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한겨레 문화센터 강유원 샘 강의. 사람들이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자주 묻는데, 글을 잘 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계획을 잘 세우는 거라고 했다. 책을 읽을 때도 목차를 보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서사가 있는 소설은 해당되지 않는다. 강유원 샘은 박경리의 <토지> 같은 스토리를 따라 가야 하는 장편소설은 읽을 수 없다고 했다.) 목차를 펴놓고 챕터별 중요성과 필요성에 따라 여기는 먼저 읽어야지, 여기는 건너 뛰어야지, 여기는 꼼꼼하게 읽어야지, 여기는 여러번 읽어야지,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중요한 부분은 5~6번 반복해서도 읽고 요약해야 한다고 하셨다. 계획은 잘게잘게, 세밀하게 세워야 한다....고 하셨다. 어떤 책을 읽겠다고 결정했으면, 읽는데 몇일, 정리하는데 몇일 이렇게 기한을 정하고 시간 단위로 쪼개서 세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글을 쓸 때도 세세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아......충격을 받았다. 나는 왜 이렇게 무대뽀, 무계획, 무대책일까? 독립하고 나서 전자렌지를 살까 말까 망설였다.(아직도 고민중!) 없으니까 불편하고, 막상 있으면 또 안쓸 것 같고. 그냥 하나 사서 쓰다가....결혼할 때 들고 갈까? 그런데... 언제 결혼을 하지?.... No idea! 후배 N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N이 진지하게 말했다. "언니, 결혼도 계획을 세워야 돼. 상대가 있고 없고를 떠나 언제 까지는 결혼을 하겠다...이런 계획이 있어야 계획에 따라 생활할 수 있어." 후배 얘기를 듣고 나니 더 헛갈렸다. "그래서 전자렌지는 사라는 거야? 마라는 거야? " 나도....계획이랑 쩜 친하게 지내봐야 겠다. 그래서....계획에 따라 일찍 자야 겠다. 내일 아침의 뽀사시한 피부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