오빠 말고 나를 귀여워하라!!! ㅋㅋ

수이 2024-10-02 09:2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질투쟁이

공쟝쟝 2024-10-02 10:07   좋아요 0 | URL
귀여움을 맡고 있습니다 🙄

단발머리 2024-10-02 1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작부터 유태오 아주 칭찬합니다.
자크 라캉에 대한 이 시커먼 책의 리뷰가 이렇게 재미질 일인가. 이 무슨 재능 낭비이며 ㅋㅋㅋㅋㅋㅋ 이 책 대출하신 걸로 아는데 저 인덱스 다 어쩔것이며….
푸코만 사랑해도 부족한 이 생. 라캉까지 품겠다니 욕심쟁이 맞네요!!!

공쟝쟝 2024-10-02 21:15   좋아요 2 | URL
재능 낭비라니요. 제가 재밌어 하는 걸로 누군가를 재밌게 하였다면 그야 말로 적절한 재능 사용. 저는 정말로 라캉이 재밌습니다. 푸코는 사랑하고 라캉을 재밌어하는 이번 생..... 알차다.......... 단발님을 만나 제대로 폭발하는 이 광기어린 지성을 어쩔 것이냐....
 
[세트] 만화로 보는 3분 철학 1~3 - 전3권 - 서양 고대 철학편 + 서양 중세·근대 철학편 + 서양 현대 철학편 만화로 보는 3분 철학
김재훈.서정욱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아주 재미지고 알차게 단단히 잘 읽었다. 


*1권의 명장면*


#에피쿠로스 여… 저도 기준이 빵 한 덩이 커피 한 잔 책 한 권인데…

넘나 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라서 말입니다… 다양한 걸 쬠씩 다 맛보고 싶은 현대인의 행복은 꽤나 어렵지 말입니다.


그래도 잊지 말자 #행복=성취/욕망

분모를 줄이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권의 명장면*


2권에서 가장 재밌고 매력적인 사람은 #흄 😋

지독한 회의주의자인데 무척 밝은 성품 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ㅋㅋㅋ 👋👋)

그런 나는 아마도 흄병 (# 학자병 )걸린 상태인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경쇠약에 맞서는 평범한 수다와 강한 유산소 처방이 필요한 시점입미다!!!


책 그만 봐야 하는데….


그리고 기대가 컸고, 매우 흡족했던 3권 현대 철학의 명장면은 많은데...

관심사가 관심사 인지라 구조주의 정리된 부분이 좋더라고요.


구조주의 네 컷에 정리 ㅋㅋㅋㅋㅋ 우치다 선생 안 부럽다! 똑똑이 경자 씨!!!


내가 꼽는 3권 다 포함 가장 명장면은 이거다.


(포스트) 구조주의자들의 숨겨진 무의식은 자기 논문을 띄우기 위함이라는 것을 명확히(ㅋㅋㅋㅋ)짚어낸…장면!!!

(푸코 나와서가 아니다 ㅋㅋ)

어쨌든 요즘 즐겁게 공부 중인 것은 내 입말로 서구 철학의 반성문이며, 내가 지금을 살아가는 일에 매우 도움을 주는 프랑스 포구주의자들이라…(이 병이 사라지길 바라는 데 점점 깊어지고만 있어서 문제🫠) 어쩔 수 없었지만. 정말인지. 그들은 그들의 (논문의...) 언어로 사유를 했기에. 전문적인 훈련이 없이는 읽을 수 없다는 것에 나 역시 불만을 느낀다. 불만을 느끼는 데. 읽고는 싶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기 위한 미리미리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이래저래 뒤적뒤적 하고 있다. 하지만 멋대로 읽는 것에도 맛이 들려버려서 조금 걱정.

후후 마지막은 라깡 등판..ㅋㅋㅋ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있다*

올해는 라캉에 배팅했던 한 해로 기록될 듯.


이건 친구가 나 준 장면ㅋㅋ (후설) k장녀-콘츄리 걸은 대상으로 다가서는 의식의 성질을 좀 줄이고 ㅋㅋㅋ 주객을 좀 나눠야 쓴다 ㅋㅋㅋㅋ 


구조주의 5인방 (+데리다, 들뢰즈) 따지고 보면 다 건너건너 친구였고 ㅋㅋㅋㅋ 꽤나 살벌하게 친했겠지만 ㅋㅋㅋㅋ 그들 모두는 해야하는 공부를 했고, 할 수 있는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좋은 영향을 주고 받았다. 나는 그게 도반이구나… 하게 된다.



그리하여 내려보는 결론. 


내 생각에 철학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친구다. 

그렇다. 친구가 철학 공부에 중요하다.

나는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 친구를 중요하게 여기자! 🤗



어제가 2024년이 딱 100일 남은 날이었다고 한다. 하루 늦었지만 99일 동안 뭘 해볼까 하다가. 

달걀과 함께 아침 공복 건강 주스... 마시기...를.. 도전한다. 도전----!


