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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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하면 촌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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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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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슬픔은 당신이 그것들에 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견뎌질 수 있다. - P87

"아이들은 사회적 표정이 없어요. 돈을 안 벌어도 되잖아요." 그도 웃고 나도 웃었다. 그는 또한 청소년과 수업해 본 경험이 없는 교사들은 당황한다며 "아이들 표정에 지지 않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어른들은 글로 썼다. 돈 버는 관계의 피로감, 부당함, 모욕감을 글로 썼다. ...그러니까 어른에게 글쓰기는 사회적 표정을 조심스럽게 벗겨 내는 행위였다. 돈과 나를 맞바꾸는 거래가 본격화되기 이전의 ‘나‘를 만나는 일, 자기의 사회적 표정과 대결하며 본래의 표정을 되찾는 일이 어른의 글쓰기일지도 모르겠다. - P97

"배고픈 사람이 음식을 도둑질하거나 착취당한 사람이 파업을 한다는 건 당연핟. 오히려 설명되어야 할 것은 배고픈 사람들 중 대부분이 왜 도둑질을 하지 않으며 착취당한 사람들 중의 대부분이 왜 파업을 하지 않는가 하는 사실이다."

빌헬름 라이히 <파시즘의 대중심리> - P103

"문학은 슬픔의 축적이지, 즐거움의 축적은 아니거든요. 세상이 따뜻하고 정상적으로 보이면 시를 못 쓰게 되지요. 그건 보통 사람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최승자 - P105

글쓰기에 최적화된 장소는 카페도 절간도 내 방도 아니다. 마감이라는 시간의 감옥이다. - P129

본다는 것은 보고 있는 것의 이름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폴 발레리 - P136

"배우는 하얀 도화지여야 하는데 나는 이제 신문지처럼 글자가 많은 종이가 된 것 같아요."

-최불암 - P137

자서전은 수치스러운 무언가를 드러낼 때에만 신뢰할 수 있다.
-조지 오웰 - P140

"나는 옛날에는 내 위장도 미제고 내 허리도 미제인줄 알았어예. 우리 클 때는 미제가 제일 좋았거든요." - P173

하고 싶은 일은 해 보는 편이다. 행하면서 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맞는지, 난과에 봉착하면 욕망의 실체가 드러난다. 하고 싶은 일이면 문제를 해결할 궁리를 하고, 하고 싶은 일이 아니면 문제를 핑계 삼아 그만둘 명분을 만든다. - P181

정말로 진지한 소설에서는 진정한 갈등이 여러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 작가 사이에서 벌어진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 P188

글쓰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하는 행위다.
-리베카 솔닛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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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고향집에서 책을 주문했다. 1권만 필요한데 이런저런 적립금을 쓰니 실제 결제금액은 7-8000원 남짓이고, 무료배송에, 어제 오후에 주문했더니 오늘 오후에 도착한다고.


고등학교 시절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할 땐 최소 주문금액이었나, 무료배송 금액이었나가 3-4만원이어서 오랜 기간 동안 장바구니를 채운 다음에 한번에 몰아 주문하고 또 배송에도 며칠이 걸려 그걸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벌써 15년도 더 지나버린, 아니 이제 곧 20년이 되는 옛날의 이야기.

그 동안 이 시골도 세금으로 아주 말끔히 정비되었고 이번에 보니 부동산 광풍이 여기에도 몰아쳤는지 여기저기 뜯어내고 밀어버린 건물이 많다. 


오늘 이른 점심을 먹으러 이 동네 사람들만 아는, 노포로 통하는 할머니 칼국수집엘 갔다. 할머니가 굽은 허리와 굽은 손가락을 달달 떨면서 칼국수 면을 나무 도마 위에서 썩썩 잘라내고 육수를 바가지에 가까운 큰 국자로 부은 다음 파와 김가루를 뿌려 내던 집. 그런데, 골목을 들어가 국숫집 문을 열어보니 모든 것이 철거된 휑한 콘크리트의 바닥과 벽만이 보였다. 그 사이 할머니 칼국수집이 문을 닫은 것이다. 그제서야 생각해보니 내가 할머니 칼국수집을 드나든 세월이 30년이었다. 30년이면 처녀가 할머니가 될 수도 있는 세월인데 내가 생각하는 할머니는 그 긴 세월동안 그냥 할머니, 늘 나이들지 않고 그자리의 할머니인줄 알았구나 싶었다. 


