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ay Pretty! "

필리핀 거래선 K社의 Nonie 언니는 항상 내게 이렇게 말한다.
구매를 담당하고 있는 Nonie 언니의 정확한 나이는 모르겠지만,
애가 넷이고 막내가 대학생이라 하니 적어도 40대 후반은 되는 것 같다.

Nonie 언니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항상 명랑하고 상쾌,유쾌,통쾌하다.
어찌나 잘 웃는지....

한국 드라마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는 배우는 "비"랑 "조인성".
작년 7월 필리핀 출장 때,
비 공연실황 DVD를 사다 줬더니 거의 기절했다.
한동안 매일 저녁 "Rain"의 콘서트를 보며 열광했다고 한다.
※동남아에서 한국 드라마 VCD는 무진장 싸게 살 수 있지만(물론 license 없는 카피)
공연실황 DVD는 구하기 힘들다.

Nonie 언니는 나를 참 귀여워 한다.
필리핀 출장 때는 내게 깜찍한 테디 베어와 과자, 손뜨개한 숄을 선물했다.
그 테디 베어는 내 노트북 가방에 매달려 온갖 나라에 같이 다니고 있다.

Nonie 언니는 항상 메일 첫 머리를 이렇게 시작한다.
Dearest "beautiful" Susan,

뭐 웃자고 하는 얘기겠지만
Nonie 언니는 나를 처음 봤을 때,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 회의 할 때 내 얼굴만 쳐다 봤단다.
(구매 담당자들은 싸게 사기 위해 "립 서비스"를 잘한다. ㅎㅎ)

그 때부터 Nonie 언니는 항상 내 이름 앞에 "beautiful"을 붙이고,
전화할 때 마다 말한다.
" Stay pretty! "

평소 때는 " Stay pretty! " 들으면 그냥 재미있고 유쾌하고 그랬는데,
12월에는 좀 짜증이 났다.

11~12월에 계속 되는 술자리와 송년 모임, 운동 부족과 수면 부족으로
살이 많이 쪘고, 얼굴은 거의 늘 부어 있었다.

" 살이 많이 쪘네."
" 얼굴이 달덩이 같아."
보는 사람마다 말했다.

심지어 울 상무님은 "신장이 안 좋은 거 아니야?" 이런 말씀까지 하셨다.

아빠는 젊은 애가 왜 "자기 관리"를 못 하냐고 하셨고,
엄마는 "딸아, 제발 살을 빼라!"라고 말씀하셨다.

주위 사람들의 이런 충고 또는 잔소리는
내게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사실....난 "자기 관리"에 거의 "강박"을 느끼고 있다.
너무도....해야 할 일들이 많다.

비록 내가 아침형 인간은 아니지만,
시간관리를 초단위로 하고 계획에 목숨 거는 치밀한 인간은 아니지만,
( 오히려 난 공병호 이런 사람들한테 엄청난 거부감을 느낀다.)
"자기 관리" , "자기 계발"의 강박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나름대로, 그러니까 정말 "나름대로"
난 "자기 계발"을 위해 이것 저것 삽질하며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신있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말할 수 있다.

단순히 "요즘 살 쪘네" 수준을 넘어,
왜 "자기 관리"를 못하냐는 가까운 사람들의 비난(?)은
내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느끼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뭐 유행하는 말로 이런 짱 나는 시츄에이션에서,
Nonie 언니의 "Stay pretty!"는 기분 좋게 들리지가 않았다.

"pretty"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건가?
꼭 "pretty"해야 하다는 건가?

유치하게도, 정말 유치하게도,
같이 웃자고 하는 덕담 같은 말에
나는 고딩 딸이 엄마한테 반항하듯이 저항을 느꼈다.(물론 티는 내지 않았지만...)

운동을 시작한 것도
사실 이런 강박에서였다.

나를 위해서
더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
운동을 하고 싶어서 시작했으면 좋았겠지만,

정말 주위 사람들의 지긋지긋한 잔소리에서 탈출하고 싶어서,
자존심이 상해서,
이러다 외모가 망가지면 어쩌지...하는 두려움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1월이라 건강 또는 다이어트를 다짐한 사람들로 헬스클럽은 넘쳐 나고,
게다가 원래 별로 회원이 많지 않았던 헬스클럽은 자금이 부족했는지 뭔지
"학생 방학 특별할인"을 하는 바람에 중딩, 고딩들이 넘쳐 난다.
시끄럽고 정신이 없다.
탈의실에 사물함이 부족해서 간이 락카를 쓰는 걸 보면,
적정 인원을 초과해서 회원을 받은 것 같다.