장 건강을 위해 마시던 아침 공복 주스가 혈당에 안 좋다는 가정 선생님 친구 조언에 그래도 과일 갈아 마시는 걸 포기할 수 없는 (효과 직빵ㅋㅋ) 곧 마흔인 여성의 타협 루틴이랄까. 계란 삶을 시간은 없어서 사 왔음. 편한 속과 함께 당 스파이크에 절어 인슐린이 곤란한 내 몸을 덤덤하게 바꾸는 남은 2024년의 99일이 되기를 바라는 데......... 아무래도 나는 당 스파이크의 힘으로 살아가는 인간이라... 암튼.. 장 건강과 혈당 걱정이 동시에 잡히는지 임상을 몸에 해보겠다.


마지막, 10월! 친구들과 읽을 책! 은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여 던져보는 화끈한 질문!



#왓이즈섹스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책 아닙니다 맞습니다 아닙니다 맞습니다 아직 안읽어봐서 모릅니다 그런데 생각하시는 그런 책이 아마도 아닙니다 맞습니다. 근데 난 이게 왜 궁금하냐면. 그건 10월에... 

의사가 학자병이라는 진단을 내리며 제발 책을 멀리하고 야외 활동을 하라고 했대요.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유행열반인 2024-09-25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요즘 쟝쟝님 페이퍼만 보면 자꾸 영업당하는데 발췌가 너무 홀려서…여기 퍼 놓은게 재밌는 거의 다라고 나머지는 다 지루하다고 말해줘요… 근데 나중에라도 살 거 같긴 하다… (문과 안 한다매…) 올해가 100일 가량 남았군요…50일 남은 나는 쟝쟝님의 페이퍼를 보고 덩달아 모든 걸 0으로 수렴하게 하는 분모를 줄이자…하고 체념하는 중입니다 ㅋㅋㅋㅋㅋㅋ 남은 날도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당스파이크는 조심하시구…

공쟝쟝 2024-09-25 18:33   좋아요 1 | URL
후후 재미집니다 ㅋㅋㅋ 지루할 수 있는데 정리 잘되어 있고요, 제 페이퍼가 홀려진다기 보단 반반님 상황이 공부빼고 다 재밌을 상황이니까요, 제 글만 쫌만 읽고 ㅋㅋㅋㅋ 막판 공부 빠이팅해서 얼렁 수능 끝내고 여기서 잼나고 잼난 책 읽자요!!

2024-09-25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25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4-09-25 15: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밀리의 서재로 읽었는데, 중요 장면 캡처할 때 <온라인에 올리면 때찌합니다!> 경고가 야무지게 떠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캡처해 두었어요. 저랑 겹치는 장면 많네요. 저도 곧 정리 들어갑니다.

저도 이 책 읽고 라캉에 대한 관심이 1 정도 생겼는데, 전 프로이트를 아는게 먼저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프로이트 너무 방대한 분이라서 엄두가 안 나네요.

꿈이 장이 편한 여자,인 줄은 몰랐어요. 제 꿈도 그거래요. 장이 편한 여자 ㅋㅋㅋㅋㅋㅋ 저 예쁜 쥬스 레시피 좀~~~

공쟝쟝 2024-09-25 18:36   좋아요 1 | URL
ㅋㅋㅋ 장이 편한 공쟝쟝입니다 ㅋㅋㅋㅋ 유튜브에 abc주스!!ㅋㅋㅋ 효과를 좀 보는 것 같아요!!ㅋㅋ
무의식의 심원한 세계와 심리상담 경험은 공유해드리기 어려우나 카우치 그림이 그려진 프로이트의 의자는 추천드려요!!
저도 프로이트 라캉 이 좀 제대로 읽고 싶어져서, 드릉대고 있긴한데 인생은 길고 ㅋㅋㅋ 돈 좀 벌면 상담말고 진짜 정신분석도 받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ㅋㅋㅋ 인생기니까 라깡주의 분석가 되는 그날이 올지도ㅋㅋ 찬찬히 빠이팅!!

독서괭 2024-09-25 17: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지독한 회의주의자인데 밝은 성격... 어떻게 가능한 겁니까? ㅋㅋㅋ 쟝쟝님을 보니 가능한 것 같긴 한데 ㅎㅎ
가을엔 책도 좋지만 야외활동도 하자구요. 달리기 고고~~

공쟝쟝 2024-09-25 18:24   좋아요 3 | URL
주말에 10키로 완주햇습니다 쁘이:)

독서괭 2024-09-26 12:54   좋아요 1 | URL
악, 전부 이미 잘하고 있는 쟝쟝님!!

바람돌이 2024-09-25 2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으면 꼭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뽐뿌가.....
저는 이제 철학 안 볼건데요. 더군다나 현대 철학은 미치겠걸랑요. 이래 놓고 뽐뿌질 당하고 있습니다.
이거 읽으면 저도 좀 교양있는 인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요?

공쟝쟝 2024-09-26 00:14   좋아요 1 | URL
더할나위 없이 지적이시며,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실은 가장 철학연하실 람람람돌이님 잡솨봐요! 3권! 제게도 현대철학이 언제나 문제였는데 그걸 명료하게 잡아주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괜찮으면 지바 마사야의 현대사상입문으로 드루와드루와!
 
