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다이어트 60일.

60일 동안 초콜릿, 사탕,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피자, 햄버거, 삼겹살....
한 번도 먹지 않았다.

그래서? 5kg 감량했다. 하하하.

쉽지 만은 않았다.
욕구불만에 시달리기도 했고,
신경이 날카로워서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내기도 했다.
지난주까지 거의 매일, 저녁으로 닮 가슴살 샐러드를 먹었는데(소스도 없이!)
지난주 목요일에는 뻑뻑한 닭 가슴살을 잘못 삼켜 요란을 떨기도 했다.
그 때는 정말...이게 뭐 하는 짓인지, 우스꽝스럽기도 했고 화가 나기도 했다.

내가 매일 닭 가슴살 샐러드를 먹는다는 말에
"그 맛 없고 뻑뻑한 걸 매일?" 하며 경악했던
거래선 사장님은 신문을 읽다가 내 생각이 났다며
참치 광고 같은 신문기사를 메일로 보내 주시기도 했다.
(조중동 중 하나였는데,
기름을 뺀 참치 캔을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찬양하는 기사였다.)

처음 몇 주간은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무진장 땡겼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것들이 싫어졌다.
누가 근무시간에 아이스크림을 돌려도,
출장 갔다 온 사람이 초콜릿을 돌려도,
먹고 싶은데 참는 게 아니라 먹기 싫어서 먹지 않았다.

며칠 전, 퇴근 길에 지하철역 앞 포장마차를 지나가다가
바짝 튀겨 놓은 핫도그와 김말이, 각종 튀김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화가 났다.
왜 저렇게 몸에 나쁜 걸 파는 거지?
고개를 확 돌리고 잰 걸음을 걸어 지나쳤다.

지하철을 타고 생각했다.
혹시...내가 음식에 대한 강박을 느끼나?
아니면... "저까짓 신 포도를 누가 먹겠어?" 하며 돌아서는 여우랑 같은 증상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해서
친한 의사 샘에게 물어 봤다가 이런 대답을 들었다.
"수선씨는 어쩜 그렇게 잘 알아요?"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심리적 현상이라고 했다.

60일 동안 과일, 야채를 의식적으로 많이 먹으려고 노력했다.
출근할 때 방울 토마토를 싸가서 공복이 느껴질 때 먹었다.
싫어하는 저지방 우유도 하나씩 마셔 줬다.

단백질 위주로 먹어서 그런지,
평소에 비해 운동량을 늘려서 그런지,
5kg 감량하면서 근육은 거의 잃지 않았다.

오늘 퇴근할 때, J대리가 말했다.
"과장님, 요즘 자꾸 예뻐지네요. 결혼하실 때가 됐나 봐요."

예뻐졌다는 말에 업 됐다가,
"결혼"이란 말에 쿵!
주말마다 한참 어린 후배들 결혼식 가느라 바쁜데...
오늘도 축의금을 냈다. ㅠㅠ

60일간의 다이어트가 성공해서 기쁘다.
4월에 한참 힘들었을 때,
울고 불고 콧물을 흘리다가 결심했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자!

여름이다.
과감한 노출 패션을 즐기자. 호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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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06-29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공을 축하드립니다.^^
과감한 노출 패션... 이라 하심은...

시비돌이 2007-06-29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0일 성공하신거 축하드리구요. 앞으로도 하실건가요? ^^ 근데 이건 왜 물어보는거야?
글샘/ No出 나가지 않는다, 이런 뜻 아닐까요? ㅋㅋ

세실 2007-06-29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드디어 성공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음식에 대한 강박관념 저도 느꼈어요.
그 좋아하던 던킨도너츠 한 입 물고는 '아우 달어, 느끼해, 트렌스지방 덩어리, 이런 걸 왜 먹지?' 했답니다. ㅎㅎ
히 전 9킬로가 목표랍니다. 5킬로는 성공했어요~~

BRINY 2007-06-2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kg이라니...고기가 몇근입니까...성공 축하드립니다.

moonnight 2007-06-29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축하드려요.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대단한 의지예요. 부럽네요. ^^

icaru 2007-06-29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자그마치 5킬로그램..!
예뻐진 모습 보고 싶어요~
사진 어케 안 되나요?