그러니...
헬스클럽에 갈 때는 즐거운 마음이 아니라
"의무감"으로 투덜투덜 걸어 들어갔다.
가기 싫다...고 생각하면서...

월초에 감기 걸리고 했던 통에
또 이런 저런 핑계로
운동을 자주 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운동을 안 하다가 다시 하니까,
술도 웬만해서 마시지 않고 나름 먹는 거 신경 쓰니까,
하루에 생수 2~3병씩은 꼭 마셔 줬더니
슬슬 몸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일단 얼굴에 붓기는 다 빠졌다.
슬슬 주위에서 "살 빠지셨어요?" 말하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몸이 가벼워지는 걸 느낀다.
12월 대비 컨디션이 좋아지고, 몸이 편하다.
고딩들로 붐벼 터지는 탈의실을 생각하면 정말 넘 가기 싫지만,
운동을 하고 나오면 개운함을 느낀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12월 대비 수월하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생각했다.
나의 "몸짱 프로젝트"는 나를 위한 거라고.

주위 사람들의 비난(?)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자기관리"에 강박을 느껴서가 아니라,
변한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불타는 의지에서가 아니라,

그저 내 자신을 위한 거라고.
좀 더 기분 좋고,
좀 더 편하고,
좀 더 가볍고,
좀 더 상쾌하고,
그래서....좀 더 행복하기 위한 거라고.

그래서...."몸짱 프로젝트"는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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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개 2006-01-25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retty를 외모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아름다움, 존재의 아름다움이라 생각하심 되죠.
전 이제 접영 배우거든요. 음...매우 힘듭니다. 조금 하다보면 힘이 딸려서 익사 할것 같아요. 물이 무거워서 팔도 안 올라가고.
저도 운동 꾸준히 잘 못하는데 이번에 끈질기게 다니는 비결은 '나를 시험한다'는 생각과 함께 휴가가서 폼좀 잡아보려고...
아, 그리고 '비'는 동남아에서 무지 인기인가봐요. 지난 여름에 태국서 맛사지 받는데 맛사지사가 비 아느냐고, 넘 멋지다고, 잘생겼다고 환호를 하던데.(그 얼굴이 잘생긴건가...)

마늘빵 2006-01-25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좋은데 다니시나봐요. 제가 가는덴 순 아저씨 아줌마고 사람도 별로 없어서 좋아요. ㅋㅋ 어여쁜 여성들을 못봐서 아쉽긴 하지만.

moonnight 2006-01-25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동에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하셨군요. 부러워요. ^^ 게으른 저 같았음 옛날옛날에 때려쳤을거에요. 갖가지 핑계를 스스로에게 대면서 ;; 몸이 가뿐해지니 기분도 더 상쾌하실 거 같아요. 그럼요. 수선님 자신을 위한 운동이 되어야죠. 몸짱 프로젝트는 계속되어야한다. 쭈우욱 ^^

2006-01-25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01-25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저도 수영을 잘 하고 싶어요. 한번 호텔 수영장에서 폼나게 수영해 보고 싶어요.유유자적...^^ 벌써 몇번을 배우다 포기했네요. 자유형에서... 강쥐님은 꼬~옥 끝까지...홧팅,홧팅!

아프락사스님, 좋은데가 아니고요 "학생 방학 특별할인"을 엄청 파격적으로 하거든요.중딩,고딩들이 바글바글 시끄러버요.ㅠㅠ

moonnight님, 저...이제 한달도 안됐어요.ㅎㅎ 글쿠...몇번 가지도 않았어요. 부끄...
단지...12월 대비 몸이 많이 좋아졌어요. 아마도...과음을 안해서 그런것 같아요.호홋. 근데..오늘 술 약속이 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몸짱 프로젝트는 계속된다!아자!

kleinsusun 2006-01-25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설프게 숨어계신 님, 고맙습니당.^^

바람돌이 2006-01-26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을 보면요. 저런 거래선들하고도 퍽 인간적인 관계를 유지하시는 것이 신기해요. 사실 회사생활에서 그러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제가 뭘 몰라서 하는 말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그게 수선님의 프리티의 비밀이 아닐까 싶은데요. ^^

kleinsusun 2006-01-26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뭐...인간적인 관계라기 보다도 제 성격이 원래 좀 "casual"한 스타일이라, 그냥 다 친구 먹고 지내요.ㅎㅎ
 
장정일의 독서일기 6 범우 한국 문예 신서 56
장정일 지음 / 범우사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장미의 이름 읽기>로 알려진 강유원 박사께서는
그의 전문적이고 예리한 지적 성찰로 가득한 서평집 <책>에서 <장정일의 독서일기 2>를 이렇게 평하셨다.