친밀한 적 - 식민주의하의 자아 상실과 회복, 개정번역판
아시스 난디 지음, 이옥순.이정진 옮김 / 창비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 책을 읽을까, 벌렁 누워잘까 고민하다가 밀린 독후감을 쓰기로 결단했다. 이번에도 잘 쓸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오늘의 물음표를 내일의 느낌표로 바꿔두기 위해서 짧게라도 (과연?) 적어둔다.


이 책을 두 번째로 읽었으나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책에 나오는 인도의 문화적 특성은 내 경험치를 벗어나는 너무도 불가해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간디가 이렇게 심오한지 몰랐다. 키플링보다 오로빈도가 더 이상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내가 서구화되었다는 것일 테지. 뱅킴찬드라 차터르지의 양가적 애씀에서는 단재 신채호가 떠올랐다가 금세 사라졌다.


처음 읽을 때는 내 안의 식민주의적 심성에 꽂혀있었다. (약간의 통증은 덤) 이번에는 스피박을 함께 읽고 있어서… 식민통치가 약속하는 세속적 위계질서의 재배치와 신자유주의(각자도생)가 여성에게 약속한 능력주의가(99.9%의 결론은 대출금 or 번아웃) 비슷하다는 심증을 확보했다. 물증은 없다. 심증만 있다(ㅋㅋㅋㅋ).



책의 주장을 요약한 부분을 요약하겠다.

“(236) 식민주의는 그 무엇보다도 심리-정치적인 현상으로서, 문명의 가치지향을 규정하는 범주들 간의 재배열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서구(영국)의 그것은 특별히 ‘젠더화’되어 있었다. “식민통치를 정당화는 문명 간의 위계 확립의 과정”에서 이상적인 성격 유형은 “합리적이고 성숙한 남성성”으로 묘사할 수 있는 서구 근대의 자기상이다. 지배자들도 나름의 대가를 치렀다. (그것은 여전히 유효하다) “(231) 남성성을 훼손하는 여성성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과 경직된 성별 위계, 오로지 성년의 준비로만 아동기를 규정하는 것, 진보와 생산성을 절대화 하는 세속적인 관념으로 인한 살아있는 우주의 속화 desacralization, 급진적인 다양성과 미래에 대한 다원적 비전을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는 협소하고 경직된 자아. 그러나 이 책은 한 문화를 다른 문화의 반대항으로 여기지 않는다. 식민지 사회는 식민지를 운영하는 사회의 반(反)자아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정치경제학적인 관점이 아닌 심리적 관점으로만 식민주의를 읽어내는 부분도 독특하지만, 책의 백미는 서구가 서구화시킬 수 없었던 인도인들의 세계관(?)이다. 어지간한 SF 판타지보다 더 급진적이기 때문에 내 깜냥에 설명은 불가능하다….

내 생각에 책의 탁월한 지점은. 식민주의의 심리구조를 다루고 정신 분석 이론에 빚을 지고 있으면서도, 저자가 프로이트를 상대화해버린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푸코를 떠올리는 그대는 공쟝쟝의 친구! 땡큐~) 나는 절반은 벙쪘고, 절반은 동의할 수 없었다. 이 역시 내가 (동양 여자 주제에) 서구화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인도-영국에 비하면 한국과 일본의 식민주의(심리)는… 아, 여기서 일본은 조선을 식민화한 제국주의 국가가 아니라… 뭐랄까… 책의 말대로 “(28) 심리적 부패가 더 진전된 단계의 희생자”처럼 여겨진다. 근대화 코인에 뒤늦게 탑승한 나머지 제때에 발 못 빼서 미쳐 돌아가셔버린? ㅋㅋㅋㅋ

2024년, 서구 관점에서 극동에 위치한 두 국가는 완전히 서구화(식민화)가 끝난 것으로 추정되며… 이 상황이 특별히 안됐다고도 생각은 들지 않지만 썩 자랑스럽지도 않다. 그건 세계 최고 자살율과 최저 출생률이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함. 지난 100년간 지나치게 도입(해?)되어버린 서구화는 한반도에 살고 있는 인류에게 무엇을 저질렀나. 계속 탐구해 보자.

“(41) 정신 상태로서의 식민주의는 외부의 힘에 의해 촉발되지만 식민지 내부의 과정이며, 그 근원은 지배와 피지배자의 정신 깊숙한 곳에 자리한다. 아마도 인간의 정신에서 비롯한 것은 역시 인간의 정신 안에서만 종식될 수 있을 것이다. (42) 궁극적 폭력이란 바로 식민주의가 식민지인들이 끊임없이 지배자들이 설정한 심리적 한계 내에서 그들과 투쟁하게끔 유혹하는 문화를 창안해냈다는 것이다.”

우리는/나는 왜 벗어나지 못하는가. 스스로는 스스로를 볼 수 없다. 타자에 비춘 상만 볼 수 있는 거라면. 거울을 깨버려야 하는 것은 아닐까. 꼭 자신을 ‘보아야만’ 하는 것일까.