마늘빵 2007-06-29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는 과감한 노출(?)패션 올여름 힘들거 같습니다. -_-
 

 
 
"어제 만난 선배 P가 신나서 떠드는 나를 보며
라디오 패널 같은 거 하면 잘하겠다...고 말했다.
술 먹다가 한 지나가는 말이었지만, 가슴이 막 설레였다. 촌스럽게.

난 사실....라디오 책 소개 프로 패널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누구한테 말해 본 적은 없지만.

내가 무슨 문학평론가도 아니고,
이주향처럼 교수는 아니더라도 시간강사도 아니고,
하루하루 헉헉거리는 회사원 주제에 그런 기회가 있겠어? 하며
혼자 생각하고 혼자 꼬리를 내렸다."

- 06년 6월 10일 에세이 <6시간 동안의 수다의 향연> 中

작년 6월 10일, 그러니까 딱 1년 전에 쓴 글이다.
1년이 지난 지금,
난 SBC(삼성 그룹 방송)의 책 소개 코너 <즐거운 책 읽기>의 진행자다.
오늘 아침, 두 번째 방송이 나갔다.

공중파 방송은 아니지만....
꿈은 이루어진다. 비스무리 하게라도!

한 달에 한 번, 주제별 책 소개를 하고 있다.
주제 선정부터 주제에 맞는 책 선정, 책 소개까지 완결형으로!

지난 달, 첫번 째 방송은 너무 긴장을 해서인지
목소리 톤도 너무 높고 안정감이 없었다.

오늘 두 번째 방송은 한결 안정감이 느껴졌다.
사무실에 앉아 내가 나오는 방송을 보고 있자니
디따 뻘쭘하면서도 매우...행복했다.
내가 상상했던 곳에 내가 있음에.

기회가 된다면
회사원들이 출근길에 듣는 라디오 아침방송(그러니까...FM 대행진 같은) 패널이 되어
회사원들의 감성과 눈높이에서 소설을 소개해 보고 싶다.
코너 제목은.... 회사원들이여, 소설을 읽자! or 회사원 감성 충전소?

사실...회사원들이, 특히 30대 이상의 남자 회사원들이
소설에서 멀어지는 데는 일간지 기자들과 문학평론가들도 크게 한 몫하고 있다.

일간지 북섹션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매주 기자들이 모여 사전회의를 하나?
무슨 짜고 치는 고스톱도 아니고 신문 마다 똑 같은 신작소설을 소개한다.
붕어빵처럼 똑같이 박혀 있는 표지 사진들!

기사들은 또 어찌나 두리뭉실하게 쓰는지...
그런 기사들을 읽으면 예전에 택시를 타면 자주 볼 수 있던 문구가 생각난다.
아빠, 오늘도 무사히!

회사원들이 간만에 소설 한 번 읽어보려 해도
뭘 읽어야 할지...도대체 알 수가 없다.

입사 10년, 나날이 "드라이" 해지는 자신의 감성에 덜컥 겁이 나
해외여행이라도 가듯 큰 맘 먹고 간만에 소설 한 번 읽어보려는 30대 후반 남자.
그런데...그는 알 수 없다. 뭘 읽어야 할지.

문학평론가가 말하는 "좋은" 소설이 누구에게나 좋은 소설은 아니다.
한 페이지 넘는 "묘사"가 가득한,
특별한 줄거리 없이 심리 묘사로만 가득한,
"서사 없는" 소설을 간만에 소설을 잡은 회사원이 읽는다면?
빙고! 다시는 소설 안 읽는다.

평론가들은 그런 소설에서 새로운 문제의식과 미학을 발견하지만
회사원들은 그런 소설에서 민방위 훈련 보다 참을 수 없는 "지루함"을 느낀다.

언젠가... 금요일 아침방송 코너를 맡아
주말에 배 깔고 누워,
우울한 퇴근 길 지하철에서,
회사생활이 너무 힘들어 외계인한테 납치라도 당하고 싶을 때,
읽을 수 있는 소설들을 소개하고 싶다.