....놀라운 것은 장정일이 참으로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이다.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그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그는 하루 종일 책만 읽어도 먹고살기에 별로 어려운 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p58)

"...나름대로의 시각이나 이론적 줄거리 없이 촌평만 적어 놓은 것을 책으로 묶는다는 것은 별로 칭찬할 만한 건 못 된다.차라리 도서목록만 한 장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장정일은 많은 분량의 책을 읽지만 그것이 지식으로 축적되는 것 같지는 않다.다시 말해서 구슬은 많지만 그것을 꿰어서 이론적 줄거리를 만들어 내지는 못하는 듯 하다."(p59)


"하루 종일 책만 읽어도 먹고살기에 별로 어려운 처지가 아닌 삶"

아니러니하게도....
이런 삶은 장정일의 어린시절 꿈이었다.

"어린시절의 내 꿈은 이런 것이었다.동사무소의 하급 공무원이나 하며서 아침 아홉시에 출근하고 오후 다섯시에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발 씻고 침대에 드러누워 새벽 두시까지 책을 읽는 것.
누가 이것을 소박한 꿈이라고 조롱할 수 있으랴.결혼은 물론 아이를 낳아 기를 생각도 없이, 다만 딱딱한 침대 옆자리에 책을 쌓아놓고 원없이 읽는다는 건 원대한 꿈이다...."

- <장정일의 독서일기 1>(범우사/1994) 머리말 中에서

그러나....
달랑 중학교 졸업이 학력사항의 끝인 장정일은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물려받은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변변한 졸업장도 없다.배운 기술이라곤 글쓰기 뿐.
그래서 소설을 쓰게 되었고,절필할 때 하지 못하고 글판에 어기적거리다가 감옥까지 가게 됐다."

<생각-장정일 단상>(행복한 책읽기/2005) page 15

서평이란 말 그대로 "text"를 평하는 글일텐데,
서평 "전문가"라는 사람이
저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이해도 없이
그저 추정 또는 짐작으로
"그는 하루 종일 책만 읽어도 먹고살기에 별로 어려운 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라고 말하는건 분명히 문제가 있다.

저자가 책만 읽어도 먹고살 수 있는지, 없는지 여부가
서평을 하는데 중요한 사항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구태여 저자의 "경제적 여유"를 따져야 한다면,
<한국의 학벌, 또 하나의 카스트인가>(책세상문고 우리시대 037 )
이런 책까지 있는 대한민국에서,
중졸의 소설가 보다는
철학과에 입학해서 박사까지 마친 사람이
책만 읽고 살기에 더 널널하지 않을까?

<장정일의 독서일기 6>은 그의 예전 독서일기와 많은 차이가 있다.

소설이 대부분이었던 예전 독서일기들에 비해,
<독서일기 6>은 사회과학, 특히 역사서들이 많다.
그의 독서가 <삼국지>의 밑거름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장정일은 2002년 1월
아서라이트의 <중국사와 불교>(신서원,1994)
왕영관의 <혹형-피와 전율의 중국사>(마니아북스,1999)
김문학의 <반문화 지향의 중국인>(이채,1999)
미타무라 타이스케의 <환관>(나루,1992)
정인갑의 <중국문화.com>(다락원,2002)을
연달아 읽고 이런 감상을 피력했다.

"사족: 요 며칠 사이에 읽었던 책들은 <삼국지>를 쓰면서 중국에 대한 잡상식을 얻고 또 메마른 전문 서적과 자료를 읽는 사이에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읽었던 책들로, 재미는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아날학파적이라고 해야 할 이런 류의 역사서가 갖고 있는 '지식의 포켓북화'와 '지식의 시리즈화'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p 47)

블라디슬라브 스필판의 <피아니스트>(황금가지,2002) 는
<독서일기 6>에 있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 내가 읽은 몇 안되는 책 중 하나.
똑 같은 책을 읽어도 이렇게 넓게 보고 또 깊게 생각할 수 있구나...역시 작가다....감탄하며 읽었다.