세월은 빠른데 인생은 지나치게 길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변하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혹은 쓸쓸하게 바라볼 일도 아니다 싶다. 변하지 않기엔 인생이 너무너무 길어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고 내리는 비를 맞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변질되어 버리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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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0 1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10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11 0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1-11-10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그자리에 있어 주신 라일라님!!
순간 예전에 고등학생이었단 소리에 조금 놀랐네요? 글을 너무 야무지게 잘 써 내공이 느껴져 나이를 생각지 못했었던 것 같아요.
하긴...알라딘 이곳은 나이,성별 모든 것이 별개가 되어 그냥 닉넴으로만 대하니 그냥 그 자리에 늘 있어 준....있어 주는...사람들인 것 같아요.나 자신도 나이를 먹는다는 걸 잊고 살아가는 듯도 하구요^^
할머니 칼국수집이 문을 닫아 조금 놀랐겠습니다.갑자기 그런 가게의 칼국수가 그리울 때가 있어요.
암튼 오랜만에 찾아 간 고향집이니 푹 쉬면서 맛난 집밥 많이 드시고 오시길♡

2021-11-10 2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머싯 몸 단편선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2
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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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람들이 용인한다 해도 선뜻 용서하지 못할 짓을 저지른 일가친척 하나쯤 없는 집안이 있을까. 한두 세대가 지나 그 탈선이 낭만적인 매력으로 미화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장본인이 아직 살아 있고, 그의 만행이 말 그대로 용납될 수 있는 차원은 아니지만 당사자가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을 파괴하면서‘ 기껏해야 술독에 빠져 살거나 애정 편력에 치중하는 안전한 경우라면, 그저 침묵하는 것이 상책이다. - P88

그곳은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장소다. 가장 새로운 것이 유구한 것과 어우러진다. 기대한 로맨스를 찾지 못했다 해도 대단히 흥미로운 것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이 신기한 사람들은 각자 다른 언어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서로 뒤섞여 살아간다. 그들은 서로 다른 신을 믿고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다. 그들이 공유하는 열정은 단 두 가지, 사랑과 배고픔이다. - P134

"이곳의 명문가는 죄다 선교사 집안입니다.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이교도를 개종시킨 전력이 없으면 여기서는 대접받지 못하죠." - P137

어떤 이들은 참혹한 전투를 치르고도, 논앞에서 죽음의 공포와 상상을 초월하는 두려움을 겪고도 자신의 영혼을 무사히 지켜 내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적막한 바다 위에 뜬 달의 떨림이나 잡목 숲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에도 격렬한 발작을 일으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한다. 강함과 약함의 문제일까? 아니면 상상력의 부재나 인격의 불안정성 때문일까? - P142

"선생이 선생의 외투 주머니 안을 아는 것보다 내가 중국의 항구를 더 잘 알 겁니다. 배가 갈 수 있는 곳이면 다 가 봤죠. 선생을 육 개월 내내 온종일 붙잡고 이야기해도 내가 한창때 본 것들을 절반도 다 이야기 못 할 겁니다."

"내가 보기에는, 조지, 당신이 못 한게 하나 있어요. 큰돈을 못 벌었잖아요."
"나는 저축할 위인이 못 돼. 돈을 벌면 그냥 써 버리지. 그게 나의 신조요.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말할 수 있지. 다시 살 기회가 생긴다면 난 얼마든지 다시 살아 볼 거야. 그렇게 말할 사람 별로 없을걸." - P191

로슨은 상대를 꿰뚫어 보는 노르웨이인이 교활한 푸른 눈이 거북했다. 영감의 태도 역시 거슬렸다. 언뜻 아첨하는 듯 보이지만, 운명과의 승부에서 패배한 늙은이의 알랑거리는 태도 뒤에는 예전의 포악성이 어른거렸다. 로슨은 영감이 한때 노예 무역에 연루된 범선의 선장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 P210