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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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7-06-21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지금 이 글을 다시 내년 쯤, 더 큰 꿈을 이룬 후에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 인연도 만나시기를......^^

비로그인 2007-06-21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수선님...
제꿈도 그렇게 이뤄지면 좋겠어요 :)

마늘빵 2007-06-22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우와 축하해요. 나도 이런거 하고 싶다아. 라디오 방송 듣지는 않아도 하고는 싶던데. 잠시 라디오PD를 꿈꿔본 적이 있어요. :)

드팀전 2007-06-22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곧 섭외 들어오겠군요.^^ ...이런 게스트를 찾을 때가 있을 겁니다.
갑자기 생각이나서 S그룹 있는 친구에게"야 너 혹시 화학 쪽에 있는 성과장 아냐?"물어더니..
그친구가 그러네요.."어..책 좀 읽는 성과장...직접은 모르고 그냥 알아" 이러네요.^^

이게다예요 2007-06-22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그게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나중엔 책 고르느라 스트레스도 좀 받고. 하긴 저는 너무 정신없는 틈에 맡겨진 일이라 더 그랬기도 했지만요.
아무튼 꿈이셨다니, 멋지게 해 내세요! 정말 적성에 딱 맞게, 잘 하실거 같아요. ^^

stella.K 2007-06-22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꿈은 이루어지죠. 축하해요. 정말 수선님은 방송 진행 잘 하실거 같아요. 기회 있으면 방송 내용 좀 올려 주세요. 수선님 목소리 좀 들어 보게.^^

BRINY 2007-06-22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하셨다니 좋으네요. 축하드려요~

2007-06-22 1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7-06-22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감사합니다.^^ <밀양>에서 교회 주차 안내하면서 싱글벙글거리는 종찬 같은 남자 만나고 싶어요. 꿈은 이루어진다! 호홋

체셔고양이님, 님의 꿈이 꼬~옥 이루어질꺼예요. 홧팅^^

아프님, 저도 대학4학년 때...라디오 PD 시험쳤다 떨어진 적 있어요. ㅋㅋ

드팀전님, 친구분이 저를 안다구요? 쑥스럽네요.^^

이게 다예요님, 벌써...다음달 주제를 뭘로 할지, 어떤 책을 고를지 걱정이 되요.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려요.^^

stella님, 감사합니다.^^ 동영상을 어떻게 올리는지 몰라서...ㅋㅋ

BRINY님, 감사합니당^^

속삭이신님, 저는 그런 소설을 소개하는 것만으로 만족을...^^
암튼....파이팅!!!
 

자신감 넘치는 사람,
자신이 매력적이란 걸 스스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 특유의 표정이 있다.

그들은 알고 있다.
어떤 표정을 지을 때 자신들이 가장 매력적인지!

그들은 알고 있다.
누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남들의 칭찬에 뻘쭘해 하지 않는다.
활짝 미소를 지으며 응답한다. 연예인처럼!

이 얘기를 J PD에게 했더니 크게 공감하며 이렇게 말했다.
어떤 축구선수는 연습할 때, 카메라를 의식하지 못할 때 찍어도 멋들어진 포즈가 나오고,
어떤 축구선수는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해도 뭔가 주눅든 듯한, 불쌍해 보이는 표정만 잡힌다고.

자신이 매력적이란 걸 스스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꽂히는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스쳐 가는 시선도, 아무리 멀리 있는 시선도!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듯이
머리를 쓸어 넘긴다거나, 한 번 웃어 준다거나 한다.
가끔 오버하는 경우에는 윙크를 하기도 한다. 하하!

이런 현상은 귀엽게 생긴 어린 애들에게서도 볼 수 있다.
예쁘게 생긴 5~6살 여자애들에게서 특히!
페밀리 레스토랑에서나 지하철에서나
누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걸 느끼면
더더욱 오버를 해서 이쁜 짓을 한다.

며칠 전, 이런 남자를 만났다.
표정과 말투에서 자신감이 넘쳐 났다.

명함을 교환하고, 잠시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그 남자는 잠시의 주저함이나 멈칫거림도 없이
내 눈을 내내 정면으로 쳐다 보며 말했다. 눈 한 번 깜박거리지 않고!