<장정일의 독서일기 6>을 읽으며 하나 아쉬웠던 점은,
남의 일기를 훔쳐 보는 것 같은 재미가 대폭 반감되었다는 점이다.

예전 일기들이 혼자 끄적거린 일기 같았던데 반해,
<독서일기 6>은 출판될 것을 의식하고 썼다는걸 군데군데 발견할 수 있다.
출판사에게 결례가 될 것이라고(판매에 영향을 준다고) 자세한 줄거리를 생략한다거나,"독서의 기술"을 얘기하는 등...

<장정일의 독서일기 7>은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다.
<독서일기 6>이 03년 4월까지의 일기니까,
이제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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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6-01-22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참 좋아하는 작가에요...
그의 치열한 글쓰기가 생각나면서
신작도 나올법 하지 않나하는 생각도 드네요 ^^

바람돌이 2006-01-23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별로 제 취향은 아니어서 장정일은 잘 안 읽는데, 그래도 이 사람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은 해요. ^^

이리스 2006-01-23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정일의 독서일기는 1권부터 저에게 무척 중요한 책이 되었지요. ^^;
신작이 기다려집니다.
저도 한때 하급 공무원이 꿈이었다지요? ㅎㅎㅎㅎ

moonnight 2006-01-2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종일 책만 읽고도 먹고 살기에 어려운 처지가 아닌 삶> 알라디너들의 로망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 알라딘에서 알게 된 필독서 중 하나가 장정일의 독서일기인데.. 흑. 아직도 못 읽었어요. ㅜㅜ 올해는 꼭. 불끈. ^^ ;;

코마개 2006-01-23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강유원씨가 대학교수로 알고 있는데, 교수도 '하루종일 책만 읽고도 먹고 살기 어려운 처지가 아닌 삶'에 관한한 만만치 않은것 같은데. 특히 인문계 교수...그것만 잘하면 업적평가도 잘 나오고...

2006-01-23 1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Bopper 2006-07-14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도권내의 사람의 눈에 장정일은 파열음을 동반하는 이단아 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님의 글을 보니 문득 장정일의 시 게릴라가 생각납니다.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며 음식과 옷 잠자리가 정해져 있는 정규군이

산악지대의 풀섶을 헤치며 투쟁과 삶이 한묶음이 될 수 밖에 없는 슬픔 자화상.....

게릴라

당신은 정규군
교육받고 훈련받은
정규군.
교양에 들러붙고
학문에 들러붙는
똥파리들!
그러나 고지점령은
내가한다!
나는 비정규군
적지에 던져진 병사
총탄을 맞고 울부짖는 게릴라

 

오늘 아침 출근길.
눈 앞에서, 정말 바로 앞에서 통근버스를 놓쳤다.
짧은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1분만 일찍 집에서 나갔다면,
아니면 무단횡단을 했다면,
통근버스를 탈 수 있었다.

[Sliding Doors]
정말 내게 커다란 "impact"를 준 영화다.
문이 막 닫히려는 지하철을 아슬아슬하게 탔을 때와,
지하철을 놓치고 택시를 탔을 때,
그 짧은 시간의 차이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생각해 보면...
살아가면서 눈 앞에서, 바로 앞에서 놓치는 것들이 참 많다.
통근버스 뿐만이 아니라...

Lotto 숫자도 하나, 단 하나에 따라 엄청난 상금이 날아오거나, 날아가고,
커트라인에 딱 걸린 애와 1점 차이로 떨어진 애의 인생은 또 달라지고,
몇 달간의 핑크빛 모드가 어이 없는 실수 하나로 아작이 나고,
1초도 안 되는 차이로 금메달이 은메달이 되거나, 아예 메달을 못 따거나 하고,
100대 한정 할인행사 줄을 서 있을 때, 바로 내 앞에서 상품이 떨어지거나 하고,
망설이고 망설이다 손절매를 하며 주식을 팔았는데 바로 며칠 후 상한가를 치기도 하고....

그런데....
또 길게 보면... 당장 손해를 보거나 안타까운 일을 당했다고 해서
그게 꼭 나쁜 것만도 아니다.

그래서...
"새옹지마"라는 말도 있다.

당장 넘넘 억울하고 화가 치미는 일들도
한참 지나서 생각하면 오히려 다행인 일들이 있다.