밀러는 독일계 미국인으로 개명하기 전 원래 이름은 뮬러였다. ..쾌활하고 서글서글하면서도 대단히 약삭빠른 자였다. 자기 사업에 방해가 되는 건 용납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에 주재한 한 회사의 대표였고 옥양목과 기계 등 섬에서 팔리는 갖가지 상품들을 들여오는 중개상이었는데, 그의 사교성은 사업 수완의 일부였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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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자들의 은밀한 매력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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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더는 공중에 떠 있거나 작은 모터로 움직이는 추상적인 유기적 형상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완전히 새로운 움직이는 조각들은 콜더 특유의 이중적인 삶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조각가로서의 삶과 기술자로서의 삶이었다. 그가 완전히 독창적인 미술 형식을 창안했다는 것이 곧 명백해졌고, 뒤샹은 이 새로운 작품들에 프랑스어로 모빌mobil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영어에도 그 단어가 있긴 하지만, 그 뒤로 죽 그 단어는 프랑스어 발음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더 이후에 만들기 시작한 움직이지 않는 작품들에는 장 아르프가 스타빌stabile이라는 이름을 부였다. - P105

유년기에 겪은 역경과 고통은 그를 나약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강하게 만든 듯했다. 그는 수수께끼 같은 어두운 분위기를 지닌 젊은이가 되었고, 이제 깊숙한 곳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무기로 세상과 대면할 준비를 했다. 그는 성을 고르키로 바꾸었다. 쓴맛이 나는 것,이라는뜻이었다. 그리고 이름은 아실이라고 지었는데, 호머의 일리아드에 나오는 부노한 아킬레스의 이름을 땄다. 그는 유명한 러시아 작가 막심 그리키의 사촌인 척했다. 안타까운 사실은 막심 고리키 자체도 필명이었기에 몇몇 평론가들이 당연히 눈치를 챘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고 자신의문화적 인격을 창조하고 뉴욕의 한 미술 학교에서 교사 일로 생계를 유지했다. - P221

유년기 경험이 남긴 심리적 외상으로 몹시 불안한 상태였기에 그 관계는 언제나 좋지 않게 끝났다. 정신에 흉터가 너무 많아서 정상적인 친밀한 관계를 맺기가 불가능해 보였다. - P221

메레트 오펜하임

자신의 삶에 먹구름이 드리워지자 그녀는 창작 활동을 전혀 못하고 우울증에 빠져들었다. 그 기간은 1954년까지 무려 17년 동안 이어졌다. 그녀는 숨 막히는 열등감에 시달렸다고 말했다고 한다. 때때로 그녀는 새로운 미술 작품을 만들고자 시도했지만, 성과가 없었기에 만든 것들을 거의 다 부숴 버렸다. 그러다가 우울증이 나타났을 때처럼 갑작스럽게 우울한 기분이 걷혔다. 그녀는 다시 활발하게 창의적인 작품 활돋을 즐길 수 있었고, 30년 동안 지속하게 된다. 스위스에서 지낸 이 우울한 시기에 그녀는 남편을 얻기로 결심한다. 1949년, 그녀는 볼프강 라로슈와 결혼했다. "내 결혼 생활은 치유 경험이었다. 당시 나는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고, 심지어 길을 건너는 법조차도 몰랐다. 그런 나를 남편이 든든히 받쳐 주었다." - P326

파블로 피카소

그는 역사상 가장 다작을 한 미술가에 속하며, 미친 듯이 일하면서 하루에 최대 열네 점의 유화를 그리기까지 했다. 그는 사람들이 대부분 글로 일기를 쓰지만, 자신의 일기는 미술이라고 했다. 낮에 무엇에 몰두했든 간에 결국은 캔버스에 담기곤 했다. 식사, 애완동물, 음악, 친구, 무엇보다도 연인이 그랬다. - P358

피카소는 훗날 아주 유명해졌을 때, 파리에서 고군분투하던 젊은 화가 시절에 썼던 화실을 보러 간 적이 이 있었다. 그런데 화실 바깥의 벤치에 늙은 노숙자가 자고 있었다. 피카소는 그가 그 초창기에 알았던 사람임을 알아보았다. 남자는 불황에 망했다고 설명했다. 피카소는 쓰레기통으로 가서 구겨진 종이를 하나 찾아서 거기에 아름다운 스케치를 했다. 거기에 서명을 한 뒤 노숙자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이걸로 집을 사세요." - P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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