어쨌든 나는 이 책이 참 좋았다. 책을 덮는데. “왤케 썽이 나있냐”던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핀잔이 떠올랐다. 나는 그에 비하면 사투리도 쓰지 않고 이제 완전히 도시의 여성이 되어버린 듯도 한데.... 그런데 그런 내 모습이 썩 맘에 들지 않았다. 과거의 나는 단순하고 털털하고 천진했고 발 닦고 잠만 잘 잤었는데. 또 다 그렇지만도 아니었지만서도. 아 모르겠다. 인도의 브라만 사제들에게서 배우기로 했다. 나는 “위선적이고 비겁하며 교활하게 타협해서 살아남”아 보는 것으로. 꼿꼿하지 않겠어. 물렁해지겠어. 킁킁.



나를 재단하는 평가의 말들, 부족하다고 아직 온전하지 못하다고 광고하는 미디어, 무언가를 위계로 나누고, 거기에 속하지 않는 나 자신에게 끈질긴 열등감을 느끼고... 그 비교하는 마음조차도 내면화된 지배의 일종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데에 참 많은 책이 필요했다. 아직도 더 필요하고.

나 스스로를 변화시킬 각오 없이 타자를 쉽게 재단하는 사고방식을 경계하고 싶다. 타자들에게 착하게 굴고 싶어서가 아니라 나의 평안을 위해서. 나는 그들을 알 수 없다. 마치 이 책 속의 인도인들처럼.

끝으로 이 책을 추천해 주신 정희진 선생님의 문장을 한 스푼 첨가하며 리뷰를 마치겠다.


“(303) 세상은 나를 버리는 과정에서만 해방되는 어려운 곳이다.

인간은, 우리는 아무것도 nothing 아니다. 자아는 갑옷이다.

- 정희진, <밀양> 각본집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4-07-04 09: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식민주의를 읽을 때 솟아나는 억울함을 어떻게든 ‘처리‘해야할 필요를 느낍니다.
피해자의 위치에 있겠다는 게 아니라(제가 그러지 않다는 걸 쟝쟝님은 이해하고 있겠죠? ㅎㅎ) 날벼락과 같은 피해자라는 함정의 책임 일부가 피해자에게 있다는 그 말을 받아들이기 힘들고요. 이건 임지현의 <희생자의식 민족주의>와도 연결되기는 하는데, 오늘은 바쁜 날이 예상되기에 더 이상 생각할 여력이 없네요.

오늘도 화이팅! 전 유시민 책을 읽고 있습니다. 메렁!

공쟝쟝 2024-07-04 10:36   좋아요 3 | URL
그 마음 내 마음처럼 이해합니다. 가만히 있는데 왜 죽이냐고요.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그러나 규명이 되고 처벌이 되어도 피해는 이미 끝났으므로. (물론 희진샘 말에 의거하면 피해자체가 경합하고 투쟁해야하는 위치가 되어버리는게 지금이지만 ㅠㅠㅠ 피해 호소인ㅠㅠㅠㅠ) 다른 이야기를 하자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고요, 임지현식의 이야기라면 안 읽어봐서 모르지만 ㅋㅋㅋㅋㅋ 저는 지금의 저는 국가와 민족보다 기업이 더 나를 많이 부른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나를 부르면 나는 돌아본다 ㅋㅋㅋㅋ call me by your name~~ (zzzz) 나를 부르지마라 마켓컬리 쿠폰아…
 
헤겔 레스토랑 Less Than Nothing 시리즈 1
슬라보예 지젝 지음, 조형준 옮김 / 새물결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댓글을 주고받다 일 년 사이에 쓴 글 목록들을 훑어보았다. 머나먼 양자역학부터 푸코 말할 것도 없고 스탈린까지. 어, 내 독서 목록 왜 이래? 몰랐어? 내가 그랬네. 내가 이랬어. 어쩐지 친구들이 이제 그만 지상에 발 딛으라는 잔소리를… 대화할 때 나도 모르게 버벅대고 사과하고….  그러니까, 그러고 보니 계속 어려운 책만 읽었구나. 나. 왜 그랬지?

1. 앎의 쾌락 

2. 열등감 (조급증)

3. 허세

(4. 기타 : 딱히 밖에 나갈 일이 없었음)

셋 다 조금씩 있긴 한데…  근래엔 2번보다는 1번이 더 컸다. 3번 허세는… 독서에는 원래 허세가 필요하다 하하하하하핫! 난 명품으로 있어 보이고 싶지만… 돈이 없으니까!!! 책은 비싸봤자!!!가 아니라. 제 허세에 귀여움을 살짝 타서 흐린 눈을 하면 좀 호기 있어 보이지 않나요? 😜 (애써 귀여운 척) 허세호기호기허세호기. 


그 허기로. 가끔 읽다 보면 읽어지는 것 자체가 신기해서 스스로 놀랄 때가 있다. 맹탕 모를 때는 아예 허리가 휘었고. 알듯 말 듯 모를 때 알 것 같은데… 😖 아악, 여기서 더 가? 말아? 하는 생각과 *너 내가 읽어 버린다* 약간의 호승심과 *이 부분은 그래도 좀 이해가 가는 구나* 하는 나 스스로가 느끼는 성장, 그런 걸 느끼는 그 재미를 알아버렸달까. 2024년 봄, 보름 정도 그 재미를 준 사람은 (돼지감자) 지젝이었다. 땡큐!   