요즘 재테크 전문가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특히 변액 유니버셜 판매하는 보험회사 컨설턴트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장기적인 투자"

요즘은 수명도 기본적으로 "100세"로 계산한다.
100살까지 살아야 하는데, 경제활동은 몇 살까지 할 수 있느냐?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처럼 자산이 자산을 증식시켜야만 한다.
한국 주식 시장의 체질이 달라졌다.
"장기적인 투자", 빨리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고 마치 종교적 사명처럼 말한다.

"장기적 관점",
길게 봤을 때,
오늘 속상하거나 안타까운 일들이
나중에 생각하면 "천만 다행인 일"로 기억되는 일들도....살다 보면 많다.

그러니..... "一喜一悲" 에 너무 촐싹거리면 안된다.
감정소모도 크고, 스스로 힘들다.

내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사건,
내 주위 사람들이 일으키는 크고 작은 사건들,
황당하고 어이 없는 신문 기사나 미친 것 같은 인터뷰/사설,
입이 딱 벌어지는 해외 토픽들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자.

아침에 통근버스 놓치고 하는 말치고 너무 비장하거나 또는 오버지만,
오늘 아침 이런 결심을 해 본다.

"一喜一悲"에 촐싹거리지 말자.
인생....길~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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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6-01-16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잖수. 요즘 내가 맘에, 입에 달고 사는 말. '흔들림도, 떨림도 없이'
월요병, 컨트롤 할 만 해요? 써글 전자결재가 몇번이고 먹통-_-되는 천인공노할 사태를 맞이해서 심호흡 흡- 흡- 하며 오늘 벌써 커피 세잔째에요. ㅋㅋㅋ...
좌우간. 나흘만 있음 주말이닷! ^_^o-

드팀전 2006-01-16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말이에요.ㅋㅋ ... 다들 조만간에 도사가 되실 듯 함돠.ㅋㅋ
불교에선 이분법적 사고 또는 감정에 대한 단절을 말하지요."양단"이라고 합니다.양쪽을 모두 자른다는 것인데..그 양쪽이란 것이..기쁜일/나쁜일,선/악,행복/불행,사랑/미움 등등 세상을 구성하는 주관적인 호불의 감정이라지요.그렇다고 무슨 감정의 기계적 중용을 가지라는 것은 아니구.세상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그 두 감정이 하나임을 깨우치며 미망을 없애라는 것이겠지요.
통근 버스가 오늘 아침 님께 또 하나의 화두를 얹어주었네요.숙고하여 실천하는 나날이 되시길...

moonnight 2006-01-16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수선님 ^^ 출근해서 작은 일로 보글보글 끓고있던 속좁은 제게 마음다스리는 법을 알려주시네요. 맞아요. 멀리 내다보면 지금 곧 죽을 것처럼 난리칠 일 없겠죠. 수선님 덕분에 좀 더 느긋한 맘으로 편안히 하루 보낼 수 있을 거 같아요. 점심시간이네요. 맛있는 거 드세요. ^^

코마개 2006-01-16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제는 눈에 안들어 오고, '100세까지 산다면'이라는 끔찍한 말만 눈에 쏙 들어옵니다. 보험에는 '너무 일찍 죽을 위험'과 '너무 오래 살 위험'두가지 위험을 상품전략에 넣는다는데, 100세까지 산다는 가정은 넘 끔찍해...

끼사스 2006-01-16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통근버스를 놓치신 후 알라딘에 주옥같은 글을 쓰고 많은 이웃들이 감탄하고… ^^

kleinsusun 2006-01-16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매너! 음...글쿤, 나흘만 있으면 주말이네. 그러니까...네번만 힘을 내서 새벽에 일어나면 되는구나. 오호....기분 좋아라! ㅎㅎ 월요병은 거의 극복했어. 매너도 즐거운 오후!

kleinsusun 2006-01-16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그 두 감정이 하나임을 깨우치며 미망을 없애라는 것이겠지요." - 드팀전님, 참으로 와닿는 말이네요. 결국...두 감정은 하나죠. 순간순간 크게 반응하고 난리치지만, 한참 지나서 보면...
근데...오늘 우리의 대화가 너무 진지하지 않나요? ㅎㅎ

kleinsusun 2006-01-16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onnight님, 제가 어제 좀 우울했었는데 그 기분이 오늘 아침까지 이어지더라구요. 어제 꿈에도 시달렸고, 아침에 버스까지 놓치고 계속 우울한 기분이 이어지다가....까잇거~ 사소한 일들에 넘 연연하지 말자! 생각했어요. ㅎㅎ
뭐 거창하게 마음다스리는 법까진 아니지만, moonnight님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기뻐용.^^

2006-01-16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01-16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아...그렇군요. 너무 오래 사는 것도 "위험"이군요.
참...아이러니네, 보험사는 너무 빨리 죽을 위험과 너무 오래 사는 위험, 두개로 다 돈을 벌다니...저도...두개 다 가입하고 있어요.ㅎㅎㅎ

훈성님, 주옥 같진 않지만......아침엔 정말 속상했답니다.^^

속삭이신님,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님 서재에 글 남길께요.
 