잠시 일 때문에 만난 건데, 단도직입적으로 내 신상을 물어 보기도 했다.
"전공이 뭐죠?"
난 뻘쭘해 하며 말했다.
"...독문학요."
"어디서 공부했죠?"
순간... 당황했다. 한국이라고 대답해야 하나, 학교 이름을 말해야 하나.
(이상하게...난 교포라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
난 취조를 받는 어리부리한 피고인처럼 학교이름까지 말해 버렸다.

자신이 매력적인지 스스로 아는 사람들은 매사에 당당하다.
그들은 절대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 Straightforward!

자신감은 매력도를 상승시키고,
상승된 매력은 또 다시 자신감을 상승시킨다.
컴플렉스와 동일한 작용기제로 자라난다. 쑥쑥!
빈익빈 부익부, 세계의 양극화 현상은 재화에만 한정된 게 아니다.

오늘은 왜 이렇게 피곤할까?
이럴 때 한큐 잘못하면 우울해 진다. 경계주의보!

할 일은 많고,
머릿속은 촘촘한 계획 대신 뒤죽박죽.
자다가도 몇 번씩 깬다.
어제는 12시에 잤는데 자다 깨 시계를 보니 1시였다.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오늘은 푹~ 잘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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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6-20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께와 오늘 큰아이 데리고 피부과에 아이 진료 받으러 갔는데
간호사가 저를 내내 뚫어져라 보는 거에요. 가까이서 그렇게 눈 안 떼면
너무 황당하잖아요. 그 간호사 그 태도 뭔지 모르겠어요. 3일후에 또 가야
하는데 그때도 그러면 같이 쏘아봐줘야겠어요. 근데 전 그거 잘 못하거든요.
눈 마주치면 바로 눈 깔아버리는데요.ㅎㅎ 자신감 부족으로 판정되는거죠...
수선님, 독문학 하셨군요.^^

이게다예요 2007-06-21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예전에 버스를 탔는데 한 눈에 확 들어오는 좀 잘난 남자가 하나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얼결에 뒤돌아 봤는데 완전 노골적으로 확 윙크를 날리는 거예요. 맞아요. 그들은 절대 에두르지 않죠. ㅋ 전 그 자신감에 엄청 놀라서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았다는. 도착할 동안 뒤통수가 따가워 잠도 못잤다는... ㅋ

stella.K 2007-06-21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문학 전공하셨군요.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 매력적이긴 하죠. 혹시 선 보셨나요? ㅎㅎ

드팀전 2007-06-21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력에 대한 20대적 감성이네요..^^
전 자신감 넘치는 사람들에게 한편으로는 회의적입니다.제 자신을 볼 때 그럴때도 있구요.

비로그인 2007-06-21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여자가 자신의 아름다움을 스스로가 알게 되는 순간, 그 아름다움은 무기가 되지요.

icaru 2007-06-21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구 선수가 아닌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
근데 악순환 같아요~ 자신감 없는 사람은 아무리 유리한 상황에서 득의만만하게 개가를 올릴 수 있음에도.. 쉽게 자신감이 들지 않거든요. 아 제가 그렇다는 >.<

kleinsusun 2007-06-21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혜경님이 그 간호사의 옛날 친구랑 넘 닮았던 게 아닐까요?^^
저도 가끔 사람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볼 때 있어요. ㅋㅋ

이게 다예요님, 맞아요! 그런 남자들 있어요. 윙크하는 남자들. ㅋㅋㅋ
나름 귀엽잖아요.ㅎㅎ 이게 다예요님한테 윙크하고 하루 종일 기분 좋았을 꺼예요.^^

stella님, 아뇨, 선을 본게 아니라 일 때문에 잠깐 만났는데 막 제 신상정보를...ㅋㅋ

드팀전님, 나이는 들어가는데... 매력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것들에 대해서 20대적 감상을 못 벗어나고 있어요. 어쩌죠? ㅋㅋ

Jude님, 그렇죠! 글쿠 그 무기를 평~생 우려먹죠.ㅋㅋ

icaru님, 전 남들이 보기엔... 자신감 만땅으로 보인데요. 근데 실은...ㅋㅋ
우리 둘다 축구선수가 아니라 다행이예요.헤헤
 

지난주 금요일, 한겨레 문화센터 강유원 샘 강의.