지젝이라고 방심했다가 한방 맞았다. 철학의 경우 입문서와 원전의 갭은 천지 차이라는 걸 아는데… <how to read 라캉>이 넘 재미났기 때문에. 지젝과 함께라면 즐겁지 않을까? 🙅🏻‍♀️아니오. <헤겔 레스토랑>과 <라캉 카페>는 영화나 시사로 지적인 수다를 떠는 책이 아니라. 본격. 철학 책었지 말임돠. 어쩌면 지젝 특유의 그 잡스러움이 내 이해를 더 힘들게 했을지도 모르겠다고 다 읽고 나니 그런 생각이. 

도합 세 번의 고비가 오는데… den, 피히테, 칸트 공격… “야. 그만해. 알았어. 그만 하라고 이 돼지감자야!!😱” 라고 외치면서도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는 걸 알 것 같긴 했는데, 사실은 몇 줄로 간단히 쉽게 정리된 것을 보고 그걸로 덮어버리고 싶은 욕망은 아직도 내게 있다. 

페미니즘 책은 터져 오르는 폭풍 눈물 땜에 고생하게 된다면(정말로 몸으로 읽는 다구욧!!) 철학 책 읽는 일은 정신적으로 매우 지치는 일인 것 같다. 이걸 왜 읽지라는 충동적 질문을 꾸욱 눌러 참으며 (인내) 국경까지 초월해서 모르는 개념들을 거칠게라도 이해해야 하며(횡단). 이게 중요한데 (얼마없는) ‘알던 것들’도 다시 다 분해해서 복잡한 현실에 맞게 재조립하는 게. 그렇게 해보자고 하는 게. 21세기 이후의 철학(혹은 정치철학)인 듯. 그래서 그런 이런 책들을 읽을 때 나의 팁은. 


잔다. 많이.

 

졸리면 바로 자고 눈 뜨면 깨자마자 바로 읽음. 이번에 <헤겔 레스토랑>의 경우 특별히  100번 정도 잠들었고… 영원히 잠들지 않고 100번을 다시 깨어난 것을 보면 나에게 쳐주자. 박수 짝짝. 짹짹. 지젝. 지젝. 자, 이런 나의 독서가 얼마나 헤겔적 이었던지에 대한 엿보기 만 해도 지치는 문장을 가져오도록 하겠다.  

“(368) 철학적 용어로 바꾸자면, 여기서 헤겔의 요지는 외적 장애물(또는 적)에 대한 ‘자기모순’의 우위와 관련되어 있다. 우리가 유한하거나 자기 정합적이지 않은 것은 우리의 행동이 항상 외적 장애물에 의해 좌절되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가 외적 장애물에 의해 좌절되는 것은 우리가 유한하고 비정합적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투쟁에 몰두하고 있는 주체가 적으로, 극복해야 할 외적 장애물로 지각하는 것은 주체의 내재적 비정합성이 물질화된 것이다. *투쟁하는 주체는 자기 자신은 정합적이라는 환상을 유지하기 위해 적의 형상을 필요로 하며, 그의 정체성 자체가 적에 맞서 있는 것에 달려 있다.* 그의 (궁극적) 승리가 결국 자신의 패배나 해체에 이를 정도로 말이다. 헤겔이 좋아하는 대로 표현하자면, *외부의 적과 싸우면서 (부지불식중에) 우리는 자신의 본질과 싸우게 된다.* 따라서 격렬한 투쟁을 찬양하기는커녕 헤겔이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오히려 교전 중인 모든 입장, 모든 편들기는 필연적 환상(일단 적이 제거되면 나의 존재의 완전한 실현을 이룰 수 있으리라는 환상)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헤겔의 고유한 이데올로기 개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네 입장의 내속적인 구성요소인 것의) 가능성의 조건을 불가능성(너의 완전한 실현을 막는 장애물)의 조건으로 오인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데올로기적 주체는 자신의 정체성 전체가 본인이 자신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지각하고 있는 것에 달려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없다— (중략) 유대인에 대한 반유대주의적 형상, 즉 사회질서의 조화를 교란하고 타락시키는 낯선 침입자라는 형상은 궁극적으로 사회 질서 자체의 ‘비정합성’을 가리기 위한, 사회의 불안정성의 동역학을 낳는 내재적 적대성(‘계급투쟁’)을 가리기 위한 물신적 대상화, 대리물이다. (중략) 주체는 투쟁에 뛰어들며, (일반적으로 승리 자체 속에서) 패배하며, 그리고 이 패배가 그에게 진리를 깨닫게 해준다.”