오늘 퇴근길 좌석버스.

내 옆에 앉은 여자가 열심히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아주 부지런하게, 규칙적으로...
앞으로 두번, 뒤로 두번, 다시 앞으로 두번, 뒤로 두번...
초록색 털실이 목도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잠시....내가 좌석버스에 앉아 뜨개질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 봤다.
참으로.....어색했다.

창의력 향상을 위해서는
"못하는 일" 또는 "못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뜨개질을 해봐야 할까?

학교 다닐 때, 사주카페 같은데 간 적이 있다.
어설프게 한문을 쓰며 고개를 갸우뚱 갸우뚱 하던 신참이 말했다.

" 손재주가 참 뛰어나시네요."

나랑 같이 갔던 친구 모두가 뒤집어졌다.푸하하하.
" 만지면 다 부셔지는데요."

난 정말 손재주가 없다.
뭘 만들거나 고치거나 이런거 참 못한다.

그런데 그건....정말 못하는걸까? 아니면 못한다고 생각하는걸까?

뜨개질, 십자수, 퀼트 이런거 한번도 해본 적도 없고,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그런데 한번 해본다면?
뜨개질 하는 여자 옆에서 잠시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내가 뜨개질을 한다면,
그래서 목도리를 만든다면,

그래서....그 군데군데 실이 풀어진,
듬성하기 짝이 없는 목도리를 "누군가에게" 선물한다면,

그 사람은 그 촌스럽고 울풀린 목도리를
자랑스럽게 두르고 출근할 수 있을까?

어렸을 때... 아빠가 내가 유치원에서 만들어온 못생긴 색종이 카네이션을
자랑스럽게 가슴에 꽂고 출근하셨듯이?

올 풀린 목도리는 감동적인 선물이 될 수 있을까?

p.s) 하루 종일 회사에서 피곤해 하면서도,
왜 집에만 오면 잠자기가 싫을까?

이런 쓸데 없는 생각을 하면서까지...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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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릿광대 2006-01-13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손재주가 꽝이셨군요...저도 그렇답니다..뜨개질 하다가 거의 포기했지요. 그럼 저도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걸까요? 못하는 걸까요? 알쏭달쏭 할 따름입니다...

moonnight 2006-01-13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수선님이 떠주시는 목도리라면 올이 풀리건 듬성하건 받으시는 분은 너무 자랑스럽게 매고 다니실 거 같은데요. ^^ 저도 재주가 메주-_-라고 생각했었는데 퀼트 배우러 갔더니 강사선생님이 바느질 느무 잘한다고 칭찬해주시던걸요. 생각외로, 수선님께 숨겨진 손재주가 굉장할지도 몰라요. ^^

바람돌이 2006-01-13 0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재주가 없는건 상관없지만 -따라서 누가 수선님이 떠준 목도리를 받으면 모양에 상관없이 무조건 감동해야 제대된 사람이겠지만...
그래도 중요한건 하기 싫은거잖아요. 그거 엄청 스트레스 받아요. 하지마세요. ^^
저도 손재주도 꽝. 하고싶은 마음도 꽝입니다. 하고싶은 마음이 들면 하세요. ^^

검둥개 2006-01-13 0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s 부분이 특히 가슴을 울려요. ^^;;;
저두 손재주가 정말 없어요. 흑흑.

다락방 2006-01-13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저도 남들 다 십자수 할때 시큰둥했어요. 어찌나 흥미가 안 생기는지. 하하
:)
그시간에 저는 늘 술을 마셨나봐요. 헤헷 :)

마늘빵 2006-01-13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생각해도 어색해요. ^^ㅋ

끼사스 2006-01-13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랑스럽게 두르고 출근할 수 있다'에 두표입니다. ^^ 그렇다고 새삼 뜨게질을 배우실 필요야 없겠지만요.