사람들이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자주 묻는데,
글을 잘 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계획을 잘 세우는 거라고 했다.

책을 읽을 때도
목차를 보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서사가 있는 소설은 해당되지 않는다.
강유원 샘은 박경리의 <토지> 같은 스토리를 따라 가야 하는
장편소설은 읽을 수 없다고 했다.)

목차를 펴놓고
챕터별 중요성과 필요성에 따라

여기는 먼저 읽어야지,
여기는 건너 뛰어야지,
여기는 꼼꼼하게 읽어야지,
여기는 여러번 읽어야지,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중요한 부분은 5~6번 반복해서도 읽고
요약해야 한다고 하셨다.

계획은 잘게잘게, 세밀하게 세워야 한다....고 하셨다.

어떤 책을 읽겠다고 결정했으면,
읽는데 몇일, 정리하는데 몇일
이렇게 기한을 정하고 시간 단위로 쪼개서 세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글을 쓸 때도 세세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아......충격을 받았다.
나는 왜 이렇게 무대뽀, 무계획, 무대책일까?

독립하고 나서 전자렌지를 살까 말까 망설였다.(아직도 고민중!)
없으니까 불편하고, 막상 있으면 또 안쓸 것 같고.
그냥 하나 사서 쓰다가....결혼할 때 들고 갈까?
그런데... 언제 결혼을 하지?.... No idea!

후배 N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N이 진지하게 말했다.

"언니, 결혼도 계획을 세워야 돼.
상대가 있고 없고를 떠나
언제 까지는 결혼을 하겠다...이런 계획이 있어야
계획에 따라 생활할 수 있어."

후배 얘기를 듣고 나니 더 헛갈렸다.
"그래서 전자렌지는 사라는 거야? 마라는 거야? "

나도....계획이랑 쩜 친하게 지내봐야 겠다.
그래서....계획에 따라 일찍 자야 겠다.
내일 아침의 뽀사시한 피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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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9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7-06-19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벌레로 보이는 강유원 님도 잘 못 읽는 소설 분야가 있군요. 저도 2권 넘어가는 소설은 잘...

클리오 2007-06-19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가 처음 독립할 때 어떤 물건을 살까말까, 허름한걸 사서 결혼전까지만 쓸까 좋은걸 사서 결혼할 때까지 쓸까 그런 고민 많이 했었답니다. 그런데 결론은 그냥 미래의 결혼따위 고민말고, 지금 현재 가장 잘 쓸 수 있는 좋은 물건을 사면 된다..더라구요. 그때 좋은 걸 사놓은 것은 예상결혼나이를 훨씬 넘은 나이에 결혼한 지금에 와서도 잘 쓰니까요. ㅎㅎ

moonnight 2007-06-19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계획이랑 영 안 친해서 누가 앞으로의 계획이 뭐냐거나. 올해 꼭 이룰 꿈이 뭐냐는 질문 받으면 화나요. -_-; 하루하루 열심히 살면 되지 않냐. 라고 말하는 건 역시 자기위안이겠죠. ;; 전자렌지는 하나 있으면 편하긴 하잖아요. 자주 쓰게 되진 않더라도. 쓰시다가 결혼하면 들고 가면 되죠 뭘. ^^

kleinsusun 2007-06-19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aru님, 오랜만!^^ 강유원 샘 소설은 거의 안 읽어요. 목차를 보고 계획을 세울 수 없는 소설도 싫고, 반전으로 깜짝 놀래키는 영화도 싫데요.ㅋㅋ

클리오님, 아....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려요.^^ 그럼...전자렌지는 그냥 좋은걸로 살까요? ㅋㅋ