나: 아. 데모크리토스 den 이걸 왜 알아야 하나. 이해가 전혀 안된다. 정말 화 난다. 서양철학 그것은 태생 자체가 유산계급의 것. 야, 이놈들아 그딴 걸로 고민하지 마. 기운이 남으면 냇가에 가서 빨래를 해! 다 찢어, 불태워!! 저것들 배불러서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으니 좀 굶겨랏!! 굶겨서 노동교화형에 처해야 이딴 책을 안 쓰지!! 스탈린에 빙의했다가ㅋㅋㅋ 지젝의 혹독한 스탈린 비판에 한번 혼꾸녕 나고 (참고 링크) 그 다음… 독일관념론 공격에서ㅋㅋㅋ 지젝 님하… 이 레스토랑 그만 먹을래요 흑흑 ㅠㅠㅠ 이토록 맛 더럽게 없는 인생에서 불필요한 지식을 내가 왜 돈 내고 시간 내고 알아야 하는가(😡) 다 현대에서는 써먹지도 못할 쓸... 모.. 없는 관..념들 일 뿐…응? 하다가 여기서 설득됐다. 


“(457) 따라서 (자본은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수단이라는) 주관적 경험과 (착취라는) 객관적인 사회적 현실 사이의 단순한 대립에 필연적인 세 번째 수준이 추가되어야 한다. 즉 ‘객관적 기만’, (자본의 신비로운 자기 생성적 순환운동을) 부인하는 ‘무의식적’ 판타지가 그것으로, 그것이 자본주의적 과정의 (현실은 아니지만) 진실[진리]이다
(458) 빌 게이츠와 함께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라는 개념은 무의미해졌는데, 적어도 표준적인 의미에서는 그렇다. 여기서는 아이러니를 놓치기가 쉽다. 즉 자본의 논리를 정식화하기 위해 마르크스에게 헤겔이 필요했던 사실(마르크스의 작업에서 핵심적인 돌파는 1848년 혁명의 실패 후 다시 헤겔의 <논리 과학>을 읽기 시작한 1850년대 중반에 일어났다)은 헤겔이 볼 수 없었던 것은 어떤 헤겔 이후의 현실이 아니라 오히려 자본주의 경제의 본래 헤겔적 측면이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역설적으로 헤겔은 충분히 관념론적이지 않았는데, 그가 보지 못한 것은 자본주의 경제의 본래 투기적인 내용, 금융 자본이 ‘현실의 사람들’을 가공하는 순전히 가상적인 개념으로 기능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왜 설득됐냐면…에… 아무도 안 궁금해할 테니까. 암튼 나는 설득됐다. 위에 저 문장이 라캉 처돌이 지젝이 굳이 멀리 헤겔씨의 궁극의 관념론 다시 데려와서 하고 싶었던 말이라는 걸 내가 눈치채 버림. 아님말고. 여하튼 900페이지 다 읽고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 건 저깁니다. 이거 읽는 여러분(있을까?) 믿어주십셔… 이렇게 구구절절 썼지만 이번 독서의 헤겔적 (패배의 진리) 교훈은 ‘이해 못 해도 읽어두길 나쁠 건 없다’이다. 

그리고. 읽어두고 사유해온 고로. 나는 이제 ‘이데올로기적 주체’가 뭔지 안다. 개념과 직관이 아니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규범. 규범을 보는 눈. 이데올로기. 이데올로기를 감각하는 몸. 너무 당연해서 공기처럼 느껴지는 것들이 보이는 것. 그걸 보려고 한 독서. 그래서 내가. 그렇게 힘들었구나. 하게 되는 부분. 나의 환상은 찢어지고 나는 패배했지만. 또 다시 패배하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모두가 믿고 있다. 언어 속에 사는 모두는. 믿지 않을 수 없으니까.    


"(228) 바로 자기가 자기 자신의 원인으로 나타나는 것 말이지요. *이데올로기적 주체*는 장치의 작동의 흔적을 지우고, 이타성의 흔적을 지우고, 자기에게 강제된 동일성을 기원으로 투사함으로써 주체가 자기 자신을 야기한 자유로운 원인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

비슷한 맥락일지는 모르겠지만, 지젝이 읽어내는 헤겔 중에 내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요 부분. 