거친아이 2006-01-13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재주 없는 거 저희 집안 내력이에요 ㅡㅡ;

2006-01-15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마 전, 친구 L이 한참을 망설이다가 말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난 너무도 기쁜 마음에 물었다.
"정말? 야....잘됐다. 어떤 사람인데?"

L은 말했다.
"니가 보면 실망할지도 몰라.
정말 착한 것만 빼면 아무 것도 없어.
그 사람 살아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

난 오랜만에 찾아온 친구의 사랑에 들떠서 말했다.
" 착한게 젤로 중요하지.잘 사겨봐!
뭐가 문제야? 남자 하나쯤 먹여 살릴 수도 있쟎아."

난 호기롭게 말했다.
너무도 오랜만에 마음을 열려는 친구가
시작도 하기 전에 그 사랑을 포기하지 않도록...

그런데...
그런데...

물론 "남자 하나쯤 먹여 살릴 수도 있쟎아."란 말은
"착한게 젤로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말이다.

그런데...

만약....내가 마음 하나만은 천사표인 빈털털이 남자랑 사랑에 빠진다면,
극단적인 예를 들어, 20살 짜리 어린 남자애랑 사랑에 빠진다면(황당한 상상인가?ㅎㅎ),
난 "남자 하나쯤 먹여 살릴 수도 있쟎아. No problem!"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사랑하니까 결혼한다고?>(원제 : Heiraten ist unmoralisch) 의 저자
에스터 빌라 언니는 말했다.

"소신 있는 여성은...... 서른이 되기 전에는 결혼하지 않는다.
아울러, 남성은 수명도 짧고 또 성적인 능력도 일찍 노쇠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최소한 몇년은 연하의 남자를 선택한다.
그리고 혹시 재정상의 문제에 부딪힐 경우 당연히 그 남자를 '부양할 용의'가 있다."

에스터 빌라 언니의 정의에 따를 때,
난...."소신 있는 여성"이라고 말할 수 있나?
그러니까....난 남자 하나쯤 먹여살릴,"부양할 용의"가 있는가?

솔직히....자신이 없다.
더 솔직히....그러고 싶지도 않다.

신데렐라가 되고 싶지도 않고,
키다리 아저씨가 어디서 뿅 나타나는 상상을 하지도 않지만,
누군가를 부양하기는 싫다. 그럴 자신도 없고...

남자들은 대개 결혼을 앞두고 자신의 "경제적 능력"을 생각한다.
(물론.... "부모의" 경제적 능력을 생각하는 남자들도 많다,)

잘났건 못났건,
억대 연봉이건 시간당 아르바이트건,
자신이 가장이 되어 한 여자와 앞으로 태어날 아기를 부양할 수 있는지(부모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생각한다.

여자들은 대개 결혼을 앞두고 자신의 경제적 능력을 생각하는 대신,
남자의 경제적 능력을 따지거나 평가한다.

하지만....
페미니스트라면,
자기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남자 하나쯤 "부양할 용의"가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

유감스럽게도....
난 그렇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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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1-12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남자거나, 여자거나, 안 부양하고 싶은데;; 음;; 내가 부양할 수 있는건 우리 레오 정도. 요. 하지만, 외모가 출중하고, 몸도 좋고, 데불고 다니기 뽀대나고, 뭐, 그렇다면 "부양할 용의 " 있습니다. ( 농담입니다. 농담일까요? 에헤라 디야~)

인간아 2006-01-12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허공으로 '부양할 용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되지 않는군요.

kleinsusun 2006-01-12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농담 아닌 것 같은데...ㅎㅎ
레오는 강아지예요? 고양이? 하이드님의 이미지는 왠지 고양이가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

인간아님, 닉이랑 이미지랑 댓글의 삼박자 조화가 정말 절묘하네요.^^ 이미지는 어디서 가져 오신거예요? 참...늦었지만 Happy New Year!

조선인 2006-01-12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표현대로라면 전 '부양'하고 있는 사람이겠지만, 사람과 사람이 벗하고 사는데 누가 누구를 일방으로 부양하는 것이 있을까요? 하물며 부모도 자식을 부양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는 걸요. 닥치면 하게 된다가 아니라, 의지가지하다보면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더라구요. *^^*

로드무비 2006-01-12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의 능력에 꽤 점수를 주고 결혼했는데 그의 상황이 달라지면요?
'부부 누구든 형편에 따라 생활비를 벌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필히
가지는 게 편하실걸요?
페미니즘이 어쩌고도 필요없이.^^

마늘빵 2006-01-12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둘이 합쳐 같이 부양하면 되는데. 그게 젤 좋은듯.