달밤님, 음...전자렌지를 사야겠군요. 근데...TV도 없어요. 어떤 걸 먼저 사죠? ㅋㅋ

클리오 2007-06-20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자렌지에 한표.. ㅋㅋ 사실 바쁘신 수선님, 티비 볼 시간도 잘 없지 않나요? 비디오를 한번씩 보고 싶으실라나요? ^^

kleinsusun 2007-06-20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TV 볼 시간은 사실 거의 없는데...아침에 출근 준비할 때나, 빈집에 들어 왔을 때 넘 적막해서...ㅋㅋ
아직 없는 게 넘 많아요. 헤헤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 세계 유명 작가 32인이 들려주는 실전 글쓰기 노하우
몬티 슐츠.바나비 콘라드 지음, 김연수 옮김 / 한문화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원제는 [Snoopy's Guide to the Writing Life].
원제 그대로 살렸으면 좋았을 뻔 했다.

"완전 정복"이란 말이 억지스럽기도 하고, 뻘쭘하기도 하다.
도대체 글쓰기를 어떻게 "완전 정복"한단 말인가?

우리나라 사람들... "완전 정복"이란 말 디따 좋아한다.
몇년 전, <영어 완전 정복>이라는 허접한 영화가 있었다.
"완전 정복"이 영어로 뭘까?
궁금해서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을 보고..... 웃다 뒤집어 졌다.
[Please Teach Me English]
음하하하하! 정말....허접하다.

세상에는 "완전 정복"을 할 수 있는 대상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완전 정복" 같은 무서운 말은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책을 추천해준 사람은 출판평론가 표정훈 선배님이다.
지난 겨울, 글쓰기에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던 내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하셨다.

이 책을 읽은 건 2달 전, Frankfurt로 날아가는 비행기에서.

일단... 군데 군데 삽입된 만화 <피너츠>가 넘 웃겨서
낄낄거리며, 즐겁게 읽었다.

이 책에는 다니엘 스틸, 시드니 셀던, 잭 캔필드 등
32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글쓰기에 대한 조언이 담겨 있다.

세벽 세 시에 내게 찾아오는 영감을 나는 기다리지 않는다.
나는 아침 9시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펜과 공책을 들고 책상에 앉아서
몇 시간씩 글감을 찾기 위해 일한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그 생각을 밀어붙이고 이리저리 휘갈겨 쓰다보면 뭔가가 온다.
- p40, 다니엘 스틸

그렇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때도 매일매일 책상에 앉아야 한다.
입맛이 없을 때도 밥은 먹듯이!

일단 앉아서 끄적끄적 대기라도 해야 한다.
몇 시간 동안 몇줄 쓰지 못하더라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
그 다음날, 그 몇줄은 몇십장을 풀어내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니까.

토마스 맥구안(Thomas McGuane)도 이렇게 말했다.

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해도 계속 써야한다.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사용하거나
머리에 떠오르는 문장을 되는 대로 써보거나
말이 안 되는 문장이라도 쓰는 게 좋다.
반드시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p61

글이 잘 써질 때 몰아서 쓸 생각을 하며 빈둥거리지 말고
하루에 한 페이지라도 꾸준히 써야 한다.
일기를 쓰건, 편지를 쓰건 어쨌든 써야 한다.
(알고는 있지만 실천은 못하는 일!)

소설가 카슨 맥컬러스는 29세가 되기 전에 세 번이나 발작을 일으켰다.
다리를 저는 데다 부분적으로 마비되는 끊임없는 고통 속에서
그녀는 남편의 자살이라는 충격적인 사건까지 겪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그런 고통 앞에서 좌절했겠지만,
그녀는 적어도 하루에 한 페이지씩은 글을 썼다.
그렇게 꾸준히 글을 쓴 결과, 그녀는 <결혼식 참가자>,
<슬픈 카페의 노래>,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등의 훌륭한 소설을 펴냈다.
- p177

투덜대지 말고,
잔머리 굴리지 말고,
하루에 한 페이지는 무조건 쓰자.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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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돌이 2007-06-17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데 그게 너무 너무 힘든 일이라죠. ㅠ.ㅠ

다락방 2007-06-17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여기엔 다니엘 스틸도 있었군요! 읽어보고 싶은 책이 되어버리네요. 수선님의 리뷰덕에. :)

BRINY 2007-06-18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논문 하루에 한페이지....써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