(373) 이처럼 아직 아닌 것으로부터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의 갑작스러운 소급적 전도(우리는 결코 직접적으로 목표를 실현할 수 없다. —우리는 목표를 실현하려고 애쓰는 것에서 갑자기 그것이 이미 실현되었음을 깨닫는 것으로 나아간다.)가 바로 헤겔의 관념적 화해는 현실(실제의 아픔과 고통)을 있는 그대로 남겨두기 때문에 충분치 않으며, 철저한 사회 변혁을 통한 현실적 화해가 필요하다는 마르크스주의의 통상적인 비판적 힐난을 포함해 모든 종류의 역사주의적 수사 어구들로부터 헤겔을 구분시켜주고 있다. 헤겔에게서 기만적인 것은 끈질기게 지속되는 분열들을 무시하는 강요된 ‘거짓 화해’의 기만이 아니다. 진짜 기만은 우리에게는 생성의 카오스처럼 보이는 것 속에서 무한한 목표가 이미 실현되어 있는 것을 보지 못하는 데 있다. ‘유한한 질서 내에서 우리는 목표가 진정으로 실현되었다는 것을 경험하지 못하거나 보지 못한다. 무한한 목표의 달성은 오직 이 목표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는 기만을 극복하는 데 있다.’ 간단히 말해, 궁극적 기만은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을 이미 갖고 있다는 것을 보지 못하는 데 있다. (중략) 최종적 화해에서 변하는 것이라고는 주체의 관점뿐이다. —주체는 패배를 인정하며, 그것을 승리로 재기입한다. 따라서 화해는 적대성의 극복이라는 통상적인 이념 이상인 동시에 이하이다. 이하인 것은 아무것도 ‘실제로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며, 이상인 것은 이 과정의 주체가 (특수한) 실체 자체를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러니까. 이런 책을 읽는 사람이. 나도 모르게 되어 있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원래는 힘들어서 어떤 답을 알고 싶어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답은 점점 더 모르겠고. 계속해서 모르겠는 책들을 읽는 사람으로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애초에 나를 괴롭힌 어디를 가라고 뭐가 되라고 무엇을 하라고. 많은 말들. 그걸 사야 한다고 살아야 한다고 하는 많은 말들. 이 나를 괴롭히지 않는 것은 덤. 어디로 갈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다만 자주 자유로운 기분을 느끼며 오늘 가야 할 곳은 안다.

책에 붙은 말미잘 플래그 다 뜯어내고 책 반납하러 가야겠다. ㅋㅋㅋㅋ

으쌰. 

먹을 수 있는 재료를 깔짝 대다 안 먹어본 것까지 먹느라 배 너무 불렀던 레스토랑. 

좀 지쳤으니까. (라캉) 카페는. 다음에. 


bgm은 god의 길로 해 보자.


덧, 덧붙이는 아래의 문장들은 주로 지젝의 성격을 추측해 보게 되는 문장들. 이 사람 사람 참 좋아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의 글을 좋아하는구나. 하게 되는 지점 + 현시점에서 생각해 볼 만한 질문들.


나를 슬프게 한 것은 심지어 나의 일부 친구와 동료들조차 요점을 놓치고 만 것이었다. (중략) 심지어는 어떤 주체가 특정한 믿음(신앙)을 조롱할 때조차도 그것은 결코 그러한 믿음의 상징적 효력을 약화시키지 않는다. —믿음은 종종 계속해서 주체의 행동을 규정한다. 우리가 어떤 태도를 비웃을 때 진리는 종종 그러한 태도에 있지 그것에 대해 취하는 거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는 그것이 나의 행동을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신으로부터 감추기 위해 그것을 비웃는 것이다*. 어떤 여인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조롱하는 사람은 말하자면 종종 그런 식으로 그녀에게 그토록 심하게 매달리는 자신에 대해 불편한 심정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 P173

본래적인 믿음은 믿는다고 가정된 또 다른 주체에의 의존(또는 참조)과는 정반대된다. 본래적인 믿음의 행위에서는 나 자신이 나의 신앙을 온전히 떠맡으며, 따라서 그러한 믿음을 보장해 줄 어떤 타자의 형상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라캉의 말을 빌리자면, 본래적인 신앙은 오직 자기 자신에 의해서 밖에는 권한을 부여받지 않는다. 바로 이처럼 엄밀한 의미에서 본래적인 믿음은 어떠한 큰 타자도 전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큰 타자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그와 반대로 큰 타자의 결여, 큰 타자의 비존재의 완전한 수용을 전제한다. 참된 무신론자가 종교의 정신적 진리를 ‘외적인’ 교리적·제도적 맥락에서 구하려는 사람들과 정반대 쪽 끝에 있는 것 또한 이 때문이다. 신앙심이 돈독한 한 친구가 언젠가 ‘기독교의 도착적 핵심’이라는 내 책의 부제에 대해 한마디 한 적이 있다. - P228

"나도 완전동의! 나도 신을 믿지만 희생과 굴욕을 주는 것, 고통을 통한 구원, 인간들이 자기 아들을 죽이도록 일을 꾸미는 신을 찬양하는 등 온갖 곡해된 행위들은 얼마나 역겹고 충격적인가 말일세. 이러한 도착적 핵심 없는 기독교는 어디 없을까?" *하지만 차마 친구에게 이렇게 대답할 수는 없었다.* "그것이 바로 내 책의 요지일세. 즉 고통을 통한 구원, 신의 죽음 등 저 모든 도착적인 곡해들이 바로 내가 원하는 거지. 단, 신 없이 말이지."
따라서 앞서 말한 대로 신은 두 번, 즉 한번은 실재적인 것으로 그리고 두 번째는 상징적인 것으로, 두 번 죽어야 한다. - P228

당연히 모든 욕망의 대상은 환상적 미끼이다. 물론 근친상간의 완전한 주이상스는 금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라캉의 ‘속지 않는 자가 길을 잃는다’는 여전히 옹호되어야 한다. 비록 욕망의 대상은 환상적인 것에 불과하지만 이 환상 속에는 실재적인 것이 있다. 욕망의 대상은 긍정적 내용에서는 헛되지만 그것이 차지하는 자리, 실재의 자리는 그렇지 않다. 이것저것 애써보았자 모두 헛되다는 체념적 통찰보다는 욕망에 무조건 충실한 것 속에 더 많은 진리가 들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 P254