이리스 2006-01-12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누군가를 전적으로 책임지는 관계는 그다지 건강한 관계가 아닌듯 해요. 뭐 한쪽으로 많이 기울어 7:3이 된다고 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나누는게.. -_-;;
저도 남자 먹여 살려가면서 살 생각은 없네욤.

moonnight 2006-01-12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우에 따라서는 뭐, 먹여살려도 될 거 같은데요. ^^;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의 능력에 기대어 살겠다는 생각 가진 사람이라면 여자든 남자든 곤란할 거 같아요. 로드무비님 말씀처럼, 평생 함께 하겠단 맘으로 결혼하는 거라면 서로를 먹여살리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요. 일방적이 되는 건 무엇이든 자연스럽지 않아보여요.

2006-01-12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01-12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오늘 조선인님에게 많이 배우네요.
"부모도 자식을 부양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는 조선인님의 말씀에 전 아직 한참 더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선인님은 참 좋은 엄마인 것 같아요.^^

kleinsusun 2006-01-12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넵!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부부 누구든 형편에 따라 생활비를 벌 수도 있다고....

글이 솔솔 안 써지고 쓰다가 졸리기도 하고 좀 꼬이기도 했는데,
제가 제 자신에게 물었던건요... 왜 남자는 여자를 부양할 결심을 하는데, 왜 여자는 그런 결심을 하지 못하는가? 요거였거든요.
아...전 넘 생각만 많은거 같아요. 로드무비님처럼 체험이 따뜻하게 녹아 내리는 글을 쓸 수 있도록, 실전에 들어가야 겠어요.ㅎㅎ

kleinsusun 2006-01-12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네...그게 정답이죠. 서로 도우며 사는거...^^

낡은구두님, 맞아요. 여자건 남자건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의지하는건 좋지 않아요. 사랑이라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너무 많은걸 바라는건....서로 힘들어질 것 같아요.

moonnight님, 우리....너무 이론만 파는거 같아요.음하하.
실전에 언제쯤 들어갈깝쇼? 헤헤.

BRINY 2006-01-12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누가 누구를 일방적으로 '부양'한다고 생각하면 결국 '내가 누구 먹여 살리려고 이렇게 밤낮으로 참고 고생하는데'류의 넋두리가 나올 거 같아서 싫네요. 어릴 때 부모님한테서 그런 말 듣는 것도 정말로 싫었거든요. 단, 서포트할 가치가 있는 사람 or 일이라면 서포트할 용의는 있지만요. 그래서 계속 일을 하는 거기도 하구요.

kleinsusun 2006-01-12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맞아요. 내 자신이 누구한테 짐이 될 수도 있다는거... "내가 누구 땜에 이렇게 고생하는데..." 이런 얘기 듣는거...정말 싫쟎아요. 그래서...자기 밥벌이는 자기가 해야 되요.^^

클리오 2006-01-12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정말 좋은 사람이라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더욱 큰 문제는 그 사람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서 나와의 학력차나 경제능력 차이에서 열등감을 느끼지 않고 집안일에도 더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맡아야 되는데... 우리나라 사회가 남자들을 그렇게 편하게 생각하게 놔두질 않고 결국 그러한 '차이' 때문에 삐걱거리는 경우도 종종 봐서요. 서로 진정으로 동등하게 생각하게 시작하는 것이 그 어떠한 조건의 맞춤보다 더 중요한 것 같아요.

kleinsusun 2006-01-12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오랜만에 오셨군요. 반가워요.^^
네...."진정으로" 동등하게 생각하기....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어떤 조건 보다...

LAYLA 2006-01-13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전 클리오님이랑 완전 동감이에요 ^^
전 ..제가 정말 같이 살고 있는 사람이 경제적으로 무능하다면. 하지만 나머지 부분은 모두 저에게 잘 맞는다면. 그 사람과 함께 살고 싶어서라도 더 열심히 일할거 같아요...^^

kleinsusun 2006-01-13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YLA님, LAYLA님의 생각은 항상 신선하고 또...귀여워요.^^
방학은 즐겁게 보내고 있나요? 회사원들에게도 방학이 있었으면 좋겠어요.ㅎㅎ

릴케 현상 2006-01-21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 내 얘기 같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