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다이어트 60일. 60일 동안 초콜릿, 사탕,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피자, 햄버거, 삼겹살.... 한 번도 먹지 않았다. 그래서? 5kg 감량했다. 하하하. 쉽지 만은 않았다. 욕구불만에 시달리기도 했고, 신경이 날카로워서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내기도 했다. 지난주까지 거의 매일, 저녁으로 닮 가슴살 샐러드를 먹었는데(소스도 없이!) 지난주 목요일에는 뻑뻑한 닭 가슴살을 잘못 삼켜 요란을 떨기도 했다. 그 때는 정말...이게 뭐 하는 짓인지, 우스꽝스럽기도 했고 화가 나기도 했다. 내가 매일 닭 가슴살 샐러드를 먹는다는 말에 "그 맛 없고 뻑뻑한 걸 매일?" 하며 경악했던 거래선 사장님은 신문을 읽다가 내 생각이 났다며 참치 광고 같은 신문기사를 메일로 보내 주시기도 했다. (조중동 중 하나였는데, 기름을 뺀 참치 캔을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찬양하는 기사였다.) 처음 몇 주간은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무진장 땡겼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것들이 싫어졌다. 누가 근무시간에 아이스크림을 돌려도, 출장 갔다 온 사람이 초콜릿을 돌려도, 먹고 싶은데 참는 게 아니라 먹기 싫어서 먹지 않았다. 며칠 전, 퇴근 길에 지하철역 앞 포장마차를 지나가다가 바짝 튀겨 놓은 핫도그와 김말이, 각종 튀김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화가 났다. 왜 저렇게 몸에 나쁜 걸 파는 거지? 고개를 확 돌리고 잰 걸음을 걸어 지나쳤다. 지하철을 타고 생각했다. 혹시...내가 음식에 대한 강박을 느끼나? 아니면... "저까짓 신 포도를 누가 먹겠어?" 하며 돌아서는 여우랑 같은 증상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해서 친한 의사 샘에게 물어 봤다가 이런 대답을 들었다. "수선씨는 어쩜 그렇게 잘 알아요?"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심리적 현상이라고 했다. 60일 동안 과일, 야채를 의식적으로 많이 먹으려고 노력했다. 출근할 때 방울 토마토를 싸가서 공복이 느껴질 때 먹었다. 싫어하는 저지방 우유도 하나씩 마셔 줬다. 단백질 위주로 먹어서 그런지, 평소에 비해 운동량을 늘려서 그런지, 5kg 감량하면서 근육은 거의 잃지 않았다. 오늘 퇴근할 때, J대리가 말했다. "과장님, 요즘 자꾸 예뻐지네요. 결혼하실 때가 됐나 봐요." 예뻐졌다는 말에 업 됐다가, "결혼"이란 말에 쿵! 주말마다 한참 어린 후배들 결혼식 가느라 바쁜데... 오늘도 축의금을 냈다. ㅠㅠ 60일간의 다이어트가 성공해서 기쁘다. 4월에 한참 힘들었을 때, 울고 불고 콧물을 흘리다가 결심했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자! 여름이다. 과감한 노출 패션을 즐기자. 호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