변증법적 접근법은 통상 분석되어야 할 현상—이것은 풍부한 역사적 맥락 속에 끼워 넣어져 있다—을 그것이 속한 총체성 속에 위치시키려는 것으로, 그리하여 물신화시키는 추상화의 주문을 깨뜨리려는 것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그것은 반드시 피해야 할 가장 위험한 덫이다.
헤겔에게서 진짜 문제는 그와 정반대 것이다. 즉 어떤 사물을 관찰할 때우리가 거기서 너무나 많은 것을 보며, 사물의 핵심을 형성하는 개념적 규정을 명확하게 지각하지 못하게 하는 풍부한 경험적 세부사항의 주문에 걸리는 것이 그것이다. 따라서 문제는 풍부한 규정들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가 아니라 정확히 그것을 어떻게 추상할 것인가, 우리의 시선을 어떻게 제한할 것인가, 그리고 오직 개념적 규정만 파악하는 것을 배울까 하는 것이다. - P712

하지만 20세기의 역사적 경험 또한 마르크스의 혁명관을 문제적인 것으로 드러내지 않았는가? 후쿠야마 이후의 세계에 사는 오늘날 우리는 정확히 후기 헤겔의 상황 속에 있지 않은가? 우리는 1990년대의 후쿠아먀식의 유토피아적 순간에는 ‘역사의 종언’으로, 마침내 발견된 가능한 최고의 정치 경제 형태로 보일 수도 있었을 자유민주주의적 복지국가의 ‘미완의 어떤 것, 건축물 내부에서 이미 부서지고 있는 어떤 것’을 보고 있다. 따라서 아마 우리는 여기서 비동시대성의 또 다른 경우를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즉 어떤 의미에서 헤겔이 마르크스보다 표적에 더 가까웠으며, 공민권을 박탈당한 대중의 분노를 사회적 적대성을 해결하기 위한 프롤레타리아의 의지로 지양하는 것을 실천하기 위한 20세기의 시도들은 궁극적으로 실패했으며, *‘시대가 완전히 다른’ 헤겔이 마르크스보다 우리의 동시대인이다* - P782

라캉적 용어로 이를 표현해 보자면 결혼은 대상(배우자)으로부터 "그/그녀 안에 있는 그/그녀 이상의 것"을 소문자 대상 a, 욕망의 대상을 공제한다. 대상을 일상적 대상으로 축소시킨다. 낭만적 결혼을 따르는 결혼의 교훈은 이렇다. 즉 그 사람과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졌다고? 그렇다면 결혼하라. 그러면 천박한 경련, 옹졸한 쩨쩨한 짓, 더러운 속옷, 코 고는 소리 등 일상생활 속에서의 그/그녀의 본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반드시 아래와 같은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즉 결혼은 성을 통속적인 것으로 만들고, 성으로부터 모든 진정한 열정을 제거하고, 그것을 지루한 의무로 바꾸는 것을 기능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심지어 우리는 이 점에 관해 헤겔을 정정해야 한다 - P800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4-04-12 2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건 모르겠고, 여기 인용된 문장, 내가 다 읽었음이요. 뭔 말인지 모르겠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나는 읽었습니다.
번역의 문제를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두 챕터 읽은 사람) 이 책의 번역이 어떠하다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구요. 설마요, 저는 그걸 알아챌 만한 사람이 아닙니다. 언어의 한계요. 철학은 언어로 하는 거니깐요. 잘 아는 사람의 번역이라도, 언어가 가진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걸, 쟝님은 알고 있겠죠. 그래서, 나는 많이 실망하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차피 모르겠는걸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이 노래 좋아합니다. 비긴 어게인에서 가수들이 같이 이 노래 부르는 동영상을 좋아하죠.
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그건 누굴 위한 꿈인가....

공쟝쟝 2024-04-12 20:19   좋아요 1 | URL
그치만… 저는 느낀다고 생각해요. 번역을 포함한 개념의 도저함을 넘어서는 언어의 한계를 가로지르는 부르는 사람의 간절함(?)을요. 그게 많은 사람의 몸과 머리를 잡아채는 까닭은. 간절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종교적 경전은 사람들을 죽이고 살렸고. 무산 계급은 공산당 선언에 몸을 떨고 확신을 갖고 삶을 바치기도 했고… 성의 변증법이 지금도 우리 여성들을 덜컥 잡아채는 것 처럼. 어쩌면 나는 들은 것 같거든요. 이건 나한테 하는 말이다. 어떤 문장들은 나를 분명 불렀고…. 거기에 감히 답할 의무를 느낍니다! 그래서… 으음….(긁적)
그런데 또 착각… 같고 ㅋㅋㅋㅋㅋ 착각은 자유니깐요 ㅋㅋㅋ 나를 불렀다 ㅋㅋ 생각하고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